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형사소송

【판례<형사보상과 국가배상(손해배상)의 관계, 고문·가혹행위에 의한 자백으로 사형당한 피고인에 대하여 위자료와 형사보상금이 이중지급된 경우 형사보상금에 대한 국가의 부당이득..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1. 5. 01:08
728x90

판례<형사보상과 국가배상(손해배상)의 관계, 고문·가혹행위에 의한 자백으로 사형당한 피고인에 대하여 위자료와 형사보상금이 이중지급된 경우 형사보상금에 대한 국가의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신의칙 위반>】《국가가 형사보상및명예회복에관한법률제6조제2항에 의하여 기지급 형사보상금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위의 청구를 배척한 사례(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725838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판시사항

 

갑이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형이 집행된 후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확정되었고, 이에 을을 포함한 갑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국가로부터 위자료를 지급받았으며, 을은 국가를 상대로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국가로부터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는데, 국가가 형사보상금 지급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에 반하는 이중지급이라고 주장하며 을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형사보상금을 이중지급이라는 이유로 반환하여야 한다면 국가의 손해배상 및 형사보상금 지급이 정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믿은 을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되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이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형이 집행된 후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확정되었고, 이에 을을 포함한 갑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국가로부터 위자료를 지급받았으며, 을은 국가를 상대로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국가로부터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는데, 국가가 형사보상금 지급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에 반하는 이중지급이라고 주장하며 을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국가는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될 무렵 을로부터 형사보상청구와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것을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손해배상소송이나 형사보상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같은 원인의 다른 절차가 있음을 법원에 알리고, 손해배상금이나 형사보상금이 확정되어 이를 지급하는 과정에서는 먼저 지급된 금원을 빼고 지급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 이중지급을 방지할 수 있었는데, 형사보상금을 지급할 당시 이미 손해배상금이 지급된 사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확정된 형사보상금 전액을 지급하였고, 한편 국가의 위법한 수사와 형의 집행으로 크나큰 고통과 피해를 입은 을이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인식하고 지급받은 형사보상금을 이중지급이라는 이유로 반환하여야 한다면 이는 국가의 손해배상 및 형사보상금 지급이 정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믿은 을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되며, 을이 위와 같이 신뢰한 데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요지

 

가. 사실관계

 

소외인은 고문 및 가혹행위에 의한 자백만으로 국방경비법 위반죄가 인정되어 사형을 선고받아 집행당했고, 이에 그 유족인 피고가 재심을 신청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는 원고(국가)를 상대로 소외인에 대한 불법구금 및 사행집행을 이유로, 소외인과 피고의 위자료를 재판상 청구하여 승소의 확정판결을 받았고, 그와 별개로 형사보상청구를 하여 확정된 형사보상결정을 받았다. 다만 형사보상결정의 확정이 위자료 재판 확정보다 먼저 이루어졌다.

 

그 후 피고는 인정된 위자료(상속받은 소외인의 위자료 포함)를 전액 지급받았고, 곧이어 인정된 형사보상금도 전액을 지급받았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지급받은 소외인의 위자료와 소외인의 형사보상은 중복되어 형사보상법 제6조 제2항이 금지하는 이중지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보상금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면서, 원고가 형사보상결정에 관하여 즉시항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청구기각).

 

대법원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한다고 보았다(상고기각).

 

나. 관련 소송의 경과

 

 망인은 1951년 초 수사기관에 의한 고문 및 가혹행위에 의한 자백을 기초로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1951. 3. 4.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 후 망인의 딸인 피고가 신청하여 열린 재심에서 망인에 대하여 2013. 1. 31. 재심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 후 피고 등 망인의 유족들은 2013. 6. 28. 원고(대한민국)를 상대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일부승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항소심판결은 2014. 10. 20.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고 한다). 원고는 2014. 10. 30. 피고에게 위 판결에서 인용한 돈을 모두 지급하였다.

 

. 형사보상금 지급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하여 망인의 불법구금 및 사형집행에 대하여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법원은 2014. 8. 12. 형사보상금 37,970,400원의 보상을 명하는 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2014. 12. 10. 위 보상금을 피고에게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형사보상금이라고 한다).

