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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특별퇴직근로자에 대한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ㆍ의무에 관한 사항이라도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6. 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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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특별퇴직근로자에 대한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ㆍ의무에 관한 사항이라도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301527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임금피크제도의 적용을 받는 원고들이 임금피크제와 재채용 조건부 특별퇴직 중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피고 은행에서 퇴직한 사안에서, 피고 은행에 원고들을 재채용할 의무가 있는지 등이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인 경우,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취업규칙의 성격 및 해석 방법

 

[3]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의 의미 및 그 대상인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인지 여부(적극)

 

[4]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적용을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5]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는 근로기준법 제97조의 규정 취지

 

[6] 갑 은행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시행한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에서 만 56세가 도래하는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정년을 1년 연장하여 만 59세까지 근무할 것인지 임금피크 기간 중의 급여 전액 등을 받고 특별퇴직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하면서, ‘특별퇴직자가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 갱신하고 월 급여를 지급한다.’고 정하였고, 이에 만 56세가 도래한 을 등이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퇴직하였는데, 갑 은행이 을 등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하지 아니하자 을 등이 갑 은행을 상대로 재채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개선안의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지고, 재채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만 부여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갑 은행에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하며, 또한 재채용 부분이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다거나 그와 같은 개별합의의 존재 또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7] 근로자가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근로자가 다른 직장에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를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2]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3]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킨다.

 

[4]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 보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5]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6] 갑 은행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시행한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에서 만 56세가 도래하는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정년을 1년 연장하여 만 59세까지 근무할 것인지 임금피크 기간 중의 급여 전액 등을 받고 특별퇴직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하면서, ‘특별퇴직자가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 갱신하고 월 급여를 지급한다.’고 정하였고, 이에 만 56세가 도래한 을 등이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퇴직하였는데, 갑 은행이 을 등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하지 아니하자 을 등이 갑 은행을 상대로 재채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개선안의 재채용 부분에 따른 갑 은행의 특별퇴직자들에 대한 재채용 행위 자체는 특별퇴직자와 갑 은행 사이의 종전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갑 은행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고, 갑 은행이 개선안을 설명하는 문서에서 별정직원 재채용 자체를 특별퇴직에 대한 혜택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재채용 부분은 재채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만 부여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갑 은행에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하며, 또한 위 재채용 부분을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은 특별퇴직조건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도 갑 은행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고, 위와 같은 변경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며, 나아가 을 등의 특별퇴직 신청에 관하여 을 등과 갑 은행 사이에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개별합의가 성립되었더라도 이는 갑 은행의 재채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위 재채용 부분에 반하여 을 등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로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라고 한 사례.

 

[7] 근로자가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2610-2615 참조]

 

. 사실관계

 

원고들은 1960년 상반기 출생으로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피고는 2007. 7. 18.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외환은행지부(이하 외환은행지부’)와 만 55세에 도달한 직원으로 하여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정년을 1년 연장하여 만 59세까지 근무할 것인지 아니면 피고가 제시하는 혜택을 부여받는 대신 특별퇴직할 것인지를 선택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 시행을 합의하고, 2007년 하반기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피고는 2008년경 위 임금피크제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개선안을 마련하여 외환은행지부와 협의를 거쳤고, 외환은행지부는 2009. 1. 19. 위 임금피크제 개선안(이하 이 사건 개선안’)의 시행에 동의하였고,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직원은 만 56세 및 만 57세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특별퇴직을 할 수 있다. (중략) 특별퇴직자가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되면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 갱신하고 월 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이하 이 사건 재채용 부분’)

 

원고들은 2016년 상반기에 만 56세가 도래하였고,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2016. 5. 31.자로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특별퇴직하였음에도 원고들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따라 원고들을 계약직 별정직원으로 재채용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2016. 6. 1.부터 원고들이 만 58세에 도달하는 달의 말일까지 발생한 임금, 퇴직금 상당액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의 성질을 갖고,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은 피고에게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라도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하며, 피고는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을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외환은행지부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 조건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 쟁점

 

위 판결의 쟁점은, 근로자가 특별퇴직을 선택하는 경우 근로관계 종료 후 사항인 계약직 별정직원 재채용에 관하여 정한 규정(이하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적극), 취업규칙 내용에 관한 해석방법, 취업규칙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합의의 효력(무효)이다.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14132 판결 등 참조),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19210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그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69631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70793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200709 판결 참조).

