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3

[일요일 이른 아침 홍대앞거리 - 광란의 흔적들]【윤경변호사】

[일요일 이른 아침 홍대앞거리 - 광란의 흔적들]【윤경변호사】 시험장에 데려다 주기 위해 아침 7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연대 앞에 아이를 내려주고 이침식사를 하러 홍대앞거리 맛집을 찾아 나섰다. 홍대 앞에는 예전에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가시고기” 등 연극을 보러간 적은 있지만, 맛집거리는 처음이다. 그런데 골목길마다 지난밤 광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온통 쓰레기더미이고, 악취까지 난다. 그동안 보아온 깨끗한 서울거리의 이미지와 너무 멀다. 한 바퀴 다 돌아보았다. 홍대앞거리 탐방은 아쉽게 끝났다. 차를 돌려 나오는데, 홍대앞거리를 벗어난 길 모퉁이에 ‘전주콩나물국밥’을 파는 집이 보인다. 메뉴는 오로지 ‘콩나물국밥’ 하나다. 수란이 곁들여 나오지만, 오로지 ‘콩나물’과 ‘파’, 약간..

[아프리카의 사자와 가젤처럼 무작정 달려야만 하는 걸까?]【윤경변호사】

[아프리카의 사자와 가젤처럼 무작정 달려야만 하는 걸까?]【윤경변호사】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가젤이 잠에서 깨어난다. 가젤을 사자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사자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자는 가젤보다 빠르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사자든 가젤이든 마찬가지이다. 해가 뜨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 TV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들의 세계는 처절하다. 약육강식의 세계가 때로는 눈물겹다. 이와 같이 쫒고 쫒기는 경쟁을 “붉은 여왕의 효과(Red Queen Effect)”라 한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무의식적인 습관의 위력]【윤경변호사】

[무의식적인 습관의 위력]【윤경변호사】 지역의 미식축구 스타 선수인 하워드(Howard)가 조깅을 하다가 어떤 건물이 불길에 휩싸인 것을 보았다. 한 여인이 고양이를 안고 3층 창틀에서 서 있었다. “저기요, 부인!” 하워드가 소리쳤다. “고양이를 제게 던지세요!” “말도 안돼요.” 여인이 울부짖었다. “거기까지는 너무 멀어요!.” “부인, 저는 미식축구 선수입니다. 고양이를 잡을 수 있어요.” 연기가 창문 쪽으로 밀려오고 있었고, 여인은 마침내 고양이에게 작별의 키스를 한 다음 고양이를 아래로 던졌다. 하워드는 고양이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고 돌진했다. 고양이가 차양에 튕겨졌고, 하워드는 고양이를 잡으려고 거리를 가로 질러 질주했다. 그는 허공으로 180센티미터를 날아서 한손으로 그림 같은 캐취(catc..

[전문가의 말도 못 믿겠다.]【윤경변호사】

[전문가의 말도 못 믿겠다.]【윤경변호사】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닐 스트라우스(Neil Strauss)라는 사람이 쓴 신변잡기 에세이를 읽다보니 중간에 효과적인 ‘수작걸기’용 작업멘트를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가 주장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튕기면 튕길수록 사람들은 당신을 원할 것입니다. ‘그만 집적 대세요’라거나 ‘전 애인이 있어요’ 혹은 ‘당신은 내 타입이 아니에요’라고 말할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당신을 쫒아 다닐 것입니다. 짧은 사례를 하나 들자면, 내가 누군가에게 키스를 하려다 거부를 당했다고 칩시다. 5초 정도만 그녀를 외면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 같은 부탁을 하면, 대개가 선뜻 입을 맞춰주지요. 그것은 벌과 보상의 문제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처음에는 무조건 ‘안된다’고 반응해서이기 때..

[꿈속에서의 논쟁 - 나의 완벽한 승리]【윤경변호사】

[꿈속에서의 논쟁 - 나의 완벽한 승리]【윤경변호사】 1999년도에 집필한 2권의 책(“부동산 경매의 실무”와 “가압류·가처분의 실무”)의 서문을 보면, 책에 도움을 준 2분의 판사 이름이 적혀 있다. ‘윤성O 판사’와 ‘여훈O 판사’. 위 책을 집필하면서 이론가인 2분과 엄청나게 많은 토론을 했다. 식사시간은 물론 전화통화를 통한 논쟁을 수없이 했다. 아쉽게도 두 분과의 논쟁에서 매번 밀리곤 했다. 하루는 꿈을 꾸었는데, 두 분이 나타났다. 먼저 ‘윤성O 판사’가 나타났다. 특유의 시니컬한 미소를 쪼개면서 사안의 ‘쟁점’을 명쾌하고 간결하게 설명하였고, 자신의 견해를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말로 풀어 설명했다. 나는 자신에 찬 그 모습을 경이로움 속에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서 내가 무엇인가 반박을 하는 ..