 

.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개진하며 피고가 수령한 이 사건 형사보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였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고 한다) 6조 제2항에서는 형사보상에 따른 보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형사보상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보다 많을 때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형사보상금은 관련 민사소송의 손해배상금과 동일한 원인으로 지급된 것이고 그 지급된 금액이 형사보상금의 액수보다 많으므로, 피고는 위 법조항에 따라 형사보상금을 수령할 수 없다.

 

3. 형사비용의 보상의 요건  [이하 법원실무제요 형사(II) P.757-761 참조]

 

. 적극적 요건

 

 피고인이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을 것을 요한다( 194조의2 1).

형사소송의 일반절차 뿐 아니라 재심, 비상상고, 상소권회복에 의한 상소절차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를 포함한다.

 

 구금에 대한 보상의 경우에는 면소나 공소기각의 재판을 받았더라도 면소나 공소기각의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판결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때에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형보 26), 비용에 대한 보상의 경우에는 사유를 막론하고 무죄 이외의 판결 즉 형의 면제, 면소, 공소기각의 재판을 받은 경우에는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

 

. 소극적 요건

 

 위 적극적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도 아래 경우에는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 194조의2 2).

 

 본인이 수사나 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거짓 자백을 하거나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들어 기소된 것으로 인정된 경우

 

 1개의 재판으로써 경합범의 일부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되고 다른 부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형사책임능력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비용이 피고인이었던 자에게 책임지울 사유로 발생한 경우

 

 , , 의 사유는 구금에 대한 형사보상의 경우와 같다.

 

 피고인이었던 자에게 책임지울 사유로 발생한 경우라 함은 피고인이었던 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공판기일을 열 수 없었던 기일의 변호사의 비용이나 피고인의 신청으로 심리에 불필요한 증인을 소환하거나 고의로 심리를 지연시키는 등으로 불필요한 공판기일이 진행된 경우의 비용 등을 말한다.

 

 피고인이었던 자에게 책임지울 사유로 발생한 경우에 한정되므로 변호인이었던 자에게 책임지울 수 있는 사유로 발생한 비용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이었던 자에게 책임지울 수 있는 사유가 없는 한 보상을 거부할 수 없다.

 

다. 형사보상의 내용

 

 보상되는 것은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하여 재판에 소요된 비용이다( 194조의2 1).

따라서 피고인이었던 자가 스스로 지출하였거나 제3자의 지출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등 피고인의 부담으로 지출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친족, 친구, 지원단체 등 피고인 이외의 자의 부담으로 되는 비용은 보상되지 않는다.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재심개시결정 후에 발생한 비용과 원재판절차에서 소요된 비용을 함께 보상받을 수 있다.

 

라. 보상되는 비용의 범위

 

⑴ 범위 

 

보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피고인이었던 자 또는 그 변호인이었던 자가 공판준비 및 공판기일에 출석하는데 소요된 여비·일당·숙박료와 변호인이었던 자에 대한 보수이다( 194조의4 1).

그러나 구속 또는 수감 중인 피고인이 공판준비 및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데 소요된 여비, 일당은 보상되지 않는다.

 

 여비, 일당 및 숙박료

 

피고인의 여비, 일당 및 숙박료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 중 증인에 관한 규정이, 변호인의 여비, 일당 및 숙박료에 관하여는 위 법률 중 국선변호인에 관한 규정이 각 준용된다( 194조의4 1).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은 증인의 일당은 출석을 위한 여행에 필요한 일수에 따라 지급하고(형비 3 1), 증인의 여비는 운임과 기타 이에 준하는 비용(식비를 뜻한다. 형비규 3 1)으로 하되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교통수단을 기준으로 하여 지급하며(형비 4 1), 증인의 숙박료는 출석에 필요한 밤의 수에 따라 지급하되(형비 5 1), 각각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범위 안에서 법원이 이를 정하도록 되어 있다(형비 3 2, 4 2, 5 2).