 

별정직 재채용 조건부 특별퇴직제를 선택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피고 은행의 근로자인 원고들은 2016년 상반기 중 56세가 도래하자 별정직 재채용 조건부 특별퇴직을 선택하여 2016. 5. 31. 자로 피고 은행을 퇴직하였음. 원고들이 특별퇴직을 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들을 별정직으로 특별채용을 하지 아니하자,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재채용 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임금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재채용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의 특별퇴직자들에 대한 재채용은 특별퇴직자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 재채용 부분이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피고 사이에 존속하는 당시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취업규칙으로서 성질을 가진다고 보았음. 취업규칙 내용의 해석은 문언의 객관적 의미에 따라 엄격하고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 사건 재채용부분의 내용을 특별퇴직한 근로자에게 재채용신청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측에게 퇴직퇴직자에 대한 재채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또한 이 사건 재채용 부분과 별도로 당사자들 간에 재채용의 기회만 부여받기로 하는 특별퇴직에 확정적인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하는 한편, 설령 당사자들 간에 재채용의 기회만 부여받기로 하는 개별합의가 성립되었더라도 그러한 개별합의는 취업규칙인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반하여 원고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을 확정하였다.

 

3. 취업규칙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2610-2615 참조]

 

. 관련 규정

 

근로기준법

93(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시간, 휴일, 휴가 및 교대 근로에 관한 사항

2. 임금의 결정ㆍ계산ㆍ지급 방법, 임금의 산정기간ㆍ지급시기 및 승급에 관한 사항

3. 가족수당의 계산ㆍ지급 방법에 관한 사항

4. 퇴직에 관한 사항

5.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4조에 따라 설정된 퇴직급여, 상여 및 최저임금에 관한 사항

6. 근로자의 식비, 작업 용품 등의 부담에 관한 사항

7. 근로자를 위한 교육시설에 관한 사항

8. 출산전후휴가ㆍ육아휴직 등 근로자의 모성 보호 및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사항

9.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

92. 근로자의 성별ㆍ연령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의 특성에 따른 사업장 환경의 개선에 관한 사항

10. 업무상과 업무 외의 재해부조에 관한 사항

11.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

12.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

13. 그 밖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사항

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사용자는 제93조에 따라 취업규칙을 신고할 때에는 제1항의 의견을 적은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

97(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 취업규칙의 성격 및 해석 방법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70793 판결(대법원 200269631 판결, 대법원 201412765 판결, 대법원 202031361 판결) :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신규채용 기준은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921995 판결).

 

.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취업규칙 변경방법

 

불이익한 변경

 

불이익한 변경은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

 

이때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여야 한다(대법원 931893 판결, 대법원 200932362 판결 등).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의 효과 : 무효(대법원 87다카2578 판결, 대법원 201241045 판결 등)

[예외]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 없으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인정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대법원 200932362 판결, 대법원 201243522 판결 등).

 

불이익한 변경의 의미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거나,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9317898 판결 등).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어야 하다(대법원 2020219928 판결, 대법원 2021280781 판결).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

 

개별 근로계약에서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부분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음(대법원 2018200709 판결)]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이다.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이미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내용에 우선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97조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이다.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하지 않고, 취업규칙에 따라 규율되던 근로조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정한 근로조건에 따름(대법원 2020232136 판결)]

 

취업규칙에 근거한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은 집단적 동의가 있으면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근로자의 근로조건도 변경된다(대법원 200785997 판결 등).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은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그 동의는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14750 판결).

 

4.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2610-2615 참조]

 

. 재채용 부분의 취업규칙 해당 여부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중 특별퇴직한 직원의 재채용 부분의 취업규칙 해당 여부

 

근로자의 퇴직 이후 기간의 권리·의무에 관한 것이므로,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과 무관한 것은 아닌지 문제된다. 해당 쟁점에 관하여 대상판결(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301527 판결)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라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재채용 부분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피고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이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에 해당하게 딘다.

 

재채용 부분은 재직 중인 근로자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계속 근로하거나, 다른 조건에 따라 특별퇴직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관련된다. 재채용 부분은 근로관계가 존속 중에 특별퇴직하게 될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이룬다.

피고는 재채용 부분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개선안에 대해 노동조합의 동의를 구하였다. 피고도 재채용 부분이 근로자와 피고 사이의 개별적 권리·의무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재채용은 신규채용에 관한 기준과는 다르다.

 

. 재채용 의무 부과 여부

 

취업규칙의 해석 원칙 적용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원칙적 재채용이 피고의 의무

 

재채용을 특별퇴직에 대한 혜택으로 명시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재채용을 하는 것이 피고의 의무라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

 

. 취업규칙이 재채용 기회 부여로 유효하게 변경되었는지

 

피고가 ‘2016년 상반기 임금피크제 및 임금피크 특별퇴직 실시 안내를 공지

 

특별퇴직자의 혜택에 대해 계약직 채용 기회 부여로 명시하였다.

