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 II, 2024”】《인생은 숨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결정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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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평으로 난무한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 II, 2024”를 보았다.
아마도 전작인 1편이 준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난 2편도 러닝타임 2시간 30분 동안 재미있게 보았다.
난 글래디에이터 1편(전작)을 보고 나고, 그 배경인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발도르차(Val d’Orcia)’ 평원과 모로코의 ‘아이트 벤 하도우(Ait Ben Haddou)’를 다녀온 적이 있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늘어선 토스카나 ‘발 도르차(Val d'Orcia)’ 평원은 막시무스(러셀 크로 분)가 가족이 있는 고향 집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나온다.
진흙으로 만든 모로코의 성채도시 아이트 벤 하도우(Ait Ben Haddou)은 영화 글래디에이터, 알렉산더, 미이라, 아라비아의 로렌스, 나자렛 예수의 배경이 된 곳이다.
모로코 특유의 황량하고 모로코스러운 황토빛 분위기 속에 자리하고 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촬영장소가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모로코 전통음식인 타진(Tagines)을 먹었다.
멀리 창밖으로 로마장군 막시무스가 노예로 끌려와 검투를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 두 영화를 보고 몇 가지 깜짝 놀란 사실이 있다.
전작인 글래디에이터 1편이 2,000년도에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첫 상영이 무려 24년 전이라고?
내가 그 젊은 시절에 이 영화를 봤다고?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 인생, 참 짧다.
대전에서 서울 온 것만 같다.
유자효 시인은 시 “인생”에서 삶을 더 짧게 말했다.
늦가을 청량리
할머니 둘
버스를 기다리며 속삭인다.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하지?”
겨우 버스 네뎃 정거장 정도의 거리가 시인이 말하는 인생행로다.
두 번째 놀란 것은 1편에서 루실라로 등장한 “코니 닐슨”이 재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1965년생인 코니 닐슨은 만 59세인 환갑의 나이임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마크리누스 역으로 나온 ‘덴젤 워싱턴’ 역시 만 70세(1954년생)임에도 너무 정정해 보인다.
반면, 러셀 크로(막시무스 역)은 1964년생(만 60세)인데, 정말 많이 변했다.
어떤 것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젊어 보이는 외모가 아닐 것이다.
삶의 순간 하나하나를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 두근거리는 심장의 리듬 있는 박동과 팔딱거리는 생기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의 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인생은 숨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결정된다.
그래서 누구는 100년을 살고도 하루살이를 산 게 되지만, 또 다른 사람은 70년을 살고도 700년을 산 것처럼 살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온갖 활력과 감동, 선의와 삶의 가치를 새겨 넣는다면 말이다.
아침에 낮선 곳에서 기대와 설렘으로 잠을 떨치고 일어나고 싶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찌든 벽돌담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운율을 가진 새의 소리를 듣고 싶다.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을 보고, 시원한 바람을 코 끝에 느끼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난 여전히 멀고 먼 미지의 낮선 곳으로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