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몸까지 아프면, 서글픈 이유】《살아가는 방식은 두 가지 뿐이다. 마치 기적이 없는 듯 살거나, 아니면 모든 게 다 기적인 듯 행복하게 살거나. 결정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에디 엔드레이드는 대단한 운동광이었다.
헬스코치인 그는 축구, 마라톤, 자전거, 수영 등을 즐겼다.
담배와 술은 전혀 하지 않았고, 수도원식으로 프리키틴 식이요법을 따랐다.
무엇을 먹고, 얼마나 무거운 중량을 들었으며,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 건강상태를 매일 기록했다.
65세의 나이에도 마치 강철로 만든 사람 같았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30세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993년 5월 18일 일몰 직후 에디는 그가 가장 힘들게 달렸던 조깅코스 근처에 있는, 태평양이 보이는 절벽 끝에 서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너무나 고통스럽다.”
그는 나이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체력이 좋았지만, 자살하기 몇 개월전부터 그의 몸은 종전의 엄격한 체력기준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엔드레이드는 최고의 운동과 식이요법으로는 노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체력에 대한 완벽주의자이었던 그는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한 것이다.
65세 이상 노년의 우울증 비율이 2018년도에는 36.7%(한국보건의료연구원 통계), 2022년에는 46.3%(대한의학지 게제 논문)에 비추어, 에디의 자살은 그리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여성노인의 우울증 비율은 남성노인의 2.1배(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달한다.
노화에는 2가지 게임의 룰이 있다.
첫 번째 규칙은, 당신은 결코 이길 수 없으며 패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빌 클린턴’의 46세 모습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노화속도가 달라져서가 아니라, 그저 위생상태의 개선과 의료기술의 발달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루스벨트가 살던 시대의 평균 수명은 48세였다.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기대수명이 20세이고, 고대 로마인은 27세였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의 연장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사망질환 1위는 ‘암’이고, 2위는 ‘심장질환’이다.
만일 모든 암이 내일 없어진다고 해도 인간의 수명은 2년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심장병을 없앤다고 하여도 3년이나 4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뿐이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평균수명은 82.7세이다.
그런데 스웨덴이나 일본의 경우 100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1년마다 50%의 확률로 죽는다.
이 수치에 따라 5년 후를 추산해 보면, 100세 이상 된 사람 가운데 3%만이 105세까지 살아남게 된다.
100세의 노인 100명 중 97명이 105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는 것이다.
‘사망률배가시간(mortality-doubling time)’ 때문이다.
지금 35세인 사람이 43세가 되면 사망률이 2배가 되고, 51세가 되면 4배가 되고, 59세가 되면 8배가 된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인간처럼 적응력이 강한 생명체는 지구상에 없다.
아무리 극한 환경에 가져다 놓아도 살아남는 생명체는 인간뿐일 것이다,
지난 역사를 보면, 지금보다 더 가혹한 고통과 시련을 극복해내고 놀라운 발전을 이룬 것이 바로 인류다.
맹수 중의 왕인 사자나 호랑이를 밀폐된 깜깜한 우리에 가두어 놓으면 3일도 못 넘기고 모두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죽는 원인이 음식이나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극한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에 가장 강한 동물은 무얼까.
당연히 “사람”이다.
인간은 ‘노화’와 ‘죽음’에 대항하고, 끊임없이 적응한다.
인간은 언제나 희망을 품고 생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방식은 두 가지 뿐이다.
마치 기적이 없는 듯 살거나, 아니면 모든 게 다 기적인 듯 행복하게 살거나.
결정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기적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기적을 믿지 않는 자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