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이태리 돌로미티(Dolomite)와 토스카나(Toscana) 트래킹투어(18)】《대한항공 전세기 경로석에 몸을 실었다. 집 문을 열고 들어서니 또로가 나를 엄청 반긴다. 가증스런 녀석!》〔윤경 변호사 더..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7. 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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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돌로미티(Dolomite)와 토스카나(Toscana) 트래킹투어(18)】《대한항공 전세기 경로석에 몸을 실었다. 집 문을 열고 들어서니 또로가 나를 엄청 반긴다. 가증스런 녀석!》〔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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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가 내린다.

돌로미티에서도 하산한 다음 날 비가 내렸는데, 베네치아에서도 비행기에 탑승하자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장시간 꼼짝없이 앉아 다리를 구부리고 있으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무릎이 시큰거린다.

다행히도 경로석이다.

20-30대 젊은이가 경로석에 앉아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려 했는데, 다행히도 경로석에는 나이 든 50대와 60대가 대부분 앉아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친절함과 기내 서비스는 세계 최고다.

탐승하자마자 시원한 샴페인과 프리첼을 제공하고, 식사 전에 망고나 오렌지 등의 과일쥬스로 가져다 준다.

대한항공하면 언제나 비빔밥이 떠오를 정도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우리 국민들에게는 추억의 음식이다.

첫끼는 비빔밥을 먹었는데, 두 번째 식사인 닭고기는 느끼해서 못먹겠다.

 

음식을 남긴 것을 발견한 승무원이 다가와 얼큰한 라면을 드시겠냐고 먼저 묻는다.

평소에는 라면을 먹지 않는데, 이 날은 버섯을 넣은 라면을 국물까지 핥아 먹었다.

정말 기분 좋은 기내 서비스였다.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해서 여행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집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는 말이다.

 

문을 열자 배반자 또르가 난리부르스를 춘다.

가증스러운 녀석!

, , .

이미 변절의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샤워를 하고 나오자, 또르가 사워실 앞을 지키고 있다.

이런 일은 전혀 없었는데.

화장실에 가면, 그 앞에서 엎드려 나를 기다린다.

어디를 가든 나를 따라온다.

식탁으로 가면 식탁 밑에서, 서재에 가면 의자 아래 내 발 옆에 엎드린다.

에구, 충성스런 녀석.

귀여워 죽겠다.

내가 오해했나 보다.

 

여행이 끝났다.

한바탕 꿈을 꾸고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