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화해》[“먼저” 고개를 돌려 눈을 바라보고 손 내미는 것]【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0. 2. 19.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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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먼저” 고개를 돌려 눈을 바라보고 손 내미는 것]【윤경 변호사】

 

삶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인생을 살 맛나게 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하는 배우자, 연인, 가족, 친구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긴다.

그런 갈등이 커지면, 사랑은 금새 두 쪽이 난다.

사랑의 위기는 전초전도 뒤풀이도 없다.

각자 자신만의 다른 생각이 파도치기 시작한다.

두 갈래 생각이 그대로 바다 양편에 뛰어들면, 지구를 반 바퀴 돌아야 만날 수 있다.

그럴 때는 생각이 멈춘 누군가가 먼저 상대방을 향해 고개를 돌려야 한다.

 

신기한 것은 ‘갈등이 전혀 없는 사람들’보다 ‘갈등이 생겼을 때마다 즉시 봉합해온 사람들’의 사랑이 더 깊고 굳건하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아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을 때,

자신이 먼저 상대방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일은 선수칠 만한 일이다.

 

사랑의 위기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는 눈길을 멈추었을 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 위험해 진다.

그 순간이 자신이 먼저 고개를 돌려야 한다.

먼저 눈길을 주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화해하는 일만큼은 사전준비도, 치밀한 계획도 필요 없다.

그냥 먼저 하는 것이다.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화해를 청하면 된다.

당신이 자존심의 ‘호수’에 둥둥 떠있는 순간

상대방은 이미 자존심의 ‘바다’로 뛰어들었을지 모른다.

 

상대의 눈길을 ‘기다리는 것’보다 ‘먼저 눈길을 주는 것’이 한결 아름답다.

상대가 숙이고 들어오길 기다리는 사람은 그로 인해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다.

순간의 자존심에 매달려 집착하게 되고, 괴로움과 고통의 심연에 빠져든다.

 

먼저 화해를 청하고 용서를 구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당신이 먼저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쳤을 때 상대방도 당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순간이 어디에 있을까?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는 것이다.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 밀며, 품을 대주고, 어깨를 대주고, 마음을 대주는 것이다.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험난할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 안거든 말 없이 온 몸을 내맡겨라.

비록 그 날개 안에 숨은 칼이 그대에게 상처를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속삭일 때는 그 말을 믿어라.

비록 북풍의 찬바람이 정원을 황폐화시키듯이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뒤흔들어 놓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