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성】《남자의 속을 뒤집어 놓기로 작정했다면, 이 말 한마디면 족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를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존재로 생각한다.
그것은 남자들에게 낯설기 짝이 없는 “감정”이라는 것에 따라 여자들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 못하는데, 그 감정에 기초해 나오는 여자들의 행동을 남자들이 무슨 용빼는 재주로 알겠는가?
여자들 입장에서는 남자들의 행동 또한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남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참새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단순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영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의 이상한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남성성’이라는 단 한 개의 열쇠다.
남자들은 감정에 다소 둔감한 뇌를 타고 나는데다, 아주 어려서부터 ‘남자다움’을 요구받으며 성장한다.
대학교육을 받은 요즘 어머니들조차 아들을 남자답게 키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남성성은 옵션(option)이 아니라 정체성 그 자체다.
진정한 남자는 창자가 배 밖으로 튀어나와도 아프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고, 사소한 감정을 주절주절 늘어 놓는 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남자다움’에 대한 남성들의 숭배와 추종은 매우 집요하고도 편집광적이어서 때로는 그것을 본성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남자들이 명예와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 그토록 애쓰는 것도 그런 것들이 남자다움을 증명해 준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당신이 남자의 속을 뒤집어 놓기로 작정했다면, “남자답지 못하다”는 말 한마디면 족하다.
‘비열하다’거나 ‘나쁜 남자’라는 정도의 비난은 귀를 간질이는 수준에 불과하다.
지금은 원시수렵시대도 아니고 전쟁의 와중도 아니라서 남자다움에 대한 필요성이 쇠퇴해 가고 있다.
오히려 여성들이 갖고 있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업무능력’이 더 각광을 받는다.
그럼에도 수천만 년을 이어온 남자들의 ‘남자다움’에 대한 갈망은 일부 마초(macho)들에게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나이든 남성’을 상사로 모시고 있다면,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정기적인 아부용 멘트를 업무용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왜냐하면 그들이야 말로 진짜 남성다움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에게 ‘남자다움’이 정말 목숨보다 소중하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럼에도 남자답기 위해 하는 그들의 모든 행동들이 그들의 수명을 깍아 먹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남자들은 자신이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 즉 사랑, 행복, 기쁨, 설레임, 슬픔, 두려움 등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남자다움’ 그 한 가지와 맞바꾸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마음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을 세심하게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반면 남자들의 태도를 이해하는 데는 한 가지만 유념하면 된다.
남자들은 ‘남자다움’을 충족 받았을 때만 비로소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남성성이 무시되었다고 느끼면, 상대방이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귀에서 튕겨내게 되어 있다.
그렇게 생겨먹은 것을 어쩌겠는가?
하지만 사랑으로 보듬고 감싸 안으면, 그들도 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