 

이에 따라 제정된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규칙은 증인의 일당은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고(형비규 2), 증인의 국내 여비 및 숙박료는 법원공무원여비규칙 소정의 국내여비정액표에 따르되 제4호 해당자에 대한 금액으로 하였다(형비규 3 2).

 

한편 국선변호인의 일당, 여비 및 숙박료는 증인의 일당, 여비 및 숙박료에 관한 기준에 준하여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고(형비 8 1),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규칙은 국선변호인의 일당은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에서 정하도록 하였고(형비규 5 1), 국선변호인의 여비 및 숙박료는 법원공무원 여비규칙 소정의 국내여비정액표에 의하되 제2호 해당자에 대한 금액으로 하였다(형비규 5 2).

 

 변호인의 보수

 

변호인의 보수 역시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 중 국선변호인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는데, 국선변호인에게 지급할 보수의 기준 및 금액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범위 안에서 법원이 이를 정하도록 되어 있다(형비 8 2).

그리고 대법원규칙은 국선변호인에게 지급할 보수는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에서 정하며, 그 보수는 심급별로 지급하되, 체포 또는 구속적부심에 있어서는 심급에 관계없이 별도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형비규 6 1).

 

따라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피고인이었던 자가 실제로 보상받을 변호인의 보수는 피고인이 실제로 사선변호인에게 지급한 보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다만, 법원은 사안의 난이, 국선변호인이 수행한 직무의 내용, 사건처리에 소요된 시간, 기록의 등사나 피고인 또는 피의자 접견 등에 지출한 비용 기타 사항을 참작하여 예산의 범위 안에서 당해 재판장이 국선변호인의 보수를 증액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형비규 6 2),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재형 2003-10) 14조 제1항에 의하면 재판장은 사안의 난이, 국선변호인이 수행한 직무의 내용, 사건처리에 소요된 시간, 기록의 복사나 피고인 또는 피의자접견 등에 지출한 비용 기타 사항을 참작하여 국선변호인의 보수를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매년 대법관회의에서 정한 보수액의 5배의 범위 안에서 국선변호인의 보수를 증액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법원은 이러한 사항을 참작하여 위 범위 내에서 적정한 변호인의 보수를 정하여야 한다.

 

 복수변호인의 경우 비용의 제한

 

법원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한 변호인이 2인 이상이었던 경우에는 사건의 성질, 심리 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변호인이었던 자의 여비·일당 및 숙박료를 대표변호인 그 밖에 일부 변호인의 비용만으로 한정할 수 있다( 194조의4 2).

 

변호인의 보수에 관하여는 위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는 아니하나, 다수의 변호인이 선임된 경우에도 상당한 보수액의 산정에 있어서 위 규정의 취지가 존중되어야 한다.

 

마. 보상의 절차

 

⑴ 개요

 

비용보상청구, 비용보상절차, 비용보상과 다른 법률에 따른 손해배상과의 관계, 보상을 받을 권리의 양도·압류 또는 피고인이었던 자의 상속인에 대한 비용보상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에 특별히 규정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의 규정이 적용된다(194조의5).

 

보상의 청구 기타 보상의 절차에 적용되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의 규정은 제3(상속인에 의한 보상청구), 6(손해배상과의 관계), 9(보상청구의 방식), 10(상속인의 소명), 11(대리인에 의한 보상청구), 12(상속인의 보상청구의 효과), 13(보상청구의 취소), 14(보상청구에 대한 재판) 2항 및 제3, 15(직권조사사항), 16(보상청구각하의 결정), 17(보상 또는 청구기각의 결정), 18(결정의 효과), 19(보상청구의 중단과 승계), 21(보상지급의 청구), 22(보상지급의 효과), 23(청구권의 양도 및 압류의 금지), 2(보상결정5의 공시) 등이다.

 

형사소송법이 비용의 보상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을 둔 것은 관할법원, 청구기간, 불복방법 등이다.

 

 관할법원

 

비용보상청구의 관할법원은 무죄판결을 한 법원이며, 원재판의 사물관할에 관계없이 항상 합의부에서 재판한다( 194조의3 1).

형사소송법은 비용보상청구의 관할법원에 관하여 따로 규정을 두고 있으나, 구금에 의한 보상청구의 관할법원과 동일하다.

