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건강검진에 표시된 ‘의식하진정 검사’]【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6. 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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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 표시된 ‘의식하진정 검사’]【윤경변호사】

 

다음 주 토요일로 예정된 정기 건강검진을 하기 위한 문진표 등이 도착했다.

그런데 추가검진항목에 ‘의식하진정 검사’라는 것이 있다.

이게 뭘까?

인터넷검색을 했다.

 

‘수면내시경’을 말한다.

근데 왜 ‘의식하진정 검사’라고 말할까?

 

생각해보니 오래 전 술자리에서 의사 친구로부터 ‘의식하진정 검사’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 수면내시경은 건강검진에 들어가 있는 않은 특수한 검사의 하나였다고 한다.

내시경 검사를 할 때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면 금방 잠이 든다.

회복실에서 깨어날 때까지 1시간 정도 잠이 든다고 한다.

 

내시경 검사시 ‘midazolam’이라는 진정수면제를 주로 사용하는데, 환자 본인이 느끼기에는 수면 상태이지만 의식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의식하진정’, 또는 ‘얕은 진정’이라고도 표현한다.

따라서 내시경 도중 환자는 의사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한다.

 

하지만 midazolam의 특성상 기억상실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대답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대답을 했는데도 기억을 못하게 만드는 검사다.

당시는 ‘데메롤’이란 진정제를 사용하기도 했단다.

 

남자가 몽롱해져 있는 이때가 결혼 후 처음으로 진실을 알게 될 기회라는 것을 알아챈 여자는 아마추어 형사처럼 질문을 시작한다.

“내가 어제 만들어 준 파스타 맛있었어?”

 

남자는 정직하게 대답한다. “아니, 너무 짜서 토할 뻔 했어.”

 

이렇게 진실의 기초가 마련되자 여자는 진짜 주제로 옮겨 간다.

“마지막으로 바람을 피운 게 언제야?”

 

무방비상태였던 남자는 그저 배시시 웃기 시작한다.

 

“언제야?”

“그러면 바람 피운 적 있어?”

그녀가 남자를 점점 압박한다.

 

몽롱해진 남자가 달콤하게 속삭인다.

“없어. 절대 없어. 난 당신만 사랑해”

그런 다음 남자는 정신이 혼미해졌고 깊은 잠에 빠진다.

 

아슬아슬한 유도신문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이제야 안심한 의사 친구는 깨어난 남자에게 “참 잘 했어요”라고 말한다.

그 친구 말로는 당시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항상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에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