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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가처분) 민사집행법전문변호사 윤경 <예금채권가압류의 피압류예금채권특정>】<예금채권가압류> 예금채권가압류신청을 할 때 피압류예금채권을 어떻게 특정하여야 할까? 양도금..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8. 8. 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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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가처분) 민사집행법전문변호사 윤경 <예금채권가압류의 피압류예금채권특정><예금채권가압류> 예금채권가압류신청을 할 때 피압류예금채권을 어떻게 특정하여야 할까?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예금채권도 가압류가 가능할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예금채권가압류신청을 할 때 피압류예금채권을 어떻게 특정하여야 할까?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예금채권도 가압류가 가능할까?>

 

예금채권가압류의 주문례와 그 효력

 

1. 양도금지특약과 예금채권가압류의 효력

 

예금약관은 대출채권이 있는 경우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기 위한 목적이거나 은행의 승낙 없이 양도된 경우 예금주의 확인이 어렵다는 취지에서 무기명식 예금을 제외하고는 양도나 담보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예금채권도 압류(가압류) 및 전부명령이 가능하다는 것이 판례이다(대판 1976.10.29. 761623).

사인의 일반재산 중에서 압류금지재산을 만드는 것은 불허되어야 하고 이를 허용하면 채권자의 지위가 침해되며 전부명령에 있어서 양도금지특약에 관한 압류채권자의 선의악의를 문제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자채권은 예금채권의 종된 권리이므로 예금채권이 양도되거나 압류전부되면 이자채권도 양수인이나 전부채권자에게 이전된다.

다만, 압류 당시 이미 변제기에 이른 이자채권은 원본채권과 독립한 것이므로 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2. 피압류예금채권의 특정

 

예금채권을 명확히 특정하기 위해서는 예금자의 이름, 거래지점, 예금의 종류 및 계좌번호, 예금액 등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금융기관에서는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이후 예금자의 비밀보호를 이유로 제3자에게 예금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그 결과 채권자에게 채권의 특정을 위하여 위와 같은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기재할 것을 요구한다면 채권자로서 이를 직접 알 수 없기 때문에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예금채권의 경우에는 일반 채권에 비하여 피압류채권의 특정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으나, 어느 정도 특정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채무자가 장래 입금할 예금에 대한 반환채권은 장래 발생될 채권인데, 이러한 장래채권이 피압류채권이 되기 위해서는 그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그 내용의 확정이 가능하며 그 발생이 확실하여야 한다.

장래에 입금할 예금에 대한 반환채권도 위 요건에 부합되면 가압류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예금은 특정된 계좌에 수시로 입출금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장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확실하므로 압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채권이라는 원심의 설시를 탓하지 않으면서 다만, 압류할 채권의 표시를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예금채권 중 위 청구금액이라고 기재한 것은 압류명령의 송달당시 가지고 있는 예금잔액에 대한 반환채권만을 의미하므로, 경정결정에 의하여 장래에 입금될 예금도 압류목적채권에 포함된다고 볼 여지가 있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예금채권 중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고 고치는 것은 압류목적채권의 동일성에 실질적인 변경을 가하는 것이므로 경정결정에 소급효가 없다고 하였다(대판 2001.9.25. 200148583).

 

실무는 이 문제에 관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예금채권이 피압류채권인 경우 그 표시를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예금채권 중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고 표시하여 가압류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 다수이나, 이에 대하여는 채무자가 장래 입금할 예금에 대한 반환채권의 경우에는 채무자가 장래 어느 시점에 얼마의 예금을 예입할지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가압류 대상적격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강력하다.

 

가압류할 예금채권의 종류와 관련하여 통상의 실무는 여러 종류의 예금이 있는 때에는 다음 순서에 의하여 가압류한다. . 정기예금, . 정기적금, . 보통예금, . 당좌예금, . 별단예금이라고만 기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각 금융기관에서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예금상품을 개발하여 성질상 위 5가지 예금종류에 포섭될 수 없거나(예컨대, 기명식 양도성예금증서, 상호부금 등), 2가지 이상의 예금특성을 공유하고 있는 비전형적 예금이 늘어났다.

 

가압류할 예금채권을 현재의 실무와 같이 표시한다면 이러한 예금에 대하여는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종류의 예금에 대하여도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게 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그 예금의 종류를 특정하여 추가로 표시하여야 할 것이나, 각 금융기관마다 개발한 예금의 종류가 다양하여 채권자가 이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가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타 예금을 추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하여는 채권가압류명령에서는 피압류채권을 특정하여 표시하여야 하는데, ‘기타 예금이라고만 표시하는 것은 특정성을 흠결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는 반론도 강력하다.

 

다음으로 은행의 본점과 지점은 법률적으로 동일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지점에 입금된 예금자의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명령이 본점으로 송달되더라도 그 송달은 유효하다. 그러나 본점으로 가압류명령을 송달하면 본점에서는 송달받은 후 이를 다시 관련 지점에 연락하여야 하는데, 만일 해당 지점에서 가압류사실을 연락받기 전에 채무자에게 예금을 지급하면 2중 지급의 위험을 부담하게 되고,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압류명령의 채무자와 동일한 이름의 모든 예금자에 대한 예금지급정지를 시킨다면 가압류명령과 전혀 관계없는 제3자가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예금을 인출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다(가압류명령에 채무자인 예금주의 이름 외에 주소를 기재하나 주소는 변경가능성이 있고, 금융기관에서는 예금주의 주소변동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름만으로 지급을 정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압류대상 예금채권의 특정을 위해 피압류채권목록에 은행명과 함께 적어도 취급 지점명을 기재하게 하거나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본점에서 용이하게 채무자의 예금계좌를 색출할 수 있도록 예금자인 가압류채무자의 주민등록번호(또는 생년월일)나 사업자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에서 또 하나의 쟁점은 1개의 신청으로 1인의 채무자(예금채권자)가 수인의 제3채무자(금융기관)에 대하여 갖는 예금채권의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할 것인가이다.

다수의 실무는 이를 여러 건으로 나누어 신청할 경우 허용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을 감안하여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가압류는 사실상 수건의 가압류신청에 해당하므로 공탁금을 상향조정하기도 하고, 과잉가압류가 되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제3채무자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지 아니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제3채무자별로 청구금액을 특정할 수 있도록 기재하여야 할 것이다.

 

 

예금채권가압류】《가압류할 예금채권의 특정, 양도금지특약과 가압류의 효력, 피압류채권의 특정, 여러 개의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경우 허용되는 특정방법, 채권양도와 양도금지의 특약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312-314 참조

 

가.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

 

예금채권은 지명채권의 일종이므로 앞서 본 지명채권에 관한 설명이 여기에도 적용될 것이나 예금채권의 특수성 때문에 몇가지 특별한 문제가 있다.

 

나. 양도금지특약과 가압류의 효력

 

 일반적으로 예금거래 기본약관에는 예금주가 예금채권을 양도하려면 사전에 은행에 통지하고 은행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채권이라도 압류 및 전부명령에 따라 이전될 수 있고,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사실에 관하여 압류채권자가 선의인가 악의인가는 전부명령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례이다(대판 1976. 10. 29. 761623, 대판 2002. 8. 27. 200171699).

사인의 일반재산 중에서 압류금지재산을 만드는 것은 불허되어야 하고 이를 허용하면 채권자의 지위가 침해 되기 때문이다.

 

 이자채권은 원본채권인 예금채권의 종된 권리이므로 예금채권이 압류·전부되면 이자채권도 압류·전부채권자에게 이전된다.

다만 압류 당시 이미 변제기에 이른 이자채권은 원본채권인 예금채권에 대하여 독립성을 가지므로 압류의 효력이 당연히 미치지는 않는다(대판 1989. 3. 28. 88다카12803 참조).

이상의 논의는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에도 적용된다.

 

다. 가압류할 예금채권의 특정

 

 예금채권을 특정하기 위해서는 예금자의 이름, 거래지점, 예금의 종류 및 계좌번호, 예금액 등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이후 금융기관은 예금자의 비밀보호를 이유로 제3자에게 예금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그 결과 채권자에게 가압류할 예금채권의 특정을 위하여 위와 같은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기재하라고 요구한다면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예금채권의 경우에는 일반 채권보다 가압류할 채권의 특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는바, 어느 정도까지 특정하면 되는지가 문제 된다.

 

 먼저 채무자의 장래 입금될 예금에 대한 반환채권은 장래 발생될 채권인데, 이러한 장래 채권을 가압류하기 위해서는 그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그 내용의 확정이 가능하며 그 발생이 확실하여야 한다.

장래 입금될 예금에 대한 반환채권도 위 요건에 부합되면 가압류할 수 있다.

 

 판례는 채권가압류에서 가압류할 채권에 장래 채무자의 계좌에 입금될 예금채권도 포함되느냐 여부는 가압류명령에서 정한 가압류할 채권에 그 예금채권도 포함되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이는 곧 가압류명령의 가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재된 문언의 해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원칙인데, 가압류명령의 가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채무자가 각 제3채무자들에게 대하여 가지는 다음의 예금채권 중 다음에서 기재한 순서에 따라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는 문언의 기재로써 가압류명령의 송달 이후에 새로 입금되는 예금채권까지 포함하여 가압류되었다고 보는 것은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사회평균인을 기준으로 할 때의문을 품을 여지가 충분하므로, 이 부분 예금채권까지 가압류의 대상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대판 2011. 2. 10. 20089952).

 

 가압류할 예금채권의 종류와 관련하여 실무는 다음과 같이 기재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예금이 있는 때에는 다음 순서에 의하여 가압류한다.

. 보통예금, . 저축예금, . 자유저축예금, . 정기예금, . 정기적금, . 별단예금, . MMF, . MMDA, . 신탁예금, . 채권형예금, . 부금, . 주택청약예금, . 주택청약부금, . 주택청약저축, . CMA, . 기업자유예금, . 당좌예금

 

 만약 금융기관에서 새로운 유형의 예금상품을 개발하여 성질상 위 예금종류에 포섭될 수 없는 경우라면, 위 기재만으로는 이러한 예금에 대하여 가압류의 효력이 미친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종류의 예금에 대하여도 가압류의 효력이미치게 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그 예금의 종류를 특정하여 추가로 표시하여야 할 것이나, 금융기관마다 개발한 예금의 종류가 다양하여 채권자가 이를 특정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이 경우 가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타 예금을 추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겠으나 실무는 특정성을 흠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례는 가압류명령에서 그 대상 예금채권으로 자유저축예금, 보통예금 등은 명시되고 기업자유예금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도, 기업자유예금이 자유저축예금, 보통예금과 기본적 성격이 유사하고, 가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될 당시 채무자의 예금이 기업자유예금뿐이었다면 가압류명령의 효력이 명시되지 않은 위 예금계좌에도 미친다고 하였다(대판 2007. 11. 15. 200756425).

 

 다음으로 은행의 본점과 지점은 법률적으로 동일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지점에 입금된 예금자의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명령이 본점으로 송달되더라도 그 송달은 유효하다.

 

과거 실무는 가압류대상 예금채권의 특정을 위하여 은행명과 함께 취급지점명을 기재하여 예금채권을 특정하도록 하였으나, 현재는 가압류할 예금채권의 순위만 정확히 기재한다면 집행에 장애가 없어 이를 요구하지 않고, 대신 예금자인 가압류채무자의 주민등록번호나 사업지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에서 또 하나의 쟁점은 1개의 신청으로 1인의 채무자(예금채권자)가 수인의 제3채무자 금융기관)에 대하여 갖는 예금채권의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할 것인가이다.

실무는 이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가압류는 사실상 수건의 가압류신청에 해당하므로 제3채무자별로 청구금액을 특정함에 있어서 청구금액을 균분 또는 안분하도록 하여 과잉가압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모든 금융기관을 망라하는 식으로 채무자와 무관한 금융기관들까지 무작정 제3채무자로 하여 가압류신청을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보정명령을 하거나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부족을 이유로 가압류신청을 기각하는 것이 실무의 경향임은 앞서 보았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가압류대상이 되는 예금채권의 기재 례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기재례] 예금채권의 표시

 

가압류할 채권의 표시

 00

다만 채무자(주민등록번호 또는 사업자등록번호)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다음 예금채권  및 각 계좌에 장래 입금될 예금 중 다음에서 기재한 순서에 따라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 민사집행법 제291, 246조 제1항 제8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에 의하여 가압류가 금지되는 예금을 제외한다.)

                           다 음

1. 압류되지 않은 예금과 압류된 예금이 있는 때에는 다음 순서에 의하여 가압류한다.

. 선행 압류·가압류가 되지 않은 예금

나 선행 압류·가압류가 된 예금

2 여러 종류의 예금이 있는 때에는 다음 순서에 의하여 가압류한다.

. 보통예금, . 저축예금, . 자유저축예금, . 정기예금, . 정기적금, . 별단예금, . MMF, . MMDA, . 신탁예금, . 채권형예금, . 부금, . 주택청약예금, . 주택청약부금, . 주택청약저축, . CMA, . 기업자유예금, . 당좌예금

3. 같은 종류의 예금이 여러 계좌 있는 때에는 계좌번호가 빠른 예금부터 가압류한다.

 

 

2. 피압류채권의 특정, 여러 개의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경우 허용되는 특정방법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IV) P.211-225 참조

 

가. 채권압류명령 신청의 방식 및 요건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절차는 채권자의 압류명령 신청에 따라 개시된다.

압류신청은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민집 4).

압류명령의 신청은 채권자 본인뿐만 아니라 대리인도 할 수 있다.

 

 공동소송의 요건을 갖춘 경우라면 여러 명의 채권자가 공동하여 동일한 채권에 대하여 1개의 신청서로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한데(민집 23, 민소 65), 이를 공동압류라 한다.

선정당사자에 의한 신청도 가능하다(민집 23, 민소 53).

이러한 공동압류의 경우에는 단독압류에 준하여 여러 압류채권자를 위하여 l개의 압류명령을 하고 1개의 집행절차가 진행되므로, 압류 후 현금화절차도 공동으로 신청하여야 한다.

다만 공동압류라 하더라도 집행권원상 여러 명의 채권자가 조합관계에 있어 하나의 채권을 준합유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실질적으로 채권자별로 여러 개의 집행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채권자 중 1인이 압류명령 신청을 취하하거나 1인에 대하여 강제집행의 정지·취소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채권자의 집행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 원칙이다.

 

 압류명령 신청서에는 2,000원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인지 9 4 1).

수개의 집행권원에 기하여 1건의 신청으로 채권압류 및 추심(또는 전부) 명령을 신청한 경우, 압류명령과 추심(또는 전부)명령은 수 개의 신청을 편의상 1건으로 신청한 것이므로 각 집행권원의 수에 상응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재민 87-9).

그리고 압류명령의 송달비용 그 밖에 집행비용을 예납하여야 한다.

 

 압류명령과 추심명령, 전부명령의 신청은 병합하여 함께 할 수 있고 또 그것이 보통이다.

