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1

[내가 팔면 오르고, 내가 사면 떨어지는 이유]【윤경변호사】

[내가 팔면 오르고, 내가 사면 떨어지는 이유]【윤경변호사】 당신은 A회사와 B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A회사 주식은 50%의 수익을 올리고 있고, B회사 주식은 50% 손실을 보고 있다. 자녀 등록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팔아야 한다. 어느 주식을 먼저 팔겠는가? 수익을 내는 A회사 주식을 먼저 팔겠다고 한다면, 당신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 이런 잘못된 행동은 ‘손실회피심리’ 때문에 일어 난다. B회사 주식을 파는 순간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A회사 주식을 판다. 사람들은 손실을 두려워하고, 손실이 났을 때 자신의 판단착오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을 대면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한..

[비오는 날의 생맥주 한 잔]【윤경변호사】

[비오는 날의 생맥주 한 잔]【윤경변호사】 통상 덥고 갈증이 날 때 시원한 맥주를 찾는다. 하지만 난 비가 오면 맥주가 가장 땡긴다. 술은 마음 속에 내리는 낭만의 비다. 맥주 안주로는 매콤한 ‘타코(Taco)’나 ‘퀘사디아(Quesadilla)’가 적격이다. 인터넷을 뒤져 아이들과 함께 강남역 부근 “무차초(Muchacho)”라는 Mexican 음식점을 찾았다. Draft Beer 3병을 시켜 맛을 비교해 가면서 마셨다. 'Hopcat Amber Ale', 'Indica IPA', 'Great White' 중 ‘Indica’가 내 입 맛에 잘 맞는다. 맥주 맛의 90%는 술 자체의 맛과 향이다. 나머지 90%는 ‘비(Rain)’라는 분위기다. 맥주의 주성분은 소통, 추억, 위로, 사랑, 여유, 설렘 같..

[갈수록 캐쥬얼 옷 차림이 화려하고 유치찬란해진다.]【윤경변호사】

[갈수록 캐쥬얼 옷 차림이 화려하고 유치찬란해진다.]【윤경변호사】 평일에는 항상 양복을 입고 다닌다. 한결 같이 짙은 색깔의 깔끔한 정장들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튀지 않는 무채색이다. 그런데 주말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장을 입지 않는다. 갈수록 캐쥬얼 옷 색깔이 유치찬란하고 화려해 진다. 아마도 마음은 여전히 일탈을 꿈꾸나 보다. 매일 매일 평범하고 똑같은 하루. 이렇게 하루가 가고, 한달이 가고, 일년이 가고, 십년이 가고.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걸까? 월급쟁이로 살면서 평범한 일상 속에 숨 막히게 묻혀가는 불쌍한 나에게 젊은 시절부터 항상 던진 질문이다. 그때는 한 번도 활짝 피어보지 못한 내 젊은 시절이 가여웠고, 그렇게 저물어 갈 것 같은 내 인생이 안타깝기만 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느..

[코를 고는 남자는 죄가 없다.]【윤경변호사】

[코를 고는 남자는 죄가 없다.]【윤경변호사】 다른 사람을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은 아주 낭만적이고 멋진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것도 그 사람이 다른 곳에서 깨어 있을 때 얘기다. 옛 말에 따르면 코를 고는 사람은 죄가 없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된다’고 하지 않던가. 코를 곤다고 하면 술에 취한 과체중의 남자를 떠올린다. 코 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등을 떠밀어 옆으로 돌아 눕힐 파트너도 없는 사람 말이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자인 것 보면, 코 고는 현상은 소수의 남자집단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볼 수 없다. 당신도 예외는 아닐 거다. 여자들도 코를 곤다. 하지만 별 문제가 안된다. 여자들은 갱년기를 한참 지나서야 코를 고는데, 그때는 남자들과 헤어져 자유를..

