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비밀을 간직하는 이유]【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10. 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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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간직하는 이유]【윤경변호사】

 

<사람은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 처음 주제로 잡는 것은 보통 자신의 성장 내력과 실연 등이다.

그래서 작가의 처녀작은 자서전 성격을 띨 때가 많다.

이처럼 사람들은 가끔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관념이나 감정을 외부에 표출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그 ‘비밀’이 좋든 나쁘든 마음 속에 품고 있을 수만 없어 파멸을 가져 올지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 놓은 경우가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마음 속의 비밀을 털어 놓고 싶은 생각도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것을 비밀로 하고 싶은 생각도 강하다.

비밀로 할 필요가 없는 듯한 것도 비밀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사정을 있는 그대로 밝히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비밀이 없는 사람은 없다.

수다 거리를 제공하는 가벼운 비밀이 있는가 하면, 믿음과 신뢰의 기초 아래 절대 입을 열어서는 안되는 무거운 비밀도 있다.

회한이나 답답함을 풀어 놓는 해방과 탈출로서의 비밀이 있는가 하면, 어쩔 수 없는 사연을 지니고 있어 평생 가슴 속에 묻고 살아야 하는 비밀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자신의 참된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특히 남성은 내심의 감정이나 약점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은 남성다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밀을 간직하는 이유는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이나 공격을 받지 않으려는 속성도 숨어 있다.

'프란체스코 귀차르디니(Francesco Guicciardini, 1483~1540)'의 “처세의 지혜”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비밀이 새어나가면 많은 피해를 입게 되지만, 그 중 가장 치명적인 점은 비밀은 아는 사람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가끔 쾌감에 젖거나 화풀이 삼아 털어 놓으면 그 순간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결국에 해가 되어 돌아온다.”

 

<가슴 깊이 간직한 저마다의 비밀>

 

알려지면 수치스런 비밀도 있지만 자기만이 간직하고 싶은 비밀도 있다.

모파상(Guy de Maupassant)의 “여자의 일생”에서 주인공 쟌(Jeanne)의 어머니는 죽음을 앞두고 젊은 시절의 연애편지를 꺼내 혼자서 조용히 읽곤 했다.

비밀은 자기 만이 아는 은신처이기도 하다.

힘들고 불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여성이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잠깐 동안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자기만의 비밀 밖에 없다.

쟌(Jeanne)의 어머니에게는 비밀스런 연애편지가 그녀의 생명 유지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남자는 자기의 비밀보다 타인의 비밀을 성실히 지키는 품성을 지니고 있고, 여자는 타인의 비밀보다 자신의 비밀을 성실히 지키는 품성을 가지고 있다.

여자의 마음 속 닫힌 서랍은 비밀의 창고다.

그 속에 작은 불씨 하나 감추고 있다.

안으로 잠긴 마음의 문은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열리지 않는다.

 

‘간직하고 싶은 비밀’은 자기 의식의 고향이다.

다른 사람이 보면 별 것 아닌 작은 비밀이지만, 자신에게는 다른 사람이 개입되지 않은 소중하고 사랑스런 자기만의 세계인 것이다.

 

<비밀관리능력이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 준다.>

 

비밀이란 밖으로 표출할 수 없어서 비밀이다.

어떤 비밀을 반드시 지키고 어떤 비밀을 털어 놔도 되는지를 구별하는 지혜를 갖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 첫 번째 단계다.

 

너무 많은 비밀로 다른 사람이 들어 올 수 있는 가능성을 철저히 막아 놓는다면, 타인을 자신의 세상에 들여 놓아 공감하는데 무척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반대로 비밀이 하나도 없이 열려 있는 마음의 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어 통제가 안 될 수 있다.

비밀을 관리하면서 적절히 마음의 문을 열고 닫아야 관계가 원활하게 된다.

 

숨기고 싶은 비밀을 선정하고 숨기지 않아야 할 순간을 판단하는 것을 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밀관리능력’이 없으면, 사랑도, 인간관계도, 사업도 깨지기 쉽다.

비밀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시험하고 신뢰성의 근본을 따지는 도구이다.

 

비밀이 없는 털털한 사람이든, 숨기는 게 많은 비밀스런 사람이든

비밀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배하느냐가 그 사람의 성품과 인간관계를 결정한다.

비밀의 방을 여는 열쇠를 소중히 잘 간직하고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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