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직관】《누군가는 비슷한 상황 속에서 더 값진 기회를 골라내고, 불길한 느낌의 실체를 명료하게 해석해 낸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2.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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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누군가는 비슷한 상황 속에서 더 값진 기회를 골라내고, 불길한 느낌의 실체를 명료하게 해석해 낸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몸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듯이 사람의 마음에도 수용하고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 양이 정해져 있다.

한없이 기뻐하거나 슬퍼하고 분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영원할 것 같은 감정의 격랑도 때가 되면 시들해지는 것은 그 채워진 총량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감정의 속도를 조절한다.

감정을 한꺼번에 꺼내쓰면 빨리 고갈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감정을 쌓아두고 쓰지 않는 것도 문제다.

누구나 그 나이 때 경험하고 누려야만 하는 감정의 총량이 있다.

나름의 희극과 비극 속에서 슬퍼하거나 기뻐해야 하고, 자연을 느끼며 그 경이로움에 감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겸손과 지혜를 배운다.

사회적 관계를 통해 공감과 소통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만끽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빠른 것이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조기교육, 고속취업, 고속승진이 성공의 키워드가 됐고, 빠른 생각과 신속한 판단에 가치를 부여하고, 빨리 움직이는 사람을 부지런하고 능력 있다고 여기는 세상이다.

 

하지만 자연에서 빠른 것은 비상사태를 의미한다.

동물들이 쏜살같이 움직일 때는 오직 한 순간뿐이다.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맹수를 피할 때 아니면 맹수처럼 먹이를 쫓을 때다.

먹느냐 먹히느냐 하는 사생결단의 순간에만 동물들은 미친 듯이 뛴다.

 

대자연이 빨라질 때는 대부분 재앙에 가까운 상황일 때다.

바람이 빨라지면 태풍이 되고, 비가 빨라지면 폭우가 오거나 홍수가 난다.

땅은 빠르게 움직일수록 규모가 큰 지진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늘 죽음에 쫓기는 동물처럼, 죽음을 몰고 다니는 야수처럼 살고 있다.

매일같이 불안에 헐떡이며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너무 빨리 소비한다.

 

빠름은 이미 부정할 수 없는 이 시대의 가치가 되었다.

자신의 속도와 관계없이 세상은 점점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느림의 미학이 역설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대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다른 종류의 빠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시간을 압축시키는 직관의 발달이다.

 

직관은 매 순간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것을 제대로 해석하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더 옳은 것을 선택하고 더 수월하게 답을 찾는다.

 

직관은 시간과 공간을 압축해 삶의 방식을 바꾼다.

인생을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내다보게 하고 여러 단계로 훌쩍 뛰어넘는 마법 같은 성취를 가능케 하며 더 길게 아물던 상처를 순식간에 치유해 주기도 한다.

 

세상에는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비슷한 상황 속에서 더 값진 기회를 골라내고, 불길한 느낌의 실체를 명료하게 해석해 낸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특별한 사람만 느끼는 게 아니다.

직관이 오감을 압도할 때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다.

 

직관이 뛰어난 사람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다.

이성, 논리, 분석, 감각의 경계를 조금만 넘을 수 있다면, 그리하여 잊혀진 직관의 힘을 다시 살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쌓여있는 인과의 과정을 넘어 단번에 아주 많은 것의 진실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