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3

[증권전문가들이 주식시장의 급격한 시세변동을 예측하는데 실패하는 이유]【윤경변호사】

[증권전문가들이 주식시장의 급격한 시세변동을 예측하는데 실패하는 이유]【윤경변호사】 브누아 망델로브(Benoit Mandelbrot)는 ‘프랙털 기하학(Fractal Theory)’이란 독자적 학문영역을 만든 사람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브누아 망델로브의 아버지는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어느 날 저항군이 수용자들을 풀어주며 독일군이 반격하기 전에 빨리 도망치라고 했다. 수용자들은 수용소를 빠져 나와 넓은 들판으로 떼를 지어 달려갔다. 한참 달리던 그의 아버지는 떼를 지어 달리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라고 여기고 홀로 울창한 숲으로 들어갔다. 그것은 큰 행운이었다. 독일 폭격기 한 대가 도망치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하고 폭탄을 투하해 몰살시켰기 때문이다. 숲으로 도망간 그의 아버지만 목숨을 건졌다. 브누아..

[나를 인정해주는 다정한 ‘또르’]【윤경변호사】

[나를 인정해주는 다정한 ‘또르’]【윤경변호사】 까칠한 또르가 변했다. 내가 부르기만 하면 다가와 무조건 배를 발라당 까보이면서 눕는다. 예전의 ‘깜비’는 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면 그냥 달려와 품에 안기곤 했는데 ‘또르’는 배부터 보이면서 눕는다. 산책을 하다가도 내가 부르기만 하면 장소불문하고 같은 행동을 한다. ‘배째라’는 말인가? 아니면 이놈이 이 집안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자가 누군지 비로소 알아차린 걸까? 후자(後者)라면,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인류역사가 다시 모계사회로 돌아가면서 남성의 세계사적 패배가 이루어진지 한참 되었다. 그럼에도 이 집안에서 나를 ‘2인자’가 아닌 ‘No. 1’으로 대우해 주는 놈은 ‘또르’뿐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

[나이가 들면서 사랑에 냉소적인 서른 살의 청춘들에게]【윤경변호사】

[나이가 들면서 사랑에 냉소적인 서른 살의 청춘들에게]【윤경변호사】 결혼 적령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다. 그런데 서른이 넘어 나이가 들어가는 젊은 미혼남녀들이 점점 사랑에 시큰둥해지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사랑을 한두 번 이상 해 봤고, 그 결말의 씁쓸함도 맛본 그들은 사랑에 대해 비관적이고 냉소적이다. 사랑을 믿지 못할 뿐 아니라 마음 속의 열정 또한 식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의 감정은 평생 늙지 않는다. 사랑의 열정 역시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사그라지지 않는다. 환갑이 넘은 노인도 사춘기 소년처럼 사랑에 들뜰 수 있다. 사랑의 열정은 언제 어디서건 활활 타오를 불씨를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겨 놓고 있다. 어떤 계기로 불씨에 산소가 공급되..

[빈둥대고 꼼지락 거린 여름 휴가의 끝물을 아쉬워 하며]【윤경변호사】

[빈둥대고 꼼지락 거린 여름 휴가의 끝물을 아쉬워 하며]【윤경변호사】 이번 주 ‘수, 목, 금 3일’을 땡땡이 치면서 집에서 쉬었다. 운동하고. 음악 듣고, 책 읽고, 먹으러 나가고, 낮잠 자면서 말이다. 그야말로 빈둥대고 꼼지락거렸다. 빈둥거리는 마지막 아쉬움을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2015)으로 달랜다.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는 시간’이나 ‘휴가 시간’이 생기면,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불안해 하며 공황(恐慌 panic)에 빠지는 걸로 남는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어딘가 무작정 떠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기도 한다. 남는 시간은 원래 항상 하려고 생각만 했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부족한 부모로서 아이들과 제대로 어울리기까지]【윤경변호사】

[부족한 부모로서 아이들과 제대로 어울리기까지]【윤경변호사】 요즘에는 주말 등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답답하면 아이들을 꼬셔 밖에서 외식하면서 바람을 쐬자고 제안한다. 아이들의 대답은 언제나 흔쾌히 “Yes”다. 식사하면서 함께 맥주나 복분자, 와인 등 술을 마시기도 한다. 맛있는 레스토랑은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지금은 아이들이 나와 함께 어울려 음식을 먹거나 영화보기를 좋아하지만, 나 역시 아이들의 사춘기 시절에는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갈등이 많았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부모는 향후 50년 동안 오만 가지 걱정을 하며 살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위대하고 잘한 일이지만, 이제까지 해본 어떤 일보다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중학생 딸이 왜 손바닥 만한 스커트..

