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의 법리<양자간 등기명의신탁, 3자간 등기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 수탁자의 부동산 임의처분 시 형사상 죄책,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명의신탁의 유형에 따른 법률관계, 명의신탁자가 신탁재산을 임의처분한 명의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권리의 유형별 검토,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명의신탁 사안 관련 형사판례법리, 명의신탁에서의 제3자보호》〔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명의신탁의 유형
가. 양자간 등기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 기타 물권자가 그 등기명의를 타인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 등기를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이다.
나. 3자간 등기명의신탁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이다.
다. 계약명의신탁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등기를 수탁자 앞으로 이전등기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이다.
2. 명의신탁의 유형에 따른 법률관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924-927, 1093-1096 참조]
가. 양자간 등기명의신탁
⑴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그에 기한 물권변동도 무효이다.
⑵ 신탁자는 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수탁자에게 이전등기의 말소청구 또는 ②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5157 판결)를 할 수 있다.
⑶ 결론적으로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① 소유자는 명의신탁자이다.
②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③ 부당이득이 성립한다[명의수탁자의 처분 이전에는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에게 있으므로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에 기하여 말소등기청구 등을 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부동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97864 판결 참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타에 처분한 경우에는 3자간 명의신탁과 마찬가지로 부당이득의 성립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 보임],
④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인정된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나. 3자간 등기명의신탁
⑴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다(법 제4조 제1항). 수탁자 명의의 등기도 무효다(법 제4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지 않음).
⑵ 매도인은 ① 소유권에 기하여 수탁자에게 그 등기의 말소청구 또는 ②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21738 판결).
⑶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유효하므로 매도인은 신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신탁자는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을 대위하여 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또는 매도인 앞으로의 이전등기(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청구가 가능하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21738 판결).
이러한 청구는 매매계약의 무효로 인한 원상회복청구가 아니므로 수탁자는 매도인이 신탁자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할 때까지 말소 또는 이전등기이행을 거부하는 내용의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 없다.
⑷ 결론적으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① 소유자는 매도인(명의신탁자는 이전등기청구권 보유)이다.
②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③ 부당이득이 성립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다203811, 203828 판결 :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법 제4조 제3항), 그로 인하여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고 그 결과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반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 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④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인정된다(판례는 아직 없지만, 제3자 채권침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음).
다. 계약명의신탁
⑴ 2개의 약정이 존재한다.
즉, 이러한 신탁계약은 ① 수탁자가 부동산을 매수하여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신탁자의 의사에 따라 그에게 이전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위임약정과 ② 등기명의는 수탁자 명의로 하되 내부적으로는 신탁자의 소유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으로 구성된다.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법 제4조 제1항), 위임약정도 무효다(일부무효의 법리).
⑵ 매도인의 선의․악의 여부에 따른 법률관계
①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
원래 매도인과 수탁자의 매매계약은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 수탁자로의 이전등기는 유효하다(법 제4조 제2항 단서).
수탁자는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을 취득한다.
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므로 어떠한 청구도 할 수 없고 수탁자에 대하여도 위임계약 및 명의신탁약정에 터잡아 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으므로 신탁자의 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 문제만 남는다(수탁자가 확정적으로 그 소유권을 취득하고 신탁자가 말소를 구할 수 없음).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 신탁자가 수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대상이 부동산 자체인지, 아니면 매매대금인지 여부가 문제되는데, ㉠ 계약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이루어졌으나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에 실명전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부동산 자체”이고(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다71252 판결), ㉡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는 “매매대금”이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판결).
②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수탁자 명의의 이전등기도 무효다(법 제4조 제2항 본문).
매도인은 수탁자에 대하여 매매계약의 무효로 인한 원상회복으로 또는 소유권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거나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고, 이 경우 공평의 관념상 매매대금의 반환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신탁자는 수탁자에 대하여 매매대금 등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무자력자인 수탁자를 대위하여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⑶ 결론적으로 계약명의신탁에서
① 소유자는, ⓐ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는 명의수탁자이고, ⓑ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매도인이다.
②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③ 부당이득이 성립하되,ⓐ 실명법 후에는 매수자금이고, ⓑ 실명법 전에는 부동산 자체 또는 처분대금이다.
④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 위와 같은 계약명의 신탁(선의)에 있어서, 수탁자는 전 소유자인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부동산의 처분대금도 당연히 수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하는 이상 신탁자는 수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별론이나 수탁부동산의 반환이나 처분대금의 반환은 물론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등도 할 수 없게 된다].
라. 명의신탁자가 신탁재산을 임의처분한 명의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권리의 유형별 검토
101) 명의수탁자의 처분 이전에는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에게 있으므로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에 기하여 말소등기청구 등을 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부동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97864 판결 참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타에 처분한 경우에는 3자간 명의신탁과 마찬가지로 부당이득의 성립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 보임.
102)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다203811, 203828 판결(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법 제4조 제3항), 그로 인하여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고 그 결과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반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 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103) 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 위와 같은 계약명의 신탁(선의)에 있어서, 수탁자는 전 소유자인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부동산의 처분대금도 당연히 수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하는 이상 신탁자는 수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별론이나 수탁부동산의 반환이나 처분대금의 반환은 물론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등도 할 수 없게 된다 할 것이다.
◎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에 관한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이 나옴에 따라,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도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이 제3자 채권침해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할 것이라고 분석되었는데, 예상과 같이,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9. 선고 2020다208997 판결)에서 불법행위의 성립을 긍정하였다.
◎ 계약명의신탁은 매도인이 선의라면 임의처분한 수탁자 자신이 소유자이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없고, 부당이득만이 문제될 것이다.
⑴ 양자간 등기명의신탁
① 소유자는 명의신탁자이다.
②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③ 부당이득이 성립한다.
명의수탁자의 처분 이전에는 소유권이 명의신탁자에게 있으므로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에 기하여 말소등기청구 등을 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부동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97864 판결 참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타에 처분한 경우에는 3자간 명의신탁과 마찬가지로 부당이득의 성립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
수탁자 처분 후의 부당이득액은 처분대금 상당이다.
④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인정된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수탁자 처분 후의 손해배상액은 가액 상당이다.
⑵ 3자간 등기명의신탁
① 소유자는 매도인(명의신탁자는 이전등기청구권 보유)이다.
②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③ 부당이득이 성립한다[◎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다203811, 203828 판결 :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법 제4조 제3항), 그로 인하여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고 그 결과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반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 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수탁자 처분 후의 부당이득액은 처분대금 상당이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④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인정된다. 판례는 아직 없지만, 제3자 채권침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⑶ 계약명의신탁
① 소유자는, ⓐ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는 명의수탁자이고, ⓑ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매도인이다.
②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③ 부당이득이 성립하되, ⓐ 실명법 후에는 매수자금이고, ⓑ 실명법 전에는 부동산 자체 또는 처분대금이다.
④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인정되지 않는다. 신탁자가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 위와 같은 계약명의 신탁(선의)에 있어서, 수탁자는 전 소유자인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부동산의 처분대금도 당연히 수탁자에게 귀속된다고 하는 이상 신탁자는 수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별론이나 수탁부동산의 반환이나 처분대금의 반환은 물론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등도 할 수 없게 된다].
마.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의 구별
명의신탁약정이 3자간 등기명의신탁인지 아니면 계약명의신탁인지의 구별은 계약당사자가 누구인가를 확정하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계약명의자가 명의수탁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계약당사자를 명의신탁자로 볼 수 있다면 이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 된다. 따라서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가 아니라 명의신탁자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명의신탁자가 계약당사자이고, 이 경우의 명의신탁관계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300422 판결 : 갑이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아내 명의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매도인에게 지급하였는데, 이후 갑이 아들인 을로 매수인 명의를 변경하여 동일한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다음, 위 부동산에 관하여 을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안에서, 을이 매매계약서 작성 및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질 무렵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부동산의 매수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매수대금도 따로 부담하지 않은 점, 을 스스로도 ‘갑 부부가 위 부동산을 을에게 사주었다거나 증여해주었다.’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지 을이 매매계약 당사자로서 관여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갑이 매매계약 당사자로서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등기명의만 을 앞으로 하였고, 매도인도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는 갑에게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갑으로 보아야 하고, 갑과 을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인데도, 매매계약 당사자가 을이라고 단정하여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명의신탁에 따른 법률관계와 수탁자의 부동산 임의처분 시 형사상 죄책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8호, 장석준 P.354-396 참조]
가. 문제의 제기
부동산실명법이 제정, 시행됨에 따라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및 제2항에 근거하여 명의신탁약정과 그로 인한 물권변동이 무효가 되었다.
종래 명의신탁약정의 유효를 전제로 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벌하는 경우 횡령죄가 된다는 판례 이론(대법원 1971. 6. 22. 선고 71도740 전원합의체 판결 등)은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위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 명의신탁의 3가지 유형에 따라 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에 대한 형사처벌과 관련한 판례가 축적되어 왔다.
양자간 명의신탁에 해당하는 이 사건에 대한 논의 전개를 위해 ① 다른 유형인 계약명의신탁 및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의 법률관계와 수탁자의 임의 처분 시 범죄 성부, ② 양자간 명의신탁의 법률관계와 수탁자의 임의 처분 시 범죄 성부에 대한 기존 판례 태도를 먼저보자.
나. 부동산실명법 관련 주요 규정
● 제1조(목적)
이 법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명의신탁약정”이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나 그 밖의 물권(이하 ‘부동산에 관한 물권’이라 한다)을 보유한 자 또는 사실상 취득하거나 취득하려고 하는 자(이하 ‘실권리자’라 한다)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거나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가등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는 그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위임․위탁매매의 형식에 의하거나 추인에 의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말한다. 다만 다음 각 목의 경우는 제외한다.
● 제3조(실권리자명의 등기의무 등)
①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된다.
● 제4조(명의신탁약정의 효력)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②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어느 한면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제7조(벌칙)
①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신탁자
②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 계약명의신탁 법률관계와 횡령죄·배임죄 성립 여부
⑴ 개념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등기를 수탁자 앞으로 이전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이다.
① 매도인이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경우를 선의의 계약명의신탁, ② 안 경우를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이라고 한다.
⑵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의 3자 간 법률관계와 임의처분 시 죄책
㈎ 3자 간 법률관계
① 매도인과 수탁자 사이에서는 수탁자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한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단서).
②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에서는 계약관계가 부존재하고, 어떠한 청구권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③ 신탁자과 수탁자 사이에서는 명의신탁약정 및 부수된 위임약정도 무효이고, 수탁자의 소유권 취득으로 인해 부당이득반환 관계가 인정된다.
부당이득의 범위와 관련하여 판례는,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 등기가 마쳐진 사안에서는 부동산 자체의 반환 의무를(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 명의신탁 약정 및 등기가 이루어진 사안에서는 부동산 매수 대금 및 취득세, 등록세 상당의 반환의무를 각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7다90432 판결).