이때에는 각각 독립된 사건으로 취급하고 인지도 별도로 붙인다.

압류명령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강제집행의 요건과 강제집행개시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집행권원이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초하여야 하고, 집행권원의 송달(민집 39 1, 다만 예외 있음), 집행문 및 증명서 등본의 송달(민집 39 2, 3), 이행시일의 도래(민집 40 1), 담보제공증명서의 제출 및 그 등본의 송달(민집 40 2), 반대의무의 제공(민집 41)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신청 시에는 신청서 외에 집행력 있는 정본(민집규 159 1), 집행당사자 및 제3채무자가 법인인 때에는 그 자격증명, 대리인에 의한 신청일 때에는 위임장, 그 밖에 강제집행개시의 요건을 증명하는 서면 등을 붙여야 한다.

 

 한편 물상대위권의 행사로서 채권압류 및 추심·전부명령을 신청하는 경우 담보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되고, 일반채권자로서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집행권원은 필요하지 않다(대결 1992. 7. 10. 92380, 381).

 

 그리고 민사집행법 224 3항의 규정에 따라 가압류를 명한 법원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채권압류를 신청하는 때에는 가압류결정서 사본과 가압류 송달증명을 붙여야 한다(민집규 159 2), 집행채권이 어음·수표채권인 경우에도 압류명령을 신청하면서 집행법원에 어음이나 수표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

 

나. 신청의 내용

 

신청서에는 다음의 사항을 적어야 한다(민집 225, 민집규 159 l).

규정은 없지만 당연히 신청연월일, 관할 집행법원도 적는다.

접수사무를 담당하는 법원직원은 기재사항이 누락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당사자로 하여금 보충하도록 권고하여야 한다.

 

 신청의 취지와 이유

 

신청서에는 채권압류명령의 신청임을 표시하는 문언이 있어야 한다.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이전하는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는 그 취지도 적어야 한다.

다만 채권압류를 구하는 취지가 분명하면 충분하고, 결정의 주문(압류선언)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신청의 취지를 적을 필요까지는 없다.

 

 집행당사자와 그 대리인의 표시

 

 채권집행의 당사자는 집행채권자와 집행채무자이다.

3채무자는 이해관계인일 뿐 집행당사자는 아니다.

 

 누가 집행채권자이고 집행채무자인지는 강제집행의 기초가 되는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정본의 기재(집행문이 필요한 경우에는 집행문의 기재)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결정된다.

이는 집행당사자적격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문제와는 구별된다.

 

 집행권원상의 청구권(이하 집행채권’)이 양도되어 대항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집행당사자적격이 양수인으로 변경되며, 양수인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음에 따라 집행채권자가 양수인으로 확정된다.

승계집행문의 부여로 인하여 양도인에 대한 기존 집행권원의 집행력은 소멸한다(대판 2008. 2. 1. 200523889, 대판 2016. 1. 14. 201523284, 대판 2019. 1. 31. 201526009).

따라서 그 후 양도인을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는 피고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소이거나 이미 집행력이 소멸한 집행권원의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것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판 2008. 2. 1. 200523889).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민사집행법 248조에 따라 공탁이 이루어져 배당절차가 개시된 다음 집행채권이 양도되고 그 채무자에게 양도통지를 했더라도, 양수인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집행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이상, 집행법원은 여전히 배당절차에서 양도인을 배당금채권자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양수인이 집행법원을 상대로 자신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여 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

양수인이 집행채권 양수사실을 집행법원에 소명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집행채권의 양도와 채무자에 대한 양도통지가 있었더라도, 승계집행문의 부여·제출 전에는 배당금채권은 여전히 양도인의 책임재산으로 남아 있게 된다.

따라서 승계집행문의 부여·제출 전에 양수인의 채권자가 위 배당금채권에 대한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무효이다(대판 2019. 1. 31. 201526009).

 

 집행채권자와 집행채무자는 그 이름(명칭)과 주소 또는 거소로 특정되어야 하는데 집행력 있는 정본에 적힌 사항과 일치하여야 한다.

따라서 개명, 상호변경, 주소변경 등의 바뀐 사항이 있으면 이를 증명하는 주민등록표 초본, 법인등기사항증명서 등의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

 

 미성년자나 피성년후견인 등 제한능력자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을 적어야 하고, 법인인 경우에는 대표자를 표시하여야 한다.

법정대리인이나 대표자가 없으면 사전에 특별대리인의 선임을 신청하여야 한다.

 

 3채무자와 그 대리인의 표시

 

 채권의 압류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3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집행법원을 결정하는 데에도 의미를 가지므로(민집 224 2항 본문), 압류신청서에도 제3채무자를 적어야 한다.

이는 피압류채권을 특정하기 위하여도 필요하다.

3채무자의 표시는 통상 채권자, 채무자의 다음에 적고, 그 특정방법이나 대리인의 기재 등은 집행당사자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3채무자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이를 병합하여 적을 수 있다.

 

 채권집행절차에서 제3채무자는 집행당사자가 아니라 이해관계인에 불과하여, 압류명령을 신청하기 이전에 제3채무자가 사망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요건이 구비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미 사망한 자를 제3채무자로 표시한 압류명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오류는 경정결정에 의하여 시정될 수 있다.

따라서 그 후 제3채무자의 표시를 사망자에서 그 상속인으로 경정하는 결정이 있고 그 경정결정이 확정되는 경우에는 당초의 압류명령 정본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에 소급하여 제3채무자가 사망자의 상속인으로 경정된 내용의 압류명령의 효력이 발생한다(대판 1998. 2. 13. 9515667 참조).

 

 3채무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경우, 행정관청 또는 기초자치단체 내 행청구는 당사자가 아님에 유의하여야 한다.

3채무자가 대한민국인 때에는 법률상 대표자인 법무부장관 외에 그 채권채무관계의 소관기관을 기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무원 또는 대기업직원의 임금 또는 퇴직금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도 채무자의 이름과 주소 외에 소속 부서, 직위, 주민등록번호 등 채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항을 적도록 한다(재민 94-3).

사립학교 교직원이 아닌 공립 초·중등학교 교육공무원의 급여를 받을 권리 등을 압류하고자 하는 경우 3채무자는 특별시·광역시 및 도가 되며 그 대표자는 도지사가 아닌 교육감이 된다(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18 2).

 

다. 집행권원 및 집행채권(청구금액)의 표시

 

 집행권원의 표시

 

신청서에는 집행권원을 표시하여야 한다.

집행권원의 표시는 집행권원의 종류(확정판결·공정증서 등)를 밝히고 사건번호 등을 가지고 특정하면 된다.

채권압류명령의 주문에 압류되는 채권들이 모두 명시되어 있는 이상 그 명령의 이유에 압류되는 채권 중 일부 채권에 관한 집행권원의 기재가 누락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그 집행권원의 기재가 누락된 일부 채권에 대하여 위 압류명령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대판 2009. 11. 26. 200637106).

 

 집행채권의 표시

 

 신청서에는 집행채권을 표시하여야 한다.

 

 집행채권은 집행권원에 표시된 것과 일치하여야 한다(압류될 채권액을 초과할 수도 있다).

집행권원에 여러 개의 채권이 표시된 경우에는 어느 채권을 위하여 집행을 구하는 가를 분명히 하여야 하고, 채권의 일부에 대하여 집행을 구할 때에도 같다.

 

 강제집행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집행채권의 범위는 집행권원에 표시된 바에 의하여 정하여지므로, 집행권원상 차용원금 채권 및 이에 대한 그 변제기까지의 이자 이외에 변제기 이후 다 갚을 때까지의 지연손해금 채에 대하여는 아무런 표시가 되어 있지 않는 한 그 지연손해금 채권에 대하여는 강제집행을 청구할 수 없다(대결 1994. 5. 13. 94542, 543).

 

 집행권원에서 완제일까지의 이자·지연손해금 등의 부대청구가 인용되어 있고 이를 원금에 덧붙여 청구하는 때에는 그 뜻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실무에서는 제3채무자의 입장에서 압류명령에 의하여 지급이 금지되는 범위가 분명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신청 당시까지의 구체적인 금액을 계산하여 확정액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OO(대여금), OO[위 금원에 대한 20 . . . 부터 20 . . .(신청 시)까지의 이자 및 지연손해금], 합계 OO과 같이 표시한다.

그러나 이 경우 압류신청 이후 발생할 장래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에 관하여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논의가 있고, 이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례(대판 1999. 12. 10. 9936860)도 있다.

 

 집행비용도 동시에 청구할 수 있다(대결 2002. 1. 21. 20015293).

이 경우에 신청서에 그 내역을 분명히 하여 금액을 표시하여야 한다.

집행준비 비용, 압류명령 신청서의 인지액, 서기료 등과 같이 이미 발생한 것과 이미 예납한 채무자 및 제3채무자에 대한 압류명령 송달비용 등 그 발생이 확실한 것 등이 포함된다.

여기의 강제집행에 필요한 비용에는 가압류의 집행비용이 당연히 포함된다(대판 2006. 11. 24. 200635223).

 

라. 압류할 채권(피압류채권)의 종류와 액수

 

 압류할 채권의 특정 필요성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면 압류된 채권에 관하여 채무자의 처분이 금지되고 제3채무자의 채무자에 대한 변제도 금지되기 때문에 어느 채권이 얼마만큼 압류된 것인지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집행법원으로서도 피압류적격이 있는지 판단하려면 압류할 채권이 특정되어 있어야 한다.

 

 3채무자는 순전히 타의에 의하여 다른 사람들 사이의 법률분쟁에 편입되어 압류명령에서 정한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제3채무자는 압류된 채권이나 그 범위를 파악함에 있어 과도한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재된 문언은 그 문언 자체의 내용에 따라 객관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의미가 불명확한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은 압류 신청채권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하므로, 3채무자가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사회평균인을 기준으로 그 문언을 이해할 때 포함 여부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압류의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판 2013. 6. 13. 201310628, 대판 2013. 12. 26. 201326296).

 

 이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도 설명될 수 있다.

즉 집행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관하여 이를 양수하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하거나 그 채권에 다른 권리를 설정받는 등으로 법적 이해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사람은 집행채무자와 아울러 제3채무자에게 그 채권의 존부는 물론이고 법적·사실적 장애 내지 제약을 포함한 채권의 내용에 관하여 문의하는 방식으로 그 이해관계를 일정한 내 용으로 맺는 또는 맺지 않는 재산적 결정을 함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따라서 제3채무자가 집행채무자에 대한 자신의 채무를 목적으로 행하여진 압류 등의 효력에 관하여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로 하여금 이에 관하여 애매모호한 인식밖에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재화의 원활한 유통 또는 운용이라는 우리 법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이익에 제대로 부응한다고 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은 압류 등으로 집행채무자의 재산에 관하여 채권자 등 다수의 관여를 예정하는 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더욱 요청된다(대판 2013. 6. 13. 201310628).

 

 특정의 방법과 정도

 

 채권의 종류와 액수 등

 

 신청서에는 압류할 채권의 특정을 위하여 압류할 채권의 종류와 액수를 밝혀야 한다.

 

 다만 집행채권자는 채무자의 채권에 관하여 그 발생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므로, 압류명령의 대상인 채권의 표시는 이해관계인 특히 제3채무자로 하여금 다른 채권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가 되어 그 동일성의 인식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으면 충분하다(대판 2011. 4. 28. 201089036).

피압류채권의 액수는 그 총액까지 정확하게 특정할 필요는 없고 ‘... 채권 중 위 청구채권액 정도로 표시하면 충분하다.

같은 종류의 채권이 2개 이상이어서 채권의 종류로만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채권의 액수를 추가하여 특정하면 된다.

채권의 액수를 알 수 없거나, 같은 종류이고 같은 액수의 채권이 2개 이상이라면 다른 특징(변제기, 예금계좌번호 등)을 이용하여 특정을 해야 한다.

피압류채권의 선택적 기재는 제3채무자의 지위를 불안하게 하고 집행의 명확성을 해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압류할 채권의 일부에 대하여만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는 그 범위를 적어야 한다(민집규 159 l 3).

액수의 표시가 없으면 채권 전부를 피압류채권으로 한 것으로 본다.

압류금지 채권에 대하여는 압류가 허용되는 한도 안에서 그 범위를 특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이 없는 경우에는 소액의 집행채권으로 다액의 금전채권 전부를 압류하는 것도 가능하고(압류할 채권이 하나일 때에는 피압류채권액이 집행채권액과 집행비용의 합계액을 초과하여도 무방하다), 또한 채권 일부를 압류한 뒤에 그 나머지 부분을 초과하여 다시 압류명령이 내려지게 되면 압류의 효력은 자동적으로 그 채권의 전부에 대하여 미치게 된다(민집 235).

따라서 채권집행에서 압류범위의 특정은 압류할 채권 자체의 특정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3채무자에 대한 채무자의 여러 개의 채권을 압류하는 경우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여러 개의 채권을 가지고 있고, 채권자가 그 각 채권 전부를 대상으로 하여 집행채권액의 범위에서 압류 신청을 할 경우, 채권자는 여러 개의 채권 중 어느 채권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압류를 신청하는지 신청취지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하여야 한다.

압류의 대상과 범위를 특정하지 않고 단지 그 여러 개의 채권 전부를 압류의 대상인 채권으로 나열하고 그 중 집행채권액과 동등액에 대한 압류를 구하는 등으로 금액만을 한정하여 압류 등 결정을 받게 되면, 채무자와 제3채무자는 그 압류 등 결정에 의하여 지급이나 처분이 금지된 대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가 없고, 그 결과 채무자가 압류 등의 대상이 아닌 부분에 대한 권리 행사를 하거나 제3채무자가 압류된 부분만을 구분하여 공탁을 하는 등으로 부담을 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대판 2012. 11. 15. 201138394, 대판 2013. 12. 26. 201326296).

 

 특정의 구체적 방법으로는, 청구금액을 안분하여 피압류채권별로 압류범위를 특정하는 방법이 실무상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피압류채권의 특정에도 문제가 없고 초과압류의 위험도 없다.

다만 실제로 압류된 부분이 압류명령에서 기재된 금액보다 적어 채권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데, 최근 법원의 실무경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단 안분하여 압류신청을 하도록 하고, 3채무자에 대한 진술최고 등을 통해 피압류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과소함이 소명되면 추가압류를 허용하여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나 제3채무자가 여러 명 인 경우

 

 채무자가 수인이거나 제3채무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집행채권액을 한도로 하여 가압류 또는 압류로써 각 채무자나 제3채무자별로 어느 범위에서 지급이나 처분의 금지를 명하는 것인지를 가압류 또는 압류할 채권의 표시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하여야 하고, 이를 특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집행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가압류명령이나 압류명령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각 채무자나 제3채무자별로 얼마씩의 압류를 명하는 것인지를 개별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단순히 채무자들의 채권이나 제3채무자들에 대한 채권을 포괄하여 압류할 채권으로 표시하고 그중 집행채권액과 동등한 금액에 이르기까지의 채권을 압류하는 등으로 금액만을 한정한 경우에, 각 채무자나 제3채무자는 자신의 채권 또는 채무 중 어느 금액 범위 내에서 압류의 대상이 되는지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고, 그 결과 각 채무자나 제3채무자가 압류의 대상이 아닌 부분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거나 압류된 부분만을 구분하여 공탁을 하는 등으로 부담을 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압류의 대상인 수인의 채무자들의 채권 합계액이나 수인의 제3채무자들에 대한 채권 합계액이 집행채권액을 초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개별 채무자 및 제3채무자로서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채무자들의 채권액이나 모든 제3채무자들의 채무액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에 대한 집행의 범위를 알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므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판 2014. 5. 16. 201352547).

