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신성(神聖)하고 고결한 음식]【윤경변호사】
바쁜 일과시간이 지나고 여유가 잠시 찾아 오는 늦은 오후, 남자라면 갑자기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대상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
사무실 책상 서랍이나 옷장 안쪽 구석에 숨겨둔 그것 말이다.
남자들에게 초콜릿(chocolate)과 아이스크림(icecream)의 존재와 그 의미는 남녀 사이의 관계보다 더 ‘은밀’하고 ‘강렬’하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할뿐더러, 훨씬 더 큰 ‘육체적 쾌락과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사각형 초콜릿에 그어져 있는 선(線)은 한 번에 얼마를 먹어야 할지에 대해 귀뜸해 주고 있다.
어떤 특별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초콜릿 한 상자를 받으면 일년이 지나도록 특별한 날에만 ‘한 조각’씩 꺼내 먹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그 선이 존재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선(線)이란 넘으라고 있는 것이다.
넘지 못할 선(線)은 없는 것이고, 넘지 못하면 선(線)이 아니다.
선을 무시하고, 하나를 통째로 입에 넣어본들 누가 알아차리겠는가.
정상인이라면 초콜릿 한 통쯤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할 수 있다.
일단 뚜껑을 열면 멈추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찢기 성가신 포장지들이 왕성한 식탐(食貪)을 잠시 저지시키는 유일한 방해물이다.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이 갖는 명성과 지위에는 정말 뭔가 미스터리한 게 있다.
유혹적이고 치명적인 매력 말이다.
그런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면, 다소 오래된 맛이나 냉장고 냄새가 난다고 하여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먹는데도 ‘예법’이 있다.
물컹물컹하고 물러 터진 것을 먹는 것은 신사가 할 짓이 아니다.
냉동고에 넣어 차갑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먹기 10분 전에 꺼내두는 것을 잊지 마라.
TV에서 좋아하는 걸 그룹(Girl Group)의 퍼포먼스가 시작되려는 순간 꽁꽁 언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떠내려고 파워톱(power saw)과 토치램프(torch lamp)를 가지고 씨름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다.
가장 어려운 일은 옆에 있는 사람과 어떻게 나누는가이다.
‘애인’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고민되는 일이다.
평범한 바닐라 또는 딸기 아이스크림이라면 당연히 왼쪽, 오른쪽, 사방팔방, 여기저기에 다 퍼주어도 된다.
그러나 저지방 우유에 꿀과 천연과일만 넣어 만든 ‘명품’ 아이스크림이라면, 먼저 핸드폰 전원부터 끄고 침대 이불 속으로 숨어 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숟가락’ 어디 있느냐고 묻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했을 때는 아이들에게는 ‘조그만 커피 티스푼’을 건네고 자신은 ‘커다란 국자’를 확보해야 한다.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은 진정한 위안과 행복을 주는 음식이다.
벨기에산 초콜릿을 넣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껴안고 TV 앞에 앉으면, 그게 바로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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