㈏ 수탁자 임의처분 시 죄책 : [= 횡령죄, (신탁자에 대한) 배임죄 모두 불성립]
①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등은 신탁자 및 매도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도2785 판결,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도6740 판결도 같은 취지임).
②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도6994 판결 등은 신탁자에 대한 배임죄가 불성립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55 판결).
다만 모두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 등기가 마쳐진 사안으로 ‘매매대금’ 부당이득반환의무만이 인정되는 경우와 관련된 사안이다.
③ 신탁자와 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에 따라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사이에서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완전히 취득하고 단지 신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의무만을 부담할 뿐인바, 그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수탁자가 신탁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통상의 채무에 불과할 뿐 아니라,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명의신탁약정과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 역시 무효라고 볼 것이어서 수탁자를 신탁자와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신탁자를 위하여 신탁 부동산을 관리하면서 신탁자의 허락 없이는 이를 처분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무를 부담하는 등으로 신탁자의 재산을 보전․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수탁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
⑶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의 3자 간 법률관계와 임의 처분 시 죄책
㈎ 3자 간 법률관계
① 매도인과 수탁자 사이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수탁자의 등기는 무효이고, 따라서 매도인이 소유권을 여전히 보유하게 된다.
매도인과 수탁자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은 물권변동이라는 목적 달성이 원시적불능이므로 무효가 된다.
매도인으로서는 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청구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가 가능하다.
②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에서는 계약관계가 부존재하고, 어떠한 청구권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는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가 불가능하고, 신탁자로서는 소유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매도인과 사이에도 계약관계가 없어 이전등기청구가 불가능해 그 결과 매도인을 대위해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도 불가능하다.
수탁자의 신탁자에 대한 금전 부당이득반환 관계가 인정된다.
㈏ 수탁자 임의처분 시 죄책 : [= 횡령죄 및 배임죄 모두 불성립]
①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은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불성립한다고 보았다.
②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은 신탁자 및 매도인 모두에 대해 횡령죄와 배임죄가 각 불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라.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법률관계와 횡령죄 성립 여부
⑴ 개념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등기는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으로,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라고도 한다.
⑵ 3자간 법률관계
① 매도인과 수탁자 사이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수탁자의 등기는 무효이고, 따라서 매도인이 소유권을 여전히 보유하게 된다.
매도인으로서는 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청구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가 가능하다.
②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유효하므로, 신탁자는 매도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③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는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이므로 해지로 인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가 불가능하다.
신탁자로서는 매도인에 대해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을 위해 매도인이 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등기말소청구권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청구권 대위 행사가 가능하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다11496 판결 등).
신탁자가 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는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55290, 55306 판결).
⑶ 수탁자 임의처분 시 판례의 태도 : [=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 불성립]
㈎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하던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그 논거는 ① 신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닌 점[= 타인(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아님], ② 형법상 보호가치있는 위탁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이다.
㈏ 특히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②와 관련하여, ㉠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않을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② 관련 법리가 양자간 명의신탁 사건에서 위탁관계 인정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마. 양자간 명의신탁 법률관계와 횡령죄 성립 여부
⑴ 개념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등기명의를 타인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 등기를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을 의미한다.
⑵ 유형
① 유형(일반적인 경우):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한 후 신탁자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신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수탁자에게 명의이전하는 경우
② 유형(예외적인 경우): 신탁자가 수탁자 명의로 되어 있던 부동산을 양수하면서 명의신탁약정을 하여 소유 명의를 수탁자에게 그대로 놓아두는 경우(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14968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16899 판결)
⑶ 법률관계(① 유형)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에 따라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물권변동은 무효가 되고,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신탁자가 보유하게 된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부동산 위탁의 원인이 된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신탁자는 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또는 진정 명의 회복을 위한 이전등기 청구가 가능하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5157 판결 등).
한편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등기를 보유한 수탁자의 처분행위는 제3자의 선․악을 불문하고 유효하다.
등기를 보유한 수탁자의 처분행위는 제3자의 선․악을 불문하고 유효하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⑷ 수탁자 임의처분 시 죄책에 대한 기존 판례의 태도 : [= 별다른 근거 없이 모두 횡령죄 성립 인정]
㈎ ① 유형(일반적인 경우) :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 명의신탁 사안),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5227 판결(부동산실명법 시행 이전 명의신탁, 유예기간 경과 후 임의 처분 사안)
㈏ ② 유형(예외적인 경우) :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5547 판결
㈐ 수탁자의 횡령죄 주체성 인정 근거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양자간 등기명의 신탁의 경우 신탁자가 여전히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어(타인 재물성, 다만 ② 유형의 경우 적용될 수 없는 논거이다) 수탁자는 신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점, 나아가 명의신탁약정은 법률상 무효이지만,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사실상의 위탁관계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위탁관계 인정) 등을 횡령죄 인정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⑸ 수탁자 임의처분에 따른 민사 법률관계
㈎ 수탁자와 제3자
수탁자가 처분한 매매계약이 모두 이행되었다면 매수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고, 잔존하는 관계는 없다.
㈏ 신탁자와 제3자
신탁자는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해 물권변동의 무효를 주장하지 못하므로(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양자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 신탁자와 수탁자
①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 인정 여부(= 부정)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이어서 수탁자가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②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 인정 여부 (=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은 이를 긍정함)
③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인정 여부 (= 긍정)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고,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한 것이므로, 이를 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16899 판결).
4.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 성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8호, 장석준 P.354-396 참조]
가. 유효한 처분권능 및 불법원인급여 여부
⑴ 수탁자의 ‘신탁부동산에 대한 유효한 처분권능’은 인정된다.
⑵ 명의신탁 부동산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은 불법원인급여 부정설을 취하여 왔다.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불법원인급여 부정설을 재확인하였다.
나. 횡령죄 성립 여부에 대한 판례의 태도 (= 횡령죄 성립 부정설)
⑴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에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관한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위탁관계를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은 명의신탁자인 피해자에 대하여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보았다.
즉 횡령죄 성립 부정설을 취하였다.
⑵ 위 판결의 법리는 부동산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이루어졌고 같은 법이 정한 유예기간 이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물권변동이 무효로 된 후에 처분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위탁관계가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없음은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⑶ 대법원은 양자 간이든 중간생략 등기형이든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명의신탁에서의 위탁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님을 선언하였다.
다.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명의신탁 사안 관련 형사판례법리
5. 명의신탁관련 쟁점
가. 부부간 명의신탁약정은 사망한 배우자의 상속인과의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존속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99498 판결)
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호에 따라 부부간 명의신탁이 일단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 후 배우자 일방의 사망으로 부부관계가 해소된 경우, 명의신탁약정이 사망한 배우자의 다른 상속인과의 관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한다.
⑵ S씨는 부동산을 취득하여 편의상 아내인H 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S씨는 H씨 사망 후 상속인인 K 씨를 상대로 명의신탁약정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을까? 이 사건의 쟁점은, 부부간 명의신탁약정은 사망한 배우자의 상속인과의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존속하는지 여부이다.
⑶ 대법원은, S씨와 H씨 사이의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은 H씨의 명의수탁자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 K 씨와의 사이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므로, K씨는 S씨에게 명의신탁약정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⑷ 한편 명의신탁 후 결혼한 경우에도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가 적용될까?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는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등기 시점에 부부관계가 성립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대법원은 명의신탁등기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무효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혼인하여 등기명의자가 배우자로 된 경우에는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한 명의신탁등기는 당사자가 혼인한 때로부터 유효하게 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23840 판결).
나.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체결된 신탁부동산 정산약정의 효력(대법원 2021. 7. 21. 선고 2019다266751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 계약명의신탁 약정을 한 명의수탁자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서 장차 위 부동산의 처분대가를 명의신탁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정산약정을 한 경우, 정산약정 이후에 같은 법이 시행되었다거나 부동산의 처분이 같은 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정산약정이 당연 무효가 되는지 여부(소극)이다.
⑵ 원고와 피고는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인 1989년경 계약명의신탁 약정을 체결하고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여 수탁자인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무렵 원고와 피고는 장차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처분하면 그 대가를 1/2씩 나누어 가지기로 약속하였다(‘이 사건 정산약정’).
피고는 2007. 8.경부터 2017. 1.경까지 이 사건 각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이 사건 정산약정에 근거한 정산금 지급을, 예비적으로 처분대가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부동산실명법 시행으로 이 사건 정산약정도 무효라는 이유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였고, 부동산 처분으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어 손해배상의무만이 있다는 이유로 예비적 청구도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 정산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 체결된 것으로서 유효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⑶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이 시행되기 전에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이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기하여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자신의 명의로 마치는 한편, 장차 위 부동산의 처분대가를 명의신탁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정산약정을 한 경우, 그러한 약정 이후에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었다거나 그 부동산의 처분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정산약정까지 당연히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이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를 이유로 금지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마친 명의신탁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⑵ 부동산실명법 규정의 문언, 내용, 체계와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같이 농지법에 따른 제한을 회피하고자 명의신탁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⑶ 농지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해 농지법상 처분명령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양자간 명의신탁약정이 체결되고 그에 따라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는데,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명의신탁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자의 권리를 상속한 원고가, 명의수탁자가 사망함에 따라 상속을 원인으로 명의신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피고를 상대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 사안이다.
⑷ 대법원은, 종래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하여 명의수탁자에게 등기가 마쳐졌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판결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라. 3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납부한 재산세에 대하여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0. 9. 3. 선고 2018다283773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3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한 경우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그 납부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는지 여부(= 소극)이다.
⑵ 계약명의신탁 또는 3자간 명의신탁 약정에 기하여 수탁자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들에 대하여 명의신탁자의 상속인들이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소유가 된 부동산에 대하여 명의수탁자에게 매수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자 3자간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신탁자의 소유가 된 부동산에 대하여 과거에 명의수탁자가 납부한 재산세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기하여 명의수탁자가 상계항변을 한 사안이다.
⑶ 대법원은 해당 부동산의 납세의무자는 여전히 명의신탁자이고 명의수탁자는 항고소송 또는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를 통하여 재산세를 환급받는 등 구제가 가능하므로 부당이득의 요건으로서 이익과 손해 및 인과관계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이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상계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상고기각하였다.
마.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 처분행위를 한 경우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이다.
⑵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하자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을 대위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와 함께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사안이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거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으로 처분행위를 하여 제3자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다.
⑶ 원심은 부동산의 소유자는 매도인이므로 손해를 입은 자도 매도인이라면서 명의신탁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부정하였다.
⑷ 대법원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의 태도를 확인하면서 원심을 파기하였다.
바.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의 명의수탁자로부터 명의신탁의 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이, 명의수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됨으로써 등기명의를 회복한 매도인과 그로부터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자신의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10720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계약명의신탁이 무효임을 이유로 명의수탁자로부터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회복하게 된 매도인으로부터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지 여부, ② 피고(명의신탁자)가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 해당하여 기존 임대인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친다는 이유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본 원심의 가정적 판단의 당부이다.