 

피고인이 구속되었던 경우에는 구금에 의한 보상과 비용보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청구기간

 

비용보상의 청구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194조의3 2).

 

비용보상의 청구기간은 구금에 의한 보상의 청구기간(안 날로부터 3, 확정된 때로부터 5년 이내)보다 단기간인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불복

 

비용보상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194조의3 3).

 

따라서 비용보상청구가 각하된 경우와 기각된 경우뿐만 아니라 인용된 경우에도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으며, 청구인 외에 검사도 즉시항고할 수 있다. 즉시항고기간은 3일이다( 405).

 

4. 피고인이 이유무죄를 받은 경우에도 형사비용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19. 7. 5. 2018모906 결정)

 

. 관련 법령

 

*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무죄판결과 비용보상)

 국가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하여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여야 한다.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피고인이었던 자가 수사 또는 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거짓 자백을 하거나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들어 기소된 것으로 인정된 경우

2. 1개의 재판으로써 경합범의 일부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되고 다른 부분에 대 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3. 형법 9조 및 제10조 제1항의 사유에 따른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4. 그 비용이 피고인이었던 자에게 책임지울 사유로 발생한 경우 제194조의3(비용보상의 절차 등)

* 194조의3(비용보상의 절차 등)

 194조의2 1항에 따른 비용의 보상은 피고인이었던 자의 청구에 따라 무죄판결을 선고한 법원의 합의부에서 결정으로 한다.

 1항에 따른 청구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하여야 한다.

 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194조의4(비용보상의 범위)

* 194조의4(비용보상의 범위)

 194조의2에 따른 비용보상의 범위는 피고인이었던 자 또는 그 변호인이었던 자가 공판준비 및 공판기일에 출석하는데 소요된 여비일당숙박료와 변호인이었던 자에 대한 보수에 한한다. 이 경우 보상금액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 률을 준용하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하여는 증인에 관한 규정을, 변호인이었던 자에 대하여는 국선변호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법원은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한 변호인이 2인 이상이었던 경우에는 사건의 성질, 심리 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변호인이었던 자의 여비일당 및 숙박료를 대표변호인이나 그 밖의 일부 변호인의 비용만으로 한정할 수 있다.

* 194조의5(준용규정)

비용보상청구, 비용보상절차, 비용보상과 다른 법률에 따른 손해배상과의 관계, 보상을 받을 권리의 양도압류 또는 피고인이었던 자의 상속인에 대한 비용보상에 관하 여 이 법에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형사보상법에 따른 보상의 예에 따른다.

* 형사보상법 제2(보상 요건)

① 「형사소송법에 따른 일반 절차 또는 재심(再審)이나 비상상고(非常上告) 절차에 서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미결구금(未決拘禁)을 당하였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 26(면소 등의 경우)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국가에 대하여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1. 형사소송법에 따라 면소(免訴) 또는 공소기각(公訴棄却)의 재판을 받아 확정된 피고인이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경우

2. 치료감호법 7조에 따라 치료감호의 독립 청구를 받은 피치료감호청구인의 치료감호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되어 청구기각의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

 

. 일반론

 

헌법 제28조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헌법의 규정에 따라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고 약칭한다) 2조는 형사소송법에 따른 일반 절차 또는 재심이나 비상상고 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1), 나아가 상소권회복에 의한 상소, 재심 또는 비상상고의 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원판결에 의하여 구금되거나 형 집행을 받았을 때에는 구금 또는 형의 집행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2).

아울러 형사소송법에 따라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받아 확정된 피고인이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경우에도 국가에 대하여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26조 제1).

한편 재판과정에서 발생한 변호사 보수를 비롯한 소송비용의 보상에 관해서는 종래에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았는데, 2007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제194조의2 규정을 신설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었던 사람은 구금 여부와 상관없이 재판에 소요된 여비, 일당, 숙박료, 변호사 보수 등 비용의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 형사비용보상

 

194조의2 1항은 일반 형사소송절차 뿐 아니라 재심, 비상상고, 상소권회복에 의한 상소절차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도 포함한다.

