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한 만큼 절대 속이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일】《오늘은 허리춤이 맞지 않아 오랫동안 입어 왔던 청바지가 헐렁해진 날이다. 그렇게 내 삶에 작은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지난 2달 동안 식단관리를 했지만, 중간에 무너졌다.
내 입이 워낙 짧아 이젠 ‘닭고기’는 쳐다보기도 싫다.
그렇다고 하여 아무 음식이나 마구 먹은 것은 아니다.
그릭 요거트, 삶은 달걀, 두유, 떠먹는 두부, 블루베리, 생고구마, 현미 햇반 등 주로 클린식만 먹었다.
외식 때도 어쩌다 1-2번 파스타 등을 먹기는 했지만, 주로 족발이나 방어회 등으로 때웠다.
튀김, 케잌, 면, 빵, 떡, 아이스크림, 디저트 등은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다.
위스키, 와인, 꼬냑 등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오늘 중간 점검하려고 청바지를 한번 꺼내 입어보았다.
딱 맞던 청바지의 허리둘레가 헐렁해져서, 벨트를 매지 않으니 바지가 쑥 내려가 팬츠 윗부분이 그대로 보인다.
식단과 운동은 정말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절대 속이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혈당 스파이크를 잡고, 당뇨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온 것은 그저 덤에 불과하다.
근력운동과 식단조절이 출렁거리는 뱃살을 없애준다는 믿기 어려운 전설은 진실이었다.
근육이야 열심히 운동하면 누구나 생기는 것이겠지만, 내장지방을 제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놀라운 일은, 올챙이 뱃살이 빠지면서 식스팩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 몸에 이렇게 많은 근육을 만든 것도 처음이다.
건강한 육체와 단단한 체력을 만들어 죽을 때까지 세상 구석구석을 걸으며 여행하고 싶다.
평생 동안 저질체력으로 살아오던 나에게 이런 변화는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근력운동과 식단조절을 이렇게 늦은 나이에 시작한 것이 후회된다.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
20년 전이라면, 더 좋았을 것을.
오늘은 허리춤이 맞지 않아 오랫동안 입어 왔던 청바지가 헐렁해진 날이다.
그렇게 내 삶에 작은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