⑵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로부터 명의신탁의 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명의신탁약정 및 그에 따른 물권변동의 무효를 대항할 수 없는 제3자에 해당하므로 명의수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됨으로써 등기명의를 회복하게 된 매도인 및 매도인으로부터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에 대해 자신의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고, 이 경우 임차인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 목적 및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때의 임차주택 소유자로 하여금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의 개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위의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의 승소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이후 주택 양수인을 상대로 이를 반환받고자 할 경우 승계가 명확하지 않거나 임대인 지위의 승계를 증명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이 양수인을 상대로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를 제기하여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음이 원칙이나, 이미 임차인이 양수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양수인과 사이에 임대인 지위의 승계 여부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공격방어 및 법원의 심리가 진행됨으로써 사실상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가 제기되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면, 그럼에도 법원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후소를 각하하고 임차인으로 하여금 다시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을 무위로 돌리고 사실상 동일한 소송행위를 반복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당사자들에게 가혹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분쟁해결이나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경우 소의 이익이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⑶ 명의수탁자로부터 주택을 임차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춘 원고가, 명의신탁이 무효임을 이유로 명의수탁자로부터 매도인을 거쳐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회복한 명의신탁자인 피고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고,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임대인 지위의 승계를 주장하면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사.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명의신탁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1. 7. 8. 선고 2021다209225, 209232 판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에 따르면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리고 이 경우 명의신탁관계는 당사자의 의사표시 등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볼 것이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인해 분양받게 될 대지 또는 건축시설물에 대해서도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한다고 볼 수 없다.
아.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 계약명의신탁과 부당이득반환청구[재개발 전 아파트가 재개발 후 아파트로 공용환권되어 양자 간에 그 동일성이 유지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다272343 판결)]
⑴ 구 아파트의 명의신탁자가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이유로 신축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재건축조합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이 정한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전고시 등의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소극)이다.
⑵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기 전 구 아파트를 피고에게 명의신탁하였다.
피고는 재건축사업을 위해 구 아파트를 이 사건 재건축조합에 신탁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한 다음, 신축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의 유예기간 도과로 구 아파트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되었고, 피고는 구 아파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 사건 아파트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을 구한다.
⑶ 원심은, 재건축 과정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 정한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전고시절차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구 아파트가 신탁되었고, 별도로 체결된 분양계약에 따라 부담금이 납부되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 등을 들어, 구 아파트가 이 사건 아파트로 공용환권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양자 간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⑷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사업을 하면서 구 주택건설촉진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의3 제5항에 따라 준용되는 구 도시재개발법(2002. 12. 30. 법률 제6852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33조부터 제45조까지 정한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이에 따른 분양처분의 고시 등의 절차 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의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이에 따른 이전고시 등의 절차를 밟았는지 여부에 따라 공용환권(공용환권) 여부가 달라진다. 재건축조합이 이러한 절차를 거쳐 신 주택이나 대지를 조합원에게 분양한 경우 구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권리가 권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신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권리로 강제적으로 교환·변경되어 공용환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조합원에게 신 주택이나 대지가 분양된 경우 해당 조합원은 조합규약이나 분양계약에 따라 구 주택이나 대지와는 다른 신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구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소유권이 신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소유권으로 강제적으로 교환·변경되어 공용환권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양자 간에 동일성이 유지된다고 할 수 없다.
⑸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이 사건 재건축조합이 도시정비법 등이 정한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전고시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구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으로 공용환권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양자 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결론 자체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자. 양자간 명의신탁의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처분한 경우 형사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명의수탁자가 양자간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가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위 행위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형사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6. 명의신탁의 기본 법리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566-1597 참조]
가. 서설
⑴ 명의신탁이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나 그 밖의 물권을 보유한 자 또는 사실상 취득하거나 취득하려고 하는 자(실권리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거나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는 그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소유자 명의만을 다른 사람에게 신탁한 경우에 등기필증과 같은 권리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는 실질적인 소유자인 명의신탁자가 소지하는 것이 상례이므로, 명의신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이러한 권리관계 서류를 소지하고 있는 사실은 명의신탁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되는 것이지만(대법원 1990. 4. 24. 선고 89다카14530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권리관계 서류를 명의수탁자가 소지하게 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서류 소지 사실이 명의신탁관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7. 1. 24. 선고 95다32273 판결, 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다41985 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6858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7다11217 판결 등 참조).
⑵ 과거에는 명의신탁이 통정허위표시라는 이유로 무효라고 보는 견해도 있었으나,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약칭: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이 통정허위표시가 아니라 신탁행위로서 유효하다는 기존의 판례 법리를 전제로 입법되었다.
⑶ 한편, 명의신탁관계의 성립에 명의수탁자 앞으로의 새로운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 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부동산 소유자가 그 소유하는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 지분에 관하여 제3자(명의신탁자)를 위하여 ‘대외적으로만’ 보유하는 관계에 관한 약정(명의신탁약정)을 하는 경우에도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할 수 있고(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16899 판결),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을 종료하기로 하고 제3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새로운 명의신탁약정을 함으로써 애초의 명의신탁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두18622 판결 :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자신의 부동산을 대표이사인 갑 명의로 이전등기한 A 회사가, 역시 대표이사가 갑인 B 회사와 ‘사업포괄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B 회사는 토지의 매매잔대금을 지급하는 등 그 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자로 행세한 경우, 위 양도·양수계약의 체결로써 명의신탁 부동산에 관하여 A 회사와 갑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종료되고 B회사와 갑 사이에 새로운 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나. 부동산실명법의 기본원칙
⑴ 실권리자명의 등기의무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
서는 아니 된다(제3조 제1항).
⑵ 명의신탁약정의 효력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제4조 제1항).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어느 한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4조 제2항).
다만, 위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4조 제3항).
다. 부동산실명법의 적용범위
⑴ 명의신탁약정으로 보지 않는 경우(제2조 제1호 단서)
①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채권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이전받거나 가등
기하는 경우[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채권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이전받는 경우에는 채무자, 채권금액 및 채무변제를 위한 담보라는 뜻이 적힌 서면을 등기신청서와 함께 등기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부동산실명법 제3조 제2항)]
② 부동산의 위치와 면적을 특정하여 2인 이상이 구분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고 그 구분소유자의 공유로 등기하는 경우
③ 「신탁법」 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탁재산인 사실을 등기한 경우
⑵ 명의신탁약정에 해당하지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제8조)
㈎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다36402 판결)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521)에는 명의신탁 허용함
① ‘조세 포탈 등의 목적’은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의 효력을 가리는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과징금·이행강제금의 부과 요건, 형벌조항의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한다. 이러한 목적이 있는지는 부부간의 재산관리 관행을 존중하려는 특례규정의 목적과 취지, 부부의 재산관계와 거래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조세 포탈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다른 형벌조항과의 체계적 연관성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240645 판결).
②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한 명의신탁에 해당하려면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 또는 가압류·가처분의 집행을 받을 우려가 있는 객관적인 상태, 즉 채권자가 본안 또는 보전소송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에게 부동산을 명의신탁함으로써 채권자가 집행할 재산을 발견하기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부부간의 명의신탁 당시에 막연한 장래에 채권자가 집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만으로 강제집행 면탈의 목적을 섣불리 인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240645 판결).
③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증명책임에 관하여,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9915 판결은 실명전환의무 위반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위와 같은 목적이 없다는 점을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으나,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240645 판결은 명의신탁으로 인하여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된 민사소송에서 “부동산에 관하여 부부간의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가 있는 경우 그것이 조세 포탈 등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점은 예외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이 있다는 이유로 그 등기가 무효라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다36402 판결 :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 자신의 명의로는 농지인 분할 전 과수원을 취득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여겨서 농지원부에 등재된 박**(원고와 사실혼 관계)의 명의로 등기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원고 주장과 같이 농업인이 아닌 원고가 주말·체험영농을 하고자 박**의 명의로 농지인 분할 전 과수원에 관한 지분을 매수하여 이를 박**의 명의로 등기하였다 하더라도, 그 매수한 지분에 해당하는 농지의 면적이 앞에서 본 농지법 및 농지법 시행령 관련 규정에서 정한 주말·체험영농을 위한 농지를 취득하기 위하여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는 요건인 1,000㎡를 넘는 이상, 달리 공무원인 원고에게 분할 전 과수원을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뚜렷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농지인 분할 전 과수원에 관한 지분을 취득하면서 농지 관련 법령상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명의신탁에 의한 등기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이 농지 관련 법령상의 제한을 회피하여 농지원부에 등재된 박** 명의로 분할 전 과수원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취득세를 감면받은 사정과 아울러 그 취득 당시 시행되던 조세특례제한법령 등에 의하면 자경농지로 인정받으면 장차 일정한 요건 아래 양도소득세를 감면받게 될 수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명의신탁자인 원고의 조세 포탈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원고의 법령상의 제한 회피 및 조세포탈 목적은 위 명의신탁 등기 후 혼인신고를 할 때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보인다.
㈏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종중 외의 자의 명의로 등기한 경우
종중의 종원에 대한 명의신탁 여부의 판단기준 : 어떤 토지가 종중의 소유인데 사정 당시 종원 또는 타인 명의로 신탁하여 사정받은 것이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사정 당시 어느 정도의 유기적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하였을 것과 사정 이전에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증명되거나 또는 여러 정황에 미루어 사정 이전부터 종중 소유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많은 간접자료가 있을 때에 한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자료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반대되는 사실의 자료가 많을 때에는 이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종중의 명의신탁에 의한 사정을 인정하기 위한 간접자료가 될 만한 정황으로서는, 사정명의인과 종중과의 관계, 사정명의인이 여러 사람인 경우에는 그들 상호 간의 관계, 한 사람인 경우에는 그 한 사람 명의로 사정받게 된 연유, 종중 소유의 다른 토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사정 또는 등기관계, 사정된 토지의 규모 및 시조를 중심으로 한 종중 분묘의 설치 상태, 분묘수호와 봉제사의 실태, 토지의 관리 상태, 토지에 대한 수익이나 보상금의 수령 및 지출 관계, 제세공과금의 납부 관계, 등기필증의 소지 관계,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8다1368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37247 판결 등 참조)
㈐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
① 부부 간 명의신탁 여부의 판단기준 : 제830조 제1항에 의하여 부부의 일방이 혼인 중 그의 단독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되므로 그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방 배우자가 실제로 당해 부동산의 대가를 부담하여 그 부동산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위하여 취득하였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때 단순히 다른 일방 배우자가 그 매수자금의 출처라는 사정만으로는 무조건 특유재산의 추정을 번복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이 있었다고 볼 것은 아니고, 관련 증거들을 통하여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다른 일방 배우자가 당해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위하여 그 대가를 부담하였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명의신탁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다른 증거에 의하여 이러한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엿보이는 경우에는 명의자 아닌 다른 일방 배우자가 매수자금의 출처라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두8068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6329 판결,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다49572 판결 등 참조)
② 부부간 명의신탁이 일단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었다면 그 후 배우자 일방의 사망으로 부부관계가 해소되었다 하더라도 그 명의신탁약정은 사망한 배우자의 다른 상속인과의 관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한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99498 판결).
