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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건물공유자를 상대로 한 건물철거의무의 성질【대법원 1980.6.24. 선고 80다756 판결】(윤경변호사 / 민사소송전문변호사 / 부동산경매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6. 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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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건물공유자를 상대로 한 건물철거의무의 성질【대법원 1980.6.24. 선고 80다756 판결】(윤경변호사 / 민사소송전문변호사 / 부동산경매변호사)

 

【대법원 1980.6.24. 선고 80다756 판결】

 

◎[요지]

공동상속인들의 건물철거의무는 그 성질상 불가분채무라고 할 것이고 각자 그 지분의 한도내에서 건물 전체에 대한 철거의무를 지는 것이다.

 

제목 : 건물공유자를 상대로 한 건물철거의무의 성질

 

1. 피고들의 의무가 중첩관계가 있는 경우

 

가. 중첩관계(사법연수원 민사실무 II, 72-73쪽)

⑴ 불가분채무(민법 제411조)

공유물에 타인의 소유물이 부합됨으로써 공유자가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채무(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649 판결),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타인의 소유물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채무(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3901 판결;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 판결), 건물의 공유자가 공동으로 건물을 임대하고 보증금을 수령한 경우에 그 보증금의 반환채무(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 등은 불가분채무이다.

⑵ 연대채무

연대채무자의 채무(민법 제413조),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의 채무(민법 제437조 단서), 사용대차․임대차에 있어서 공동차주의 채무(민법 제616조, 제654조), 일상가사로 인한 부부의 채무(민법 제832조) 등은 연대채무이다.

⑶ 부진정연대채무

공동불법행위자의 채무(민법 제760조, 대법원 1998. 9. 22. 선고 97다42502, 42519 판결; 1998. 11. 10. 선고 98다20059 판결;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2000. 4. 11. 선고 99다41749 판결; 2001. 9. 7. 선고 99다70365 판결), 피용자와 사용자의 각 손해배상채무(민법 제756조) 등은 부진정연대채무이다.

⑷ 합동채무

여러 사람의 어음․수표채무자의 채무(어음법 제47조, 수표법 제43조)는 합동채무이다.

 

나. 중첩관계의 표시

위 각 경우에는 주문에서 각 피고의 의무 사이에 중첩관계가 있음을 반드시 표시하여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위 ⑵의 연대채무 등에 있어서는 「연대하여」, 위 ⑷의 합동채무에 있어서는 「합동하여」, 그 밖에 위 ⑴,⑶,⑸의 경우에는 「각자」라는 문구를 부가하는 것이 실무상의 관례이다. 원고가 「연대하여」 또는 「합동하여」로 청구하였는데 법원이 「각자」의 주문을 내는 경우, 또는 그 반대의 경우 모두 위법이 아니고, 이 경우 「나머지 청구 기각」의 주문을 덧붙일 필요도 없다(앞의 책, 73쪽).

 

2. 건물공유자 중 일부만을 상대로 한 철거청구의 경우 그 의무의 성질(= 이 사건의 쟁점)

가. 불가분채무

건물의 공유자(예컨대, 건물의 공동상속인)들이 부담하는 철거의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라 할 것이어서 각 공유자가 건물 전체에 대한 철거의무를 부담하나, 다만 각 공유자가 자기의 지분 한도 내에서 위와 같은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공유자 전원을 피고로 삼지 않고 그 중 일부만을 피고로 하여서도 건물 전체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대상판결인 대법원 1980. 6. 24. 선고 80다756 판결).

건물공유자의 철거의무가 불가분채무라는 것은, 공유물에 타인의 소유물이 부합됨으로써 공유자가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채무,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타인의 소유물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채무, 건물의 공유자가 공동으로 건물을 임대하고 보증금을 수령한 경우에 그 보증금의 반환채무 등처럼 실체법상 불가분채무라는 의미가 아니고 그 “집행상 불가분”이라는 의미이다.

 

나. 기재례

⑴ 기재 방법

이와 같이 공유자 중 일부만을 상대로 한 철거청구는 물론, 공유자 전원을 상대로 한 철거청구의 경우에도 이를 인용하는 주문에는 각 공유자의 지분을 명시하여야 한다. 특히, 일부 공유자만을 상대로 한 경우에는 피고로 되지 아니한 다른 공유자에 대한 별도의 집행권원이 추가되지 않는 한 그 판결만으로써는 철거의 집행을 할 수 없다는 점을 판결 주문에 나타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원고가 그 일부 공유자만을 상대로 하면서도 그들이 공유자 전원이라고 주장한 때에는 「나머지 청구 기각」의 주문도 필요하다.