 

기존 취업규칙 중 재채용 부분의 내용이 재채용 신청 기회 부여로 변경된 것인지

 

원심은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설령 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유효하게 변경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 부분에 관하여만 판단하였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가 재채용 신청 기회만 부여받게 되면 종래 피고에 의해 의무적으로 재채용될 수 있는 기득의 지위가 약화된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의 절차적 하자에 관한 예외이다. 매우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하고, 이 사건에서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 개별합의에 의해 재채용 의무가 배제될 수 있는지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는 근로기준법 제97: 취업규칙인 재채용 부분의 효력을 배제하고 재채용 신청 기회만 부여하기로 하는 개별합의가 있었더라도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그러한 개별합의는 무효이다.

 

. 재채용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과 손익상계

 

원고들은 피고의 재채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음

 

다만,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하여 얻은 이익이 사용자의 고용의무 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해당 이익은 손해배상액 산정시 공제해야 하다.

 

원고 22017년도 2,000만 원 수입

 

피고의 재채용 의무 불이행 기간에 얻은 이익이기는 하다.

그러나 해당 수입은 원고 2가 피고에서 특별퇴직하기 전에 부업으로 한 업무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재채용 의무 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취업규칙과 개별근로계약의 우열, 근로조건의 결정,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개별 근로계약의 우열 관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법리의 적용 범위,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상 근로조건이 이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지(소극)》〔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1997-1981 참조]

 

. 취업규칙의 의의 및 성질

 

 취업규칙이란, 사용자가 다수 근로자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그 근로조건에 관하여 일방적으로 설정한 준칙을 말한다. 취업규칙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는 오래 전부터 법규설과 계약설이 대립해 왔는데, 판례(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63599 판결 등)와 다수설은 법규설의 입장에 서 있다. 반면에 일본 노동계약법은 계약설의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63599 판결 : 근로기준법 제96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고, 한편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신설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생기기 위하여는 반드시 같은 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

 

 판례는 취업규칙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법규범설(수권설)을 취함과 함께 취업규칙의 해석에 관하여 문언해석·엄격해석의 원칙을 판시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69631 판결,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78536 판결 : 취업규칙은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게 되는 사실인정이나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만일 소수설과 같이 취업규칙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계약설을 취한다면, 취업규칙의 해석에 관하여는 의사표시 및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관련규정

 

 근로기준법 제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사용자는 제93조에 따라 취업규칙을 신고할 때에는 제1항의 의견을 적은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

 

. 취업규칙 변경 방법

 

 통상의 변경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본문).

 

 의견청취의무를 위반하였더라도 단속법규에 불과하여 취업규칙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효력발생을 위해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어떤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63599 판결 등).

 

 불이익한 변경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

 

 이때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여야 한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1893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32362 판결).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의 효과는 무효이다(대법원 1988. 5. 10. 선고 87다카2578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41045 판결 등).

 

 예외적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 없으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인정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해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32362 판결,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43522 판결 등).

 

. ‘불이익한 변경의 판단기준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17898 판결에 의하면,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거나,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권리나 이익이란 종전 취업규칙의 보호영역에 따라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어야 함(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219928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280781 판결 등).

 

마.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인지 여부(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시행에 따라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의 효력은 무효이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정액사납금제를 시행하는 일반택시운송사업 의 경우, 고정급 이외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까지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사용자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게 되었고, 고정급의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한편 사용자로서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택시운전근로자와 관련하여 생산고에 따른 임금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서 제외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아닌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측의 동의를 얻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는 내용으로 변경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 소극)이다.

 

,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사용자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개정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가 핵심쟁점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피고가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다수의 동의를 받아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만을 순차로 단축한 사안에서 원심이 위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한 다음 종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의 지급을 명한 것에 대하여, 원심판결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3.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호 박은정 P.574-596 참조]

 

.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200709 판결

 

 사실관계

 

 1급 직급 근로자인 A와 사용자인 B 2014. 3.경 기본 연봉을 70,900,000원으로 정한 연봉계약(이하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기본 연봉을 월로 환산하면 월 기본급은 5,908,330원이 된다.