◎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99498 판결 : 원고가 아내에게 부동산을 명의신탁 하였는데 아내를 살해하여 아들인 피고가 단독으로 상속한 사안이다. ㉠ 명의신탁을 받은 사람이 사망하면 그 명의신탁관계는 그 재산상속인과의 사이에 그대로 존속한다고 할 것인데,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의 문언상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신탁등기의 성립 시점에 부부관계가 존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 부부관계의 존속을 그 효력 요건으로 삼고 있지 아니한 점, ㉡ 부동산실명법상 제8조 제2호에 따라 일단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 부부간 명의신탁에 대하여 그 후 배우자 일방의 사망 등으로 부부관계가 해소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다시 무효화하는 별도의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 부부간 명의신탁이라 하더라도 조세포탈 등 목적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위 조항이 적용되는 것이므로 부부관계가 해소된 이후에 이를 그대로 유효로 인정하더라도 새삼 부동산실명법의 입법 취지가 훼손될 위험성은 크지 아니한 점 등을 근거로 하였다
㈑ 종교단체의 명의로 그 산하 조직이 보유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
라. 명의신탁약정이 유효인 경우의 법률관계
⑴ 대내관계
① 신탁자가 소유자
② 목적물의 사용·수익권 또한 원칙적으로 신탁자에게 있다.
③ 수탁자가 점유하는 경우 그 점유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대법원 1987. 11. 10. 선고 85다카1644 판결 : 종중이 불법으로 원인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람에게서 부동산을 매수하여 종중원 앞으로 명의신탁한 사안)
㉠ 명의수탁자가 직접점유 한 경우
- 명의수탁자는 타주점유자이어서 등기부·점유취득시효 불가
- 명의신탁자는 등기가 없어 등기부취득시효 불가, 간접점유로 점유취득시효는 가능
㉡ 명의신탁자가 직접점유 한 경우
- 명의수탁자는 점유가 없어 등기부·점유취득시효 불가
- 명의신탁자는 등기가 없어 등기부취득시효 불가, 직접점유로 점유취득시효는 가능
④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재산에 관하여 부담하는 각종 세금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사무를 처리하는 데 지출한 비용이므로 명의신탁자는 이를 상환할 의무가 있다(제688조. ).
◎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8다6176 판결 : 명의수탁자의 상속인이 명의신탁자와의 사이에 명의신탁관계를 존속하기로 하는 전제에서 명의신탁자가 보관하고 있던 명의수탁 부동산에 관한 등기권리증을 교부받아 상속등기를 마쳤고,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그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것은 명의신탁자 또는 그 남편의 조세채무의 이행을 면탈할 목적에서 명의신탁자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 명의수탁자의 상속인이 그 부동산이 명의신탁재산이라는 것을 세무 당국에 적극적으로 주장하거나 쟁송의 방법을 통하여 상속세 추가분의 부과를 면하는 절차를 밟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명의수탁자의 상속인이 상속세 부과처분에 대하여 다투지 아니한 채 이를 전부 납부하였다고 하여 명의수탁자로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명의수탁자의 상속인이 납부한 명의수탁 부동산에 대한 상속세 상당액은 명의수탁자로서의 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의 상속인에게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부담한 증여세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비용에 포함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28097 판결).
◎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28097 판결 :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4항의 신설로 명의수탁자가 민법상 청구권 외에 국세기본법상 연대납세의무자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 신설 이전의 명의신탁재산 관련 증여세를 명의수탁자가 최종 부담해야 한다거나 그에 대한 명의신탁자의 비용상환의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⑵ 대외관계 (= 수탁자가 소유자)
① 수탁자가 제3자에게 목적물을 양도한 경우 제3자는 그의 선·악 불문하고 소유권을 취득한다. 단, 배임행위 적극가담 이론이 적용된다(이중매매의 법리가 적용).
② 신탁자는 수탁자를 대위해서만 물권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다36484 판결 : 명의신탁에 있어서 대외적으로는 수탁자가 소유자라고 할 것이고,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침해배제를 구하는 것은 대외적 소유권자인 수탁자만이 가능한 것이며, 신탁자는 수탁자를 대위하여 그 침해에 대한 배제를 구할 수 있을 뿐이므로(대법원 1979. 9. 25. 선고 77다107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명의신탁사실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신탁자인 원고로서는 제3자인 피고에 대하여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는 진정한 소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5175 판결 참조)].
③ 다만 공작물책임에 있어서는 신탁자도 소유자로서 무과실책임을 질 수 있다(대법원 1977. 8. 23. 선고 77다246 판결. 명의신탁에 있어서 대외관계 즉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수탁자를 소유자로 취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수탁자만을 소유자로 확정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⑶ 명의신탁의 해지
㈎ 의의 : 명의신탁을 장래를 향하여 종료시키는 명의신탁자의 일방적 의사표시
㈏ 효력
① 대내관계
대내관계에서는 처음부터 신탁자가 소유자였기 때문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신탁해지를 하고 신탁관계의 종료 그것만을 이유로 하여 소유 명의의 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채권적 청구권)할 수 있음은 물론,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고 소유권에 기해서도 그와 같은 청구(물권적 청구권)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양 청구는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이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5171 판결 참조).
명의수탁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그 대출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임의로 명의신탁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명의신탁자는 명의신탁을 해지한 뒤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하면서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로 인해 생긴 손해 부분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등의 형태로 금전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996 판결 :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대출금 상당액을 손해액으로 인정).
이와 같이 명의신탁관계가 종료된 경우 신탁자의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에게 공동담보로 제공되는 책임재산이 된다. 그런데 신탁자가 이러한 유효한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함을 전제로 신탁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직접 처분하면서 수탁자 및 제3자와의 합의 아래 중간등기를 생략하고 수탁자에게서 곧바로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경우 이로 인하여 신탁자의 책임재산인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소멸하게 되므로, 이로써 신탁자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게 되거나 채무초과 상태가 더 나빠지게 되고 신탁자도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이러한 신탁자의 법률행위는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을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5다56086 판결 : 부부 간 명의신탁 사안).
② 대외관계
명의신탁이 해지되면 수탁자로부터 신탁자에게로 이전등기 없이도 대외관계에서 곧바로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복귀하는가? 예를 들어 갑 종중 소유 토지를 명의신탁 받은 을이 명의신탁이 해지된 뒤 아직 자신에게 등기 명의가 남아 있음을 기화로 병에게 이를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경우, 병은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는가?
물권행위의 유인성을 근거로 명의신탁이 해지되면 대외관계에서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곧바로 복귀된다는 견해에 따르면 병은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지만, 판례는 대외관계에서는 신탁자에게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야만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복귀된다고 하여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병은 을의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하지 않은 한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한다. 거래의 안전을 위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부동산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한 다음 제3자에게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명의수탁자가 그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거나 승낙하지 않고 있다면 그 양수인은 위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수하였다는 이유로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
◎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8다280316 판결 : 부동산이 전전 양도된 경우에 중간생략등기의 합의가 없는 한 그 최종 양수인은 최초 양도인에 대하여 직접 자기 명의로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고, 부동산의 양도계약이 순차 이루어져 최종 양수인이 중간생략등기의 합의를 이유로 최초 양도인에게 직접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는 관계 당사자 전원의 의사 합치, 즉 중간생략등기에 대한 최초 양도인과 중간자의 동의가 있는 외에 최초 양도인과 최종 양수인 사이에도 그 중간등기 생략의 합의가 있었음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비록 최종 양수인이 중간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받았다 하더라도 최초 양도인이 그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 최종 양수인은 최초 양도인에 대하여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7다485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유효한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한 후 이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7.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경우의 법률관계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566-1597 참조]
가. 명의신탁의 해지
명의신탁의 해지는 그 때까지 명의신탁 관계가 유효하게 존재함을 전제로 하므로 명의신탁약정이 처음부터 무효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의 해지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1027 판결 등).
나.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급부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
①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로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법률의 금지에 위반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부동산실명법이 규정하는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실권리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거나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는 그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법률은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약정과 그 등기에 기한 물권변동만을 무효로 하고 명의신탁자가 다른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등기회복 등의 권리행사를 하는 것까지 금지하지는 않는 대신,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행정적 제재나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사적자치 및 재산권보장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률이 비록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 탈세, 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② 이는 탈세의 목적으로 한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진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
③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537)에서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마친 명의신탁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시 검토가 되었는데, 다수의견은 “부동산실명법 규정의 문언, 내용, 체계와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과 같이 농지법에 따른 제한을 회피하고자 명의신탁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하여 기존의 판례를 유지하였다.
다만, 이 판결이 농지법상의 처분명령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명의신탁약정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한 이유는, 부동산실명법과 농지법의 규율 내용, 제재수단의 정도와 방법 등을 고려하면, 부동산실명법 위반이 농지법 위반보다 위법성이 더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으므로, 만약 부동산실명법 위반보다 위법성이 더 큰 불법한 목적이 있을 때에는 불법원인급여라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
다. 2자간 명의신탁
⑴ 일반론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이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도 무효이므로(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 명의신탁자가 소유자이다. 따라서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로서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원인무효를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5157 판결 참조).
②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이 적용되어 명의수탁자인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인 경우에는 그 부동산은 채무자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이라고 볼 수 없고,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와 매매계약 또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그에게 소유권이전등기 또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감소를 초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들어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할 수 없으며,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55069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5다54104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1635 판결 등 참조).
③ 한편 명의수탁자인 채무자가 위와 같이 제3자와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후에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의 신청으로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되었더라도 이로써 무효인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로 되거나, 위 부동산이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채무자의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2다45184 판결 :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이 적용되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수탁자인 채무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신탁행위에 기한 반환의무의 한 형태로서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로서 명의수탁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을 받은 원고의 사해행위취소 청구를 기각한 사안).
⑵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 제3자의 권리 취득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무효인 명의신탁등기 명의자 즉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임의로 양도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이로써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다(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다69556 판결 참조).
제3자의 선의·악의를 불문한다.
㈏ ʻ제3자ʼ의 범위
① 여기서 제3자라고 함은 명의신탁약정의 당사자 및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의 사이에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자를 말한다.
소유권이나 저당권 등 물권을 취득한 자뿐만 아니라 압류 또는 가압류채권자도 포함하고 그의 선의·악의를 묻지 않는다(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56529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107068 판결 등 참조).
② 이와 달리 오로지 ‘명의신탁자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을 맺고 단지 등기명의만을 명의수탁자로부터 받은 것 같은 외관을 갖춘 자는 제3자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무효인 명의신탁등기에 터 잡아 마쳐진 자신의 등기의 유효를 주장할 수 는 없다. 다만, 이러한 자도 자신의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는 주장은 할 수 있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45187 판결).