[남자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워 줘라.]【윤경변호사】

[남자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워 줘라.]【윤경변호사】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도록 만들어(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과 함께 있으면 진짜 남자가 된 기분이 들어.” 영화나 소설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사다. 실제로 남자들은 자신을 남자로 느끼게 해주는 여자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다. ‘남자로 느끼게 해준다’는 말은 ‘터프(tough)하거나 야성미가 넘친다는 느낌을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준다’는 의미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란 호르몬은 남자들이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생존의 우위에 서기 위한 온갖 일을 하도록 만든다. 승리에 언제나 목말라 하고 있고,..

[생각과 관점을 바꿔 세상을 바라보면, 상황이 변한다.]【윤경변호사】

[생각과 관점을 바꿔 세상을 바라보면, 상황이 변한다.]【윤경변호사】 개구리에게는 눈 앞에 보이는 곤충과 살고 있는 연못이 세상의 모든 것이다. 지렁이에게는 아무리 해도 뚫고 지나갈 수 없는 단단한 돌과 맛있는 진흙이 가장 중요하다. 개구리와 지렁이가 보는 세상은 그토록 다르지만 사실 두 세상은 하나다. 한쪽 구석에 잔뜩 옹송그리고 있는 사람에게 세상은 차가운 바람과 번뇌일 뿐이다. 따뜻한 햇빛 아래 풀밭을 걷는 사람은 세상의 온기와 기쁨을 누린다. 우리가 가진 세상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은 세상이 우리에게 준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시선에 영향을 준 것은 우리의 내면이고, 그것이 우리가 세상을 보기로 한 방식이다. 시든 꽃 한 송이 때문에 온 뜰의 고운 꽃들을 부정할 필요가 있을까? 메마른 나뭇가지 하나 ..

[빈둥거리고 꼼지락 거린 오늘 하루가 준 행복한 시간]【윤경변호사】

[빈둥거리고 꼼지락 거린 오늘 하루가 준 행복한 시간]【윤경변호사】 아침에 일어나니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 소리가 들린다. 이런 날은 일하기 싫다. 잠에서 깨자 마자 농땡이 치기로 하고,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책을 읽다가 브런치를 먹으러 서래마을로 향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가한 거리가 너무 좋다. 음식점이든 갤러리든 ‘한적한 곳’을 선호한다. 괜히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롱브레드(longbread)'라는 곳인데, 반지하에 분위기도 그다지 낭만적이지 못하고, 주차도 불편하다. 메뉴도 샌드위치뿐으로 단조롭다. 하지만 이왕 간 것이니, 음식을 맛있게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주문한 샌드위치와 자몽 쥬스가 정말 너무 맛있다. 무엇이든 가볍게 보고 지나치면, ..

[투덜이를 멀리하고, 행복한 사람을 주변에 두어야 한다.]【윤경변호사】

[투덜이를 멀리하고, 행복한 사람을 주변에 두어야 한다.]【윤경변호사】 행복을 찾고 있지만 행복한 순간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 주위의 누군가가 행복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모르는데 있다. 하버드 의대 니콜라스 크리스 태키스(Nicholas Christakis)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울러(James Fowler)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도 행복해진다고 한다. 행복한 이웃, 행복한 동료, 행복한 배우자, 행복한 부모형제와 함께 하는 사람이 행복해질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0% 이상 높으며 그들의 친구의 친구에게까지 행복 바이러스가 퍼진다. 1971년부터 2003년까지 총 1만 2,067명을 연구 추적해 증명한 행..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또르’]【윤경변호사】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또르’]【윤경변호사】 무더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또르는 열심히 훈련을 한다. 다른 강아지들은 휴가를 떠났지만, 또르는 오늘도 땀을 흘리며 열공 중이다. “앉아”, “엎드려”, “손”이라는 3가지 명령어를 익히고 있다. 이 놈이 고집이 세서 나를 약간 무시한다. 그런데 또르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 내가 “앉아”라고 소리치면, 아직 가르치지도 않은 최종 동작을 실행한다. 배를 보이고 누운 다음, 배를 쓰다듬어 달라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내가 “앉아”, “엎드려”라는 말 다음으로 “누워”라고 말할 것을 미리 알아채고 3가지 동작을 연속 실행을 하는 것이다. 똑똑하고 기특한 놈이다. 이대로라면 또르가 조만간 “라면”도 끓여 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