 

 B 2014. 6. 25.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이하 이 사건 운용세칙이라고 한다)을 제정공고하였다. 이 사건 운용세칙은 연봉계약이 정하는 기본연봉에 복리후생비를 더한 총연봉을 임금피크제 기준연봉으로 정하고,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임금피크 기준연봉의 60%,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임금피크기준연봉의 4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 A에게 이 사건 운용세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다만 임금피크제 기준연봉이 아니라 연봉계약의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하였다), 2014. 10. 1.부터 2015. 6. 30.까지는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다는 이유로 월 기본급을 3,545,000(= 5,908,330 × 0.6)으로, 2015. 7. 1.부터 2016. 6. 30.(A의 정년퇴직일)까지는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다는 이유로 월 기본급을 2,363,330(= 5,908,330 × 0.4)으로 계산하고, 정직 처분에 따른 감액 등을 고려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

 

 B 2014. 9. 23.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내역을 통지하자, A B에게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위 판결의 판시 내용

 

1.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조건은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이러한 각 규정 내용과 그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 판시내용 요약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은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사이에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하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이라고 한다)이 적용됨을 분명히 하였다. 위 사안에서 이 사건 연봉계약이 이 사건 운용세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운용세칙의 기준에 따라 이 사건 연봉계약을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연봉액에 관하여는 이 사건 운용세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이 사건 연봉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결국 이 사건운용세칙에 대하여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연봉계약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이 사건 운영세칙에 의하여 이 사건 연봉계약에서 정한 연봉액을 삭감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은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사이에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이 적용됨을 분명히 하여,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기존의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됨을 최초로 명시하였다.

근로기준법 제4, 94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유효하게 적용된다는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을 분명히 설시한 선례로서, 근로기준법 제4조의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와의 조화로운 해석을 도모한 것이다.

 

4.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 원칙과 취업규칙에 의한 집단적 근로조건 변경 법리와의 관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호 박은정 P.574-596 참조]

 

.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원칙의 근거

 

 실정법적 근거 (근로기준법 제97조의 반대해석)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취업규칙의 근로계약에 대한 효력으로, 취업규칙은 법규범이 아닌 데도 근로기준법처럼 근로계약에 대한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취업규칙의 효력은 그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에만 미친다는 의미에서 근로계약에 대하여 편면적 강행성만을 가지므로, 최저기준적 효력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규칙의 최저기준적 효력에 따라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가 되지만,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계약은 유효하다. 즉 근로기준법 제97조의 반대해석상 근로계약에서 취업규칙의 기준을 상회하는 내용으로 근로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허용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부분은 유효하게 된다. 근로기준법 제97조의 내용과 취지를 종합하면 근로기준법 제97조의 미달하는에 대한 반대해석상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이 도출된다.

 

 법리적 근거 (사적 자치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

 

근로기준법 제4조에서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것은 근로조건에 대한 노사대등결정의 원칙을 선언하는 것이자 계약자유의 원칙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취업규칙에 의한 집단적 근로조건 변경 법리

 

 의의 및 취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그 핵심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입각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조건이 결정된다는 불합리한 결과를 시정하는 데 한계가 있고, 근로자는 그 단결활동에 의하여 비로소 사용자와 동등한 지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다수의 근로자에게 적용될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개인과 사용자 사이의 합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근로자 집단과 사용자의 합의로써 결정되어야 한다는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을 취업규칙 분야에서 확인한 것에 있다. 즉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집단적 규율방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인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유리 조건 우선 원칙과 취업규칙에 의한 집단적 근로조건 변경 법리의 관계

 

여기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집단적 동의를 받아 사용자와 근로자 집단 사이에 집단적 대등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유리조건 우선 원칙이 인정되어, 유리한 기존 근로계약의 내용이 그대로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는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집단적 동의의 취지는 궁극적으로 근로기준법 제4조의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자유결정의 원칙을 실현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집단적 동의 요건이 충족되어 변경된 취업규칙은 그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가 있어 사적 자치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이 실질적으로 기능하는 국면에서는 그 작동을 멈추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요건을 충족하여 변경된 취업규칙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에 의하여 설정된 경우에는 그 자체로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자유결정의 원칙에 충실한 것이므로, 양자 사이에는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 판례의 태도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는 점에 그 본질적 특성이 있고, 불이익 변경 시 요구되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는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개별 근로계약상 합의에 의하여 그러한 원칙이 실질적으로 기능하는 경우에까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에 의하여 개별 근로계약상의 유리한 규정이 효력을 잃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별 근로계약과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을 인정한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하다.

 

5.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의 적용 국면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호 박은정 P.574-596 참조]

 

. 문제의 소재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의 결론에 의할 때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절차를 거쳤더라도 그 외에 개별 근로자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을 것을 요하고, 그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조합의 그와 같은 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한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31753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46841 판결 등 기존선례와의 관계에서 문제된다.