③ 등기부상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어받은 자의 등기가 다른 이유로
무효인 경우, 그와 이해관계를 맺은 자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 이는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어받은 자의 등기가 무효로 된 원인에 따라 달리 보아야 한다. 상대적 무효라면 새롭게 이해관계를 맺은 자와의 관계에서 무효의 하자가 치유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④ 먼저 명의수탁자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반사회적 행위로서 절대적 무효가 된 사안에서, 판례는 “부동산등기에 관하여 공신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우리 법제 아래서는 그 무효인 등기에 기초하여 새로운 법률원인으로 이해관계를 맺은 자가 다시 등기를 이어받았다면 그 명의의 등기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임을 면할 수 없다.
이렇게 명의수탁자와 직접 이해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라 제3자가 아닌 자와 사이에서 무효인 등기를 기초로 다시 이해관계를 맺은 데 불과한 자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34667 판결 : 이 판결은, 자신이 실제 소유자라고 주장하면서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명의수탁자의 인낙을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자는, 명의수탁자가 소유자임을 기초로 소유권을 이어받은 것도 아니고 명의수탁자와 사이에 새로운 법률원인으로 이해관계를 맺은 것도 아닐 뿐 아니라 그의 소유권 취득은 명의수탁자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이루어진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뒤, 나아가 그에게서 목적물을 증여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자 역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⑤ 그러나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어받은 자의 등기가 절대적 무효가 아니라 상대적 무효인 경우에는 그 무효인 등기를 기초로 다시 이해관계를 맺은 자도 무효인 명의신탁에 관한 ‘제3자’에 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유자 A가 B에게 명의신탁(제1명의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는데, 명의수탁자 B가 마음대로 자기의 채권자 C에게 그 부동산을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한 뒤 C로부터 다시 명의신탁(제2명의신탁)을 받은 D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이후 D가 E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사안을 본다. 이 경우 D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제2명의신탁약정에 따른 것으로 무효이므로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도 불구하고 D는 A에게 소유권 취득을 주장하지 못하나, E는 D의 소유권등기를 기초로 D로부터 직접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자로서 제2명의신탁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고, 그 결과 제1명의신탁에 관하여도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E는 제1명의신탁의 명의신탁자인 A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유효를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9다272725 판결. 이 판결은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34667, 34674 판결은 제3자가 명의수탁자의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가담하여 소유권등기를 이어받은 경우로서 이 사건과 사실관계가 달라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하였다).
㈐ 명의신탁자의 구제수단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다. 판례도 “명의수탁자가 양자간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가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위 위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형사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손해배상의 범위는 처분 당시의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이다.
㈑ 명의수탁자의 형사책임
① 종래 판례는 명의수탁자에게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5227 판결, 대법원 2000. 4. 25. 고 99도1906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4893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12009 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5547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944 판결 등).
② 그러나 뒤에서 보듯이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관하여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명의수탁자의 임의 처분행위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형사상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례를 변경하였는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를 근거 지우는 계약인 명의신탁약정 또는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죄 성립을 위한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신임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도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2자간 명의신탁을 달리 볼 만한 이유가 없다. 따라서 2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처분하거나, 신탁재산을 처분한 대금을 임의로 사용한 경우에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보호가치 있는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③ 결국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판례를 변경하였다(반대의견 없음).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제1조). 부동산실명법에 의하면,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되고(제3조 제1항),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가 되며(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도록 규정한 부동산실명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은 형사처벌된다(제7조).
이러한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관계에 대한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하여 명의신탁자가 그 소유인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계약인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부수한 위임약정,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한 명의신탁 부동산 및 그 처분대금 반환약정은 모두 무효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35117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5530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무효인 명의신탁약정 등에 기초하여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의무를 부담하게 되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처음부터 원인무효여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 말소를 구하는 것에 대하여 상대방으로서 응할 처지에 있음에 불과하다. 명의수탁자가 제3자와 한 처분행위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유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거래 상대방인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 대한 예외를 설정한 취지일 뿐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 처분행위를 유효하게 만드는 어떠한 위탁관계가 존재함을 전제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말소등기의무의 존재나 명의수탁자에 의한 유효한 처분가능성을 들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도 없다.
그러므로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법리는 부동산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이루어졌고 같은 법이 정한 유예기간 이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물권변동이 무효로 된 후에 처분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을 다시 취득한 경우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에 기초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말소나 진정명의회복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청구권(민법 제214조)의 성질을 가지는데, 이와 같은 등기말소청구권 등의 물권적 청구권은 그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이제 그 발생의 기반이 없게 되어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이다. 따라서 2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제3취득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고 이로써 명의신탁자가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 즉 말소등기청구권이나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청구권도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 후 명의수탁자가 우연히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다시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상실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여전히 물권적 청구권은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89814 판결 : 원고는 1998. 5. 16. 이 사건 1토지 중 원고 명의로 등기된 이 사건 지분을 피고에게 명의신탁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피고는 1998. 6. 23. 이 사건 지분을 김**에게 매도하여 같은 달 29. 김**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김**은 이를 다시 박**에게 매도하여 2000. 2. 11. 박**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그 후 피고는 이 사건 1토지에 대하여 진행된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지분을 낙찰받아 그 소유권을 다시 취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즉 이 사건 지분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이른바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약정에 기한 것으로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으로서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지분을 김**에게 매도하고 김**은 다시 박**에게 매도하여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김**과 박**은 순차로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고 이로써 원고는 이 사건 지분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더 이상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으로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청구권을 주장할 수 없고, 그 후 피고가 우연히 이 사건 지분을 낙찰받아 소유권을 다시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라. 3자간 등기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⑴ 일반론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다.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에게로의 소유권 이전도 무효(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에게로의 소유권 이전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이 모두 유효하여야 하기 때문이다)가 되어 매도인이 소유자가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에 기초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또는 진정등기명의 회복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
② 한편,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유효하기 때문에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게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고,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을 대위하여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다61654 판결 등).
③ 이 경우 목적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는 명의신탁자의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6647 판결. 한편, 뒤에서 볼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 관계에서 유예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소유권이 명의수탁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된 경우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가지게 되는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한 것으로서 이와 구별하여야 한다).
④ 하지만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55290, 55306 판결 : 이른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부동산실명법에서 정한 유예기간 경과에 의하여 그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의한 등기가 무효로 되더라도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그 유예기간의 경과로 그 등기 명의를 보유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복귀된 마당에 명의신탁자가 무효의 등기명의인인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그 이전등기를 구할 수도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있어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다만,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임의로 그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면, 그 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여 유효하다.
◎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다6764 판결 : D1이 P에게 매도하고, P가 D3에게 미등기전매한 후 D3과 D2의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D1으로부터 D2에게 곧바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가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유예기간이 지난 뒤 D2가 임의로 D3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이에 P가 D1에게는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D2, D3에게는 각 D1을 대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는데, 법원은 D3 명의의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여 유효하다는 이유로 P의 D1에 대한 청구를 기각, D2, D3에 대한 소를 각 각하(∵피보전채권의 흠결)하였다.
⑥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면 재산세 과세기준일 당시 그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이라도 해당 부동산에 대한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진 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과세관청이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따라 해당 부동산의 공부상 소유자가 된 명의수탁자에게 재산세 부과처분을 하고 이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재산세를 납부하였더라도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 또는 그 상속인을 상대로 재산세 상당의 금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8다283773 판결 : 명의수탁자는 항고소송으로 자신에게 부과된 재산세 부과처분의 위법을 주장하거나 관련 부동산의 소유권에 관한 판결이 확정됨을 안 날부터 일정 기간 이내에 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2항 제1호의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납부한 재산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위법한 재산세 부과처분을 다툴 수 없어(다투지 않아) 재산세 납부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고 이를 회복할 수 없게 되었더라도 이러한 손해는 과세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나 경정청구기간의 도과 등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설령 과세관청이 명의신탁자에게 해당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부과처분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명의신탁자가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게 되는 이익을 얻게 되더라도 이것은 사실상 이익이나 반사적 이익에 불과할 뿐이다. 명의수탁자가 납부한 재산세의 반환이나 명의신탁자의 사실상 이익 발생의 문제는 명의수탁자와 과세관청, 과세관청과 명의신탁자 각각의 관계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명의수탁자와 과세관청 사이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에 대하여 명의수탁자에게 또 다른 구제수단을 부여하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⑥ 이러한 법리는 양자간 등기명의신탁 또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해당 부동산에 부과된 종합부동산세 또는 해당 부동산을 이용한 임대사업으로 인한 임대소득과 관련된 종합소득세, 지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납부한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98222, 298239 판결).
⑵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 제3자는 선·악을 불문하고 권리를 취득함
명의신탁약정과 이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모두 무효이나 그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예컨대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이러한 소유명의 이전의 원인관계를 통틀어 이하에서는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이라 한다)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에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제3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매도인은 소유권을 상실한다.
㈏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의 법률관계 (= 더는 정산관계 없음)
① 매도인은 명의신탁자의 요구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었음에도 명의신탁약정과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로 됨으로써 명의수탁자로부터 부동산 소유명의를 되찾아 명의신탁자에게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어야 하는 지위에 있다. 그런데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이 있으면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된다.
②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매도인이 명의신탁자의 부탁에 따라 명의수탁자에게 등기명의를 이전하여 준 사안에서,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이 있는 경우 매도인에게 매매계약의 체결이나 그 이행에 관하여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명의신탁자가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한 사정에 기인하여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거나 명의신탁자 앞으로 재차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다61654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49193, 49209 판결).