[영화 “러덜리스(Rudderless, 2014)”]【윤경변호사】

[영화 “러덜리스(Rudderless, 2014)”]【윤경변호사】 압구정 CGV에서 오늘 본 음악영화다. 제목인 '러덜리스'(rudderless)는 방향키(rudder)를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하는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북미에서는 실패한 영화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음악영화’는 항상 사랑을 받는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노래도 좋지만, 반전 있는 스토리가 마지막 노래와 맞물려 감동적이다. ‘비긴 어게인(Begin Again, 2013)’이나 위플래쉬(Whiplash, 2014)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귀를 사로잡는 노래와 가슴을 파고드는 메시지가 있다. 쿠엔틴 역의 안톤 옐친(Anton Yelchin)도 귀엽고 인상적이다. 가슴 찡한 노래 한 곡이 만드는 기적은 놀랍다.

[외국 여행보다는 그곳에서 반년씩 살고 싶다.]【윤경변호사】

[외국 여행보다는 그곳에서 반년씩 살고 싶다.]【윤경변호사】 내가 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것은 약 20년 전 미국 유학시절이 전부다. 해외출장이나 해외여행을 여러 번 다녀 봤지만, 감흥과 아련한 추억에 있어서는 ‘잠깐 들러본 곳’과 ‘살아 본 곳’은 확연히 다르다. 한 도시에서 몇 달 또는 몇 년 살아본다는 것은 여행이나 출장과는 달리 그 고의 제도와 문화, 사는 사람들과 온 몸으로 부딪치기 때문이다. 세상 어느 곳이든 그 안에서 살아 보면,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에게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살고 있는 곳의 역사와 사람들의 친절함에 감동하고, 그 매력과 분위기에 취해 깊이 앓게 된다. 유학 시절 그 도시와 연애를 하는 것처럼 살았다. 헤어날 수 없는 일종의 열애다. 젊은 시절 내 인..

[도전은 언제나 위험하다.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아무런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윤경변호사】

[도전은 언제나 위험하다.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아무런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윤경변호사】 다니엘 카너먼은 2002년 ‘손실공포본능’에 관한 아래의 실험결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당신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재산을 유언상속하였는데, 2가지 선택방식이 있다. A선택은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20억 원을 받고, 뒷면이 나오면 하나도 받지 못한다. B선택은 그냥 5억 원을 받는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B를 선택한다. 확률과 기대값을 따져 본다면 A의 기대값은 10억 원(= 20억 x 1/2)이고 B의 기대값은 5억 원이므로 당연히 A를 선택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B를 선택한다. 손실공포본능 때문이다. 반대로 당신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빚을 물려주게 되었다...

[브런치(brunch)가 도대체 뭐꼬?]【윤경변호사】

[브런치(brunch)가 도대체 뭐꼬?]【윤경변호사】 지난 일요일 오전에 또르를 미용시키는 동안 딸내미와 함께 가로수길에 있는 브런치 카페 ‘에이블(ABLE)’을 찾았다. 서울에 살면서도 가로수길을 처음 가본다. 남들 다 가본 곳을 지금에서야 가보다니, ‘서울 촌놈’이 맞는가 보다. 브런치(brunch)를 먹어보기도 처음이다. 그리보면 난 참 바보처럼 살았다. 겨우 오전 11시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에 늦잠을 자지 않은 채 부지런히 먹으러 나온다. ‘가로수길 맛집’은 ‘서래마을 맛집’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브런치 메뉴도 참 다양하다. 쥬스 2잔을 시켰는데, ‘잔’에 나오지 않고 ‘병’에 나온다. 종업원의 추천을 받아 ‘에그 베네딕트(Egg Benedict)’, ‘오믈렛 프리타타(Omelet Fr..

[‘또르’의 변신은 무죄]【윤경변호사】

[‘또르’의 변신은 무죄]【윤경변호사】 일요일 오전 또르가 첫 미용을 했다. 미용사에게 또르를 건네주고 나오는 내 마음은 무척 착잡했다. 낮선 환경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또르는 내가 보고 싶어서 힘들겠지. 집이 무척 그리울거야. 우울한 마음에 문 밖으로 나온 나는 깜짝 놀랐다. 미용사의 품에 안긴 또르가 미용사의 얼굴을 핥고 있다. 어찌 이럴 수가! 질투심에 손이 떨린다. 누구에게나 안기고, 여자라면 다 좋아한다. 정말 지조 없는 놈이다. 마음을 가라 앉히자. 질투심이 없다면, 사랑하지도 않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질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느낌이다. 사랑하면 질투를 하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사랑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3시간 후 또르를 데리러 갔다. 여전히 귀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