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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공기, 그리고 방독면】《신나게 뛰어논 또르에게서 먼지 냄새가 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또르와 산책을 나갔다.
자연 속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오늘은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다.
스모그 때문인지 먼 산의 윤곽이 흐리게 보인다.
우리 나라의 대기질이 다시 나빠졌다.
입고 나간 옷에서는 먼지 냄새가 난다.
잔디밭을 뛰어다닌 또르의 하얀 발은 먼지로 뒤덮혀 누렇게 변했다.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잔디인데 말이다.
사람들이 쓴 마스크는 대기오염을 우려한 방독면처럼 보인다.
뿌연 하늘과 퀴퀴한 먼지냄새가 우리를 답답하게 만든다.
우리의 남은 인생을 이런 미세먼지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겨울비가 마구 내려 이 오염된 대기를 정화시켰으면 좋겠다.
하늘에서 내린 비는 온갖 나무와 돌과 흙을 적신다.
그리고 다시 땅으로 스며들어 생명을 키워 나간다.
자연이 마시는 물은 그냥 빗물이 아니라
스스로를 우려낸 찻물인 셈이다.
깨끗한 자연에서는 늘 차향기가 난다.
산책을 마친 또르의 몸에서도 향긋한 자연의 향이 나기를 바란다.
북유럽의, 모로코의, 뉴질랜드의, 스위스의 눈부시게 화창한 하늘과 청량한 공기가 그리워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