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통을 참지 못한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11. 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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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통을 참지 못한다.]【윤경 변호사】

 

<골키퍼들이 중앙에 그대로 서 있는 경우는 드물다. 틀린 방향이라도 몸을 날리는 것이 덜 괴롭기 때문이다.>

 

페널티킥에서 한 사람은 공을 골대 안으로 넣어야 하고, 다른 사람은 그 것을 막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심리학자 미하엘 바렐리(Michael Bareli)는 축구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찰 때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지 여부를 관찰하였다.

 

축구선수들의 3분의 1은 공을 골대의 중앙으로 차고, 3분의 1은 왼쪽으로, 나머지 3분의 1은 오른쪽으로 찬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골키퍼들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그들 중 2분의 1은 왼쪽으로 몸을 날리고, 나머지 2분의 1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다.

모든 공의 3분의 1이 중앙으로 날아온다는 분석결과가 있는데도 골키퍼들이 중앙에 멈춰서 있는 경우는 드물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멍청이처럼 그 자리에 멈춰선 채 공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기 보다는 틀린 방향으로라도 몸을 날리는 것이 훨씬 나아보이고 또 심적으로 덜 괴롭기 때문이다.

 

<아무 소용이 없는데도 행동을 실행하는 이유>

 

사람들은 가만 있지 못하고, 왜 행동에 나서는 것일까.

이는 오랜 진화와 관련이 있다.

 

사냥꾼과 채집가들이 살던 환경에서는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더 큰 보상을 받았다.

원시조상들은 숲 속에서 무서운 이를 드러낸 호랑이 모습처럼 생긴 그림자가 나타나면 가만히 앉아서 심사숙고한 것이 아니라 도망가던지 아니면 즉시 공격을 감행했다.

우리 모두가 한때 너무 자주 도망치고 빠르게 반응하면서 살던 종족의 후손들이다.

 

<기다림의 미학>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우리는 가만히 기다리기 보다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런데 지금은 원시시대가 아니다.

 

전략의 개념을 창안한 독일의 장군 클라우제비츠는 “행동을 유보할 수 있는 대의는 단 한 가지, 행동을 함에 있어 좀 더 유리한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적당한 순간이나 적당한 행동을 기다리는 것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쟁의 천재였던 나폴레옹도 이길 수 있는 전쟁이라고 판단될 경우에 싸우기로 결정했다.

승산이 없으면 적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계속 움직였고, 언제나 공격하기에 좀 더 좋은 시간과 장소를 물색했다.

 

특히 ‘투자’나 ‘재테크’에 있어 사람들은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자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상황이 분명하지 않으면, 제발 아무 것도 감행하지 말아야 한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방안에서 차분히 앉아 기회를 엿보지 못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워렌 버핏 역시 “투자에서는 빠른 행동은 실적과는 전혀 무관하다. 섣부른 행동보다는 최적의 기회가 올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기회가 올 때까지 “유동성(현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상황이 호전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기 전까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뒤로 물러나 기회를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