무죄판결의 이유는 고려하지 않는다.

죄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뿐만 아니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은 경우(본법 325조 후단 무죄)나 구성요건은 충족하나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본법 325조 전단 무죄)에도 형사보상의 대상이 된다.

경합범으로 공소 제기되어 일부 무죄판결, 일부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도 포함되나, 다만 본조 제2항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하지 않을 수 있다.

 

. 형사비용보상의 대상에 이유무죄도 포함되는지

 

 피고인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폭행등)죄로 기소되었다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2항 기재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은 이유무죄가 되었다.

 

 형사비용보상의 대상에 이유무죄도 포함되는지에 관해 긍정설과 부정설의 견해 대립이 있다.

긍정설이 타당하다.

무죄판결은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한 경우에 국한되지 않는다.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뿐만 아니라, 주문에는 무죄의 선고가 없고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도 위 조항에서 말하는 무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본다.

따라서 유죄 부분과 단순일죄(포괄일죄, 법조경합)나 처단상 일죄(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경우 또는 검사가 예비적으로 공소제기를 하였거나 공소장변경으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였는데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경우에 비록 무죄 부분이 주문에 나타나지 않고 판결 이유에만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형사보상청구가 가능하다.

무죄판결은 일부 무죄판결이거나 주문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무죄이어도 무방하다.

 

대법원 2019. 7. 5. 2018모906 결정은 피고인이 이유무죄를 받은 경우에도 형사비용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이유무죄의 경우에도 미결구금에 따른 형사보상청구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5.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손해배상)의 관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9호 이용우 P.34-67 참조]

 

. 형사보상과 국가배상

 

형사보상(형사보상법 1조 내지 4)과 국가배상(국가배상법 2)은 규범적 기초도 다르고, 양 제도가 마련된 취지 역시 출발선에서부터 상이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이 원래는 제각기 별개의 것으로 시작되었을지라도, 같은 원인에 대하여 이중으로 지급이 이루어지는 것은 법질서상 허용되어선 아니 된다고 볼 소지가 크다.

이에 따라 현행 형사보상법은 손해배상과의 관계라는 제목하에 제6조의 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는바,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38325 판결은 현행 형사보상법 제6조 제3항과 동일한 내용의 구 형사보상법 제5조 제3항이 강행법규 및 효력규정임을 전제로, 손해배상금을 산정할 때 피해자가 선지급받은 형사보상금을 어떠한 방식으로 공제할 것인가 등의 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 형사보상청구권과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의 준별

 

판례는, 형사보상청구권과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을 준별하여, 전자를 공법상의 권리로, 후자를 성질상 국가에 대한 일반 금전채권과 다르지 아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에 관하여 확정된 보상결정의 내용에 따라 국가에 대해 확정된 금액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보상금의 범위가 추후 변동될 가능성이 없고,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지급청구일 다음 날부터 민사법정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223411 판결).

 

6. 형사보상청구권과 국가배상청구권 (= 청구권경합 관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455-1458 참조]

 

. 관련규정

 

구 형사보상법 (2011. 5. 23. 법률 제1069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현재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로 전부개정됨

5(손해배상과의 관계) 현행법 제6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와 같거나 그보다 많을 때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보다 적을 때에는 그 손해배상 금액을 빼고 보상금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았을 때에는 그 보상금의 액수를 빼고 손해배상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19(불복신청) 헌법재판소 2010. 10. 28.2008헌마514호로 전부위헌 결정

보상의 결정에 대하여는 불복을 신청할 수 없다.

보상의 청구를 기각한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20(보상지급의 청구) 현행법 제21

보상의 지급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는 보상을 결정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에 보상지급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청구서에는 법원의 보상결정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보상결정이 송달된 후 1년 이내에 보상지급의 청구를 하지 아니할 때에는 권리를 상실한다. 현행법상 기간은 2

23(준용규정) 현행법 제24

이 법에 의한 결정과 즉시항고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기간에 관하여도 또한 같다.

