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와 문어요리】《스페인의 뽈보(Polvo)나 포르투갈의 포우부(Polvo)를 능가하는 우리나라의 문어 타파스(Tapas)》〔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6개월 전쯤 서래마을의 스페인 식당에서 문어요리를 먹은 적이 있다.
오래 전부터 스페인 식당에서 하몽, 감바스, 빠에야 등을 먹어본 적은 있으나, 문어요리는 이때 처음 먹었다.
그리스에 가면 꼭 문어요리를 먹어야 한다는 말을 오래 전부터 들어서 그리스만 문어를 먹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문어요리가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스페인 음식점은 물론이고, 프랑스 음식점이나 이태리 음식점에서도 문어요리가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나 이태리에서도 문어요리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는 문어와 오징어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먹는 요리로 알았다.
미국에 이민을 간 교포가 마른 오징어가 먹고 싶어 한국에서 국제소포로 부쳐와 구워 먹었는데 그 냄새를 맡은 이웃집 미국사람이 시체를 태우는 냄새로 오해하여 경찰에 신고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1996년 국비유학생으로 미국 Duke대 Law School에서 공부할 때 민사소송법(Civil Procedure)을 함께 듣던 미국 친구 ‘David Bowsher’와 이태리 음식점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전채요리로 시킨 ‘깔라마리(Calamari)’를 먹고 깜짝 놀랐다.
어릴 적 동네시장에서 먹던 오징어 튀김과 맛이 같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오징어를 먹는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물론 우리나라 시장통의 오징어 튀김이 더 맛있다.
인어공주에도 등장하는 마녀가 문어이듯 유럽에서는 문어를 악마나 악의 화신으로 여겨 먹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런데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에는 문어요리가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이태리 음식점이나 프랑스 음식점에도 문어 타파스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유행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스페인 음식점이나 이태리 음식점에서 맛본 문어요리가 본고장인 스페인의 뽈보((Polvo)나 포르투갈의 포우부(Polvo)보다 더 맛있다.
식감도 더 쫄깃하고, 플레이트 장식도 더 예쁘다.
부산지방법원에서 근무할 때인 1988년에 광복동에서 처음으로 충무김밥을 먹어보았다.
현장검증을 하러 충무(현재는 통영)에 갔다가 원조충무김밥을 먹어보았는데, 광복동의 충무김밥이 훨씬 맛있었다.
영덕은 대게로 유명하다.
그런데 서울 강남에서 먹은 영덕대게가 원조인 영덕에서 먹은 대게보다 더 맛있었다.
아류가 원조보다 더 맛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의 문어 타파스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