 

. 근로조건의 형성에 관한 원칙과 현실

 

근로계약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체결하고 그 내용을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근로기준법 제4), 사용자가 다수의 근로자와 일일이 계약내용을 약정한다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며, 또한 노사의 근로관계는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 취업규칙을 이용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오늘날 다수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개개의 근로자들과 개별적으로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을 약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므로 근로계약의 내용이 될 근로조건을 비롯한 근로계약상의 권리의무를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 사업장 내 규범에 맡겨 놓은 경우가 많이 있고, 이러한 현상은 기업경영상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그 결과 근로계약의 내용은 미리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정형화되어 집단적으로 규제되는 경우가 많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53496 판결 : 근로계약은 낙성계약으로 청약에 따른 승낙으로 성립하므로 그 계약의 내용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개별적인 교섭에 의하여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오늘날 다수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개개의 근로자들과 일일이 계약 내용을 약정하기보다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근로조건 등을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정하여 근로관계를 정형화하고 집단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근로계약 체결 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취업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의 적용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조건이 설정된 경우)

 

 위와 같은 근로계약관계에서의 근로조건 형성결정 방식에 비추어 볼 때 개별 근로계약과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원칙은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조건이 설정된 경우,  근로계약 체결 시 계약의 내용을 취업규칙의 내용과 달리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에 의하여 별도로 정하지 않고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그대로 정하는 등의 근로관계가 성립한 경우에는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비교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기존 근로계약과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을 비롯하여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조건 우선 원칙이 인정된 선례[대법원 2017. 12. 13.  2017261387 판결(심리불속행기각),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297083 판결(소액기각)들 역시 취업규칙과 별도로 체결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사안이고, 대법원 2018200709 판결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의 적용 국면은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조건이 설정된 경우라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하여 집단적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근로자의 근로조건도 변경된다는 취지의 기존 선례(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31753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46841 판결 등)들은 취업규칙으로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하였고 이에 대한 개별 약정이나 특약이 존재하지 않는 사안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취업규칙에 의한 퇴직금 지급조건과 비교할 수 있는 개별 약정 자체가 없으므로,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사안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은 개별 근로계약상의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에 유리조건 우선 원칙의 적용에 관한 것이므로, 별도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함이 없이 사실상 취업규칙과 연동되어 근로계약의 근로조건이 정해지는 경우에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과 관련하여 집단적 동의 외에 개별 근로자들의 동의까지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는 이르지 않는다. 결국 종전 취업규칙에 근거를 둔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과 관련해서는 집단적 동의가 그 유효요건이고 개별적 동의는 그 유효요건이 아니므로,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은 기존의 선례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

 

.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232136 판결에서 추가로 판시한 부분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232136 판결에서 개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사이의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의 적용 국면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을 원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법리로 추가하였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 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4. 근로조건의 결정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1559-1563 참조]

 

. 관련 규정

 

 근로기준법 제4(근로조건의 결정)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7(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근로기준법 제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 위 규정의 취지

 

 근로조건은 근로계약,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의 관계는 근로계약이 취업규칙에 우선하지만, 유리한 조건이 우선 적용된다.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경우 근로계약의 해당 부분은 무효이며, 취업규칙의 근로조건에 따른다(근로기준법 제97).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254873 판결 :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경우 유효하다. 근로계약의 해당 부분이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적용된다(근로기준법 제97조의 반대해석).

 

.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취업규칙 변경 방법

 

 통상의 변경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본문).

의견청취의무를 위반하였더라도 단속법규에 불과하여 취업규칙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효력발생을 위해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어떤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63599 판결 : 근로기준법 제96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고, 한편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신설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생기기 위하여는 반드시 같은 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

 

 불이익한 변경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이때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여야 한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1893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32362 판결).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의 효과는 무효이다(대법원 1988. 5. 10. 선고 87다카2578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41045 판결).

 

 예외적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 없으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인정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해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32362 판결,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43522 판결).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

 

 개별 근로계약에서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부분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200709 판결).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200709 판결 :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이다.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이미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내용에 우선할 수 없다.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하지 않고, 취업규칙에 따라 규율되던 근로조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정한 근로조건에 따른다(대상판결인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232136 판결).

 

 취업규칙에 근거한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은 집단적 동의가 있으면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근로자의 근로조건도 변경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85997 판결).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은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그 동의는 효력이 없다.

