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취】《달콤하면서도 상쾌한 냄새》〔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우리 코는 자기 몸에서 나는 자기 냄새를 맡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체취에 더욱 민감하다.
땀은 체온을 조절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육체적 거리를 조절한다.
누군가의 체취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모근에서 분비되는 땀과 냄새에 의하여 결정된다.
체취에서 그 사람의 유전자생성코드를 읽을 수 있다.
“네가 누군가의 체취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과 살을 섞고는 도저히 살 수 없어.”라고 자연은 조용히 속삭인다.
사람의 몸은 냄새를 통해 어떤 유전자 타입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무의식적으로 인식한다.
체취에 대한 집착이 유발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경험한다.
형편없는 남자친구와 제발 좀 헤어지라고 애걸을 하지만, 그녀는 반박한다.
“그가 나를 함부로 대한다는 것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그에게선 좋은 향기가 나는 걸!”
그만큼 ‘사람 냄새’가 중요하지만, 이토록 중요한 ‘후각’도 가끔은 코 성형수술로 고장이 나기도 한다.
‘여자는 예쁜데, 남자는 영 아닌 커플들’이 그렇게 자주 눈에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콧대는 예쁘게 높였는데, 오히려 남자보는 눈은 낮아진 것이다.
보통의 여자들은 남자의 땀 냄새를 맡으면 질색한다.
엘리베이터에서 탄 남자의 땀 냄새가 역겹고 구역질이 난다면, 그는 결코 당신의 짝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배란기가 되면 “웩!”이 “아!”가 되기도 한다.
좋은 짝을 찾게 하려는 자연의 속성을 기만하려고 ‘향수’를 뿌린다.
그런데 향수에는 무엇이 함유되어 있는가.
‘사향(麝香 Musk)’이다.
사람은 겨드랑이에서 땀 냄새가 나는 것은 부끄러워 하면서도 노루 엉덩이 냄새 같은 게 풍기면 매력적이라고 여긴다.
역겨운 술 냄새를 구강세척액 몇 방울로 감출 수 없듯이, ‘고유한 체취’도 향수나 방향제로 위장할 수 없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자기에게 맞는 유전자의 경우 땀 냄새가 상쾌하게 느껴지고, 술 마신 입 냄새에서 달콤한 맛이 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