[가끔씩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윤경변호사】

[가끔씩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윤경변호사】 지난 일요일 오전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가 옆좌석에 앉은 젊은 커플들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날 소유물처럼 대해.” 그녀의 말을 들은 남자는 대답한다. “내가 너를 소유물인 것처럼 대했다면, 결국 그건 내가 소유하지 않은 그 무엇보다도 너를 아끼고 보살피고 보호해주었다는 뜻이야.” 그 남자의 말을 들은 내 마음 속에서는 감동의 물결이 일었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불현듯 그녀의 얼굴에 일말의 행복감도 어려 있지 않은 것을 보고는 이내 내 실수를 깨달았다. 자신의 주인은 자신이다. 내가 내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혀 여자를 감동시키는 말이 아니었는데, 순간 헷갈렸다. 이젠 두뇌회로가..

[‘작고 사소한 사치’가 주는 커다란 만족]【윤경변호사】

[‘작고 사소한 사치’가 주는 커다란 만족]【윤경변호사】 몇 달 전 북촌마을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아이템이 “버튼 커버(Button Cover)”다. 마음에 들어 속칭 'feel'이 꽂혔다. 그때 산 버튼 커버 중 2개를 분실했다. 새로 주문을 했는데, 오늘 도착했다. 별거 아닌 몇 푼 안되는 사소한 액세서리(accessory)인데도, 참 기분이 좋다. 난 가끔씩 내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호사를 누리게 한다. 물론 ‘작고 사소한 사치’에 불과하다. 조깅화를 사거나, 부엉이 인형을 모은다. 향수를 구입하고, 마음에 드는 볼펜을 수집한다. 보잘 것 없는 물건에 대한 수집편집증(강박증)을 가진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말이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다. 그 만큼 내 자신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가끔’ 누리는 이런..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 - ‘시간이 없어서…’]【윤경변호사】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 - ‘시간이 없어서…’]【윤경변호사】 사람들은 흔히 ‘시간은 돈’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한 것이 틀림없다. 하루에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가장 밥 먹듯 하는 말이 그저 ‘시간이 없다’거나 ‘바빠 죽겠다’는 말이다. 시간은 변함이 없는 데, 저 혼자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 말을 뱉는 순간 시간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시간의 노예가 되는 순간 ‘쳇바퀴를 돌리는 쥐’가 되는 것이다. 쳇바퀴를 돌리는 쥐들의 경주가 비극적인 점은 경주에서 우승하더라도 여전히 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시간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일에 몰두하고 재미를 붙이면, 바쁜 와중에도 업무 이외에 다양한 일..

[검은 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을 때 대처하는 법]【윤경변호사】

[검은 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을 때 대처하는 법]【윤경변호사】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한다. “밤의 한적한 골목길에 검은 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으면 어떡해요?” 그럼 다음의 설명을 신중히 듣고 따라 하기 바란다. 검은 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으면 정확하게 두 걸음 물러나서 고양이가 길을 건너가게 하라. 120초 동안 조용히 기다려라. 그런 다음 오른발을 내딛어라. 반드시 오른발을 내딛고, 왼발을 내딛어야 한다. 세 걸음 앞으로 가라. 그리고 오른쪽을 본 다음 다시 왼쪽을 보라. 그래서 다른 고양이가 또 있는지 확인하라. 꼭 확인하라. 그리고 당신에게 질문하라. 지금 당신이 위 설명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경우는 단 한 가지 경우 뿐이다. 당신이 “쥐”일 경우에만. ... 물론 당신은 쥐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신은 다시 일어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당신을 쓰러뜨린다.]【윤경변호사】

[신은 다시 일어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당신을 쓰러뜨린다.]【윤경변호사】 이미 2-3년 전에 유행했던 유머 같은데, 인터넷에서 오늘 본 글이다. 그런데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마음이 짠하다. 지하철에서 가방을 맨 남자가 승객을 향해 우렁차게 말하기 시작했다. 익숙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나선 이유는 가시는 길에 좋은 물건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이렇게 나섰습니다. 플라스틱 머리에 솔이 달려 있습니다. 이게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칫솔 입니다. 이걸로 뭐 할려고 가지고 나왔을까요? 팔려고 나왔습니다. 얼마일까요? 천원입니다. 뒷면 돌려 보겠습니다. 영어 써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이게 무슨 뜻일까요? 수출했다는 겁니다. 수출이 잘 될까요, 안됐을까요? 망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