 

다.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법리의 적용 범위(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법리의 적용 범위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 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호봉제의 급여체계가 시행되던 때 피고가 설치·운영하는 대학교의 교원으로 임용되었고, 이후 피고가 급여체계를 연봉제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이에 대해 사후적으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사건에서, 원고는 급여규정 등이 규정한 바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기로 하는 외에 별도로 임용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취업규칙상 변경된 연봉제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여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위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와 피고는 개별 근로계약서의 작성 등과 같은 개별 합의를 통해 임금(호봉 또는 연봉)에 대해 별도로 정하지 않았고, 피고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급여규정에 따라 정해진 임금을 지급해 왔을 뿐이다. 대법원 2018200709 판결을 적용하려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이 존재해야 하는데, 당사자들 간에 호봉제 적용에 관한 유리한 개별 약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비록 이 사건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로 유효하게 불이익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개별 근로계약이 정한 근로조건 즉 임금이 위와 같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하다면, 임금은 개별 근로계약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위 판결은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사이에도 유리조건 우선원칙이 적용됨을 분명히 하여,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됨을 최초로 명시하였다.

 

6.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1, 임상민 P.399-421 참조]

 

. 취업규칙

 

취업규칙이란,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이고 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준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취업규칙의 본질에 관하여는 법규설(수권설)과 계약설이 대립한다.

판례는 대법원 1977. 7. 26. 선고 77 355 판결부터 일관하여 법규설(수권설)의 입장에 서있다.

 

.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

 

 근거규정

 

근로기준법 제97조는 다음과 같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를 규정한다.

* 97(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⑵ 효력

 

 강행적 효력

 

취업규칙이 설정한 근로조건 기준을 하회하는 내용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다.

근로계약을 무효로 만드는 범위에서 취업규칙은 강행적 효력을 가진다.

 

 보충적 효력

 

취업규칙이 설정한 근로조건 기준에 미달하여 무효로 된 근로계약 부분은 취업 규칙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보충된다.

근로계약에서 전혀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도 보충적 효력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 근로계약이 정하는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이 정하는 근로조건을 상회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97조가 명시적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기준법 제15조의 해석상 근로계약에서 근로기준법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설정하는 것을 당연히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사이에도 당연히 유리조건우선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근거 규정 및 의의

 

근로기준법 제94조는 다음과 같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규정한다.

* 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사용자는 제93조에 따라 취업규칙을 신고할 때에는 제1항의 의견을 적은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의 취업규칙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취업 규칙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대상이다.

 

 집단적 동의 요건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요한다.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가 동의의 주체이다.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으면 벌칙이 적용되고 취업규칙의 변경은 무효이다.

다만 최근 판례는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변경된 내용이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면 취업규칙의 변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70846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57362 판결 등).

 

마.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과 개별 근로계약의 우열 관계

 

 판례의 태도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7261387 심리불속행기각 판결 : 이 판결은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과 집단적 동의를 통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 규칙 사이에 유리 조건 우선 원칙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52041 판결 : 위 판결은 집단적 동의에 관하여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근로계약으로 개별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유효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있더라도 근로계약에 반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할 수 없다는 취지를 판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검토 : 근로계약 우선설이 타당하다.

 

바.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한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이 변경된 경우,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따라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변경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상 근로조건이 이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지 여부(소극)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자가 된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연봉액을 60% 또는 40% 삭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연봉액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이 사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의 기준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을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연봉액에 관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며, 결국 이 사건 취업규칙에 대하여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연봉액을 삭감할 수 없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관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한 사례이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폐기와 집단적 동의권 남용법리, 취업규칙불이익변경>】《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타당성 여부(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최윤정 P.477-505 참조]

 

.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의미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일방적 변경은 거기에 필요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얻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효력이 없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 구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의 내용도 이와 동일).

 근로기준법

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일방적으로 변경한다고 하더라

,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면 그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

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종전 판례가 적용하여 온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이다.

 

. 우리나라 판례 법리의 형성과정

 

 1953. 5. 10. 제정된 근로기준법 제95조에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없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노동조합 등의 의견을 들어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고, 불리한 변경도 근로자들 과반수의 의견만 들으면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제정 근로기준법

95(규칙의 작성변경의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당해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사용자는 전조의 규정에 의하여 취업규칙을 신고할 때에는 전항의 의견을 기입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1977. 7. 26. 선고 77355 판결에서 법해석을 통해 사용자의 일방적인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제한하는 판례 법리를 도입하였다. 아래와 같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효력에 대한 제한 법리를 처음으로 설시하였다.

