변호사 윤경/수필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불합리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6. 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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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불합리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윤경변호사】

 

친구 중에 튀는 색깔에 이상한 디자인의 어울리지 않는 양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도 말을 해주는 것이 친구의 도리겠다 싶어 “그 양복은 자네한테 정말 안 어울려”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대답이 아주 재밌다.

“아웃렛에서 거금 40만 원을 주고 산 이태리 양복인데, 그냥 장롱 속에 잠재울 수는 없잖아? 그렇게 하면 40만 원을 낭비한 셈이 되니까 말야.”

 

아내와의 불화로 항상 불만을 토로하는 지인이 있다.

각 방을 쓴 지 5년이 넘고, 아내와 매우 싸우면서도 항상 이렇게 결론짓는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아내와 결혼했는데. 이제 와서 이혼하면 나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겠어.”

 

투자를 했다가도 예측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즉시 발을 빼야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미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 본전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투자를 하다가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한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려면 향후 필요한 비용과 수익만을 생각해야 하고, 이미 지출한 비용을 잊어야 한다.

 

돈을 주고 산 양복이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면, 입을 필요가 없다.

이미 써버린 돈에 집착해 어울리지 않는 양복을 고집한다면, 스스로 불쾌하거나 상대방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으니 더 큰 손해 아닌가?

 

무조건 양복을 입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매몰비용이 우리의 이성적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깨닫고도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거나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이미 ‘많은 자금(매몰비용)’이 들어갔다는 이유 때문이다.

 

두 사람의 주식투자가가 동일 주식을 매입했다.

현재 가격은 2만 5천원이다.

매입단가가 한 사람은 1만 5천원이고, 다른 사람은 3만원이다.

사람들은 현재 가격이 매입가보다 높으면 팔고, 낮으면 팔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입단가와 주식의 매도시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주식을 팔든 안 팔든 주식을 살 때 지출한 액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을 매도할 것인지 보유할 것인지는 그 주식의 동향, 위험부담을 감수할 의향, 투자결정에 필요한 주식정보, 자신의 자금력 등을 따져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이미 들어간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이런 여러 요소를 고려한 결과 사업 전망이 좋고, 다른 특별한 투자계획이 없고, 현재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지 않다면,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주식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전망도 불투명하다면, 얼마에 매입했던지 간에 매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매몰비용에 좌지우지되면 안된다.

그것은 스쳐간 과거일 뿐이며, 다시 되돌릴 수 없다.

후회하는 그 시간에 또다시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0’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를 갖고, 앞으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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