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1

[신속하고 재치있게 대응하는 방어용 화법]【윤경변호사】

[신속하고 재치있게 대응하는 방어용 화법]【윤경변호사】 누군가 당신에게 따지듯 대들거나 불쾌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순간 대응할 말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런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몇 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는 일이다. 번개처럼 빠른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순발력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게다가 공격을 하는 사람은 전날 밤에 이미 공격전략을 준비하고, 사용할 말을 세심하게 가다듬고, 언어의 독화살을 날릴 그 순간을 생각하며 기대감에 부푼다. 갑작스럽게 공격을 당했을 때 견고한 방어용 화법을 준비해 두지 못한 사람은 놀란 눈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신속하고 재치있게 대응하는 ..

[미덕(美德)이라는 것은 사실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 숨은 악덕(惡德)이기도 하다.]【윤경변호사】

[미덕(美德)이라는 것은 사실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 숨은 악덕(惡德)이기도 하다.]【윤경변호사】 세상을 책으로 배우던 젊은 시절에는 정답이 하나뿐이라고 믿었다. 진실이 여럿일 수도 있다는 건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세상을 온 몸으로 살아야 하는 지금은 정답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이젠 그 어느 것도 명쾌하게 결론지을 수 없다. 사실 우리가 선(善)이나 미덕(美德)이라고 일컫는 것들은 여러 종류의 행위와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한 군데 모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과 책략이 이런 것들을 그럴싸하게 미덕으로 포장해놓은 경우가 많다.

[무례한 남성을 제압하는 ‘어머니의 눈빛’]【윤경변호사】

[무례한 남성을 제압하는 ‘어머니의 눈빛’]【윤경변호사】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두드러지고 그 역할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인품과 자질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남성우월주의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을 나약한 존재로 인식하거나 여성에 대한 존경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인간 말이다. ‘메일 쇼비니스트(male chauvinist)’들은 여성들이 그들과 동등한 능력과 권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성 동료의 가슴을 향한 그의 시선이 이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이런 자들을 제압하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가 “엄격한 어머니의 눈길”을 보내는 것이다. ‘엄격한 어머니의 눈빛’이란 남성들이 던지는 무례한 우스갯 소리에 응대하는 대신 분명하게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벌을 주듯이, 그..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윤경변호사】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윤경변호사】 지난 4년간 법조계(法曹界)의 변화를 보면, 그 변화의 정도가 너무 심해서 눈이 핑핑 돌 지경이다. 재조(在曹)와 재야(在野) 모두 말이다. 전관예우금지법이 생기고, Law School을 졸업한 변호사들이 대거 배출되기 시작했다.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의 판사 보직이 분리되어 운영되기 시작했고, 재판연구원제도가 도입되었다. 판‧검사들은 65세 정년까지 근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변호사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에 시달린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비단 법조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역과 모든 경제활동영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 흐름의 큰 물줄기를 돌려 놓고 있다. 사실 기업활동을 하는 비즈니스(busines..

[좌회전과 우회전이 여전히 헷갈려!]【윤경변호사】

[좌회전과 우회전이 여전히 헷갈려!]【윤경변호사】 남자는 공간 인식능력이 뛰어나 여자에 비해 운전을 잘 한다고 한다. 그간 많은 접촉사고를 내면서도 운전을 좋아했던 것을 보면, 나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지금은 운전을 거의 하지 않지만, 간혹 주말에 초행 길을 운전하다 보면 여전히 좌우 방향을 혼동한다. 사거리에 들어서면서 조수석에 탄 사람이 “여기서 우회전이야!”라고 외치는 순간 두뇌는 신속하게 움직인다. “우측은 밥 먹는 손이 있는 쪽이고, 그럼 이쪽으로 가야하는구나”라고 판단을 내리고 핸들을 돌리려는 순간 이미 교차로를 그대로 통과하고 만다. 좌측과 우측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 두뇌의 판단 작용 없이 ‘반사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부족해서일까..