③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된 이후에 3자간 등기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매도인에게 매매계약의 체결이나 그 이행에 관하여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귀책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실명법 위반상태를 야기한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여전히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판례의 태도이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④ 이에 따르면, 매도인은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으로 인하여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상실하고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지 않게 되는 한편 명의신탁자로부터 받은 매매대금은 그대로 보유하게 되므로,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으로 인하여 매도인에게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매도인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법률관계
①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이전하였을 때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긍정)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또는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그 결과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어 명의신탁자로서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는 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 등을 취득하게 된다. 판례는, 명의수탁자가 그러한 처분대금이나 보상금 등의 이익을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49193, 49209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07235 판결,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다203811, 203828 판결 등 참조).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판례가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②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을 때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긍정)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에도 부동산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에 제3자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유효하게 근저당권을 취득한다. 이 경우 매도인의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된 것은 아니므로, 명의신탁자는 여전히 매도인을 대위하여 명의수탁자의 부동산에 관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등을 통하여 매도인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지만, 그 소유권은 명의수탁자가 설정한 근저당권이 유효하게 남아 있는 상태의 것이다. 명의수탁자는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줌으로써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을 매개로 하더라도 피담보채무액 만큼의 교환가치가 제한된 소유권만을 취득할 수밖에 없는 손해를 입은 한편, 매도인은 명의신탁자로부터 매매대금을 수령하여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면서도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실질적인 손실을 입지 않는다. 따라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 명의수탁자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그로 인하여 명의신탁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입혔으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③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긍정)
명의수탁자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은 부동산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한 행위가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이는 명의신탁자의 채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써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대법원 2022. 6. 9. 선고 2020다208997 판결).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i)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등을 원인으로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 결과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어 명의신탁자로서는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된다.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채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명의신탁받은 부동산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하였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사회질서나 경제질서를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의 채권침해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 (ii) 대법원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관계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이지 명의신탁관계에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호할 수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 따라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으로 명의신탁자의 채권이 침해된 이상 형법상 횡령죄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명의수탁자의 형사책임
종래 판례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으나(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884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 등),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례를 변경하였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그 주요 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을 대위하여 신탁부동산을 이전받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기타 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명의신탁자가 이러한 권리 등을 보유하였음을 이유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로 보아 민사상 소유권이론과 달리 횡령죄가 보호하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②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도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③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상 처벌규정이 전제하고 있는 금지규범을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함으로써 부동산실명법이 금지·처벌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하여 그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타당하지 않다. ④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아무런 형사적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이와 달리 취급하여 계속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
㈒ 기타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하고 그 대가로 다른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새로운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한다고 볼 수 없다.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리고 이 경우 명의신탁관계는 당사자의 의사표시 등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볼 것이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인해 분양받게 될 대지 또는 건축시설물에 대해서도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한다고 볼 수 없다.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다49091 판결 등 참조), 명시적인 계약이나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지 않는데도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거나 간주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7. 8. 선고 2021다209225, 209232 판결).
⑶ 특수한 형태 (= 이른바 ‘2자간 등기명의신탁’)
① 의의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하기 위하여 명의수탁자 앞으로 새로운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 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부동산 소유자가 그 소유하는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 지분에 관하여 제3자(명의신탁자)를 위하여 ‘대외적으로만’ 보유하는 관계에 관한 약정(명의신탁약정)을 하는 경우에도 부동산실명법에서 정하는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16899 판결 등), 이를 ‘2자간 등기명의신탁’이라 한다.
② 법률관계
㉠ 예를 들어 부동산 소유자인 갑이 을에게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로 하면서(권리이전약정), 이와 함께 을(명의신탁자)이 그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다시 갑(명의수탁자)에게 신탁하기로 하여(명의신탁약정) 갑 명의의 소유권등기를 그대로 둔 경우, 을과 갑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지만 이를 원인으로 하여 실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바 없으므로, 갑이 여전히 소유권을 갖는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16899 판결 :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소유하는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자와 사이에 사후적으로 그 부동산을 명의신탁자를 위하여 ‘대외적으로만’ 보유하는 관계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이 이루어진 다음 부동산실명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 등을 하지 않고 그 기간을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하여 위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됨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 경우, 위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것으로서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하고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명의수탁자는 부동산실명법 시행에 따라 당해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당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부동산실명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당해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등 참조).
㉡ 다만, 갑과 을 사이의 ‘권리이전약정’은 유효하므로 을은 이를 원인으로 하여 갑에게 그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
라. 계약명의신탁 (=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매도인과 ‘명의수탁자’)
⑴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의 구별기준
① 명의신탁약정이 이른바 3자간 등기명의신탁인지 아니면 계약명의신탁인지의 구별은 계약당사자가 누구인가를 확정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를 그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하였다면 이때의 명의신탁관계는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하므로, 설령 계약의 상대방인 매도인이 그 명의신탁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가 아니라 명의신탁자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 명의신탁관계는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이 원칙이다[대법원 2013. 10. 7. 자 2013스133 결정(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 체결에 관여하지 않고 명의수탁자를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한 사안), 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6다207928 판결(명의자가 부동산 취득 과정에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볼 만한 사정도 있어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부터 증명이 부족한 사안)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매수대금을 자신이 부담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기로 그 다른 사람과 약정함에 따라 매각허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그 명의인이므로 경매 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은 매수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사람이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취득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매수대금을 부담한 사람과 이름을 빌려 준 사람 사이에는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등)].
② 반대로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가 아니라 명의신탁자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명의신탁자가 계약당사자이고, 이 경우의 명의신탁관계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2799 판결(명의신탁자가 직접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실상의 행위를 한 사안),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300422 판결(甲이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아내 명의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매도인에게 지급하였는데, 이후 甲이 아들인 乙로 매수인 명의를 변경하여 동일한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다음, 위 부동산에 관하여 乙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안에서, 乙이 매매계약서 작성 및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질 무렵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부동산의 매수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매수대금도 따로 부담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甲이 매매계약당사자로서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등기명의만 乙 앞으로 하였고, 매도인도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는 甲에게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판단)].
⑵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
㈎ 매도인과 명의수탁자 사이의 법률관계
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의 사이에 부동산의 취득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 그 계약은 유효하다.
◎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202932 판결 : 아파트의 수분양자가 타인과의 사이에 대내적으로는 자신이 수분양권을 계속 보유하기로 하되 수분양자 명의만을 그 타인의 명의로 하는 내용의 명의신탁약정을 맺으면서 분양계약의 수분양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계약인수약정을 체결하고 이에 대하여 위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모르는 분양자가 동의 내지 승낙을 한 경우, 이는 계약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당초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모르는 분양자와 사이에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위 분양계약인수약정은 유효하다) 등 참조
② 그러므로 이를 원인으로 명의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면 명의수탁자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다.
③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계약과 등기의 효력은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매도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매도인이 계약 체결 이후에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계약과 등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④ 매도인이 계약 체결 이후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서 위와 같이 유효하게 성립한 매매계약이 소급적으로 무효로 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 만일 매도인이 계약 체결 이후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정을 들어 매매계약의 효력을 다툴 수 있도록 한다면 매도인의 선택에 따라서 매매계약의 효력이 좌우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7다257715 판결).
㈏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법률관계
㈀ 위임계약 및 명의신탁약정의 무효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는, ① 명의수탁자가 매도인으로부터 목적부동산을 매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로 하는 약정(위임계약)과 ② 명의수탁자가 이와 같이 취득한 목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내부적으로는 명의신탁자가 보유하기로 하는 약정(명의신탁약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명의신탁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고(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또한 명의신탁약정과 위임계약은 사회관념상 하나의 법률행위로 보아야 하고,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약정이 무효가 되면 위임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임계약 역시 무효가 된다(제137조).
㈁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서 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지 여부
① 앞서 보았듯이 위임계약과 명의신탁약정이 모두 무효이므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게 위임계약(제684조 제2항)에 기초하여 또는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목적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을 청구할 수는 없다.
②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목적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을 청구할 수 있는가? 이를 긍정하는 견해와 부정하는 견해가 대립하나, 대법원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의 사이에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다만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이라 할 것인데, 그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위 법 시행 후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위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이를 부정하고 있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등).
③ 대법원 판결이 제시하고 있는 근거 외에도 부동산실명법 제6조 제1항 단서가 매도인이 선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는 신탁자가 등기명의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다른 경우와는 달리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목적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③ 만약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하면서 ‘명의수탁자는 언제든지 명의신탁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약정을 하였다면, 명의신탁자가 그 약정을 원인으로 명의수탁자에게 명의신탁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한가? 살피건대, 이 약정은 결국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약정에 기한 청구 역시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다664 판결 : 원고와 피고가 낙찰대금 및 제세공과금을 반씩 부담하여 이 사건 제1, 2부동산을 피고의 명의로 낙찰받아 일단 피고의 명의로 등기하되 추후 편리한 시기에 피고가 원고에게 위 각 부동산에 대한 2분의 1 지분을 이전등기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면,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러한 약정이야말로 이 사건 제1, 2부동산의 각 2분의 1 지분에 관한 명의신탁의 합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35117 판결 :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동산경매절차에서 소외 2가 매수자금을 자신이 부담하면서 피고 명의로 매각허가결정을 받기로 피고와 약정하였고, 그 약정에 따라 매각이 이루어졌다면, 소외 2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되었다 할 것이고, 소외 2와 피고 사이의 위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라 할 것이며, 따라서 소외 2는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 자체나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제공한 매수대금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나아가 소외 2와 피고 사이에 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이전하거나 그 처분대금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 2와 피고 사이에 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이전하거나 그 처분대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위 약정에 따라 피고는 소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용하였으니, 거기에는 타인 명의로 경매 부동산을 매수한 경우의 명의신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다103472 판결 :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원고의 자금으로 취득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원고의 소유이지만 편의상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의 명의로 하고 제세공과금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등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에 관한 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인데, 위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이행각서 제3조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원고가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재산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가 지정하는 자에게 그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약정하였고,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그 약정 부분에 있어서는 새로운 약정의 형식을 통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약속한 것에 불과하여 역시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④ 나아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위와 같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함과 아울러 그 약정을 전제로 하여 이에 기한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명의신탁 부동산에 명의신탁자 명의의 가등기를 마치고 향후 명의신탁자가 요구하는 경우 본등기를 마쳐 주기로 약정하였더라도, 이러한 약정 또한 부동산실명법에 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무효이고, 위 약정에 의하여 마쳐진 가등기는 원인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3315 판결).
⑤ 그러나 명의수탁자가 명의수탁자의 완전한 소유권 취득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명의신탁자와의 사이에 매수자금반환의무의 이행에 갈음하여 명의신탁된 부동산 자체를 양도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기초하여 명의신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경우에는 그 소유권이전등기는 새로운 소유권 이전의 원인인 대물급부의 약정에 기한 것이므로 그 약정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을 명의신탁자를 위하여 사후에 보완하는 방책에 불과한 등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그 대물급부의 목적물이 원래의 명의신탁부동산이라는 것만으로 그 유효성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30483 판결 :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다103472 판결 등은 명의신탁약정의 유효를 전제로 하여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명의신탁자 또는 명의신탁자가 지정하는 자에게 이전하거나 그 처분대금을 명의신탁자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등의 약정 역시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판시하였다
㈂ 매수자금 및 취득비용에 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① 부당이득의 대상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계약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고,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 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다(이 경우 불법원인급여와의 관계에 관하여는 앞서 본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 참조).
한편, 이때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하여 지출하여야 할 취득세, 등록세 등을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았다면, 이러한 자금 역시 계약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실질적으로 원고의 소유이지만 편의상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의 명의로 하고 제세공과금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등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그에 관한 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인데, 위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이행각서 제3조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원고가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재산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가 지정하는 자에게 그 소유 명의를 이전하기로 약정하였고,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그 약정 부분에 있어서는 새로운 약정의 형식을 통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약속한 것에 불과하여 역시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매매대금과 함께 지출된 것이므로, 당해 부동산의 매매대금 상당액 이외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지급한 취득세, 등록세 등의 취득비용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에 포함되어 명의수탁자는 이 역시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7다90432 판결).