즉시항고기간은 1주일(현행법 제20, 형소법 제405)

 

. 위 규정의 취지

 

형사보상청구권은 배상이 아니라 보상이므로, 위법성이나 공무원의 고의ㆍ과실 등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구금이나 형의 집행을 당한 자가 무죄판결을 받기만 하면 된다.

 

다만 구금이나 형의 집행이 공무원의 고의ㆍ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인 경우에는 국가배상청구권도 발생한다.

 

양자는 청구권경합의 관계에 있으므로, 형사보상법은 손해배상(형사보상)을 받으면 형사보상(손해배상)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5조 제2, 3).

조문의 문언상으로는 손해배상판결이나 형사보상결정이 아니라 손해배상이나 형사보상을 받으면이라고 하여, 실제 지급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다.

 

. 그런데 대상판결과 같은 재판부에서 같은 날 동종 사건에 관하여 동일한 결론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판시가 달랐음

 

두 판결의 판시 내용

 

대상판결은,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된 바대로 형사보상금을 피고가 지급 받은 것을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과는 사뭇 다르게 신의성실의 원칙에 근거하여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한편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201207 판결은, “형사보상법 제6조 제1항은 이 법은 보상을 받을 자가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여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권과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경합을 인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은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와 같거나 그보다 많을 때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보다 적을 때에는 그 손해배상 금액을 빼고 보상금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았을 때에는 그 보상금의 액수를 빼고 손해배상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손해배상과 형사보상이 모두 인정될 경우 금액이 중복하여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조항을 두었다. 따라서 같은 원인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이 먼저 지급된 후 형사보상법에 따른 보상이 청구된 경우 법원은 검사나 청구인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등으로 손해배상금이 지급된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빼고 형사보상금의 액수를 정하도록 하여 손해배상금과 형사보상금의 중복지급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의 일부 승소 확정판결에 따라 원고가 그 손 해배상금을 피고에게 지급한 후, 피고의 청구에 의한 형사보상재판에서 원고가 위 손해배상금 지급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되었고 나아가 원고가 그 확정된 형사보상금 전액을 피고에게 지급한 이상, 위 지급은 국가의 위법한 수사와 형의 집행으로 상당한 손해를 입은 피고에 대하여 각기 확정된 국가배상판결과 형사보상결정에 따른 것으로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판시내용의 차이점

 

위 동종 사건(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201207 판결, 이하 관련판결’), 재심으로 무죄를 받은 피고인이 위자료와 형사보상금을 이중으로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국가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이다.

 

그런데 관련판결은 피고에 대한 이중지급에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았고, 대상판결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신의칙 위반이라고 보았다.

같은 날 같은 재판부가 같은 사건에서 같은 결론을 선고하면서, 이유 구성을 달리한 것이다.

 

. 관련판결과 대상판결의 차이점 분석

 

관련판결과 대상판결의 국가배상 및 형사보상 과정을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대상판결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는 결론을 유지하면서 그 원심 내지는 위 대법원 2018201207 판결과 사뭇 다른 이유를 제시한 것은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바로 위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의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시점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지기 이전인 반면,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요컨대,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진 시점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기에, 대법원은 형사보상금 중 손해배상금과 겹치는 부분에 관해서는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것 자체는 맞는다는 입장을 취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

그래서 대법원은 민법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신의성실의 원칙을 십분 활용하여 구체적 타당성이 있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 두 판결의 이유 구성의 차이점

 

⑴ 『관련판결의 사안에서 잘못된 것형사보상결정

 

위자료 판결 확정된 후 지급이 문제되는 단계에서는 공제할 것이 아무것도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인정되는 액수의 위자료대로 판결이 확정되고 지급되면 족하다.

 

다만 위자료가 지급되었다면 그 지급액이 형사보상결정에서 반영되었어야 하고, 반영되지 않았다면 국가가 즉시항고라는 소정의 불복절차를 통하여 시정하였어야 한다.

만약 형사보상결정에 위자료 지급이 반영되지 않고 확정되었으면 더 이상 다툴 수 없으므로, 그 결정대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

 

, 관련판결의 사안은 국가가 소정의 불복절차로 시정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치지 않고 별도의 절차에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법원은 (형사보상결정이 있으므로)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본 것이다.

