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슈바인학세와 사우어크라우트, 그리고 커리부어스트】《23년 전 독일 출장 중 먹은 음식을 앞에 두니 뮌헨으로 잠시 기분 좋은 시간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10. 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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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인학세와 사우어크라우트, 그리고 커리부어스트】《23년 전 독일 출장 중 먹은 음식을 앞에 두니 뮌헨으로 잠시 기분 좋은 시간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오늘 오래 전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음식을 먹었다.

슈바인학세와 사우어크라우트, 그리고 커리부어스트다.

 

19992월에 연구법관으로 임명된 적이 있다.

연구법관제도가 생기자마자 제1호 연구법관으로 발령받았다.

소속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면서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아 연구과제를 수행하였는데, 사무실은 사법연수원(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북관 자리)의 교수실로 지정되었다.

연구과제가 주어져 6개월의 임기가 끝나면 연구보고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비서가 딸린 방에서 혼자서 커피 마시고 연구하다가 지겨우면 아무 때나 퇴근해서 놀았다.

면티에 청바지를 입고 다녔는데 어느 누구도 내 출퇴근을 체크하지 않았고, 내 업무를 간섭하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

 

4개월 정도 지나자 몸이 쑤시고 지겨워졌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유럽출장계획안였다.

법원행정처에 전화를 걸어 연구과제를 완성도 있게 끝내기 위해서는 유럽출장이 필요하다고 하자, 당시 손기식 사법정책연구실장님이 연구기간이 다 끝나는 마당에 무슨 유럽출장이냐며 핀잔을 준다.

그러면서 일단 출장계획서를 제출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한다.

 

즉시 제출하자, 대법원에서 하루만에 결재가 떨어졌다.

고마운 손기식 원장님!!!

출장비 500만 원은 당시로서는 꽤 큰 돈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로 날라가 각국의 법관들을 만났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너무 좋은 경험였다.

 

당시 독일의 뮌헨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유학 중이던 임복규 판사(현 변호사) 부부와 식사를 하였다.

우연히 임복규 판사 부인이 내 처의 서울대 같은 과 1년 선배인 사실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뮌헨의 유명한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에서 독일생맥주와 함께 슈바인학세와 사우어크라우트, 그리고 커리부어스트를 안주 삼아 먹은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는 독일 음식을 먹어본 일이 없다.

동유럽 여행을 갔을 때 헝가리에서 굴라쉬(Goulash)와 헝가리식 족발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 족발이 슈바인학세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23년 만에 추억의 음식을 다시 먹었다.

슈바인학세(Schweinshaxe)는 저온에서 훈제로 요리 후 오븐에서 구운 독일식 족발 요리로 속은 촉촉하게 부드럽고 겉껍질은 북경오리껍질처럼 아주 바삭하다.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독일식 양배추절임)와 삶은 감자가 함께 나온다.

커리부어스트(Currywurst)는 다양한 맛의 독일식 소지지와 웨지 감자에 커리소스가 곁들여져 있다.

게다가 파울라너 독일 맥주까지 파는게 아닌가?

 

파울라너(Paulaner) 바이스비어(밀맥주)와 파울라너 옥토버페스트 비어 2잔을 시켰다.

영락없이 23년 전 뮌헨 출장 중 임복규 판사 부부와 먹은 음식 그대로다.

음식과 맥주맛도 그 당시 먹은 것보다 더 맛있다.

밀맥주는 뒷맛에서 벌꿀향이 난다.

 

독일 뮌헨으로 잠시 기분 좋은 시간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