[이별은 낯설고 고통스럽다.]【윤경변호사】

[이별은 낯설고 고통스럽다.]【윤경변호사】 어제 아는 친구의 본인상 부음을 들었다. 믿어지지 않는다. 몇 달 전에는 15년간 같이 살던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하늘나라에 있는 깜비의 모습이 영사기의 필름처럼 돌아간다. 그토록 많은 죽음을 만나고 그토록 많은 이별을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고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죽음을 통한 이별’이다. 모든 이별은 마치 처음 맞이하는 것처럼 낯설고 고통스럽다. 이별을 경험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여기저기 쓰라리고 온 몸이 욱신거린다. 매년 가을마다 제 몸에서 나뭇잎을 묵묵히 떼어내는 나무는 어떻게 그 아픔을 견뎌낼까? 어느 날 절망이 들이닥친다. ‘사랑하던 사람’이 영영 떠난다.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린다. 그..

[연수원 34기 제자들과의 모임]【윤경변호사】

[연수원 34기 제자들과의 모임]【윤경변호사】 세월이 정말 빠르다. 사법연수원 34기 제자들은 벌써 경력 11년차의 ‘중견법조인들’이 되었다. 다들 예전 연수원 수료 당시의 젊은 시절 모습 그대로다.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고, 열정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을 보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세월이 무심하게 지나간다. 다음 번 모임 때는 모두 ‘원로법조인들’이 되어 있을까? 그럼 그때는 나는 이미 오랜 세월 속에 잊혀진 ‘선현법조인’이 되어 있을게다.

[죽도록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지금 시작하라.]【윤경변호사】

[죽도록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지금 시작하라.]【윤경변호사】 사람들은 언젠가는 일이 잘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지금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는 쉴 수 있겠지’ ‘그녀는 언젠가는 불평을 거두고 날 이해해 주겠지.’ ‘언젠가는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거야.’ 인생의 악순환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그러니 좋은 날이 오리란 기대는 애당초 하지 마라. 경제적으로 좀더 윤택해지고 아이들이 성장하여 독립해 나간 후 당신이 자유로워졌을 때, 그때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해라.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을 그 일에 투자하라. 이젠 제발 “언젠가 모든 것이 달라질거야”라는 말을 믿지 마라. 당신을 구속하는 일상의 의무들 속에서 하루에 한 시간쯤은 그저 좋..

[‘5년 연속 수익률 1위 펀드’를 추천하는 언론매체나 금융회사의 광고에 현혹되서는 안된다.]【윤경변호사】

[‘5년 연속 수익률 1위 펀드’를 추천하는 언론매체나 금융회사의 광고에 현혹되서는 안된다.]【윤경변호사】 레그 메이슨 캐피탈 매니지먼트(Legg Mason Capital Management)의 회장 빌 밀러(Bill Miller)는 미국 최고의 펀드매니저다. 그는 1991년부터 2006년까지 15년간 연속으로 S&P500 지수를 넘는 수익률을 올린 신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빌 밀러가 특별하다고 믿는다. 바로 이것이 문제다. 이런 믿음 때문에 당신은 돈을 날릴 수도 있다. 사실 그는 그저 평범한 펀드매니저일 수도 있다. 그가 연속으로 15년간 S&P500 지수를 이긴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우연의 관점에서 보면 15년 연속으로 시장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누군가 동전을 ..

[카톡으로 날라 온 빛바랜 추억의 사진 한 장]【윤경변호사】

[카톡으로 날라 온 빛바랜 추억의 사진 한 장]【윤경변호사】 나는 7남매 중 막내라서 어릴 적 사진이 별로 없다. 사진을 자주 찍지도 않았겠지만, 누님들이 결혼할 때마다 집안의 사진첩은 점점 사라지고 막상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남아 있는 사진은 거의 없었다. 어제 저녁에 외6촌 형제인 ‘김선태(Suntae Kim) 화백’으로부터 사진 1장을 받았다.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 보는 사진이다. 구한말 시대의 사진 같다. 외가쪽 행사에 참석했다가 찍은 사진 같은데, 찍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앞 줄에 내 모습이 보인다(왼쪽에서 6번째). 돌아가신 부모님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보인다. 부모님의 젊은 모습은 너무 오랜 만에 접한다. 빛바랜 추억의 사진 한 장이 나에게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