 

⑵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잘못된 것형사보상금 지급

 

위자료 판결 확정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볼 만한 부분은 있다.

공제 여부의 기준을 법문언에 충실하게 이해하면, 보상을 받아야공제할 수 있기는 하다.

다만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된 이상 그에 따른 형사보상금이 지급될 것은 명백하므로, 위자료 판결 단계에서 확정된 형사보상결정의 보상액을 공제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러나 일단 위자료 판결이 확정된 이상, 그에 따른 위자료 지급은 문제가 없다.

확정판결에 따라 지급된 위자료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기판력에 저촉된다.

기판력을 피하려면 청구이의를 하여야 하고, 확정판결에 따른 지급 청구 자체가 청구이의의 사유로 되려면 그 지급 청구가 신의칙 위반에 이르러야 하나, 그러한 사정은 없다.

 

그렇다면 형사보상금 지급단계에서 위자료 지급을 반영하였어야 하므로, 형사보상금 지급이 잘못된 것이 된다.

요컨대 형사보상결정 확정 후에 형사보상청구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소멸하였으므로, 형사보상금을 결정된 액수 그대로 지급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대법원은 관련판결과 달리 신의칙 위반으로 논리구성을 하였다.

 

. 두 판결은 서로 논리적 모순점이 없음

 

대상판결과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은 양자 공히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 3항이 강행법규 및 효력규정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특히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은,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3항은 손해배상과 형사보상이 모두 인정될 경우 금액이 중복하여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조항에 해당한다고 그 도입 취지를 밝히고 있다.

 

대상판결은, 그 사안과 같은 구도(민사소송의 제기 민사판결의 선고 형사보상결정 민사판결확정 민사판결금 지급 형사보상금 지급의 시간순)에서는 형사보상청구와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될 시 국가(정확히는 형사보상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검사 내지 국가배상소송을 수행하는 소송담당 공무원)는 손해배상소송이나 형사보상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같은 원인의 다른 절차가 진행 중임을 법원에 알리고, 손해배상금이나 형사보상금이 확정되어 이를 지급하는 과정에서는 먼저 지급된 금원을 빼고 지급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함으로써 이중지급을 방지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의 이러한 판단은, 이중지급 부분을 간과한 채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확정판결 및 형사보상청구를 인용한 형사보상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더라도, 양자 중 어느 하나에 터 잡아 실제 지급이 이루어졌다면 국가로서는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3항에 터 잡아 이중지급에 해당하는 부분의 이행을 거절할 권능을 지닌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중지급이 현실화되기 이전에 국가는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3항에 의거하여 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확정된 형사보상결정 중 실제 지급이 이루어진 것과 겹치는 부분에 관하여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중지급 부분의 이행을 거절할 권능을 가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청구이의사유에 속하는 권리저지사유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가 이중지급에 해당하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그 대로 지급을 마쳤다면, 대상판결 및 대법원 2018201207 판결에 따라 국가가 뒤늦게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내세워 기지급 형사보상금 가운데 이중지급 부분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즉 대상판결과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우든지 아니면 대법원 2018201207 판결과 같이 애당초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보든지 간에, 국가가 이중지급 부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아니할 것이다.

 

다만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진 후에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 청구인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귀책사유가 존재한다면 예외적으로 국가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저촉되지 아니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재심 무죄에 따른 국가배상과 형사보상의 이중지급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언제나 신의칙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님

 

당사자의 신뢰가 신의칙으로 보호받기 위하여서는 신뢰 자체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신뢰에 따른 후속행위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지급받은 형사보상금을 이미 소비하거나 투자로 상실하였다는 등의 후속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급받은 형사보상금을 은행에 그대로 예치하였다면 그 반환을 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소외인이 고문 및 가혹행위라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당하였고, 사형을 선고받아 집행당하여 사망하였으며, 그에 비하여 형사보상금은 약 3,700만 원에 불과하였다는 사정이 신의칙 위반 판단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특수한 사정이 있어야 신의칙 위반이 인정될 수 있고, 국가배상과 형사보상이 이중지급되었다는 자체만으로 모두 가져도 된다는 신뢰가 인정될 수는 없다.