 대법원 1977. 7. 26. 선고 77355 판결 :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기업경영권에 기하여 사업장에 있어서의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획일적 통일적으로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것으로서 이는 근로기준법이 종속적 노동관계의 현실에 입각하여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근로자의 입장을 보호강화하여 그들의 기본적 생활을 보호향상시키려는 목적의 일환으로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취업규칙의 작성변경권은 사용자에게 있다 할 것이나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며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조합의 그와 같은 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없고 따라서 그러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동의한 근로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후 대법원은 1978. 9. 12. 선고 781046 판결을 통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의 효력을 제한하는 판례 법리에 대한 제한 법리로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도입하였다.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그 변경을 위법무효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1978. 9. 12. 선고 781046 판결 : 원심은, 피고조합의 종전 취업규칙에 직원의 정년에 관한 아무런 제한규정이 없었다 해서 그 직원인 원고가 그 연령에 관계없이 무한정 피고조합에서 근무할 수 있음을 보장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바이라고 설시하고 나서, 피고조합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집단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그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55세로 하고 정년에 달한 때에는 해직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새로이 두었으나, 그 정년을 위와 같이 만 55세까지로 정한 것이 사회의 일반 통례에서 벗어난 불합리한 제도라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위 정년제의 신설이 원고 등 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상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근로조건 변경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피고조합의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변경이 위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와는 반대의 견해에서 정년제를 신설한 피고조합의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이므로 피고조합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동의를 얻은 바 없으니 이는 법률상 당연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다 하여 그런 주장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건 급여금 및 퇴직금청구를 배척하고 있는바, 원판결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불비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이후 1989. 3. 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1989년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은 판례 법리에 따라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동의를 그 요건으로 명시하였다. 그러나 같은 조항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는 경우에 관한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 대하여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1989년 근로기준법

95(규칙의 작성변경의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당해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사용자는 제94조의 규정에 의하여 취업규칙을 신고할 때에는 제1항의 의견을 기입한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

 

 이후 1997년 제정 근로기준법 제97조 및 2007년 전부 개정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의 규정이 유지되었다.

 [1997년도 근로기준법] 97(규칙의 작성, 변경의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

 [2004년도 근로기준법] 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편 1989년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대법원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계속 적용하여 왔다. 다만 판례는 2015. 8. 13. 선고 201243522 판결을 통해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의 문언상 불이익변경이 명백한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법리는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라는 입장을 취하였다. 위 판결 이후 대법원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명시적으로 적용한 판례는 찾기 어려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폐기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43522 판결 :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2.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의 타당성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최윤정 P.477-505 참조]

 

. 견해의 대립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에 대하여 학계는 대체로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법리 유지설과 법리 폐기설이 대립한다.

 

.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론

 

위 판결의 다수의견은 법리 폐기설의 입장을 취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한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다만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의 행사에도 동의권 남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3.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의 적용 및 판단 기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최윤정 P.477-505 참조]

 

. 동의권 남용 법리의 기초 : (= 권리남용금지의 원칙)

 

 민법

2(신의성실)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

 

 의의

 

민법 제2조는 일반조항으로서 다양한 사례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조항이다. 민법 제2조 전체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규정이고,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은 권리행사의 국면에서 나타나는 신의성실의 원칙의 한 발현이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민사법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법 영역에서 당사자가 마땅히 지켜야 할 대원칙으로서 기능하므로, 노동관계 영역에서도 당연히 적용된다.

 

 권리남용의 요건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가 존재하여야 하고, 그 권리가 행사되어야 하며, 그 행사가 남용에 해당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5310 판결 등 다수).

 

 다만 권리남용의 주관적 요건에 관하여는 이를 반드시 요구하지 않거나(상표권남용이 문제 된 사안인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67223 판결), 주관적 요건은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이는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인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71522, 71539 판결 등).

 

 권리남용의 효과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면 그 권리행사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형성권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형성권을 행사할 때 발생하는 본래의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동시이행의 항변권이나 소멸시효의 항변권과 같이 항변권의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그 항변권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민법 제2조는 강행규정으로서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권리남용여부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다.

 

. 노동관계에서 권리남용 법리의 적용

 

 노동조합 가입을 승인할 노동조합의 권리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유니언 숍 협정)이 체결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승인하지 않는 노동조합의 행위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28899 판결 : 조합이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근로자의 조합 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특히 유니언 숍 협정에 의한 가입강제가 있는 경우에는 단체협약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노동조합의 요구가 있으면 사용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조합 측에서 근로자의 조합 가입을 거부하게 되면 이는 곧바로 해고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 조합은 노조가입 신청인에게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가입에 대하여 승인을 거부할 수 없고, 따라서 조합 가입에 조합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거나 탈퇴 조합원이 재가입하려면 대의원대회와 조합원총회에서 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된다는 조합 가입에 관한 제약은 그 자체가 위법부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까지 그와 같은 제약을 가하는 것은 기존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에 해당된다.

