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의 파괴자, 철없는 또르(Spoiled Thor).] 【윤경 변호사】
일요일 아침 창 밖의 풍경이 너무 화사하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시야가 너무 깨끗하다.
화창한 날씨와 평온한 풍경이 갑자기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어린이날에 철없는 어린이 또르(Thor)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봄을 만끽해보기도 전에 초여름이 왔다.
사람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만 들린다.
이런 한적함이 너무 좋다.
자연 속에서 멍하니 숨을 쉬는 것만으로 여유롭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
나무의 초록색이 너무 아름답다.
봄에 느끼는 나무의 초록색은 생기발랄함과 싱그러움 그 자체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어디선가 강한 라일락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자연의 이 모든 아름다움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아두고 싶다.
내가 불치병을 앓고 있나 보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이라서 몸과 마음이 본능적으로 모르게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사방이 예쁜 꽃들이다.
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꽃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있을테지만, 나에게는 모두 이름 없는 들꽃들이다.
자세히 보니 정말 예쁘다.
모양과 색깔이 모두 오묘하면서도 아름답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와!!! 또르야, 저 예쁜 꽃들...”
그런데 또르가 순식간에 달려들어 잔디밭 사이에 핀 꽃을 짓밟아버린다.
망연자실이다.
아니, 이런 나쁜 놈이...
혼을 내도 소용없다.
저 반항기 가득한 눈빛을 보라!
Traitor!
그런데 멀리 담쟁이덩굴이 있는 곳에 꽃이 천지빛깔이다.
설마 이게 담쟁이덩굴 꽃일까?
또르를 부르자 반성도 하지 않고 내 품에 폴짝 안긴다.
에구, 귀여운 놈!
또르와 추억의 사진 한 컷 찍었다.
15년 후 어느 봄 날 마음 깊이 간직한 빛바랜 사진이 되어 있을 것이다.
눈물 겹도록 아름다웠던 봄날을 기억할 것이다.
'변호사 윤경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마라.] 【윤경 변호사】 (0) | 2019.05.12 |
---|---|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에서 젊고 활기찬 기운을 받아오다.] 【윤경 변호사】 (0) | 2019.05.11 |
[부정적인 생각을 떠벌리지 마라.] 【윤경 변호사】 (0) | 2019.05.04 |
[AHHA - Aim High, High Above] 【윤경 변호사】 (0) | 2019.05.03 |
[장모님이 참 좋다. 그냥 좋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0) | 2019.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