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상대방의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11. 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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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윤경 변호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잘못된 배려>

 

하루는 대령이 하사를 불러 들였다.

“하사, 김 일병의 어머니가 어제 사망했다는 소식이 방금 전에 전보로 들어왔다. 김 일병에게 말하고 나한테 오라고 해.”

 

하사는 아침에 병사들을 소집하고는 정렬시켰다. “제군들 들어라.”

하사가 입을 열었다.

“김 일병, 식당에 식료품 목록을 보고한다. 박 일병은 인사과에 서류를 제출한다. 나머지는 수송부에 보급품을 인계한다. 아, 그리고 김 일병, 자네 어머니가 사망하였다. 대령님께 가서 보고한다. 이상.”

 

그 날 오후에 대령이 집무실로 하사를 불렀다.

“이봐, 하사. 그런 식으로 사망소식을 알리다니... 그렇게까지 냉정하게 굴 필요가 있었는가? 다음 번에는 좀 더 융통성있게 해 볼 수 없겠나?”

 

“알겠습니다. 대령님.” 하사가 대답했다.

 

몇 달이 지난 후 대령이 같은 소식으로 하사를 불러 들였다.

“하사, 홍 일병의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방금 전에 전보로 받았네. 가서 알리고는 나에게 보내게. 이번에는 좀 융통성 있게 하는 것 잊지 말고.”

 

그래서 하사는 일조점호를 실시했다.

“좋아, 제군들. 모두 정렬하고 잘 들어라.”

 

그가 말했다. “아버지가 있는 병사는 모두 두 발짝씩 앞으로 나와라.”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홍 일병은 그렇게 빨리 나올 필요 없다!”

 

<진정한 배려는 빈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부대에 한 이등병이 있었다.

그 이등병은 추운 겨울날 밖에서 언 손을 녹여 가며 찬 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소대장이 그것을 보고 안쓰러워 한마디를 건넸다.

“김 이병,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그 이등병은 소대장의 말을 듣고 취사장에 뜨거운 물을 얻으러 갔지만, 군기가 빠졌다는 야단만 듣고 정작 뜨거운 물은 얻지를 못했다.

다시 빨래를 하고 있는 김 이병 옆을 이번에는 중대장이 지나갔다.

 

“김 이병, 동상 걸리겠다.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김 이병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취사장에 가지 않았다.

가 봤자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혼만 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빨래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행정보급관이 그의 곁을 지나게 되었다.

“김 이병, 취사장에 가서 더운 물 좀 받아 와라. 나 세수 좀 하게.”

그 이등병은 취사장에 뛰어가서 보고를 하고, 즉시 더운 물을 받아 왔다.

그러자 그 행정보급관이 말했다.

“그 물로 빨래해라. 양은 많지 않겠지만 손이라도 녹일 수 있을 거야.”

 

소대장과 중대장, 그리고 행정보급관.

3명의 상급자 모두 부하를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답게 보인다.

 

하지만 상황파악을 하고 정작 부하에게 도움이 된 것은 행정보급관이었다.

말로만 상대를 배려하고선 스스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정한 배려는 빈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 속에서 우러나야 한다.

 

<배려의 중심에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있다.>

 

남에 잘못에 대해 관용하라.

오늘 저지른 남의 잘못을 어제 내 잘못이었던 것으로 생각하라.

잘못이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진정으로 대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저절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생긴다.

 

자신의 입장을 상대방이 헤아려 주길 바라기 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배려의 중심에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반대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면, 이해 못할 일이 없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살아야 내가 편하고, 내가 편하면 상대방도 편하다.

 

‘균형 잡힌 시각’을 확보하는 데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개발하는 것보다 유익한 것은 없다.

배려는 타인과 공감하는 것이다.

자신을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 놓고, 그 사람이 처한 곤경이 과연 어떤 것이지를 살펴보고 동시에 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이다.

 

‘배려’란 다른 사람의 문제와 고통, 좌절을 모두 내 일인 것처럼 절실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우리는 마음을 활짝 열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을 쌓아가게 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함께 오래 가려면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에 맞추어야 하고, 가장 느린 사람의 짐을 함께 들어 주어야 한다.

빨리 갈 수 있는 사람이 영리한 것 같지만, 멀리 가기 위해서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것이 도움 된다.

이것이 ‘배려’다.

 

‘오래’ ‘멀리’ ‘함께’ ‘즐겁게’ 가려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