② 악의의 수익자 해당 여부
부당이득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책임을 진다. 또한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제749조 제2항에서 악의로 의제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단지 명의수탁자가 수령한 매수자금이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여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도 그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임을 알았다는 등의 사정이 부가되지 아니하는 한 명의수탁자가 그 금전의 보유에 관하여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았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 명의신탁자가 목적부동산을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① 명의수탁자가 목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대내외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 후에도 명의신탁자가 자신이 목적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자라는 인식하에 무상으로 목적부동산을 점유·사용해 왔고, 명의수탁자 또한 목적부동산이 실질적으로는 명의신탁자의 소유라는 인식하에 명의신탁자의 위와 같은 점유·사용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면, 결국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는 명의신탁자가 목적부동산을 무상으로 점유·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의 약정(사용대차)이 있었고 명의신탁자는 그러한 약정에 따라 목적부동산을 점유해 온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
②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는 부동산의 소유자가 명의신탁약정을 알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매매계약의 당사자도 아니어서 소유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고, 이는 명의신탁자도 잘 알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부동산을 점유한다면 명의신탁자에게 점유할 다른 권원이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신탁자는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되는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한 것이다. 이러한 명의신탁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가지지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다는 추정은 깨어진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9다249428 판결).
㈐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목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 처분행위는 완전히 유효함
① 명의수탁자가 매도인과의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목적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 대내외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제3자에게 목적부동산을 처분하더라도 그 처분행위는 완전히 유효하다.
② 또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상 배임죄의 책임을 지지 않고(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55 판결), 전 소유자인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볼 수도 없기 때문에 형사상 횡령죄의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4501 판결).
◎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55 판결 : 신탁자와 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에 따라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사이에서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약명의신탁에 있어, 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완전히 취득하고 단지 신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의무만을 부담할 뿐인바, 그와 같은 부당이득 반환의무는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수탁자가 신탁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통상의 채무에 불과할 뿐 아니라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명의신탁약정과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수탁자가 신탁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신탁자를 위하여 신탁 부동산을 관리한다거나 신탁자의 허락 없이 이를 처분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무를 부담하는 등으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③ 한편, 수탁자가 취득한 부동산은 그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공하여지는 책임재산이 되므로 ‘수탁자’의 처분행위로 인하여 그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는 경우에는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다74874 판결).
④ 반면에, 신탁자가 수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만을 가지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은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이라고 볼 수 없고, ‘신탁자’가 위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탁자가 실질적인 당사자가 되어 처분행위를 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신탁자의 책임재산에 감소를 초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들어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다89903 판결).
㈁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가 명의신탁자에게 목적부동산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
①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금반환채권’에 기초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그 채권은 목적부동산 자체로부터 발생한 채권이 아닐 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목적부동산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채권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제320조 제1항에서 정한 유치권 성립요건으로서의 목적물과 채권 사이의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
② 명의신탁자가 목적부동산을 점유·사용하면서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그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기초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의 묵시적인 사용대차약정에 따라 목적부동산을 점유·사용하여 왔다면 명의신탁자는 목적부동산을 점유·사용하는 중에 지출한 유익비에 관하여 그 사용대차계약의 당사자인 명의수탁자에게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611조 제2항, 제594조 제2항 - 가액의 증가가 현존할 것). 그리고 그러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는 그에 관한 당사자의 약정 또는 위 사용대차계약 관계를 규율하는 법조항이나 법리에 의하여 정해진다. 따라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사용대차관계가 이미 종료되었다면,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도 이미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유익비상환청구권은 목적부동산과 견련관계가 인정되므로, 명의신탁자는 이에 기해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
㈂ 명의신탁자의 지시에 따라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준 경우
① 명의수탁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뒤에,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및 제3자 사이의 새로운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명의수탁자가 다시 명의신탁자가 지정하는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면, 제3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제3자는 소유권이전등기에도 불구하고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다만,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새로운 소유권이전약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② 이 경우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된 것이 제3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의 확정판결에 의한 것이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인 이전등기청구권의 존부에만 미치고 소송물로 되어 있지 아니한 소유권의 귀속 자체에까지 미치지는 않으므로 명의수탁자가 여전히 그 부동산의 소유자임은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73102 판결).
㈑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기 前에 명의신탁약정을 맺었다가 법 시행 후 유예기간(1996. 6. 30.)이 경과한 경우
㈀ 명의신탁약정은 무효가 됨
①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에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약정을 해지하고 해당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그런데 부동산실명법 제3조 및 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해당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등 참조).
※ <유의사항>
㉠ 부동산실명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하기까지 명의신탁자가 그 명의로 당해 부동산을 등기이전하는 데 법률상 장애가 있었던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위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고,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다74690 판결(명의신탁자인 소외인이 구 농지개혁법 소정의 농지매매증명이나 농지법 소정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의 발급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위 법률이 정한 유예기간 경과 전까지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던 사안) 참조.
㉡ 계약명의신탁약정 및 그에 따른 매매계약 체결은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행해졌는데 소유권이전등기는 법 시행 후 유예기간 경과로 명의신탁약정이 무효가 된 뒤에 된 경우 :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21214 판결-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부동산실명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하였다면, 위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 불구하고 명의수탁자와 소유자 사이의 매매계약 자체는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는바, 이 경우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신탁자가 제공한 비용으로 소유자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당해 부동산을 매수한 매수인의 지위를 취득한 것에 불과하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유예기간의 경과에 따른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게 되는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라 할 것이고, 그 후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달라진다고 할 수는 없다.”
② 이와 같은 경위로 명의신탁자가 해당 부동산의 회복을 위해 명의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성질상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 등 참조).
③ 따라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로 소멸한다.
무효로 된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여 처음부터 명의신탁자가 그 부동산의 점유 및 사용등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자체의 실질적 행사가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면, 이는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실명법의 유예기간 및 시효기간 경과 후 여전히 실명전환을 하지 않아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경우임에도 그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로 되어 부동산 거래의 실정 및 부동산실명법 등 관련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
④ 하지만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는 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므로 채무의 승인이 있으면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42505 판결도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이 사건 수탁자들은 위 유예기간이 경과한 1996. 7. 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대신 그때부터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고, 또한 그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할 것이나, 망 소외인이 위와 같이 그 소멸시효 완성 전임이 역수상 분명한 2003. 11. 12.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원고의 소유를 인정한 이상, 이는 민법 제168조가 규정하고 있는 시효중단사유 중 하나인 채무의 승인에 해당하여 소멸시효가 그로 인해 중단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였다).
⑤ 만일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였다면, 처분대가에 관한 정산약정이 없는 경우라도 명의수탁자는 민법 제747조 제1항에 의하여 명의신탁자에게 그 부동산의 가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21. 7. 21. 선고 2019다266751 판결).
㈁ 하지만 부수하는 약정까지 무효로 되지는 않음
①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이 허용되었고, 명의신탁의 당사자들 사이에 명의신탁자가 이른바 내부적 소유권을 가진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장차 명의신탁자 앞으로 목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등기를 이전하거나 그 부동산의 처분대가를 명의신탁자에게 지급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약정도 유효하였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5다17494 판결 참조).
② 그러한 약정 이후에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었다거나 그 부동산의 처분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정산약정까지 당연히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7. 21. 선고 2019다266751 판결).
③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처분대가를 명의신탁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정산약정을 한 경우 그러한 약정에 따른 법적 효과는 위와 같이 법률에 의하여 이미 명의신탁자에게 인정되는 권리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 약정이 애초부터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명의신탁자를 위하여 사후에 보완하는 방책에 해당한다거나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명의신탁 부동산 자체 또는 그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든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위 정산약정 이후에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었다거나 신탁부동산의 처분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그 유효성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⑶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
㈎ 전제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에 관하여 악의인 경우에는 매매계약의 매수인 측 당사자가 명의신탁자인지 명의수탁자인지부터 먼저 확정하여야 하고, 그 결과 명의수탁자가 당사자로 확정될 때 비로소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 법리가 적용된다.
이와 달리 명의신탁자가 당사자로 확정되면 ‘3자간 등기명의신탁’ 법리가 적용된다. 그런데 타인을 통하여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매수인 명의를 그 타인 명의로 하기로 하였다면 이때의 명의신탁관계는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하므로, 설령 계약의 상대방인 매도인이 그 명의신탁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가 아니라 명의신탁자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 명의신탁관계는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이 원칙이다(대법원 2013. 10. 7. 자 2013스133 결정).
①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 :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서울 마포구 성산동 (지번 생략) 소재 ○○아파트 14층 1402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는 피해자 공소외 1이 매수하여 이를 피고인에게 명의신탁한 부동산이라고 인정한 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이 사건 아파트를 공소외 2에게 매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 그러나 피해자가 1992년경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하였으나 당시 피해자가 서울 지역 3년 이상 거주라는 수분양자격을 갖추지 못하여 건설사, 그리고 매도인인 조합 측의 권유로 그 자격요건을 구비한 타인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사실, 이에 피해자가 위와 같은 자격요건을 갖춘 피고인에게 매도인과의 분양계약 체결을 부탁하여 피고인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매도인과 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분양계약이 체결된 사실, 피해자가 위 분양계약 체결에 따른 분양대금을 지급한 후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기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 피고인이 매도인 측과 분양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 계약의 효과를 피해자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사실관계 및 계약체결 전후의 사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에서의 위와 같은 매수인 명의의 대여관계는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 불과하여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의 매수인의 지위에 있는 것은 피고인이고 나아가 매도인인 조합 측은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위와 같은 명의대여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고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로서는 달리 이 사건 아파트 자체를 취득할 법적 가능성이 없는 것이어서,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죄 인정에 요구되는 ‘이 사건 아파트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② 대법원 2013. 10. 7. 자 2013스133 결정 :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상대방과 그 누나인 청구외 1이 매수대금을 반반씩 부담하여 원심 판시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되, 상대방의 1/2지분에 관하여 청구외 1에게 명의를 신탁하기로 약정하고, 1995. 9. 11. 매도인 청구외 2와 사이에 청구외 1 단독명의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1996. 4. 20.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역시 청구외 1 단독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중도금을 청구외 2에게 지급할 당시 청구외 1은 상대방이 나머지 돈을 가지고 와야 중도금을 치를 수 있다고 하여 청구외 2는 상대방을 기다렸던 사실, 청구외 2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이행과정에서 청구외 1과 상대방이 이 사건 토지를 함께 매수한다는 사정을 알았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중 1/2지분에 관한 상대방과 청구외 1 사이의 명의신탁관계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그 판단의 근거로 삼은 위 사실들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매도인인 청구외 2가 이 사건 토지 중 1/2지분에 관하여 상대방과 청구외 1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었음을 알았다는 내용에 불과하므로, 이로써 계약명의자인 청구외 1이 아니라 명의신탁자인 상대방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고, 기록상 달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법리에 따라 상대방과 청구외 1 사이의 이 사건 토지 중 1/2지분에 관한 명의신탁관계는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 일반론
① 매도인과 명의수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무효이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다32120 판결. 다만 이 판결은 “그 무효 사실이 밝혀진 후에 계약상대방인 매도인이 계약명의자인 명의수탁자 대신 명의신탁자가 그 계약의 매수인으로 되는 것에 대하여 동의 내지 승낙을 함으로써 부동산을 명의신탁자에게 양도할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됨으로써 매수인의 지위를 상실한 명의수탁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에는 종전의 매매계약과 같은 내용의 양도약정이 따로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경우 명의신탁자는 당초의 매수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매도인에 대하여 별도의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
②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수탁자에게로의 소유권 이전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결국 매도인과 명의수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원시적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그대로 남아 있게 되고, 매도인은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으며, 명의수탁자는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③ 한편 명의신탁자는 소유자와 매매계약관계가 없기 때문에 명의신탁자가 소유자를 상대로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0다95185 판결 등 참조).