 

바.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이 원심이나 대법원 2018201207 판결과 다른 논거를 내세운 이유

 

대상판결은,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된 바대로 형사보상금을 피고가 지급 받은 것을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과는 사뭇 다르게 신의성실의 원칙에 근거하여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한편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201207 판결은, “형사보상법 제6조 제1항은 이 법은 보상을 받을 자가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여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권과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경합을 인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은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와 같거나 그보다 많을 때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보다 적을 때에는 그 손해배상 금액을 빼고 보상금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았을 때에는 그 보상금의 액수를 빼고 손해배상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손해배상과 형사보상이 모두 인정될 경우 금액이 중복하여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조항을 두었다. 따라서 같은 원인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이 먼저 지급된 후 형사보상법에 따른 보상이 청구된 경우 법원은 검사나 청구인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등으로 손해배상금이 지급된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빼고 형사보상금의 액수를 정하도록 하여 손해배상금과 형사보상금의 중복지급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의 일부 승소 확정판결에 따라 원고가 그 손 해배상금을 피고에게 지급한 후, 피고의 청구에 의한 형사보상재판에서 원고가 위 손해배상금 지급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되었고 나아가 원고가 그 확정된 형사보상금 전액을 피고에게 지급한 이상, 위 지급은 국가의 위법한 수사와 형의 집행으로 상당한 손해를 입은 피고에 대하여 각기 확정된 국가배상판결과 형사보상결정에 따른 것으로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는 결론을 유지하면서 그 원심 내지는 위 대법원 2018201207 판결과 사뭇 다른 이유 를 제시한 것은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바로 위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의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시점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지기 이전인 반면,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요컨대,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진 시점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기에, 대법원은 형사보상금 중 손해배상금과 겹치는 부분에 관해서는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것 자체는 맞는다는 입장을 취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

 

그래서 대법원은 민법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신의성실의 원칙을 십분 활용하여 구체적 타당성이 있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과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의 조화 여부

 

 대상판결과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은 양자 공히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 3항이 강행법규 및 효력규정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특히 대법원 2018201207 판결은,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3항은 손해배상과 형사보상이 모두 인정될 경우 금액이 중복하여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조항에 해당한다고 그 도입 취지를 밝히고 있다.

 

 대상판결은, 그 사안과 같은 구도(민사소송의 제기  민사판결의 선고  형사보상결정  민사판결확정  민사판결금 지급  형사보상금 지급의 시간순)에서는 형사보상청구와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될 시 국가(정확히는 형사보상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검사 내지 국가배상소송을 수행하는 소송담당 공무원)는 손해배상소송이나 형사보상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같은 원인의 다른 절차가 진행 중임을 법원에 알리고, 손해배상금이나 형사보상금이 확정되어 이를 지급하는 과정에서는 먼저 지급된 금원을 빼고 지급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함으로써 이중지급을 방지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의 이러한 판단은, 이중지급 부분을 간과한 채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확정판결 및 형사보상청구를 인용한 형사보상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더라도, 양자 중 어느 하나에 터 잡아 실제 지급이 이루어졌다면 국가로서는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3항에 터 잡아 이중지급에 해당하는 부분의 이행을 거절할 권능을 지닌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중지급이 현실화되기 이전에 국가는 형사보상법 제6조 제2, 3항에 의거하여 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확정된 형사보상결정 중 실제 지급이 이루어진 것과 겹치는 부분에 관하여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중지급 부분의 이행을 거절할 권능을 가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청구이의사유에 속하는 권리저지사유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가 이중지급에 해당하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그 대로 지급을 마쳤다면, 대상판결 및 대법원 2018201207 판결에 따라 국가가 뒤늦게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내세워 기지급 형사보상금 가운데 이중지급 부분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즉 대상판결과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우든지 아니면 대법원 2018201207 판결과 같이 애당초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보든지 간에, 국가가 이중지급 부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아니할 것이다.

 

다만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이 형사보상결정이 내려진 후에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 청구인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귀책사유가 존재한다면 예외적으로 국가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저촉되지 아니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