 

 여러 개의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경우 허용되는 특정 방법

 

여러 개의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경우에 실무는 아래와 같이 순서에 의한 예금채권의 특정을 허용하고 있다.

예금채권은 성질상 채권액이 확실하고 제3채무자인 금융기관은 일정한 조건에 따라 해당 예금채권을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법률지식과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례]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예금 및 각 계좌에 장래 입금될 예금 중 다음에 기재한 순서에 따라 위 청구금액에 이르기까지 금액. 다만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7, 8호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하여 압류금지의 범위에 해당되는 보험금 및 예금(예금계좌가 여러 개인 경우 총 잔액 기준) 등을 제외한다.

-다 음-

1. 현재 입금되어 있는 것과 장래 입금되는 것은 다음 순서에 의한다.

① 현재 입금되어 있는 것, ② 장래에 입금되는 것

2. 여러 종류 또는 여러 계좌의 예금 중에서 선행의 질권설정 또는 압류, 가압류가 있는 경우에는 다음 순서에 의한다.

 질권설정 및 압류, 가압류가 없는 것,  압류, 가압류는 있으나 질권설정이 없는 것,  질권설정은 있으나 압류, 가압류가 없는 것,  질권설정 및 압류, 가압류가 있는 것

3. 여러 종류의 예금 등이 있는 경우에는 다음 순서에 의한다.

 보통예금,  저축예금,  자유저축예금,  정기예금,  정기적금,  별단예금,  MMF,  MMDA,  신탁예금,  채권형예금,  부금,  주택청약예금,  주택청약부금,  주택청약저축,  CMA,  기업자유예금,  당좌예금

4. 같은 종류의 예금이 여러 계좌에 있는 때에는 계좌번호가 빠른 예금부터 압류한다.”

 

 

마. 압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 관한 해석

 

 채권압류·추심명령의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재된 문언은 그 문언 자체의 내용에 따라 객관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의미가 불명확한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은 압류 등 신청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제3채무자가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사회평균인을 기준으로 그 문언을 이해할 때 포함 여부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압류 등의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판 2011. 2. 10. 20089952, 대판 2013. 12. 26. 201326296, 대판 2018. 5. 30. 201551968).

 

바. 피압류채권이 특정되지 않을 때의 효과

 

 피압류채권의 특정은 압류명령의 효력 발생요건이다.

따라서 피압류채권을 특정하지 않은 압류명령 신청은 부적법하므로 집행법원은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

집행법원이 이를 간과하여 압류명령에서도 피압류채권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 압류명령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피압류채권의 불특정을 나중에 채권자가 보완하더라도 압류명령이 소급하여 유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대판 1973. 1. 30. 722151).

 

 그리고 채권의 추심명령은 압류한 금전채권을 대위절차 없이 추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서 유효한 압류명령이 있음을 전제로 하므로, 압류할 채권이 특정되지 않아 압류명령에 따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추심명령도 효력이 없다.

그와 같은 경우 채무자는 즉시항고로써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을 다툴 수 있지만, 3채무자도 추심금 소송에서 추심명령의 무효를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대판 2012. 11. 15. 201138394).

전부명령은 압류채권자가 압류된 채권을 지급에 갈음하여 채무자로부터 이전받는 것이므로 피압류채권의 불특정으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면 전부명령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 구체적 표시례

 

이하 통상 압류의 대상이 되는 채권의 표시 사례를 살펴본다.

 

 매매대금 : 계약의 일시, 매매의 목적물 등에 의하여 특정하면 된다.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20 . . 매도한 다음 물건에 대한 OO원의 매매대금채권

 

 대여금 : 대여일시, 금액 등에 의하여 특정한다.

변제기, 이율 등의 기재도 압류의 범위를 분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20 . . . 대여한 OO원의 반환채권

 

 급료 등 :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받을 급료라고 표시하면 일단 특정되나, 3채무자가 많은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을 때에는 채무자의 구체적인 소속부서 등을 표시하여 줄 필요가 있다.

나아가 채무자가 장차 퇴직할 경우에 대비하여 퇴직금도 아울러 압류하는 것이 보통이다.

급료채권의 시기는 반드시 특정하지 않아도 무방한데, 이는 아직 현실로 지급되지 않은 채권 전부에 압류의 효력이 미치기 때문이다..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매월 수령하는 급료(본봉 및 제수당) 및 매년 6개월과 12개월에 수령하는 기말수당(상여금) 중 제세공과금을 뺀 잔액의 1/2씩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다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최저생계비를 감안하여 민사집행법 시행령이 정한 금액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표준적인 가구의 생계비를 감안하여 민사집행법 시행령이 정한 금액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외한 금액) 및 위 청구금액에 달하기 전에 퇴직한 때에는 퇴직금 중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잔액의 2분의 1이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다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7조에 의하여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은 제외)

 

 주택임대차보증금 : 임대차의 목적물, 임대차의 일시 등에 의하여 특정할 수 있다.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20 . . 서울에 있는 아파트 O O호를 임차함에 있어 제3채무자에게 지급한 임대차보증금 OO원의 반환채권(다만 주택임대차보호법 8조에 규정된 소액임차보증금은 제외)

 

 공사대금 : 계약의 일시와 도급의 목적물에 의하여 특정하면 된다.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중 그 공사(하도급한 공사를 포함한다)의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압류할 수 없으므로(건설산업기본법 88 1), 이러한 압류금지 부분도 적는 것이 원칙이다.

 

OO원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의 20 . . .자 택지조성공사 도급계약에 따른 채무자의 OO의 공사대금채권(다만 건설산업기본법 88 1항에 따른 임금채권은 제외)

 

 공탁금지급청구권 : 공탁당사자, 공탁원인, 공탁일자 등에 의하여 특정할 수 있다.

이로써 특정이 가능하면 반드시 공탁번호까지 적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일한 채무자를 피공탁자로 하는 여러 개의 공탁금이 한 공탁소에 별개의 사건번호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공탁번호까지 적어야 공탁금출급청구권이 특정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여러 개의 공탁금을 압류하는 경우 각 공탁사건별로 압류할 금액을 분명하게 적어야 한다.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20 . . . 공탁자 OOO가 아래 물건의 매매대금으로 OO지방법원 20 년 금제OO호로 공탁한 OO원의 출급청구권

 

공탁물 회수청구권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OO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20 . . . 피공탁자를 OOO으로 하여 아래 물건의 매매대금으로서 OO지방법원 20 년 금제OO호로 공탁한 OO원의 회수청구권

 

OO

채무자가 OO지방법원 20 카단()OO 가처분신청사건의 담보로서 OO지방법원 20 년 금제OO호로 공탁한 OO원의 회수청구권

 

 예금채권

 

 채권자는 일반적으로 예금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제3채무자인 은행으로 하여금 압류당한 예금이 어느 것인가를 구별하여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적으면 될 것이다.

따라서 예금의 계좌번호, 개설일자 등을 반드시 적을 필요는 없고, 예입점포, 예금주, 예금의 종류 및 계좌 등을 가지고 특정하면 된다.

 

 예입점포에 관하여는 예입한 해당 지점을 적지 않고 본점만 표시하더라도 무방하다.

따라서 지점의 예금에 대하여 본점을 제3채무자로 하여 압류명령이 본점에 송달되더라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본점과 지점은 동일한 법인격을 갖고 있고, 모든 금융기관은 예금계좌를 전산화하여 동일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은행의 본점에 압류명령을 송달하더라도 해외지점의 예금채권에 대하여는 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해외지점은 외국에 소재하면서 본점이나 국내지점과는 달리 별도로 그 소재지인 외국의 법령에 따른 인가를 받아 그 외국의 은행으로 간주되고, 본점 및 국내 지점과 전산망이 연결되어 있지도 않으며, 해외지점에 예치한 예금은 그 해외지점이 소재한 외국에서만 인출할 수 있을 뿐 이를 국내에서 처분하기 위해서는 다시 국내로의 송금 절차를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국세징수법에 따른 압류에 관한 대판 2014. 11. 27. 2013205198 참조).

 

 예금주에 관하여는 그 주소나 성명에 약간의 잘못이 있더라도 압류명령의 기재를 통하여 실제의 예금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경우에는 압류명령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예금주에게 한 종류의 예금 1개 계좌만 있을 때에는 반드시 예금의 종류와 계좌를 명시 하지 않더라도 특정된다고 볼 수 있으나, 종류나 계좌가 여러 개인 경우에는 그 종류 또는 계좌를 특정하여야 한다.

 

 예금의 액수는 반드시 적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를 적은 경우에 실제의 예금액이 적힌 예금액보다 적을 때에는 실제의 예금액 전액에 압류의 효력이 미치고, 그 반대이면 적힌 예금액에 한하여 압류의 효력이 미친다.

 

 특정계좌에 현재 입금되어 있는 예금채권뿐만 아니라 장래에 입금될 예금도 압류가 기능한데, 장래에 입금될 예금도 압류하고자 한다면 압류할 채권의 표시 장래에 입금될 예금을 분명하게 기재하여야 한다.

압류 및 추심명령의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다음의 예금채권 중 다음에서 기재한 순서에 따라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에 ‘1. 압류되지 않은 예금과 압류된 예금이 있는 때에는 다음 순서에 의하여 압류한다. (중략) 2. 여러 종류의 예금이 있는 때에는 다음의 순서에 의하여 압류한다. (중략) 3. 같은 종류의 예금이 여러 계좌 있는 때에는 계좌번호가 빠른 예금부터 압류한다라고 기재된 경우에, 위 문언의 기재로써 압류 및 추심명령의 송달 이후에 새로 입금되는 예금채권까지 포함하여 압류되었다고 보는 것은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사회평균인을 기준으로 할 때 의문을 품을 여지가 충분하므로, 이 부분 예금채권까지 압류의 대상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대판 2012. 10. 25. 201047117).

 

 은행의 금전신탁 상품의 경우 실질은 예금이 아니라 신탁이므로(대판 2007. 11. 29. 200564552), 예금채권을 압류하면서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신탁예금을 포함하였더라도 금전신탁에 따른 수익금채권에 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판례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압류 및 추심할 채권의 표시 부분에 각종 예금들을 열거하면서 그중 신탁예금을 포함시켜 기재한 사안에서, 위 채권압류·추심명령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예금채권에 한정되고, 그 문언의 기재로써 은행에 신탁계약의 방법으로 보관되어 있는 이사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포함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대판 2018. 5. 30. 201551968).

 

. 집행권원에 기초한 청구권의 일부에 관해서만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는 그 범위

 

채권 중 일부에 관해서만 집행을 신청한 경우에 뒤에 집행채권을 확징할 수 없다.

나머지 채권에 대하여만족을 얻으려면 새로운 압류절차나 배당요구를 하여야 한다.

 

.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이전하는 경우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이전되는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는 가압류결정서 사본과 가압류 송달증명을 붙여야 한다(민집규 159 2).

이는 압류명령의 신청 단계에서 민사집행법 224 3항의 규정에 따른 관할의 존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위 각 서류가 제출된 경우에도 집행법원은 압류명령을 하기에 앞서 가압류 기록을 현출시켜, 가압류의 피보전권리와 청구채권의 동일성 여부, 가압류가 유효한지 여부 등을 심사하여야 할 것이다.

 

 가압류한 지명채권에 대하여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이전하는 내용의 주문이 누락된 채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 려 졌다 하더라도, 가압류 및 압류·추심의 당사자 사이에서로 동일성이 인정되고, 가압류의 피보전채권과 압류·추심의 집행채권 사이 및 가압류 대상 채권과 압류·추심 대상채권 사이에서로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가압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연히 본압류로 이전되는 효력이 생긴다.

따라서 압류 및 추심명령에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이전한다는 취지의 주문이 없더라도 그 처분금지효는 가압류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이후부터 발생한다(대판 2010. 10. 14. 201048455).

 

 가압류채권자로부터 그 피보전권리를 양수한 채권양수인은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지 않더라도 피보전권리를 양수하였음을 소명하여 가압류의 효력을 원용할 수 있으므로(대판 2012. 4. 26. 201094090 참조), 가압류신청서, 채권양도양수계약서, 채권양도통지서 등을 붙이면 충분하고 승계집행문을 받을 필요는 없다.

 

 가압류 후에 가압류된 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된 경우에는 가압류채권자와의 관계에서 그 채권양도는 효력이 없으므로 가압류에서 이전하는 본압류는 채권양도인(가압류채무자)을 집행채무자로 하여 신청하면 된다.

가압류 후에 가압류된 채무가 제3자에게 면책적으로 인수된 경우에도 가압류채권자와의 관계에서 그 채무인수는 효력이 없으므로 원래의 채무자를 제3채무자로 하여 가압류에서 이전하는 본압류를 신청하면 된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대항력이 있는 주택임대차의 경우에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간주되고(주임 3 4), 그 효과로써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가 임차주택의 양수인에게 면책적으로 인수되며(대판 1987. 3. 10. 86다카1114 ), 이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가압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 라고 보아야 한다[채권이 가압류되더라도 그 발생원인인 계약의 인수는 가능한데(대판 2015. 5. 14. 201241359),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양도인의 임대차계약상 지위 자체를 승계한다].

 

따라서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가압류된 상태에서 임대주택이 양도되면 양수인이 채권가압류의 제3채무자의 지위도 승계하고, 가압류권자 또한 임대주택의 양도인이 아니라 양수인에 대하여만 위 가압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대판() 2013. 1. 17. 201149523].

 

이와 같이 채권가압류의 제3채무자 지위가 승계된 경우에는 가압류에서 이전하는 본압류를 임차주택의 양수인을 제3채무자로 하여 신청하여야 하고, 첨부서류로 가압류결정서 사본과 가압류 송달증명 외에도 임차권의 대항력을 증명하는 서면 및 해당 주택에 관한 등기사항증명서 등을 붙여야 할 것이다.

