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손을 탄 건 또르가 아니라 나!】《작은 생명체가 주는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애잔한 느낌 때문에 가끔은 눈물이 핑 돌아 나도 모르게 먼 곳을 본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주말 아침, 또르와 산책을 나갔다.
벚꽃, 개나리도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후에 비 소식이 있어, 비가 내리고 나면 벚꽃이 모두 떨어질거란다.
이제 겨우 봄을 맞이했는데, 벌써 봄은 떠나려 한다.
또르 덕분에 매주 산책을 한다.
신선한 공기와 싱그러운 나무 등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향긋한 나무 냄새와 풀 향기를 맡고,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신다.
손을 많이 타서인지, 또르가 요즘 부쩍 나에게 몸을 비비는 일이 많다.
침대에 누우면 어김없이 달려와 옆에 달라붙어 눕는다.
하지만 정작 손을 탄 건 내가 아닐까 싶다.
책상이나 소파에 앉았을 때 또르가 옆에 없으면 무언가 허전하고,
따뜻한 품과 부드러운 숨결이 그리워진다.
또르를 안았을 때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또르의 배에 배방구를 하면서 얼굴을 비벼댈 때의 그 부드러운 감촉, 침대에 누웠을 때 또르가 달려와 손, 어깨, 얼굴 등을 핥을 때의 그 느낌은 아주 강렬하게 나의 뇌리에 박혀 있다.
그래서인지 “만일 또르가 내 곁에 없다면...”이란 생각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내 손과 얼굴을 핥는 또르의 혀를 통해 ‘작고 여린 따스함의 감촉’과 ‘생명의 온기’를 느낀다.
작은 생명체가 주는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애잔한 느낌 때문에 가끔은 눈물이 핑 돌아 나도 모르게 먼 곳을 본다.
저질체력에 허약체질인 또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또르의 남은 생을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으로 채워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