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동일한 사건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10. 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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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사건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윤경변호사】

 

<생각이 너무 많아 분주한 여자의 뇌>

 

어제 저녁 그가 이상하게 행동했다.

우리는 원래 맥주를 마시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하루 종일 친구들과 쇼핑을 하느라 집에 조금 늦게 들어가게 되었다.

그 때문에 그는 아마도 화가 났던 모양이다.

우리는 어쩐 일인지 제대로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어디 분위기 좋은 곳에 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그러자고 했지만, 장소를 옮기고 나서도 역시나 별로 말이 없었다.

 

나는 그에게 내가 혹시 무슨 잘못이라도 했느냐고 물어 보았지만, 그는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운전만 했다.

나는 그가 왜 “나도 널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나는 이제 그를 잃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앉아서 TV를 보았고, 나는 결국 혼자서 거실로 갔다.

 

10분 뒤 그가 침실로 들어왔다.

내가 그에게 은근히 신호를 보내자, 그는 놀랍게도 나를 안아주었고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가 무언가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내가 아무래도 좀 더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말을 걸려고 했을 때에는 그는 이미 잠 속으로 곯아떨어지고 난 뒤였다.

 

나는 이불 속에 머리를 파묻고 흐느껴 울었다.

아무래도 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 것이다.

 

내 인생은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

 

<정직하고 단순한 남자의 뇌>

 

어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팀이 경기에 졌다.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 였다.

 

하지만 그녀와 근사한 사랑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