 

 

3. 예금계약 당사자의 확정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56-171 참조]

 

. 의의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그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에 해당한다.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92487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69804 판결,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6238212 판결 :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가맹본부인  주식회사(피고)  주식회사와,  회사가 직접  회사의 지사 또는 가맹점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회사가 선정한  주식회사 등 식자재 제조·생산업체로부터 식자재를 납품받아  회사의 지사 또는 가맹점에 운송하며, 물품대금을  회사가 자신의 책임으로 직접  회사의 지사 또는 가맹점으로부터 회수한 후 판매이익의 일정 비율을  회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회사(원고)  회사의 이행보조자인  회사를 통해  회사의 지사 또는 가맹점에 식자재를 납품하였다며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물품대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계약의 내용 및 취지,  회사,  회사,  회사 사이에 실제 이루어진 거래 형태 등을 종합하면,  회사는 단순히  회사의 배송 및 수금업무를 대행한 자가 아니라 가맹본부인  회사의 중간 공급업체로서  회사가 선정한 식자재 제조·생산업체인  회사와 직접 납품계약을 체결한다는 의사로 식자재를 납품받아 그 명의로 대금을 결제하여 왔고,  회사 역시 납품계약의 상대방을  회사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도,  회사와 식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를  회사로 보아,  회사가  회사에 미지급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당사자 확정 또는 법률행위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6256999 판결 : 방송사와 작성된 직접적 처분문서(출연계약서)가 부존재하는 이 사건에서 방송 프로그램 출연료 채권자가 연예인인 원고들(유재석, 김용만)인지 전속기획사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원고들과 같이 인지도가 상당히 높고 그 재능이나 인지도에 비추어 타인이 대신 출연하는 것으로는 계약 체결 당시 의도하였던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없는 연예인인 경우 원고들이 부담하는 출연의무는 부대체적 작위채무라 할 것인 점, 출연계약 체결 당시 연예인으로서 원고들이 갖고 있었던 영향력과 인지도, 연예기획사와의 전속의 정도 등 방송사 역시 원고들이 방송프로그램 출연계약 체결 여부 및 그 계약 내용을 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 방송 3사와 프로그램 출연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연예인 본인인 원고들이라고 판단한 사례].

 

. 타인의 명의를 사용한 법률행위

 

 계약당사자 확정의 기준

 

 타인의 이름을 임의로 사용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누가 그 계약의 당사자인가를 먼저 확정하여야 할 것으로서,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당사자로 할 것인지에 관하여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하는 의사대로 행위자의 행위 또는 명의인의 행위로서 확정하여야 할 것( 자연적 해석)이지만, 그러한 일치하는 의사를 확정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계약의 성질, 내용, 목적, 체결경위 및 계약체결을 전후한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 규범적 해석)하고, 이에 터 잡아 계약의 성립 여부와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32003 판결, 대법원 1997. 4. 11. 선고 9627407 판결 등 참조).

 

 이는 그 타인이 허무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112842 판결 : 원고는 허무인인 소외인 명의의 자동차운전면허증과 인장을 위조한 후 피고의 창원지점에 위조한 자동차운전면허증과 인장을 이용하여 계좌개설 신청서를 작성하여 소외인 명의의 계좌 개설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제시한 소외인 명의의 자동차운전면허증에 의해 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2011. 7. 14. 법률 제108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3조 제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3조 제1호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진행하여 소외인 명의로 된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여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로서는 원고가 소외인인 줄 알고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행위자인 원고를 이 사건 계좌 개설계약의 당사자로 하기로 하는 의사의 일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금융기관인 피고로서는 위 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친 거래자의 실명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원고가 소외인 명의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며 실명확인 절차에 응하면서 계좌 개설을 신청하였고 이에 피고가 소외인에 대하여 실명확인절차를 진행하여 이 사건 계좌 개설계약의 체결에 이르렀으며, 달리 피고가 위 법에 따라 실명확인 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위 법 위반 및 그에 따른 제재 등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원고를 계약당사자로 할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기록상 찾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 비록 소외인에 대한 실명확인 절차가 허무인에 대한 것으로서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소외인이 허무인임을 알지 못한 피고로서는 명의자인 소외인을 계약당사자로 인식하여 그와 사이에서 이 사건 계좌 개설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계약체결 당시 피고의 계약 당사자에 대한 인식은 사후에 소외인이 허무인임이 확인되었다고 하여 달라지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계좌 개설계약의 상대방에 관한 의사가 위와 같은 이상 원고를 계약당사자로 한 계좌 개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할 수 없고, 다만 계약당사자인 소외인이 허무인인 이상 피고와 소외인 사이에서도 유효한 계좌 개설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계좌에 입고된 주식은 이해관계인들 사이에서 부당이득반환 등의 법리에 따라 청산될 수 있을 뿐이다.

 

 명의자가 당사자로 확정되는 경우

 

 신용, 자격 등 때문에 계약당사자의 명의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거래(예컨대 보험계약자, 수분양자격에 제한이 있는 분양계약에서 수분양자, 부동산 매매의 매도인 등)에서는 통상 규범적 해석에 의하여 명의자가 당사자로 확정된다. 이는 상대방이 그 법률행위의 실질적, 경제적 효과가 행위자에게 미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32120 판결: “어떤 사람이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 및 소유권이전등기 명의를 그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하였다면 이와 같은 매수인 및 등기 명의의 신탁관계는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외적으로 그 타인을 매매 당사자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이치는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갑이 을로부터 농지를 매수하려고 하는데 농지 취득 자격이 없어서 그 자격이 있는 병과의 합의하에 병의 이름으로 농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을 또한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사안에서 매수인 측 당사자를 명의자인 병이라고 판단. 이 경우 을과 병 사이의 매매는 이른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하여 무효가 된다. 을이 계약 당시 악의였다면 이미 그때 을이 병에게 위 농지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해 줄 수 없음이 분명하여(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본문 참조) 을과 병 사이의 매매는 원시적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행위자의 행위는 그의 내심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리행위로 평가되는데, 행위자가 명의자로부터 명의 사용에 관한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유권대리행위가, 행위자가 무단으로 명의자의 명의를 사용한 경우에는 무권대리행위가 된다.

 

 행위자가 무단으로 명의자의 명의를 사용한 경우(즉 무권대리행위로 평가되는 경우) 표현대리의 법리가 적용 또는 유추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는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혹은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하고, 사술을 써서 위와 같은 대리행위의 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단지 본인의 성명을 모용하여 자기가 마치 본인인 것처럼 기망하여 본인 명의로 직접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법조 소정의 표현대리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49814 판결)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위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여 명의자의 표현대리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많다(대법원 1993. 2. 23. 선고 9252436 판결, 대법원 1988. 2. 9. 선고 87다카273 판결).

 

 여기서 특별한 사정이란, 본인을 모용한 사람에게 본인을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고, 상대방으로서는 위 모용자가 본인 자신으로서 본인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사정을 의미한다.

 

 행위자가 당사자로 확정되는 경우

 

 계약당사자의 명의보다는 행위자의 개성이 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거래(예컨대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에서는 자연적 해석 또는 규범적 해석에 의하여 통상 행위자가 당사자로 확정된다. 행위자가 명의자를 대리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74. 6. 11. 선고 74165 판결).

대리 문제는 명의자가 계약당사자로 확정될 때 비로소 문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대차계약이라고 하여 항상 행위자 내지 실제 점유·사용자가 임차인이 되는 것은 아니고, 임대료가 다액이어서 임차인의 자력이나 신용이 중요하고 명의자도 계약의 체결에 관여한 사정 등이 있어서 임대인의 관점에서 명의자를 임차인으로 이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명의자가 임차인으로 확정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237691 판결).

 

 주식인수계약의 경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6265351 판결은 회계장부 등에 대한 열람·등사 등을 구하는 사건에서 누가 주주인지 결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상법 제332조 제1항은 가설인(假設人)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타인의 승낙 없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자는 주식인수인으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2항은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자는 그 타인과 연대하여 납입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이처럼 상법은 가설인(이는 현실로는 존재하지 않고 외형만 꾸며낸 사람을 가리킨다)이나 타인의 이름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그 납입책임을 부과하고 있지만, 누가 주주인지에 관해서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타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 누가 주주인지는 결국 주식인수를 한 당사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발기설립의 경우에는 발기인 사이에, 자본의 증가를 위해 신주를 발행할 경우에는 주식인수의 청약자와 회사 사이에 신주를 인수하는 계약이 성립한다. 이때 누가 주식인수인이고 주주인지는 결국 신주인수계약의 당사자 확정 문제이므로, 원칙적으로 계약당사자를 확정하는 법리를 따르되, 주식인수계약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발기인은 서면으로 주식을 인수하여야 한다(상법 제293). 주식인수의 청약을 하고자 하는 자는 주식청약서 2통에 인수할 주식의 종류·수와 주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하여야 한다(상법 제302조 제1, 425). 이와 같이 상법에서 주식인수의 방식을 정하고 있는 이유는 회사가 다수의 주주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형식적이고도 획일적인 기준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이와 관련된 사무처리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할 때에도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여야 한다.

 

타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는 경우에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 확정 문제는 다음과 같이 두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가설인 명의로 또는 타인의 승낙 없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는 약정을 한 경우이다. 가설인은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 한편 타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면서 그 승낙을 받지 않은 경우 명의자와 실제로 출자를 한 자 중에서 누가 주식인수인인지 문제 되는데, 명의자는 원칙적으로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 자신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는 데 승낙하지 않은 자는 주식을 인수하려는 의사도 없고 이를 표시한 사실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출자자가 가설인 명의나 타인의 승낙없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고 출자를 이행하였다면, 주식인수계약의 상대방(발기설립의 경우에는 다른 발기인, 그 밖의 경우에는 회사)의 의사에 명백히 반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의 지위를 취득한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기로 약정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

는 계약 내용에 따라 명의자 또는 실제 출자자가 주식인수인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는 명의자를 주식인수인으로 보아야 한다. 명의자와 실제 출자자가 실제 출자자를 주식인수인으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에도 실제 출자자를 주식인수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실제 출자자를 주식인수인으로 하기로 한 사실을 주식인수계약의 상대방인 회사 등이 알고 이를 승낙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상대방은 명의자를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실제 출자자가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로 인정된 경우의 주주권 행사에 관하여 종전의 판례 법리는 다음과 같았다. 주식회사가 주주명부상의 주주에게 주주총회의 소집을 통지하고 그 주주로 하여금 의결권을 행사하게 하면, 그 주주가 단순히 명의만을 대여한 이른바 형식주주에 불과하여도 주주명부의 면책적 효력에 의해 그 의결권행사는 적법한 것으로 인정된다(상법 제353조 참조). 하지만 주식회사가 주주명부상의 주주가 형식주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고 또한 이를 용이하게 증명하여 의결권 행사를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의결권 행사를 용인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경우에는 그 의결권 행사는 위법하게 된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645818 판결 등).

 

하지만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음과 같이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자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 역시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간에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으며,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않고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는 주주명부에의 기재 또는 명의개서청구가 부당하게 지연되거나 거절되었다는 등의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 이른바 허수아비행위

 

예컨대 갑이 을로부터 농지를 매수하려고 하는데 농지취득자격이 없어서 그 자격이 있는 병(허수아비)을 내세워 병이 을과 농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말한다. 갑이 직접 병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병을 내세워 병이 스스로 계약을 체결하는 점에서 앞서 본 타인의 명의를 사용한 법률행위와 형식상 구별된다.

이렇게 허수아비를 내세워 법률행위를 하는 경우는 주로 당사자의 명의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거래일 것이므로(예컨대 허수아비를 내세워 대출을 받거나 예금을 하는 경우 등), 규범적 해석에 의하여 행위자이자 명의자가 당사자로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법률행위의 실질적, 경제적 효과를 받는 배후자를 당사자로 하는 데 명시적, 묵시적 합의가 있는 경우라면 자연적 해석에 의하여 배후자가 당사자로 확정되고 허수아비의 행위는 대리행위로 평가될 것이다.

 

. 예금계약에서 예금주의 확정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45828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내용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남편인 김*수가 2006. 2. 13. 원고를 대리하여 주식회사 좋은상호저축은행(이하 소외 저축은행이라 한다)에서 원고 명의로 신규 정기예금 계좌(이하 이 사건 예금계좌라 한다)를 개설하고 4,200만 원을 예치하였는데, 이 사건 예금계좌 개설 당시 작성된 예금거래신청서의 신청인란에는 원고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원고의 주민등록증 사본이 붙어 있으며, 위 예금거래신청서의 실명확인란에는 담당자와 책임자의 확인 도장이 날인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예금계좌의 통장 등은 원고 명의로 발급되었고, 소외 저축은행의 거래내역 현황에는 원고를 이 사건 예금계좌의 권리자로 기재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수는 원고를 대리하여 소외 저축은행의 담당직원에게 원고 명의의 예금거래신청서를 작성·제출함과 아울러 실명확인 절차에 필요한 증표로서 원고의 주민등록증을 제출하여 원고를 예금명의자로 하는 예금계좌의 개설을 신청하였고, 소외 저축은행의 담당직원은 이러한 신청을 받아들여 원고 명의의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고 그 취지를 위 예금거래신청서에 기재하는 등으로 원고와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위 예금거래신청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그 당시 소외 저축은행과 김*수 사이에서 원고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원고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김*수와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김*수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반환청구권이 귀속되는 예금계약의 당사자는 원고라고 보아야 한다.

