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건초염】《오래된 바이올린일수록 소리가 더 아름답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2년 전 겪었던 손목 건초염이 다시 재발했다.
당시 정형외과에 가서 주사를 맞고 파라핀 치료를 받았었고, 한방병원에서 침도 맞았다.
그럼에도 치유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엄지손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하다.
특히 컴퓨터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건초염에 안좋다.
스마트폰 이용시 우측 엄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나이들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가장 현명한 치료 방법은 전문가인 의사선생님을 찾아가는 일일 것이다.
나이를 먹는 것은 산에 올라가는 것과 같다.
처음 산에 오를 때는 올라가기 바빠 사방에 보이는 삶의 아름다움을 그냥 지나친다.
하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아래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진다.
처음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들도 보이고, 앞이 탁 트인 산 중턱이나 정상에서 아름다운 산 전체를 관망할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시력은 약해지지만, 대신 세상을 깊고 넓게 볼 수 있는 심안이 생긴다.
나도 어느새 흰머리가 생겼다.
언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앞만 보고 숨차게 올라오다 보니, 좋은 풍광도 놓친 경우가 많았다.
무심코 무작정 지나친 것도 허다하다.
그에 대한 회한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아쉽다고 다시 내려갈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지나 온 길에 대한 후회는 접어두고 이제부터 만나게 될 길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고 삶의 재미를 챙기면 되지 않겠는가.
여유와 포용력을 가진 따뜻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다 깊고 넓게 볼 수 있도록 촉을 세우면서 말이다.
진심으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비록 나이 때문에 죽을 지는 모르나, 그들은 젊어서 죽는 것이다.
인생을 만끽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 있다.
오래 살았다고 나이가 드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꿈을 저버릴 때 나이가 드는 것이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만들지만,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만든다.
훌륭한 서퍼(suffer)는 큰 파도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진정 훌륭한 서퍼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일 것이다.
인생은 파도타기다.
가끔은 파도에 뒤통수를 맞기도 한다.
물속에 처박혀 물 좀 들이키면 어떠랴.
그 또한 시도하지 않았다면 경험해보지 못할 짜릿한 순간 아닌가.
더 늦기 전에 인생의 파도타기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파도에 거스르지 말고 힘찬 파도에 자연스레 몸을 던져 보자.
마음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겨 보자.
개중에 제법 큰 파도에 올라타 파도타기의 짜릿함과 진수를 경험하게 된다.
인생은 수많은 우연으로 점철된 여행이다.
여행의 목적지는 종착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 그 자체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여행길에서 뜻밖의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더없이 큰 기쁨일 것이다.
미완성인 채로 여행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때 우연히 산책 나온 행운이 우리 편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