 

 단체협약상 사전합의권 남용

 

단체협약에서 인사에 관하여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 등을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단순한 사전협의를 넘어서서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승인이 있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합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경우가 있다. 이때 사용자가 노동조합 간부 등에 대한 징계해고를 하면서 노동조합과 사전합의를 하거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그 해고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사전합의(동의)권의 남용이 쟁점이 된 사안은 경영상 해고(정리해고) 또는 징계해고가 문제 된 경우들인데, 그중 다수가 노동조합 임원에 대한 징계해고 사례이다.

 

대법원의 노동조합의 사전합의권 행사는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라 전제한 다음,  노동조합 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 측의 절차의 흠결이 초래된 경우이거나,  피징계자가 사용자인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사전 동의절차를 다하기 위한 회사의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도 없이 무작정 징계에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또는  노동조합 측이 스스로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는 이른바 합의거부권의 포기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13136 판결 :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간부인 피용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이 발견된 경우에 어떠한 경우를 불문하고 노동조합 측의 적극적인 찬성이 있어야 그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 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 측의 절차의 흠결이 초래된 경우이거나, 또는 피징계자가 사용자인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회사가 노동조합 측과 사전 합의를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징계에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나 노동조합 측이 스스로 이러한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러한 합의 없이 한 해고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의 적극적 행사의 남용

 

과반수 노조와 사용자가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취업규칙을 개정하는 경우에 그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무효가 된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718584 판결). 이 경우 위와 같은 단체협약으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한 집단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취업규칙 변경 역시 무효이다.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7790 판결 :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검토

 

 이처럼 노동관계 사안에서 판례는 권리남용 법리를 명시적으로 원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권리남용금지라는 대원칙에 입각하여 단체협약 체결의 한계, 단체협약에서 부여한 사전합의권의 한계를 설정하여 왔다.

 

 동의권의 적극적 행사에서 이러한 한계가 설정되는 것처럼 동의의 거부와 같은 동의권의 소극적 행사에 대하여도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근거하여 한계가 설정될 수 있으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한 집단적 동의권 남용 법리 역시 동의권의 소극적 행사에 관한 것이다.

 

. 집단적 동의권 남용의 판단 기준

 

 대상판결(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은 집단적 동의권 남용의 판단 기준으로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하였다.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어야 한다는 요건은 종전 판례에 따라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할 때에도 고려되는 요소이다.

 

 그런데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이 성립하려면 객관적 요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이나 노력이 있을 것을 전제로 노동조합의 부동의가 합리적 이유나 근거 없이 이루어졌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는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고,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은 강행규정인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관한 것이므로 당사자의 명시적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그 위반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라.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동의가 없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의 의미 / 집단적 동의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헌법 제32조 제3, 근로기준법 제4, 94조 제1항의 취지와 관계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가 가지는 집단적 동의권은 사용자의 일방적 취업규칙의 변경 권한에 한계를 설정하고 헌법 제32조 제3항의 취지와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절차적 권리로서, 변경되는 취업규칙의 내용이 갖는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1989. 3. 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1989년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이 집단적 동의 요건을 명문화하기 전부터 이미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요한다는 법리를 확립하였다.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과 근로자의 권익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근본정신, 기득권 보호의 원칙으로부터 도출된다. 이러한 집단적 동의는 단순히 요식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 유효요건이다. 나아가 현재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명문으로 집단적 동의절차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취업규칙의 내용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은 취업규칙의 본질적 기능과 불이익변경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절차적 정당성의 요청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근로조건의 유연한 조정은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 취업규칙 변경을 승인함으로써가 아니라, 단체교섭이나 근로자의 이해를 구하는 사용자의 설득과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의 유효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단체협약은 법률보다 하위의 규범임에도 대법원은 단체협약에 의하여 발생한 노동조합의 동의권을 침해하여 행해진 인사처분을 무효라고 보았고, 다만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유연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동의권 남용 법리를 통해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는 단체협약보다 상위 규범인 법률에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이를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되, 다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 한하여 유효성을 인정하는 것이 단체협약에 의한 노동조합의 동의권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와 일관되고 법규범 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불확정적이어서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는지 노동관계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 인정 여부의 기준으로 대법원이 제시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원의 판단 역시 사후적 평가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유효성이 확정되지 않은 취업규칙의 적용에 따른 법적 불안정성이 사용자나 근로자에게 끼치는 폐해 역시 적지 않았다.

 

 종전 판례의 해석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일정한 경우 사용자에 의한 일방적인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으로 기존 근로조건을 낮추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 규정에 반하는 해석일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범위를 넘어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의 일방적인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헌법 정신과 근로자의 권익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

 

()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행사할 때도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동의가 없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나아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와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의성실 또는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적용은 강행규정에 관한 것으로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그 위반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