 

 분석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금융기관과 예금계약을 체결하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금융기관에 대한 관계에서 그 예금계약의 당사자, 즉 예금주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고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처분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와 아울러 투명한 금융거래를 추구하는 금융실명제 관련 법령의 규정과 입법취지, 예금계약 관련 기본약관, 금융실무의 관행, 예금거래의 특수성, 예금명의자와 금융기관의 의사 및 신뢰보호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당하고, 예금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예금계약당사자의 해석에 관한 법리는, 예금명의자 본인이 금융기관에 출석하여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나 예금명의자의 위임에 의하여 자금 출연자 등의 제3자가 대리인으로서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인인 예금명의자의 의사에 따라 예금명의자의 실명확인 절차가 이루어지고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하여 예금계약서를 작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본 바와 달리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5386 판결은, 이 금융기관에 피고인 명의로 예금을 하면서 자신만이 이를 인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여 금융기관 직원이 예금관련 전산시스템에 이 예금, 인출 예정이라고 입력하였고 피고인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그 후 피고인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예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금융기관의 변제공탁으로 패소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금융기관과  사이에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피고인 명의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인 피고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에게 이를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어 예금주는 여전히 피고인이라는 이유로, 이와 달리 예금주가 이라는 전제하에 피고인에게 사기미수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예금계약의 당사자 확정 방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47169 판결 : 원심은, 피고가 5년이 넘게 하나은행과 예금갱신 등 예금거래를 하면서 이 사건 예금계좌를 관리하는 동안 망인(예금 명의인)이 하나은행에 방문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를 확인하거나 그에 관한 권리주장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 자신이 이 사건 예금계좌의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이 사건 예금계좌의 통장도 보관하였으며, 하나은행은 피고의 요청에 의하여 피고의 입회 또는 동의하에서만 이 사건 예금계좌를 해지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하나은행은 망인의 사망 후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인지 아니면 피고인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하였던 사정 등을 참작하여, 하나은행과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예금계좌에 관하여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서 등에 예금명의자로 기재된 망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피고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위와 같이 최초 예금계좌의 개설 당시 하나은행이 명확하게 알기 어렵거나 하나은행과의 예금계약과는 별개인 망인과 피고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에 불과한 비밀번호의 등록·관리 및 통장의 관리, 예금갱신 등의 사정과, 하나은행이 이 사건 예금계좌에 관한 망인의 해지권을 일부 제한하고, 원고들 혹은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변제공탁을 하였던 사정만으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서 등에 예금명의자로 기재된 망인이 아닌 피고를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반환청구권이 귀속되는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판단한 데에는, 금융실명제 아래에서의 예금계약당사자의 해석 및 확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고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 금융실명법에 의한 실명확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한편, 정형적으로 신속하게 예금거래를 처리할 필요가 있는 금융기관이 스스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본인인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취급하여 놓고도 이와 달리 대리인으로 온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하기로 하는 다른 합의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려면, 금융기관및 그 담당직원이 금융실명법 위반에 따른 행정상 제재와 향후 예금주 확정을 둘러싼 분쟁 발생의 위험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그와 같은 합의를 하기에 이르렀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금융기관이 굳이 위와 같은 불이익과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그와 같은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금융기관이 예금계약 체결 당시, 실명확인 절차와 마찬가지로 출연자 등의 인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출연자 등이 예금계약서 작성 등에 의하여 표시된 예금명의자의 의사를 배제하고 예금반환청구권을 출연자 등에게 귀속시키는 예금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정을 명확히 알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금융기관이 본인인 예금명의자의 대리인의 자격으로 예금계약서 등을 작성함에 불과한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쉽게 인정할 수 없다. 이는 금융기관이 이러한 사정을 명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본인이 아닌 대리인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전적으로 귀속시키는 예금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는 것이어서 경험법칙에 명백히 반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금계약의 체결 후에 출연자 등이 예금명의자에게 예금통장 및 거래 인감도장 등을 교부하지 않고 이를 소지하며 예금의 이자나 원금 등을 인출하여 왔다는 사정은, 예금계약 체결 당시 금융기관으로서는 명확히 알 수 없었던 사정이므로 이를 가지고 예금계약 체결 당시 금융기관이 그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뿐만 아니라, 설령 금융기관이 예금계약 체결 당시 위와 같은 사정 등을 알았다 하더라도, 출연자 등은 금융기관과의 관계에서 예금계약상의 예금반환청구권이 예금명의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하면서도 예금명의자로부터 위임을 받아 그 대리인으로서 예금통장과 도장 등을 소지하여 예금의 반환을 구하거나 예금의 반환을 수령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므로(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40074 판결 등 참조),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 사이에, 실명확인 절차를 거친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예금계약 체결 후의 예금통장과 도장 및 비밀번호의 관리와 예금의 인출 및 인출된 자금의 관리에 관한 사정은 예금명의자와 출연자 등 사이의 내부적인 법률관계에 따라서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을 예금계약당사자 해석에 관한 근거자료로 삼는 것은 예금명의자와 출연자 등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를 섣불리 그와 별개인 금융기관과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 관계에 반영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금융실명법의 입법취지 및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서 등에 객관적으로 표시된 예금명의자와 금융기관의 의사에 반하여 예금계약의 당사자를 정하려는 것이므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2. 4. 23. 선고 200178256 판결,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173183 판결 등 참조).

 

 예금명의자가 예금주로 확정되는 경우 출연자와 예금명의자 사이의 법률관계

 

이는 그들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나, 만약 예금계약에 관한 명의신탁관계가 있는 경우라면 그 명의신탁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명의신탁자인 실제 출연자는 명의수탁자인 예금명의자를 상대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예금반환채권의 양도 및 그 양도통지를 청구할 수 있고, 나아가 이를 피보전권리로 하여 예금반환채권의 추심·처분금지가처분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다.

 

 비법인 단체인 경우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표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237691 판결 참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실지명의(이하 실명이라 한다)는 주민등록표상의 명의, 사업자등록증상의 명의,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명의이다(2조 제4).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야 한다(3조 제1). 누구든지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2조 제3호에 따른 불법재산의 은닉, 같은 조 제4호에 따른 자금세탁행위 또는 같은 조 제5호에 따른 공중협박 자금조달행위 및 강제집행의 면탈, 그 밖에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서는 안 된다(3조 제3). 실명거래의 확인 방법과 절차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3조 제7).

그 위임에 따라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개인, 법인 그리고 비법인 단체 등으로 구분하여 실명과 그 확인 방법을 정하고 있다. 개인의 경우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실명으로 하고, 주민등록증 등의 증표·서류에 의하여 실명을 확인한다(3조 제1, 4조의2 1항 제1). 비법인 단체의 경우 단체를 대표하는 자의 실명을 단체의 실명으로 하고 대표자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등과 같은 증표·서류에 의하여 실명을 확인하며, 다만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고유번호나 소득세법에 따른 납세번호를 부여받은 단체의 경우 그 문서에 기재된 단체명과 고유번호 또는 납세번호를 단체의 실명으로 하고 고유번호 또는 납세번호를 부여받은 문서나 그 사본에 의하여 실명을 확인한다(3조 제3, 4조의2 1항 제3).

이러한 규정의 문언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면,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고유번호나 소득세법에 따른 납세번호를 부여받지 않은 비법인 단체의 경우 그 대표자가 단체를 계약의 당사자로 할 의사를 밝히면서 대표자인 자신의 실명으로 예금계약 등 금융거래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기관이 그 사람이 비법인 단체의 대표자인 것과 그의 실명을 확인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단체를 계약의 당사자로 하는 의사가 일치되었다고 할 수 있어 금융거래계약의 당사자는 비법인 단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267204 판결).

 

. 이른바 차명대출(借名대출)’에서 주채무자의 확정

 

 문제 제기

 

예를 들어 갑이 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대출에 제한이 있어(신용불량자 또는 동일인대출액한도 초과) 병의 승낙을 얻어 병의 이름으로(타인 명의의 법률행위) 또는 병을 내세워(허수아비행위) 대출을 받은 경우 대출계약의 주채무자는 명의대여자인 병인가 아니면 명의차용자인 갑인지가 문제된다.

 

 명의대여자가 대출계약의 주채무자로 확정되는 경우

 

 은행과의 외부관계

 

명의대여자와 은행이 일치하여 명의대여자가 법률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에는 자연적 해석에 의하여, ‘명의대여자는 법률적인 책임을 지지 않을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은행은 명의대여자에게 법률적인 책임을 지울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에는 규범적 해석에 의하여 각 명의대여자가 대출계약의 당사자가 된다.

 

그리고 전자의 경우에는 명의대여자의 진의와 표시행위의 객관적 의미가 일치하기 때문에 비진의표시 또는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지 않고, 후자의 경우에는 명의대여자는 비진의표시로서 무효라는 항변을 하게 될 텐데, 은행이 명의대여자의 내심의 의사 즉 단순히 명의만을 빌려주고 법률적인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의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8403 판결).

 

 명의차용자, 연대보증인, 물상보증인과의 내부관계

 

 위의 경우, 명의차용자(실제로는 스스로 대출금을 받아 사용)가 연대보증인 또는 물상보증인이 되는 때가 있는데, 그러한 지위에서 은행에 대출금을 변제하더라도 주채무자인 명의대여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94. 6. 10. 선고 942701 판결 : 실제차주가 화물자동차를 지입회사 명의로 할부로 매수하면서 할부대금의 지급보증을 위하여 보험회사와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실제차주를 위하여 보증보험계약상의 연대보증인이 된 실제차주의 장인이 할부대금을 대위지급한 보험회사에게 구상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 보증보험계약상 구상채무의 주채무자인 지입회사에 구상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예를 들어 실질적인 채무자와 실질적인 물상보증인이 공동으로 담보를 제공하여 대출을 받으면서 실질적인 물상보증인이 저당권설정등기에 자신을 채무자로 등기하도록 한 경우, 실질적 물상보증인인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는지와 관계없이 내부관계에서는 실질적 채무자인 물상보증인이 변제를 하였더라도 그에 대하여 구상의무가 없으므로, 실질적 채무자인 물상보증인이 채권자를 대위하여 실질적 물상보증인인 채무자에 대한 담보권을 취득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341097, 41103 판결 : 원고와 소외인이 공유하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자를 A농업협동조합, 채무자를 원고, 채권최고액을 2 6,000만 원으로 하여 설정된 이 사건 9번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실질적인 채무자는 원고와 소외인의 내부관계에서는 대출명의인인 원고가 아니라 소외인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부동산 중 소외인 지분에 대한 이 사건 9번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소외인이 그 소유권을 잃었더라도 대출명의인인 원고가 실질적인 채무자인 소외인에 대하여 구상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반대로 명의대여자가 은행에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에는 명의차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다른 연대보증인 또는 물상보증인이 은행에 대출금을 변제하였다면 형식상 주채무자인 명의대여자의 구상책임은 어떠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에 있어 제3자가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가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내부관계에서는 실질상의 주채무자가 아닌 한 연대보증책임을 이행한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당연히 주채무자로서의 구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연대보증인이 제3자가 실질적 주채무자라고 믿고 보증을 하였거나 보증책임을 이행하였고,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제3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어 제3자에게 그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구체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이는 경우 등에 한하여 제3자가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의 전액 구상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47631 판결. 물상보증 사안으로는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75648 판결,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380429, 80436 판결 참조).

 

 다만, 실질상의 주채무자(명의차용자), 연대보증인, 형식상의 주채무자(명의대여자) 3자간의 실질적인 법률관계에 비추어 형식상의 주채무자가 실질상의 주채무자를 연대보증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는 공동보증인 간의 구상권 행사 법리에 따라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구상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고, 한편 구상권 범위 산정의 기준이 되는 부담 부분은 그에 관한 특약이 없는 한 균등한 것으로 추정된다(대법원 1999. 10. 22. 선고 9822451 판결 : 병과 친분관계에 있던 갑과 을이 병의 부탁으로 아무 대가없이 병의 자금조달을 위하여 갑은 금융기관과의 어음거래약정상 형식상의 주채무자가 되고 을은 그 연대보증인이 되었는데 갑, 을은 서로 그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경우, 갑과 을 사이의 내부관계에서는 병의 어음채무의 상환을 각각 연대보증한다는 취지의 양해가 묵시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갑은 을이 대위변제한 금액의 1/2에 대한 구상의무가 있다고 본 사례).

 

 명의차용자가 대출계약의 주채무자로 확정되는 경우

 

 은행과의 외부관계

 

명의대여자와 은행이 일치하여 명의대여자가 법률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에는 자연적 해석에 의하여 명의차용자가 대출계약의 당사자가 된다. 판례는 이 경우를 명의대여자와 은행 사이의 대출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이론 구성하나, 이는 명의대여자가 그러한 취지의 항변을 했기 때문이고, 이론상으로는 명의대여자는 계약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이 경우 은행과 명의차용자 사이의 대출계약이 대출을 제한하는 법규를 위반한 것이 되어 무효가 될 수도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효력법규인 경우).

 

이처럼 명의차용자가 대출계약의 주채무자로 확정되는 경우에는 대출 문서에 나타난 주채무자와 실제 주채무자가 다르게 되어 제3자와의 관계에서 다소 어려운 법률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예컨대 제3자가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채권을 양수한 후 명의대여자에게 양수금 청구를 할 때 명의대여자는 실제 대출금채무자는 명의차용자라고 항변할 수 있을까?

판례와 같이 명의대여자와 은행 사이의 대출계약을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이론 구성하게 되면 위 대출금채권의 양수인은 제108조 제2항이 정한 제3자에 해당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231537 판결 등), 계약당사자 확정의 문제로 접근하게 되면 그 해결이 쉽지 않다.

명의대여자는 스스로 자기가 마치 대출계약의 주채무자인 것과 같은 허위의 외관을 만들었기 때문에 제10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명의차용자, 연대보증인, 물상보증인과의 내부관계

 

명의대여자는 적어도 연대보증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대법원은 대출절차상의 편의를 위하여 명의만을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채무자로 볼 수 없는 경우, 그 형식상 주채무자가 실질적인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될 의사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에게 실질적 주채무자에 대한 보증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라고 한다(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68366 판결 등).

 

 판단 기준

 

요컨대 차명대출에서 대출계약의 주채무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의 핵심은 은행이 명의대여자에게 법률적인 책임을 지울 의사가 있었는가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인데,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은 대출할 때 채무자의 직업, 재산, 자력 등에 관한 기초적인 신용조사를 하게 되므로 은행이 대출 과정에서 명의대여자에 대한 신용조사를 얼마나 철저하게 하였는지가 이를 판단하는 데 일응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8. 9. 4. 선고 9817909 판결 참조).

 

바. 비법인 단체와 그 대표자 이름이 예금통장에 기재된 경우 비법인단체인 원고가 예금계약의 당사자인지 여부, 예금계약의 당사자가 비법인단체인지 그 대표자 개인인지 여부(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다267204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비법인 단체와 그 대표자 이름이 예금통장에 기재된 경우 비법인 단체인 원고가 예금계약의 당사자인지 여부이다.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표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237691 판결 참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실지명의(이하 실명이라 한다)는 주민등록표상의 명의, 사업자등록증상의 명의,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명의이다(2조 제4).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야 한다(3조 제1). 누구든지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2조 제3호에 따른 불법재산의 은닉, 같은 조 제4호에 따른 자금세탁행위 또는 같은 조 제5호에 따른 공중협박 자금조달행위 및 강제집행의 면탈, 그 밖에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서는 안 된다(3조 제3). 실명거래의 확인 방법과 절차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3조 제7).

그 위임에 따라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개인, 법인 그리고 비법인 단체 등으로 구분하여 실명과 그 확인 방법을 정하고 있다. 개인의 경우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실명으로 하고, 주민등록증 등의 증표·서류에 의하여 실명을 확인한다(3조 제1, 4조의2 1항 제1). 비법인 단체의 경우 단체를 대표하는 자의 실명을 단체의 실명으로 하고 대표자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등과 같은 증표·서류에 의하여 실명을 확인하며, 다만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고유번호나 소득세법에 따른 납세번호를 부여받은 단체의 경우 그 문서에 기재된 단체명과 고유번호 또는 납세번호를 단체의 실명으로 하고 고유번호 또는 납세번호를 부여받은 문서나 그 사본에 의하여 실명을 확인한다(3조 제3, 4조의2 1항 제3).