④ 그리고 이러한 경우까지 해당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명의신탁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 제6조가 정한 이행강제금의 제도적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는 부동산실명법 제6조가 정한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4두6456 판결).
⑤ 명의신탁자는 대신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명의신탁약정 및 위임계약의 무효를 원인으로 하여 매매대금으로 사용하라고 지급한 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부당이득반환청구).
㈐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게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① 제3자는 그의 선·악 불문하고 소유권을 취득한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② 명의수탁자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 매수인인 명의수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의무가 그의 귀책사유로 불능으로 되었으므로 신의칙상 매도인의 대금 반환의무도 소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③ 매도인이 명의수탁자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매도인이 대금 반환의무를 면한다면 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이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판례도 “명의수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이는 매도인의 소유권 침해행위로서 불법행위가 된다. 그러나 명의수탁자로부터 매매대금을 수령한 상태의 소유자로서는 그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신의칙 내지 민법 제536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이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매매대금 반환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데,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제3자에 대한 처분행위가 유효하게 확정되어 소유자에 대한 소유명의 회복이 불가능한 이상, 소유자로서는 그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매매대금 반환채무를 이행할 여지가 없다. 또한 명의신탁자는 소유자와 매매계약관계가 없어 소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도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결국 소유자인 매도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로 인하여 어떠한 손해도 입은 바가 없다고 할 것이다. ‥ 명의수탁자인 피고가 위 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매도인인 원고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수탁자인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0다95185 판결).
④ 명의수탁자가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설정한 경우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로부터 명의신탁의 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명의신탁약정 및 그에 따른 물권변동의 무효를 대항할 수 없는 제3자에 해당하므로 명의수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됨으로써 등기명의를 회복하게 된 매도인 및 매도인으로부터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에 대해 자신의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고, 이 경우 임차인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 목적 및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때의 임차주택 소유자로 하여금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의 개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위의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10720 판결).
⑤ 명의수탁자의 형사책임 (= 부정)
(i) ‘명의신탁자’에 대한 형사책임 유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부동산 취득을 위한 계약의 당사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 또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매매대금 등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55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 등).
◎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은, “그 경우 명의신탁자는 부동산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지 아니하고 또 명의신탁약정은 위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그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동산 자체를 매도인으로부터 이전받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기타 법적 가능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ii) ‘매도인’에 대한 형사책임 유무: 명의수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말소의무를 부담하게 되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처음부터 원인무효여서 명의수탁자는 매도인이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 그 말소를 구하는 것에 대하여 상대방으로서 응할 처지에 있음에 불과하고, 그가 제3자와 사이에 한 처분행위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유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거래의 상대방인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 대한 예외를 설정한 취지일 뿐 매도인과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 처분행위를 유효하게 만드는 어떠한 신임관계가 존재함을 전제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 말소등기의무의 존재나 명의수탁자에 의한 유효한 처분가능성을 들어 명의수탁자가 매도인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또는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8. 민법상 선의의 제3자 보호 문제 (= 명의신탁에서의 제3자보호)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423-1426 참조]
가. 관련 규정 (선의의 제3자)
●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아님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② 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제108조(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①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
② 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② 전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①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 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③ 전2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상법 제395조(표현대표이사의 행위와 회사의 책임)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기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한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는 그 이사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경우에도 회사는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그 책임을 진다.
● 상법 제209조(대표사원의 권한)
① 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은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
② 전항의 권한에 대한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나. 위 규정의 취지
⑴ 진의 아닌 의사표시, 통정허위표시, 착오 또는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
① 그 의사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는 보호된다.
의사표시의 당사자에게 외관을 작출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 대법원 2000. 7. 6. 선고 99다51258 판결 : [1]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이고 누구든지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나, 허위표시의 당사자와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허위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허위표시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허위표시의 무효를 대항하지 못하는 것인바, 허위표시를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게 한 취지는 이를 기초로 하여 별개의 법률원인에 의하여 고유한 법률상의 이익을 갖는 법률관계에 들어간 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제3자의 범위는 권리관계에 기초하여 형식적으로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 허위표시행위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었는지 여부에 따라 실질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주채무가 있는 것으로 믿고 주채무자와 보증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에 따라 보증채무자로서 그 채무까지 이행한 경우, 그 보증인은 주채무자에 대한 구상권 취득에 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그 구상권 취득에는 보증의 부종성으로 인하여 주채무가 유효하게 존재할 것을 필요로 한다는 이유로 결국 그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 부담행위라는 허위표시에 기초하여 구상권 취득에 관한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아 민법 제108조 제2항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② 압류된 채권이 통정한 허위표시에 의한 것이어서 무효라는 사유는 선의의 추심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제3자가 선의로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계약상 채권을 압류한 경우 그 압류채권자는 허위표시에 기초하여 압류 후에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선의의 제3자에 해당되어 민법 108조 2항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대판 2004. 5. 28. 2003다70041, 대판 2009. 7. 23. 2006다45855).
또한 채권이 양도된 후 그 양수인의 채권자가 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는데 그 채권양도계약이 허위표시로서 무효인 경우 추심채권자는 그로 인해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에 해당하므로 선의인 경우에는 민법 108조 2항에 의하여 보호된다(대판 2014. 4. 10. 2013다59753).
③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당사자 사이에서는 물론 제3자에 대하여도 무효이고, 다만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만 이를 대항하지 못하므로(민 108조), 채권자취소의 소로써 취소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무효를 주장하여 그에 기한 채권의 존부, 범위, 순위에 관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 할 수 있다(대판 2001. 5. 8. 2000다9611).
⑵ 반면 반사회질서적 법률행위(민법 제103조), 협의의 무권대리의 경우 제3자 보호규정 없음
반사회질서적 법률행위의 경우 그 법률행위의 특성상 제3자 역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고, 협의의 무권대리의 경우 본인에게 외관을 작출한 책임이 없기 때문에 제3자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
⑶ 상법에서의 선의의 제3자
① 자기거래 금지(상법 제398조), 신용공여 금지(상법 제542조의9)에서도 ‘선의·무중과실’이다.
신용공여 금지 및 자기거래 금지 규정을 위반한 행위는 모두 ‘상대적 무효’로 본다.
이때의 ‘상대적 무효’는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 효력이 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상대방이 ‘선의·무중과실인지 여부’에 따라 효력이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즉,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은 강행규정으로서 위 조항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신용공여는 사법상 무효이고 ‘누구나’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으나, ‘선의·무중과실인 상대방’에 대하여는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통정허위표시에서도 동일하다.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허위표시의 당사자와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그 허위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를 제외한 누구에 대하여서나 무효이고, 또한 누구든지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다72125 판결 참조).
② 이사와 회사의 거래는 당사자 사이에는 무효이나 선의 또는 경과실의 제3자에 대하여는 대항 못한다.
이사와 회사의 거래가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여 무효라는 것을 회사가 제3자에 대하여 주장하기 위해서는 거래의 안전과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할 필요상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였다는 것 외에 제3자가 이사회의 승인 없음을 알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84. 12. 11. 선고 84다카1591 판결).
회사가 제3자의 악의·중과실임을 주장·증명하면 이사와 회사의 거래는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무효가 된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다64688 판결).
상법에서는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과실을 보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③ 대표권 남용은 상법상 도출된 것이 아니라 민법상 ‘법인’ 규정에서 등장하는 일반 법리이므로, 상법이 통상적으로 상대방의 선의·무중과실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선의·무과실’인 상대방을 보호한다.
이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8059 판결).
다만, 회사의 대표이사가 자신의 개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사안에서는 ‘선의·무중과실’로 해석한다(인적 항변)(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0302 판결).
④ 대표권 제한의 경우 법문에는 ‘선의의 제3자’라고 되어 있으나(상법 제389조, 상법 제209조),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대표권에 대한 내부적 제한의 경우이든, 법률상 제한의 경우이든 선의·무중과실을 요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⑤ 표현대표이사(상법 제395조)의 경우 법문에는 ‘선의의 제3자’라고 되어 있다(상법 제395조)으나, 판례는 선의·무중과실로 해석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40432 판결).
다. 명의신탁에서의 제3자 보호 문제
⑴ 관련 규정
● 부동산실명법 제4조(명의신탁약정의 효력)
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한다.
②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어느 한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⑵ 위 규정의 취지
㈎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는 선·악의를 불문하고 보호받는다(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이는 민법상 의사표시(민법 제107 내지 제110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명의신탁약정의 당사자에게 외관을 작출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제3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34667, 34674 판결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에서 "제3자"라고 함은 명의신탁 약정의 당사자 및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의 사이에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을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 명의수탁자로부터 명의신탁된 부동산의 소유명의를 이어받은 사람이 위 규정에 정한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면 그러한 자로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의 규정을 들어 무효인 명의신탁등기에 터잡아 마쳐진 자신의 등기의 유효를 주장할 수 없고, 따라서 그 명의의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여 유효라고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것이고, 등기부상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어받은 자의 등기가 무효인 이상, 부동산등기에 관하여 공신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우리 법제 아래서는 그 무효인 등기에 기초하여 새로운 법률원인으로 이해관계를 맺은 자가 다시 등기를 이어받았다면 그 명의의 등기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렇게 명의수탁자와 직접 이해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라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정한 제3자가 아닌 자와 사이에서 무효인 등기를 기초로 다시 이해관계를 맺은 데 불과한 자는 위 조항이 규정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위 제3자에는 소유권, 저당권 등 물권을 취득한 자뿐만 아니라 압류 또는 가압류채권자도 포함된다.
◎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56529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107068 판결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에 의하면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데, 여기서 ‘제3자’는 명의신탁약정의 당사자 및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 사이에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으로서 소유권이나 저당권 등 물권을 취득한 자뿐만 아니라 압류 또는 가압류채권자도 포함하고 그의 선의·악의를 묻지 않는다.
㈐ 연속된 명의신탁관계에서 ‘최후의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그와 사이에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 역시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보호되는 제3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9다27272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