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재미’가 없는 인생을 결코 상상할 수 없다.]【윤경변호사】
나는 먹는 것이 너무 즐겁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엔돌핀(endorphin)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stress)가 풀린다.
국물 떡복이, 얼큰한 칼국수, 달콤한 초콜릿, 생크림 케익 등 생각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먹는 재미’가 없는 인생을 결코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 수 없듯이 이런 것들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것이 또한 인생인 모양이다.
살다보면 언젠가는 맛없는 야채더미를 보면서 몸에 좋은 것이니 입 속에 꾸역꾸역 넣어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해야 하는 날이 다가 올 것이다.
이때가 바로 ‘사고사’가 아닌 ‘자연사’로 사망하는 것에 대해 더 걱정이 들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식단의 90% 이상이 야채와 현미 잡곡 등으로 가득 채우게 될 때까지 가게 되면, 이제 그만 죽을 때가 됐거나, 아니면 도넛(doughnut)이나 치킨(chicken)을 먹으며 수명을 조금 줄여 볼 때가 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순간이 나에게 이렇게 빨리 도래할 줄 몰랐다.
솔직히 나에게 다이어트(Diet)는 별로 어렵지 않다.
적어도 낮만큼은.
아침은 우유에 탄 미숫가루 한 컵, 점심은 외부 약속이 없는 한 샐러드(Salad)와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이 전부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잘 버텨 온 내 자신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느낄 즈음 날이 어두워지면서 깨닫는다.
밤에는 전혀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밤에 집에 들어서면, 윙윙거리는 냉장고 소리가 들린다.
꼬리가 달린 인어 ‘세이렌(Sirene)’이 유혹하는 소리이다.
굳은 의지, 냉철한 이성, 뛰어난 통찰력도 그 유혹을 막아낼 수 없다.
‘오디세우스(Odysseus)’처럼 나를 돛대에 묶을 수도 없다.
‘야식’과의 즐겁고 기분 좋은 밀회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확실한 “러브 핸들(Love Handle)”이 생겼다.
의사는 심각한 어투로 말한다.
“이 식단대로 드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조만간 기능이 정지됩니다.”
의사의 처방대로 오늘부터 아우슈비츠(Auschwitz)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차디찬 바닥에서 굶주리고 있는 나에게 급식된 ‘주먹밥 6개’와 ‘깻잎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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