이러한 규정의 문언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면,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고유번호나 소득세법에 따른 납세번호를 부여받지 않은 비법인 단체의 경우 그 대표자가 단체를 계약의 당사자로 할 의사를 밝히면서 대표자인 자신의 실명으로 예금계약 등 금융거래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기관이 그 사람이 비법인 단체의 대표자인 것과 그의 실명을 확인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단체를 계약의 당사자로 하는 의사가 일치되었다고 할 수 있어 금융거래계약의 당사자는 비법인 단체라고 보아야 한다.

 

 비법인사단인 원고의 대표자는 신용협동조합에서 예금계좌를 개설하였는데, 피고가 대표자에 대한 채권에 기해 위 예금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예금주가 원고라고 주장하며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원고와 그 대표자, 신협 사이에 원고를 이 사건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사례이다.

 

4. 공동명의예금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635-638 참조]

 

. 공동명의예금의 의의

 

 일반적으로 공동명의예금이란 2인 이상이 공동명의인으로 되어 있는 예금을 말한다.

따라서 공동명의예금이 아닌 통상의 예금계좌를 개설하면서 거래인감만을 2개로 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예금청구서에 2개의 거래인감을 모두 날인하여야 하기 때문에 일방이 단독으로 인출하기는 어려워 감시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 금융실명제 하에서 예금주는 원칙적으로 명의인 단독으로 되기 때문에(대법원 1998. 6. 12. 선고 9718455 판결 등 참조) 금융기관이 명의인에 대한 채권(대출금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에는 단지 거래인감만을 가지고 있는 명의인 아닌 자는 속수무책이 되는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방식은 현재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예금주들이 예금의 인출을 청구할 때에는 공동으로 기명·날인한 예금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공동형식의 청구서와 통장의 제출이 있으면 어느 한 사람의 청구가 있어도 지급에 응하며, 예금주들은 예금의 분할 지급을 청구하거나 기타 단독으로 예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특약이 있는 상품만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내용의 특약만 공동반환특약이라 하고, 이러한 공동반환특약부 공동명의예금만을 다루기로 한다.

 

 참고로 공동명의매수에 관한 판례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수인이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한 경우, 매수인들 사이의 법률관계는 공유관계로서 단순한 공동매수인에 불과할 수도 있고, 그 수인을 조합원으로 하는 동업체에서 매수한 것일 수도 있는데(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30622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75635, 75642 판결 등 참조), 부동산의 공동매수인들이 전매차익을 얻으려는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상호 협력한 것에 불과하고 이를 넘어 공동사업을 경영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들 사이의 법률관계는 공유관계에 불과할 뿐 민법상 조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60778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79729 판결 등 참조). 공동매수의 목적이 전매차익의 획득에 있을 경우 그것이 공동사업을 위하여 동업체에서 매수한 것이 되려면, 적어도 공동매수인들 사이에서 그 매수한 토지를 공유가 아닌 동업체의 재산으로 귀속시키고 공동매수인 전원의 의사에 기초하여 전원의 계산으로 처분한 후 그 이익을 분배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만 할 것이고, 이와 달리 공동매수 후 매수인별로 토지에 관하여 공유에 기한 지분권을 가지고 각자 자유롭게 그 지분권을 처분하여 대가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 이를 동업체에서 매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5140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39918 판결 참조)

 

. 공동명의예금의 개설 유형

 

실무상 공동명의예금이 개설되는 사례들을 분석하여 보면, 크게  공동명의인들 사이에 조합관계가 존재하여 동업자금을 공동명의로 예금하는 경우와  동업 이외의 특정 목적을 위하여 공동명의로 예치해 둠으로써 그 목적이 달성되기 전에는 공동명의인 중 어느 1인이 단독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동명의로 예금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법원도 공동명의예금에는 이러한 두 가지 유형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대법원에서 문제가 된 사안들은 모두 후자의 경우이었고(예컨대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572430 판결은, 주택분양사업의 시공사가 시행사에 대하여 갖는 기성 공사대금채권 등의 우선적 지급을 실효성 있게 확보하기 위하여 시공사와 시행사 공동명의로 예금계좌를 개설한 사안에서, 이들의 약정에 따라 일정 시점에서 각자에게 귀속되는 예금채권의 지분이 정해지고 시공사와 시행사 각자에게 분할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전자의 경우에 관한 판례는 아직 없다.

 

. 예금주 확정의 기준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당하고, 예금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예금계약당사자의 해석에 관한 법리는, 예금명의자 본인이 금융기관에 출석하여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나 예금명의자의 위임에 의하여 자금 출연자 등의 제3(이하 출연자 등이라 한다)가 대리인으로서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인인 예금명의자의 의사에 따라 예금명의자의 실명확인 절차가 이루어지고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하여 예금계약서를 작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본 바와 달리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45828 전원합의체 판결).

 

. 공동명의예금의 법률관계

 

공동명의예금과 관련된 법률적 쟁점은 크게 다음 세 가지이다.

 

 공동명의예금의 인출 방법과 관련하여 공동명의인들은 반드시 함께 예금의 지급을 청구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공동명의인 중 1인이 다른 공동명의인들의 동의를 얻어 단독으로 예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 만일 단독으로 예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하여 금융기관이 그의 내부적 지분비율을 들어 다툴 수 있는지 여부

 

 공동명의인 중 1인의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예금채권에 대하여 강제집행(압류 및 추심·전부명령)이 가능한지. 만일 가능하다면 추심·전부채권자의 청구에 대하여 금융기관이 공동반환특약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금융기관이 공동명의인 중 1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의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예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은행에 공동명의로 예금을 하고 은행에 대하여 그 권리를 함께 행사하기로 한 경우에 만일 동업자금을 공동명의로 예금한 경우라면 채권의 준합유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나,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각자가 분담하여 출연한 돈을 동업 이외의 특정 목적을 위하여 공동명의로 예치해 둠으로써 그 목적이 달성되기 전에는 공동명의 예금채권자가 단독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동명의로 예금을 개설한 경우라면, 하나의 예금채권이 분량적으로 분할되어 각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에게 공동으로 귀속되고, 각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이 예금채권에 대하여 갖는 각자의 지분에 대한 관리처분권은 각자에게 귀속되는 것이고, 다만 은행에 대한 지급 청구만을 공동반환의 특약에 의하여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모두가 공동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는데, 후자의 경우 즉 공동반환특약부 분할채권이 성립하는 경우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전자의 경우 즉 예금채권의 준합유가 성립하는 경우에 관한 판례는 아직 없다).

 

 공동명의예금의 인출방법은 공동명의예금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 이용되고 있는 공동반환특약에 의하면, 공동명의인 중 1인은 다른 공동명의인들의 동의를 얻어 단독으로 예금 전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공동명의예금의 반환청구소송은 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니다.

 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070989 판결 : 공동명의예금의 인출방법은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 사이의 공동명의예금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계약의 내용은 공동명의자 전원의 인감증명이 날인된 예금청구서에 의하는 한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단독으로 예금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공동명의자 중 1인은 다른 공동명의자의 동의를 받아 단독으로 예금을 청구할 수 있고, 다른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을 공동 피고로 하여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하여는 단독 예금청구에 관한 동의를, 금융기관에 대하여는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한 승소를 전제로 한 예금청구를 소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다른 공동명의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이상 공동명의예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금융기관이 공동명의자들 사이의 내부적 지분을 들어 정당한 예금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331825 

결도 같은 취지).

 

 공동명의인 중 1인의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예금채권은 압류·추심명령의 대상이 되고, 금융기관은 추심채권자의 청구에 대하여 공동반환특약으로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7319 판결 :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에 대한 채권자로서는 그 1인의 지분에 상응하는 예금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 등을 얻어 이를 집행할 수 있고, 한편 이러한 압류 등을 송달받은 은행으로서는 압류채권자의 압류명령 등에 기초한 단독 예금반환청구에 대하여, ‘공동명의 예금채권자가 공동으로 그 반환을 청구하는 절차를 밟아야만 예금청구에 응할 수 있다.’는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과 사이의 공동반환특약을 들어 그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을 경우,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로서는 각자의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의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공동반환특약을 체결하는 방법에 의하여, 그들의 예금채권에 대한 강제집행 가능성을 사실상 박탈 내지 제한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압류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역시 공동명의인들 사이에 조합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안에서 공동명의인 중 1인의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예금채권의 압류·전부 대상성을 부정한 대법원 1989. 1. 17. 선고 87다카8 판결의 입장과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판결로써 87다카8 판결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은 공동명의인 중 1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의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예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255908 판결 :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에 대한 별개의 대출금채권을 가지는 은행으로서는 그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의 지분에 상응하는 예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상계할 수 있고, 다만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이 다른 공동명의 예금채권자의 지분을 양수하였음을 이유로 그 지분에 대한 은행의 상계주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과 은행 사이에 예금반환채권의 귀속에 관한 별도의 합의가 있거나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5. 지명채권에 대한 가압류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307-311 참조

 

가. 지명채권에 대한 가압류명령

 

 지명채권을 가압류할 때에는 주문에 가압류의 목적인 채권을 가압류한다는 뜻을 선언함과 동시에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명령만을 한다(민집 296 3).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의 처분과 영수를 금지하는 명령(민집 227 1)을 하지 않는 점이 본압류와 다르나, 채권을 확보한다는 목적에서 보면 효력에 차이가 없다.

3채무자는 보전처분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가압류로 직접 영향을 받게 되므로 가압류명령에 표시한다.

 

 공무원 또는 회사 직원의 임금 또는 퇴직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는 채무자의 이름과 주소 외에 소속 부서, 직위, 주민등록번호 등 채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항을 기재하도록 한다(재민 94-3).

3채무자가 국가나 법인인 때에는 그 소관부처나 소관지점을 명시하여 업무처리의 신속을 기한다.

사립학교 교직원이 아닌 초·중등학교 교육공무원의 급여를 받을 권리 등을 가압류하고자 하는 경우 제3채무자는 특별시·광역시 및 도가 되며 그 대표자는 도지사가 아닌 교육감이 된다.

 

 주문례

 

1.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별지 기재 채권을 가압류한다.

2 3채무자는 채무자에게 위 채권에 관한 지급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채무자는 다음 청구금액을 공탁하고 집행정지 또는 그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나. 집행과 그 효력

 

 채권가압류는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이 기재된 가압류명령 정본을 송달함으로써 집행한다.

집행법원은 가압류명령을 한 법원이 되며(민집 296 2), 법원은 따로 집행신청을 기다리지 않고 가압류명령과 동시에 제3채무자에게 정본을 송달한다.

 

가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불능된 경우에는 채권자로부터 주소보정을 받아 재송달한다.

이때 채권자가 가압류의 집행기간인 2주를 지나서 주소를 보정하더라도 주소보정명령에서 정한 기간 내의 주소보정이면 집행기간의 경과 여부를 불문하고 종전 집행의 속행으로 보아 재송달하고, 보정기간 안에 주소를 보정하지 않거나 재송달도 불능으로 된 경우에는 종결 처리하고 있다(채권압류와 달리 공시송달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실무의 입장이다).

 

 채권가압류의 효력은 제3채무자에게 정본이 송달됨으로써 발생한다(민집 291, 227 3).

채권가압류명령의 경정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경정된 가압류명령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당초의 가압류명령 정본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에 소급하여 경정된 가압류명령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경정결정이 그 허용한계 내의 적법한 것인 경우에 있어서도 제3채무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 객관적으로 경정결정이 당초 가압류명령의 동일성에 실질적으로 변경을 가하는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경정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에 비로소 경정된 가압류명령의 효력이 발생한다(대판 2005. 1. 13. 200329937).

 

 3채무자가 가압류명령을 송달받은 후 채무자에게 채권을 변제하는 등 채권을 소멸시키는 행위를 하였거나 채권의 가치를 감소 또는 조건 성취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그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에 의한 변제의 수령도 채권가압류가 해제되지 않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집행채권을 갖고 있는데 그 집행채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가 집행되면 이는 집행장애사유에 해당하게 되고, 집행채권자인 채무자는 집행채무자인 제3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을 받는 방법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집행채권의 현금화나 만족적 단계에 이르지 아니하는 보전적 처분인 압류명령을 받는 것은 가능하다. 대결 2000. 10. 2. 20005221, 대판 2016. 9. 28. 2016205 915).

 

그러나 채권가압류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의 처분을 금지하는 명령을 발하지 않으므로(민집 296 3), 가압류된 채권도 이를 양도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다만 가압류된 채권을 양수한 양수인은 그러한 가압류로 권리가 제한된 상태의 채권을 양수한다(대판 2000. 4. 11. 9923888).

 

 채권가압류집행 후에 채무자와 제3채무자와의 사이에 변제 이외의 방법으로 가압류된 채권을 소멸하게 하는 행위를 한 경우의 효력이 문제되는데, 채권가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의 지급금지를 명하는 것이므로 변제 이외에도 채권을 소멸 또는 감소시키는 등의 행위는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하지만 가압류의 처분제한 효력은 가압류채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가압류채권자가 그 처분행위의 효력을 긍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대판 2007. 1. 11. 200547175).

기존재무에 대하여 채권가압류가 마쳐진 후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 준소비대차 약정이 체결된 경우, 준소비대차 약정은 가압류된 채권을 소멸시키는 것이어서 채권가압류의 효력에 반하므로 채무자와 제3채무자는 준소비대차의 성립을 가압류채권자에게 주장할 수 없게 된다(대판 2007. 1. 11. 200547175).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가압류된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를 합의하여 해제·해지하면 가압류된 채권이 소멸하게 되므로, 이러한 합의해제·해지로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예를 들어, 현재와 장래의 임금채권에 대한 가압류가 이루어졌어도 그 발생원인인 근로계약(이른바 계속적 계약관계에 해당)의 합의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에는 이론이 없으나 다만 합의해지 이전에 이미 집행이 완료된 임금채권 가압류에 대하여는 영향이 없다).

 

매매대금채권이 가압류된 이후에 매매계약(이른바 일시적 계약관계에 해당)을 합의해제한 경우 그 합의해제에 의하여 가압류된 채권이 소멸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견해 대립이 있다.

판례는 채권가압류에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하는 효력은 없으므로 제3채무자는 채권가압류가 있은 후라도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를 합의해제하고 이로 인하여 가압류된 채권이 소멸되었다는 사유를 들어 가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있고, 다만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가압류된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관계를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는 예외라고 한다(대판 1991. 11. 12. 9129736, 대판 2001. 6. 1. 9817930 ).

 

채권가압류 후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이전하는 계약인수가 이루어진 경우 양수인은 가압류에 의하여 권리가 제한된 상태의 채권을 이전받게 되므로, 3채무자는 계약인수에 의하여 그와 채무자(양도인) 사이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였음을 내세워 가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없다(대판 2015. 5. 14. 201241359).

 

3채무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법률상의 지위를 그대로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게 되므로 가압류의 효력발생 당시에 제3채무자의 자동채권과 채무자의 수동채권이 상계적싱에 있거나 자동채권이 가압류 당시 변제기에 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피가압류채권인 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변제기에 도달하는 경우라면 추심명령 또는 전부명령 송달 이후에도 상계할 수 있다[대판 1987. 7. 7. 86다카2762, 대판() 2012. 2. 16. 201145521].

