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다른 사람들의 타고난 선천적 성격이나 능력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는 순간 난 불행해지기 시작했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11. 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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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타고난 선천적 성격이나 능력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는 순간 난 불행해지기 시작했다.]【윤경 변호사】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2015)”의 담력>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북경에서 온 중국변호사들과 마라톤 미팅을 마치고 머리를 식힐 겸 저녁식사를 마치고 영화 1편을 보았다.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2015)”는 건물간 거리 42m의 쌍둥이 빌딩(110층 411m 높이)을 횡단한 필리페 페팃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3D로 보니 더욱 아찔하다.

‘고소공포’는 모든 동물이 가진 자연스런 본능 중 하나다.

 

주인공은 불법적인 고공 줄타기를 하기 위해 몰래 빌딩에 잠입하여 케이블을 설치하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줄타기 전에 이미 힘을 다 소모하였음에도 강한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고공 외줄타기’에 성공한다.

 

난 소심하고 내성적인 A형이다.

하던 일이 계획에서 틀어지면, 바로 잡힐 때까지 안절부절하는 성격이었다.

예전에 자동차사고가 나거나 큰 위기가 닥치면, 침착하게 대응하기 보다는 당황하고 어쩔 줄 모르는 내 성격이 너무 싫었다.

 

지금은 세월의 연륜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대범해졌고, 상당한 리스크를 감당할 능력과 배포도 생겼다.

 

하지만 위 영화의 주인공이 보여 준 그런 담력은 그저 부러울 뿐이다.

 

<이런 엉뚱하고 슬픈 상상을 해 본다.>

 

선천적인 기질이나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때문인지 영화를 본 후 엉뚱하고 슬픈 상상을 해보았다.

 

사람들은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면 모두 보디빌더와 같은 멋진 근육과 몸매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원래부터 좋은 몸매를 갖거나 조금만 운동해도 근육이 커지는 신체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의 비결이 긍정적인 생각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과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행복해질까?

그들은 행복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대해 쓴 많은 책들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자.

그런 글들은 100% 자연적으로 행복해지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쓰여졌다.

그들은 페이지마다 유용한 조언들을 헐값으로 쏟아내지만, 그 조언이 소용없는 사람이 수백만 명이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는다.

불행한 사람이 쓴 여전히 불행하다는 글은 책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능력에 대한 부러움 때문에 잠시 푸념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내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하고, 우울해 진다.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불행으로 가는 확실한 덫’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인생을 사는데 ‘재능’이나 ‘천재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무하고도 비교하지 않는 자신만의 능력을 발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제는 확신한다.

‘늦바람의 힘’이 더 무섭다는 것을.

‘천재적인 인생’보다는 ‘노력하는 삶’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빨리 피는 꽃’보다 ‘늦게 피는 꽃’이 더 좋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