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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한 사람 마음]【윤경변호사】
어릴 적 어머니는 언제나 자식들에게 한 치수 큰 옷을 사 주셨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쑥쑥 자라기도 하고, 옷을 물려받을 동생이 형보다 덩치가 커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7남매 중 막내로 자란 나에게 새 옷이란 있을 수 없었다.
형님들이 입던 커다란 헌 옷이 모두 나에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신발조차 항상 커서 질질 끌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옷이라면 뭐든 ‘넉넉하고 풍성한 것’이 편하고 좋았다.
그러데 수년 전부터 ‘몸에 딱 맞는 옷’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0대들의 옷에만 적용되더니, 이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옷들이 ‘몸에 딱 들어 맞게’ 제작되어 나온다.
디자인이 예뻐서 입고 보면,
모두 몸에 착 달라 붙는 ‘슬림(slim)형 상의’, ‘스키니(skinny) 바지’, ‘골반바지(low-rise)’ 등이다.
처음에는 너무 불편해서 사지 않았다.
그런데 점차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다.
풍성한 디자인의 옷들이 사라지고, 달라붙는 옷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달라붙는 옷들을 입어보면, 확실히 세련되고 예쁘다.
속칭 ‘fit’이 산다.
입다 보니 슬림(slim)이나 스키니(skinny)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는 와이셔츠의 90% 이상이 슬림(slim)형이다.
한번 슬림형을 입고 나면, 일반형은 더 이상 입기 싫어진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사람의 본성도 변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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