 

 채권가압류에 있어서 제3채무자의 채무자에 대한 지급금지는 집행보전을 위하여 인정된 것이므로 그 목적의 범위를 넘어서 채무자의 법률적 활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가압류집행이 이루어졌더라도 자신의 채권에 대하여 현실적인 만족을 얻지 않는 이상 가압류채무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고 그 밖에 소송 외에서 어떠한 방법을 취하더라도 무방하며 단지 강제집행을 할 수 없을 뿐이다(대판 1989. 11. 24. 88다카25038, 대판 2000. 4. 11. 9923888).

특히 가압류된 채권이 시효로 소멸할 염려가 있는 때에는 채무자가 시효중단을 위하여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대판 2003. 5. 13. 200316238).

 

 금전채권이 압류되어도 그 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제3채무자는 그 지체책임을 면할 수 없는데, 이러한 사정은 가압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판() 1994. 12. 13. 93951].

이에 따라 민사집행법은 제3채무자로 하여금 가압류를 이유로 하여 공탁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민집 291, 248 1), 공탁으로 제3채무자는 채무를 면하고 가압류의 효력은 청구채권액에 해당하는 채무자의 공탁금출급청구권에 존속하게 된다(민집 297).

가압류를 이유로 한 공탁은 압류를 이유로 한 공탁과 달리 그 공탁금으로부터 배당 등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의 범위를 확정하는 배당가입차단효가 없고, 배당절차를 개시하는 사유도 되지 않는다.

후에 채무자의 공탁금 출급청구권에 대한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압류명령이 국가(공탁관)에 송달되면, 민사집행법 291, 248 1항에 따른 공탁은 같은 법 248조에 따른 집행공탁으로 바뀌어 공탁관은 즉시 압류명령의 발령 법원에 그 사유를 신고하여야 하고, 이로써 가압류의 효력이 미치는 부분에 대한 채무자의 공탁금 출급청구권은 소멸하고, 그 부분 공탁금은 배당재단이 되어 집행법원의 배당절차에 따른 지급위탁에 의해서 출급이 이루어지게 된다(대판 2019. 1. 31. 201526009).

 

 가압류의 집행절차에서는 현금화절차를 행할 수 없으므로 채권자는 가압류 상태에서 전부명령이나 추심명령을 받을 수는 없다.

 

 채권에 대한 가압류집행의 신청이 취하되거나 가압류집행의 절차를 취소하는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법원사무관등은 가압류명령을 송달받은 제3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민집규 218, 160 1).

가압류집행의 신청이 취하된 때에는 법원사무관등은 가압류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에게도 그 사실을 통지한다(민집규 16).

 

6. 채권양도와 양도금지의 특약

 

. 지명채권의 양도

 

 채권양도계약과 양도의무계약의 구별(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100711 판결 참조)

 

 지명채권의 양도라 함은 채권의 귀속주체가 법률행위에 의하여 변경되는 것, 즉 법률행위에 의한 이전을 의미한다.

여기서 법률행위란 유언 외에는 통상 채권이 양도인에게서 양수인으로 이전하는 것 자체를 내용으로 하는 그들 사이의 합의(이하 채권양도계약이라고 한다)를 가리키고, 이는 이른바 준물권행위 또는 처분행위로서 성질을 가진다.

 

 그와 달리 채권양도의 의무를 발생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하 양도의무계약이라고 한다)은 채권행위 또는 의무부담행위의 일종으로서, 이는 구체적으로는 채권의 매매(579조 참조)나 증여, 채권을 대물변제로 제공하기로 하는 약정, 담보를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합의(즉 채권양도담보계약), 채권의 추심을 위임하는 계약, 신탁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비록 채권양도계약과 양도의무계약은 실제의 거래에서는 한꺼번에 일체로 행하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그 법적 파악에 있어서는 역시 구별되어야 하는 별개의 독립한 행위이다.

 

그리하여 채권양도계약에 대하여는 그 원인이 되는 개별적 채권계약의 효과에 관한 민법상의 임의규정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용되지 아니한다.

 

 한편 종전의 채권자가 채권의 추심 기타 행사를 위임하여 채권을 양도하였으나 양도의 원인이 되는 그 위임이 해지 등으로 효력이 소멸한 경우에 이로써 채권은 양도인에게 복귀하게 되고, 나아가 양수인은 그 양도의무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양도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원상회복의무의 한 내용으로 채무자에게 이를 통지할 의무를 부담한다.

 

. 채권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례

 

공사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을 함께 체결하면서 도급인, 원수급인과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은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입회하에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고, 원수급인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한 경우, 당사자들의 의사가 위 도급계약 및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가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자체를 하수급인에게 이전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직접 그 공사대금을 청구하고 원수급인은 공사대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라면 이는 실질적으로 원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하수급인에게 양도하고 그 채무자인 도급인이 이를 승낙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경우 위와 같은 채권양도에 대한 도급인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도급인은 위와 같은 채권양도와 그에 기한 채무의 변제를 들어서 원수급인의 위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반면, 당사자들의 의사가 하수급인이 위 각 하도급계약에 기초하여 실제로 공사를 시행 내지 완료한 범위에서는 도급인은 하수급인에게 그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고 원수급인에게 그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라면, 압류명령의 통지가 도급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하수급인이 위 공사를 실제로 시행 내지 완료하였는지 여부나 그 기성고 정도 등에 따라 도급인이 원수급인의 위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하수급인의 시공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범위에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범위가 달라진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54108 판결).

위 직접 지급 합의 이후 원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원수급인의 채권자에 의하여 압류된 경우, 도급인이 위 합의를 이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안으로, 후자로 해석하는 것이 하수급인의 보호에 더 유리하다.

 

7. 지명채권의 양도성

 

. 성질에 의한 제한

 

채권은 양도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449조 제1).

 

 전세권과 분리된 전세금반환채권(전세권부채권) : 전세금반환채권을 전세권과 분리하여 양도할 수 있는지 여부

 

 전세권이 용익물권으로서 존속하는 동안 :  전세권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그 용도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권리로서 전세금의 지급이 없으면 전세권은 성립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전세금은 전세권과 분리될 수 없는 요소일 뿐 아니라,  전세권에 있어서는 그 설정행위에서 금지하지 아니하는 한 전세권자는 전세권 자체를 처분하여 전세금으로 지출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전세권이 존속하는 동안은 전세권을 존속시키기로 하면서 전세금반환채권만을 전세권과 분리하여 확정적으로 양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며, 다만 전세권 존속 중에는 장래에 그 전세권이 소멸하는 경우에 전세금반환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 장래의 조건부 채권을 양도할 수 있을 뿐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69122 판결). 전세권의 경우에는 임차권의 경우와는 달리 전세금의 지급이 전세권의 성립요건이기 때문에 전세금은 전세권의 존속기간 내에는 전세권과 분리할 수 없는 요소에 해당하며,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할 수 없기 때문에 투하자본의 회수를 위해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할 수밖에 없는 것과 달리 전세권자는 전세권설정자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전세권 자체를 양도할 수 있어 전세금반환채권의 양도성을 인정할 실제적 필요성도 없기 때문에, 전세권자는 전세권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전세권을 존속시킨 채 전세금반환채권만을 제3자에게 확정적으로 양도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부동산등기법 제73조 제2항도 이러한 전제에서 전세금반환채권의 일부 양도를 원인으로 한 전세권 일부이전등기의 신청은 전세권의 존속기간의 만료 전에는 할 수 없다. 다만, 존속기간의 만료 전이라도 해당 전세권이 소멸하였음을 증명하여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였다. 다만, 전세권의 용익물권적 성격이 소멸된 뒤에는 전세권과 분리하여 전세금반환채권을 양도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권의 존속 중에도 장래 전세권의 용익물권적 성격이 소멸하여 전세금반환채권이 발생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전세금반환채권을 양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전세권의 존속기간 만료, 소멸청구 또는 통고, 합의해지가 있는 때 : 전세권이 담보물권적 성격도 가지는 이상 부종성과 수반성이 있는 것이므로 전세권을 그 담보하는 전세금반환채권과 분리하여 양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한편 담보물권의 수반성이란 피담보채권의 처분이 있으면 언제나 담보물권도 함께 처분된다는 것이 아니라 채권담보라고 하는 담보물권 제도의 존재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담보채권의 처분에는 담보물권의 처분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일 뿐이므로, 피담보채권의 처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보물권의 처분이 따르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양수인은 담보물권이 없는 무담보의 채권을 양수한 것이 되고 채권의 처분에 따르지 않은 담보물권은 소멸한다(대법원 1999. 2. 5. 선고 9733997 판결). 사적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전세금반환채권의 양도인과 양수인은 전세권의 처분이 따르지 않는 전세금반환채권만의 양도를 합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며, 그에 따라 전세금반환채권만이 양도되면 전세권은 부종성의 원리에 따라 소멸한다고 할 것이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장래의 채권으로서 그 발생 여부 및 수액이 불확정이지만, 그 특정이 가능하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이 상당한 정도로 기대되기 때문에 임대차존속 중에 확정적으로 양도할 수 있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임차인의 거의 유일한 재산으로서 자유로운 처분을 허용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고, 그 발생 여부 및 수액이 불확정이라는 사정은 채권양수인이 감수했다고 보아야 한다.

 

 부동산의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부동산의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물권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의 효과로서 매도인이 부담하는 재산권이전의무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매도인이 물권행위의 성립요건을 갖추도록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채권적 청구권으로 그 이행과정에 신뢰관계가 따르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매수인으로부터 양도받은 양수인은 매도인이 그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 매도인에 대하여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고, 따라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권리의 성질상 양도가 제한되고 그 양도에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므로 통상의 채권양도와 달리 양도인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지 않으며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051216 판결).

 

부동산매매계약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은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일정한 의무를 부담하므로 그 이행과정에 신뢰관계가 따른다. 특히 매도인으로서는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매수인의 자력, 신용 등 매수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계약유지 여부를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양도가 제한되고 그 양도에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므로 통상의 채권양도와 달리 양도인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지 않으며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 그러나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아무런 계약관계나 신뢰관계가 없고, 그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반대급부로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도 없다. 따라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의 경우에는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한 양도제한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36167 판결).

 

비록 부동산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한 다음 제3자에게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명의수탁자가 그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거나 승낙하지 않고 있다면 그 양수인은 위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수하였다는 이유로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없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8280316 판결).

 

 재산분할청구권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한 당사자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며, 또한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그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그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당사자가 이혼이 성립하기 전에 이혼소송과 병합하여 재산분할의 청구를 한 경우에, 아직 발생하지 아니하였고 그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지 아니한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양도하는 것은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며, 법원이 이혼과 동시에 재산분할로서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부터 채권 양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61286 판결. 이혼 및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아직 확정되기 전에( 2~3개월 뒤 상고기각으로 확정) 판결금 채권(위자료 + 양육비 + 재산분할)을 담보 목적으로 양도한 사안에서, 채권양도 중 재산분할청구에 따른 채권 부분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 의사표시에 의한 제한

 

채권은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449조 제2).

 

 이에 반하는 채권양도의 효력

 

 당사자가 양도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이하 양도금지특약이라고 한다)한 경우,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하여 그 특약에 반하는 채권양도는 양수인이 악의(뒤에서 보듯이 중과실을 포함한다)인 경우 무효라고 해석하는 것이 통설과 판례의 태도이다(물권적 효력설). 이에 따르면 양도인은 스스로 채권양도가 무효임을 이유로 채무자를 상대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양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는 데 그칠 뿐이므로 양도금지특약에 반하는 채권양도도 유효하고, 다만 채무자는 제449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악의(중과실 포함)의 양수인에게 이행거절의 항변권을 갖는다고 해석하는 견해(채권적 효력설)도 유력하다. 이에 따르면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이행거절의 항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상 양도인은 스스로 양수인의 악의를 주장하며 채무자를 상대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이에 관하여 최근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물권적 효력설을 취한 기존의 판례의 법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9. 12. 19. 선고 201624284 전원합의체 판결 : 건설공사 수급인이 도급계약상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공사대금채권을 하수급인들에게 양도한 후 도급인인 피고를 상대로 양도한 공사대금채권을 포함한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자, 피고가 위 채권양도의 유효성을 전제로 채권이 하수급인들에게 이전되었다고 항변한 사안에서,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양수인인 하수급인들이 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음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  449조 제2항 본문이 당사자가 양도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채권을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것은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을 부정하는 의미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법조문에서 양도하지 못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양도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처럼 해석하는 것이 지명채권의 본질과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다.  물권에 관하여는 물권법정주의에 따라 법이 규정하는 바에 의하여 물권의 종류와 내용이 정해지는 반면(185), 채권관계에서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되어 계약당사자는 원칙적으로 합의에 따라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특약을 하였다면 이는 그 채권의 내용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그 속성을 이루는 것이어서 존중되어야 한다.  계약당사자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채권을 양도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연히 허용되는 것인데, 민법에서 별도의 규정까지 두어 양도금지특약에 관하여 규율하는 것은 이러한 특약의 효력이 당사자 사이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채권은 이전되더라도 본래 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그대로 유지함이 원칙이고 양도금지특약도 이러한 계약의 내용 중 하나에 속하므로, 원칙적으로 채무자는 지명채권의 양수인을 비롯하여 누구에게도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449조 제2항 본문은 명문으로 이를 다시 확인한 규정이라 볼 수 있다.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경우 채권의 양도성이 상실되어 원칙적으로 채권양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악의의 양수인과의 관계에서 법률관계를 보다 간명하게 처리하는 길이기도 하다.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채권에 대한 압류나 전부가 허용되는 것은 양도금지특약의 법적 성질과 상관없이 민사집행법에서 압류금지재산을 열거적으로 규정한 데에 따른 반사적 결과에 불과하다. 나아가 양수인이 악의라고 하더라도 전득자가 선의인 경우 채권을 유효하게 취득한다는 기존 판례(대법원 2015. 4. 9. 선고 2012118020 판결 참조)의 입장은 채권의 양도성을 제한하려는 당사자의 의사보다는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제449조 제2항 단서의 취지를 중시하여 그 제3자의 범위를 넓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채권의 재산적 성격과 양도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제한적 범위에서 해석이 아닌 법규정을 통해 달성되고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양도금지특약으로써 양수인에게 대항하기 위한 요건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하여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 채권양수인이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면 채권 이전의 효과가 생기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44370 판결 : 은행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인 예금채권에 관한 법률관계는 일반거래약관에 의하여 규율되어 은행은 일반거래약관인 예금거래기본약관에 각종의 예금채권에 대하여 그 양도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정을 둠으로써 예금채권의 양도를 제한하고 있는 사실은 적어도 은행 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널리 알려진 사항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은행 거래의 경험이 있는 자가 예금채권을 양수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금채권에 대하여 양도제한의 특약이 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67482 판결 : 원심은 김상수 등(채권 양수인)의 악의나 중과실을 추단하는 근거의 하나로 채권양도 금지 특약이 기재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의 존재를 들고 있지만 그러한 특약이 기재된 임대차계약서의 존재로써 곧바로 그들의 악의나 중과실을 추단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지명채권의 양도거래에 있어 양도 대상인 지명채권의 행사 등에 그 채권증서(계약서 등)의 소지·제시가 필수적인 것은 아닌 만큼 양도·양수 당사자 사이에 그 채권증서를 수수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아니한 실정이고(특히 양수인이 채권양도 거래의 경험이 없는 개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또한 수수하더라도 양수인이 그 채권증서의 내용에 대한 검토를 아예 하지 아니하거나 혹은 통상의 주된 관심사인 채권금액, 채권의 행사시기 등에만 치중한 채 전반적·세부적 검토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그밖에 전체 계약조항의 수, 양도금지 특약조항의 위치나 형상 등에 따라서는 채권증서의 내용을 일일이 그리고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간단히 훑어보는 정도만으로는 손쉽게 그 특약의 존재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에 비추어, 나아가 양도금지 특약이 기재된 채권증서가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수수되어 양수인이 그 특약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고 그 특약도 쉽게 눈에 띄는 곳에 알아보기 좋은 형태로 기재되어 있어 간단한 검토만으로 쉽게 그 존재와 내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모르되, 그렇지 아니하는 한 양도금지 특약이 기재된 채권증서의 존재만으로 곧바로 그 특약의 존재에 관한 양수인의 악의나 중과실을 추단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중략) 다음, 이 사건 채권을 최초 양수한 김상수 등이 그 양수 당시 양도인인 동산건설의 임직원들이었고, 특히 일부는 전무 등 핵심 직위에 있었다는 원심 판시의 사정도 그로써 양수인인 김상수 등의 악의나 중과실을 추단할 사유로 삼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양도인인 회사(동산건설)와 양수인인 회사 임직원들(김상수 등)이 비록 사회생활상으로는 상호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법률적으로는 엄연히 별개의 인격체인 만큼, 달리 김상수 등이 그들의 특수한 신분관계에 기초하여, 즉 회사 내의 지위 내지 직책상 임대인 측과 접촉하여 계약조항을 절충하고 계약서 작성에 참여하는 등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과정에 관여한 적이 있다거나 이후 그 계약서를 보존하고 임료를 지불하는 등 계약의 유지 내지 이행단계에서의 업무를 담당한 바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모르되, 그렇지 아니하는 한 회사 임직원인 그들이 이 사건 채권을 양수하였다 하여 그 사유가 회사와 전혀 무관한 제3자가 양수한 경우와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양수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양도금지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면 채권양도는 유효하게 되어 채무자는 양수인에게 양도금지특약을 가지고 그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 채권양수인의 악의 내지 중과실은 양도금지특약으로 양수인에게 대항하려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8834 판결, 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55904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47685 판결 등 참조. 449조 제2항은 본문에서 채권은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한 후 단서에서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문의 구조만 놓고 보면 제3자의 선의·무중과실에 관하여는 채권 양수인인 제3자가 주장·증명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나,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본문과 같이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449조 제2항 단서는 채권양도금지 특약으로써 대항할 수 없는 자를 선의의 제3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채권자로부터 직접 양수한 자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으므로, 악의의 양수인으로부터 다시 선의로 양수한 전득자도 위 조항에서의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 또한 선의의 양수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위 조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선의의 양수인으로부터 다시 채권을 양수한 전득자는 그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채권을 유효하게 취득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2118020 판결).