[예시]

「1. 원고에게, 피고 甲은 1/4(또는 4분의 1) 지분에 관하여, 피고 乙은 1/5 지분에 관하여, 피고 丙, 丁은 각 1/8 지분에 관하여, 각 별지 목록 (2) 기재 건물을 철거하고, 각 같은 목록 (1) 기재 대지를 인도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위 기재례의 경우 인용된 지분의 합계가 1이 되지 아니하므로(지분의 합이 10분의 7임), 결국 철거집행은 불가능하게 된다(앞의 책, 84-85쪽).

⑵ 대지인도 부분에 관한 기재방법

이러한 주문과 관련하여, 대지인도 청구부분에 관하여도 지분권의 한도 내에서” 인용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대상판결은 건물공유자를 상대로 한 철거청구의 경우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위 사안의 경우 철거와 인도 모두 “지분권의 한도 내에서” 인용을 하게 된다. 위 기재례 첫째 줄의 ‘지분에 관하여,’ 중 ‘,’의 의미는 ‘… 철거하고’와 ‘… 인도하라’에 모두 걸린다는 의미로 삽입되었다.

인도의 경우에 관한 판례로는 ‘대법원 1969.7.22. 선고 69다609 판결’이 있는데, 위 판결에서는 “공유물의 반환 또는 철거에 관한 소송을 필요적 공동 소송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청구는 ‘공유자 각자에 대하여 그의 지분권 한도내에서의 인도’ 또는 철거를 구하는 것으로 보고 그 당부에 관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견해를 명시하였던 것인 즉”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또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2다57935 판결도 “건물 공유자 중 일부만이 당해 건물을 점유하고 있는 경우라도 그 건물의 부지는 건물 소유를 위하여 공유명의자 전원이 공동으로 이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것이며(공유지분별로 함께 점유한다는 의미임), 건물공유자들이 건물부지의 공동점유로 인하여 건물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라면 그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당해 건물의 공유지분비율과 같은 비율로 건물공유자들에게 귀속될 것”이라고 같은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건물소유자의 건물 부지에 관한 점유는 건물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관념적으로 의제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인바, 이러한 관점에서 건물공유자들이 건물을 소유함으로써 그 부지인 대지를 점유하는 경우 그로 인하여 부담하는 대지인도의무는 결국 건물이 철거되어야 대지인도가 완료되는 것이므로, "지분에 관하여" 건물을 철거하고 대지를 인도한다는 주문이 타당하다. 즉 이때에는 건물 철거와 대지 인도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건물의 소유지분 비율이 그대로 건물 부지의 점유비율로 의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법리가 대지를 “공동으로 점유”하는 자들이 부담하는 인도의무 일반에 걸쳐 타당한지는 의문이 있다. 즉 건물의 소유와 관계없는 대지의 현실적인 공동점유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예를 들어 원고 소유의 대지를 피고들이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는 경우) 그러한 경우까지 위와 같은 주문이 타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의문이 생긴다. 대지인도의무란 것은 대지에 대한 소유권이나 처분권에서 파생되는 것이 아니라, 대지를 권원 없이 점유하는 지위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와 같은 점유자로서의 지위에 어떠한 지분권이 있다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고, 나아가 건물철거의 경우 건물의 공유자 모두가 철거에 응하지 않는 이상 철거의무가 전부이든 일부이든 전혀 이행될 수 없는 반면, 대지인도의 경우 대지를 공동으로 점유하는 자 중 1인으로서는 자신의 점유를 해제하는 것만으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인도의무를 이행한 셈이므로(점유의 이전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점유의 해제는 한 것), 과연 이러한 양상을 띠는 공동점유자의 인도의무가 지분권의 한도에서 부담하는 불가분채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점은 논란이 많지만, 대법원 1966. 3. 15. 선고 65다2455 판결은 '공동점유물'의 인도청구에 관한 사안에서 “공동점유는 수인이 하나의 물건을 공동으로 사실상 지배하는 관계이므로, 공동점유자 각자는 그 점유물의 일부분씩만을 반환 할 수는 없고, 그 점유물 전부에 대하여 반환하여야 함은 물론이나 그 점유물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공동점유자 각자에게 대하여 그 점유물의 인도를 청구하면 족하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위 기재례는 "건물을 공동소유함으로써 그 부지의 공동점유가 자동적으로 의제되고, 그로 인하여 건물철거의무와 대지인도의무를 부담하는 사안"에 한하여 타당하다. 그 밖의 일반적인 공동점유의 경우(원고 소유의 대지를 피고들이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는 경우)까지 위 기재례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이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