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이별과 실연에 관한 소네트(Sonnet)]【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2. 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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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실연에 관한 소네트(Sonnet)]【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내 자신을 미워하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내가 사랑할 수 없나니>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절으리라.

그대의 말씀에 구태여 변명 아니 하며.

 

사랑하는 이여,

사랑을 바꾸고 싶어 구실을 만드시는 것은

내가 날 욕되게 하는 것보다 절반도 날 욕되게 아니 하도다.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의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결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내 자신과 대적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내가 사랑할 수 없나니.

 

- 셰익스피어(1564~1616)의 소네트 시집 154편 중 89번 작품 -

 

놀랍도록 가슴 찡하고 뭉클하다.

소네트란 일정한 운율과 형식을 갖춘 14줄짜리 사랑의 시를 말한다.

순백(純白)한 사랑의 감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나 보다.

 

이별과 실연의 아픔을 결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리지 않는다.

사랑이 식어가는 사람의 어떤 변명이나 구실에도 원망이 전혀 없다.

오히려 그 아픔과 고통을 자기 내면으로 끌어당겨 순수한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고백의 극치다.

 

유행가 중에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라는 노래가 있다.

사랑을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사랑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세태를 반영한 것 같아 그 가사가 싫다.

 

사랑이란 다른 존재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 상대 앞에서 나를 완전히 낮추는 것, 그리고 마음의 변화에 완전히 순종하는 것, 바로 그런 것임을 말해준다.

사랑하던 그와 이별을 한다 하더라도 아무 것도 묻지 않겠다.

분노하지도, 미워하지도,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을 탓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추억 하나 가슴에 묻지 않겠다.

애초에 서로 몰랐던 사람처럼 고운 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저 멀리 서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미친 듯이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True Love)의 감정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토록 선한 천성이 되살아난다는 것은 정말 신비로울 뿐이다.

사랑은 진실로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것이다.

 

신을 닮은 가장 아름다운 본성인 ‘사랑’으로 우리는 고귀한 존재가 되고, 한낱 먼지 같은 이 세상에서 영원과 불멸이라는 신의 품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 세상의 부조리와 고통을 우리가 견뎌내도록 신이 우리에게 준 고귀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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