 

 채무자가 사후에 승낙한 경우

 

 당사자의 양도금지의 의사표시로써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하며 양도금지의 특약을 위반해서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 악의 또는 중과실의 채권양수인에 대하여는 채권 이전의 효과가 생기지 아니하나, 악의 또는 중과실로 채권양수를 받은 후 채무자가 그 양도에 대하여 승낙을 한 때에는 채무자의 사후승낙에 의하여 무효인 채권양도행위가 추인되어 유효하게 되며 이 경우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고 양도의 효과는 승낙시부터 발생한다(대법원 2000. 4. 7. 선고 9952817 판결 참조).

 

 이른바 집합채권의 양도가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해서 무효인 경우 채무자는 일부 개별 채권을 특정하여 추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47685 판결. 따라서 채무자가 채권양수인에게 일부 개별 채권을 변제하여 채권양도를 묵시적으로 승낙한 경우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채권 양도 전부를 승낙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적용범위

 

 당사자 사이에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특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의 압류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압류채권자가 악의인 경우에도 압류·전부명령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71699 판결). 사인 간의 합의에 의하여 압류금지재산을 작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부채권자로부터 다시 그 채권을 양수한 자가 그 특약의 존재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제3채무자는 위 특약을 근거로 삼아 채권양도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이른바 엄폐물의 법칙.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3771 판결).

 

. 법률에 의한 제한

 

 법률에 의하여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이라고 하여 반드시 양도가 금지되는 채권은 아니고, 양도성 유무는 그 채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이다[대법원 1990. 2. 13. 선고 88다카8132 판결. 이 판결은 건설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도급금액 중 그 공사(하도급한 공사를 포함한다)의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압류할 수 없지만(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88), 그 양도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압류금지는 채권자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채권자로부터 채권을 빼앗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양도가 금지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압류하더라도 현금화할 수 없으므로 피압류 적격이 없다. 또한, 위와 같이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법률의 규정이 강행법규에 해당하는 이상 그러한 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실체법상 효력을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3채무자는 압류채권의 추심금 청구에 대하여 그러한 실체법상의 무효를 들어 항변할 수 있다[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21048 판결,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71180 판결(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7조에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하여 양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위 양도금지규정은 강행법규에 해당하고, 따라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한 압류명령은 실체법상 무효이며, 3채무자는 그 압류채권의 추심금 청구에 대하여 위 무효를 들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 한편 민사집행법은 제246조 제1항 제4호에서 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은 그 1/2에 해당하는 금액만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위 퇴직급여법상의 양도금지 규정과의 사이에서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으므로, 퇴직급여법상의 퇴직연금채권은 그 전액에 관하여 압류가 금지된다고 판단).

 

 종래 임금채권의 양도성이 문제되었는데, 임금채권의 양도를 직접 금지하는 법규가 없기 때문에 양도는 가능하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그러나 임금의 직접지급원칙 때문에 그 지급은 양도인에게 하여야 한다( 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2803 전원합의체 판결).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채권양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양도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신탁법 제7조가 유추적용되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다. 소송신탁행위라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고,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인지의 여부는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방식, 양도계약이 이루어진 후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양도인과 양수인 간의 신분관계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9156 판결).

 

8.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제한의 법리

 

.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제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을 요한다(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051216 판결).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051216 판결 : 부동산의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물권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의 효과로서 매도인이 부담하는 재산권이전의무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매도인이 물권행위의 성립요건을 갖추도록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채권적 청구권으로 그 이행과정에 신뢰관계가 따르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매수인으로부터 양도받은 양수인은 매도인이 그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 매도인에 대하여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고, 따라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권리의 성질상 양도가 제한되고 그 양도에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므로 통상의 채권양도와 달리 양도인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지 않으며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

 

 위 법리는 중간생략등기에 관한 앞서 법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 중간생략등기의 유형에 관하여  전매형,  매수인 지위 이전형,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형의 3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중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양도된 경우에도 중간생략등기 청구권은 전원의 합의가 있어야 발생한다.’는 법리에 따라 단순한 채권양도의 경우와는 달리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하는 것이다.

 

 한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제한에 관한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36167 판결은 신뢰관계의 의미에 대하여 부동산매매계약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은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일정한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행과정에 신뢰관계가 따른다. 특히 매도인으로서는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매수인의 자력, 신용 등 매수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계약유지 여부를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양도가 제한되고 양도에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므로 통상의 채권양도와 달리 양도인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지 않으며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위 판례는 위 양도제한의 법리가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36167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36167 판결 : 그러나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아무런 계약관계나 신뢰관계가 없고, 그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반대급부로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도 없다. 따라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의 경우에는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한 양도제한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8280316 판결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는 명의수탁자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다.

 

위 판결의 원심은 취득시효완성의 경우에 관한 위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36167 판결의 설시를 원용하여,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 역시 명의수탁자의 동의나 승낙 없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8280316 판결은 명의신탁해지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는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와 사안을 달리한다고 판단하여, 명의신탁 해지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는 명의수탁자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제한에 관한 판례의 태도

 

 매매의 경우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다(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051216 판결)

 

 취득시효의 경우 동의나 승낙이 불필요하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36167 판결)

 

 명의신탁 해지의 경우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8280316 판결)

 

9. 대법원 2019. 12. 19. 선고 201624284 전원합의체 판결  (=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

 

. 사안의 요지

 

 피고와 A건설 사이의 도급계약에서 A건설은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양도하지 않기로 하는 특약을 두었다. 그런데 A건설은 공사대금채권을 양도하였다. 그 후 A건설의 파산관재인인 원고가 피고에게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였다. 피고는 A건설이 더 이상 채권자가 아니라고 다투었으나, 원고는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는 무효이므로 여전히 A건설이 채권자라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엘드건설의 관리인(상고심에서 파산관재인이 수계)이고 피고는 농협중앙회이다.

 

 엘드건설은 농협중앙회에 대하여 공사대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공사계약상 엘드건설은 피고의 승낙 없이 공사대금채권을 양도할 수 없도록 하는 양도금지특약이 있었다.

 

 그러나 엘드건설은 피고의 승낙 없이 공사대금채권 중 일부를 하수급업체에게 양도하였다.

 

 그 후 엘드건설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관리인이 위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부분을 포함하여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위와 같이 양도된 채권에 대해서는 유효한 양도이므로 원고가 채권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항변하였다.

 

 원심은 위 채권양도는 양도금지특약에 위반된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원고가 현재 채권자라는 취지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고, 피고가 이에 대해 상고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채권양도금지특약의 효력이 특약을 체결한 당사자, 즉 종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만 미치는지, 아니면 그 외의 제3자에 대해서도 미치는지 여부이다.

 

 다수의견은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의 문언, 입법자의 의도, 양도금지특약의 속성 등을 들어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가 무효라고 보았다(물권적 효력설). 반면 반대의견은 양도금지특약의 구속력이 미치는 범위, 자유로운 양도 가능성의 보장 필요성, 국제적 흐름 등을 들어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가 유효하다고 보았다(채권적 효력설).

기존 판례는 물권적 효력설을 취했다.

 

이 사건에서 엘건설이 피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을 채권양수인들에게 양도한 것은 이 사건 채권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로서 그 효력이 없다.

여러 사정에 비추어 채권양수인들이 양도금지특약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인다.

 

. 양도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

 

  판결은 기존 판례 이론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냄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2118020 판결 :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의한 채권양도금지 특약은 제3자가 악의인 경우는 물론 제3자가 채권양도금지특약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채권양도금지 특약으로써 대항할 수 있고, 3자의 악의 내지 중과실은 채권양도금지 특약으로 양수인에게 대항하려는 자가 이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민법 제449조 제2항 단서는 채권양도금지 특약으로써 대항할 수 없는 자를 선의의 제3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채권자로부터 직접 양수한 자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으므로, 악의의 양수인으로부터 다시 선의로 양수한 전득자로 위 조항에서의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 또한 선의의 양수인을 보호하고자하는 위 조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선의의 양수인으로부터 다시 채권을 양수한 전득자는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채권을 유효하게 취득한다.

 

 판례는 제3자가 중과실인 경우에도 보호하지 않음

 

중과실이라는 단어는 상법전에는 자주 등장하나, 민법전에는 거의 없다.

대법원은 채권양도는 악의는 물론, 중과실도 보호를 하지 않는 판례를 만들었다.

 

통정허위표시와 채권양도금지특약는 모두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판례는 통정허위표시에서는 중과실을 보호하면서, 채권양도금지특약에서는 중과실을 보호하지 아니하고 있다.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으면 악의의 제3자이더라도 유효임

 

당사자 사이에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채권이라도 압류 및 전부명령에 따라 이전될 수 있고,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사실에 관하여 압류채권자가 선의인가 악의인가는 전부명령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71699 판결).

아래 소수의견의 근거 중 하나이다.

 

. 물권적 효과설(판례 · 다수의견) vs 수정 채권적 효과설[소수의견]

 

 두 견해는 권리의 귀속 측면에서 차이가 있음

 

 물권적 효과설

 

양수인이 악의·중과실이면 채권양도는 무효이고, 채권자는 양도인이 된다.

양수인이 선의·경과실이면 채권양도는 유효하고, 채권자는 양수인이 된다.

 

 수정 채권적 효과설

 

양수인이 악의이더라도 채권양도는 유효하고, 채권자는 양수인이다.

다만, 채무자는 악의·중과실인 제3자에게 대항 가능하다.

 

 양수인이 청구하는 경우 : 두 설의 차이 없음

 

 청구원인 : 채권의 발생 + 채권의 양수

 항변 : 양도금지특약 + 악의, 중과실

 

채무자의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기각이고, 채무자가 악의·중과실 증명에 실패하여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원고 승소다.

두 견해는 입증책임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양도인이 청구하는 경우(대상판결의 경우) : 차이 있음

 

판례에 의하면 양도금지특약 위반은 재항변이 되고, 재항변이 받아들여지면 원고 승소 판결이 나가게 된다.

 

 청구원인 : 채권의 발생

 항변 : 채권양도(상대적 소멸)

 재항변 : 채권양도무효(판례, 다수의견)

(양도금지특약위반 + 악의, 중과실)

 

소수의견은 채권양도는 양수인의 악의에도 불구하고 유효이고, 채무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양도금지특약 위반을 주장하여 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본다.

, 소수의견에 의하면 재항변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고,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소수의견은 채권양도의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등장한 견해임

물권법은 그 나라의 전통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와 일본은 건물을 독립한 부동산으로 취급하는 반면, 미국은 건물을 토지의 부착물로 볼 뿐 별개의 부동산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채권은 전세계적으로 통합되는 경향이 있어 global standard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채권양도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채권을 양수도하는 단계에서 양수인이 악의이면 무효라고 보아 법정에서 일일이 양도금지특약에 대한 악의 여부를 심리하기 시작하면 낭비가 된다.

법률에 의하여 개별적 통지의무가 면제되기도 한다.

소수의견의 주요한 논거이다.

 

 현행법상 물권적 효과설이 타당함

 

현행법에서 악의·중과실인 양수인을 보호하지 않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수정 채권적 효과설에 의하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복잡하고 불안정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양도인이 청구를 하고 양수인이 독립당사자참가를 한 경우에는, 수정 채권적 효과설에 의하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되어 결론이 쉽게 나지 않는 반면에, 물권적 효과설에 의하면 양수인이 악의·중과실인지 여부에 따라 채권자가 정하여지므로 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