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저하, 그리고 우울증】《마음은 신체 못지 않게 여리고 도움이 필요하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보살핌을 기다리고 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PT를 받은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고 있고, 죽을 때까지 꾸준히 PT를 받을 생각이다.
운동에 대한 의지력이 워낙 약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한계치에 도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체형도 좋아졌고, 근육량은 분명히 늘었다.
그럼에도 지난 주말 등산을 해보니, 현저한 체력저하를 느낀다.
신체의 노화를 막을 수는 없나 보다.
최근에 잠이 늘었다.
숙면과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않으면, 피곤함이 느껴진다.
음주량마저도 줄었다.
와인 한 병은 기본이었는데, 이제는 반병만 마셔도 다음 날 힘이 든다.
체력저하는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온다.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다.
안마의자나 리클라이너에 기대어 포근한 담요을 덮은 채 그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잠이 든다.
아무런 움직임 없이,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너무 편안하고 좋다.
이런 순간이 너무 행복한 것이다.
영락 없는 노인네의 모습이다.
젊은이들은 단 10분도 지겨워서 하지 못할 행동을 지금 내가 즐기고 있다.
연식이 오래되어 부식되고 기름때가 찌든 차량이 되어 버렸다.
함부로 굴리다가는 녹슨 나사가 빠져나가고 톱니바퀴가 망가질지 모르겠다.
함부로 굴리고 내던져도 잘만 굴러가는 젊은 몸이 부러운 나이가 되었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기성세대보다 뛰어난 스펙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밤을 꼴딱꼴딱 세우며 일하는 강인한 체력과 순발력있는 머리회전은 이제 당해낼 재간이 없다.
‘나도 한때는 저랬었는데…’하며 부러운 마음에 침만 꼴깍 삼킨다.
나이 들수록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모든 것을 내가 다하기에는 체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체력저하를 느끼는 순간 정말 우울해진다.
노화가 찾아올수록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아주어야 한다.
평생을 쉼표 없이 내달리기만 할 수는 없다.
몸이 고장나면 약이라도 있지만,
마음이 고장나면 만 가지 약도 소용없다.
마음은 신체 못지 않게 여리고 도움이 필요하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보살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의 마음에 위로를 건네라.
“수고 했어, 그리고 이젠 좀 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