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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구 도시정비법,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 이전 이주절차가 개시된 경우 사업시행자의 임차보증금반환의무>】《임차인이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4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임대차계..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9. 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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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구 도시정비법,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 이전 이주절차가 개시된 경우 사업시행자의 임차보증금반환의무>】《임차인이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4조 제1, 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7260636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 내의 주택 임차인인 원고들이 사업시행자인 피고 조합을 상대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4조 제2항에 따라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구하는 사건〉

 

판시사항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4조 제1, 2항이 정비사업 구역 내의 임차권자 등에게 계약 해지권은 물론, 나아가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한 보증금반환청구권까지 인정하는 취지 / 위 조항에서 말하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의 의미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임차인이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같은 법 제44조 제1, 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후) /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이라도 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의한 이주절차가 개시되어 실제로 이주가 이루어지는 등 사회통념상 임차인에게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임차인이 위 조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임차인이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에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 44조는 제1항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권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2항에서 1항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전세금·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의 반환청구권은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 2항이 정비사업 구역 내의 임차권자 등에게 계약 해지권은 물론, 나아가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한 보증금반환청구권까지 인정하는 취지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그 의사에 반하여 임대차목적물의 사용·수익이 정지되는 임차권자 등의 정당한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한편, 계약상 임대차기간 등 권리존속기간의 예외로서 이러한 권리를 조기에 소멸시켜 원활한 정비사업의 추진을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 한편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임차인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것을 계약의 기본내용으로 하므로(민법 제618),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 2항에서 말하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거나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상황 내지 이를 이용하는 형태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등 임차권자가 이를 이유로 계약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 49조 제6항 본문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을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구 도시정비법 제54조에 의한 이전의 고시가 있은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사업시행자가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게 되면 위 조항을 근거로 정비구역 내에 있는 토지 또는 건축물의 임차권자 등을 상대로 그들이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 그 결과 임차권자는 임대차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자신이 점유하고 있는 임대차목적물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다면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 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이라도 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의한 이주절차가 개시되어 실제로 이주가 이루어지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임차인에게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은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 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차인이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에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정비사업의 진행 단계와 정도, 임대차계약의 목적과 내용, 정비사업으로 임차권이 제한을 받는 정도, 사업시행자나 임대인 등 이해관계인이 보인 태도,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가. 사실관계

 

원고들은 피고가 사업을 진행하는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내에 있는 부동산의 임차인들이다.

 

마포구청장은 2014. 12. 8. 피고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였다.

 

피고는 2014. 12. 27.경 세입자를 포함한 조합원들에게 이주기간(2015. 1. 21. ~ 6. 21.) 내에 이주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이주안내문을 발송하였다.

 

원고들은 2015. 1. 15.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통고하면서 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마포구청장은 2015. 3. 12.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하였다.

 

원심은 원고들이 사업시행자인 피고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상고기각).

 

나. 이 사건의 쟁점

 

피고 조합의 상고이유는 원고들이 구법 제44조의 임차인에 해당하지 않아 사업시행자인 피고 조합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면 원고들이 해지권을 행사한 시기가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전이고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시점에서는 이미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에 따라 상고심에서는 이 사건 원고들과 같이 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의 주택 임차인이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전에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 2항에서 정하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임차인에 해당하여 사업시행자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임차인의 사용수익권이 정지되는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전에도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는데, 이는 해지권의 행사시기와 관련된 문제이다.

 

3. 구 도시정비법상 보증금반환청구권 규정의 내용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 장재용 P.373-394 참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473-474 참조]

 

. 관련 규정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지상권 등 계약의 해지)
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권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전세금·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의 반환청구권은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행사할 수 있다.
▶ 제49조(관리처분계획의 공람 및 인가절차 등)
③ 시장·군수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는 때에는 그 내용을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공보에 고시하여야 한다.
⑥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고시가 있은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이전의 고시가 있은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 (단서 생략)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2항은 임차인 등의 보호를 위해서 계약상 당사자가 아닌 사업시행자에 대하여도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별도로 두었다.

 

나. 재개발사업 진행 경과 및 관계 규정의 내용

 

먼저, 재개발사업의 일반적인 진행경과에 관해서 본다.

 

구법상 정비사업은 도시정비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하여 정비구역 등에서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하거나 주택 등 건축물을 개량하거나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 그중 주택재개발사업은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이다.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조합원 강제주의를 채택하여 조합원 모두에게 분양신청 기회를 주는데, 이들이 분양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현금청산절차를 거쳐 재산권을 수용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편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자 등의 조합원뿐만 아니라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해 임차권 등의 용익권을 가진 자에 대해서도 권리행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구 도시정비법은 제49조 제6항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가 있는 경우 소유자 등 권리자의 사용수익을 정지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였는데, 이 조항은 사업시행자가 소유자 등을 상대로 토지나 건축물의 인도를 구하는 근거조항으로 기능하고 있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22094 전원합의체 판결(구 도시재개발법 사안),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53635 판결(구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조합),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91364 판결(현금청산 대 상자의 경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28394 판결(임차인의 경우), 헌재 2014. 7. 24. 선고 2012헌 마662 전원재판부 결정, 헌재 2015. 11. 26. 선고 2013헌바415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임차권자 등은 원칙적으로 인가 고시가 있는 경우에는 기존 건축물 등을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제한이 발생하게 되나 이는 잠정적인 효과이다.

 

주택재개발사업은 정비사업 구역 내에 거주하거나 영업을 하던 사람들이 사업시행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기존의 주거지 혹은 영업의 근거지를 떠났다가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신축된 건물에 재입주재정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구법 제55조에서 이전고시가 있는 경우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설정된 지상권전세권저당권임차권가등기담보권가압류 등 등기된 권리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춘 임차권은 소유권을 이전받은 대지 또는 건축물에 설정된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를 위해 정비구역 안에 있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한 권리를 새로이 조성된 토지와 건축물에 관한 권리로 변환시켜 배분하는 과정에서 권리의 대상이 되는 토지와 건축물의 변화에 필요한 기간 동안 사업시행자가 이를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어야 하며, 사업시행자의 사용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로서 기존 권리자들의 사용수익을 정지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한 조항이 구법 제49조 제6항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제한으로 인하여 임차인 등은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임차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제한을 받게 되고, 만약 임대인이 분양을 받지 않거나 임차권이 이전고시 이후에도 사용수익이 재개될 수 없는 것일 경우에는 사실상 임차권의 상실을 의미하게 된다.

이를 위해 도시정비법은 일정한 범위에 있는 임차권자에 대해서도 손실보상 규정을 두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주거이전비와 이사비 보상 규정이다.

 

이에 더하여 저당권과 같은 담보물권과 달리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및 임차권은 해당 부동산을 사용하는 권리로서 재개발사업 시행 전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은 그 실질이 전혀 다르고, 지료 등의 대가관계에 현저한 변동을 초래하게 되므로, 구법 제44조에서는 이러한 권리를 가진 자는 분양받을 대지 또는 건축물에 권리가 이전되는 것을 거부하고 그 계약관계를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며, 이에 따른 보증금반환채권 등의 금전반환채권을 사업시행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임차인 등이 구법 제44조에 따라 해지권을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구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권리를 이전시킬 것인지는 오로지 당사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구법 제44조에 따라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차인의 범위, 나아가 해지권 행사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대해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차권자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앞서 본 3개의 조항(구법 제49조 제6, 551, 44)을 유기적으로 살펴보아 어느 범위에서 임차인의 범위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 이 사건 조항에 따른 해지권 행사

 

 개요

 

구법 제44조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지상권자전세권자 또는 임차권자가 해당 부동산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그 계약을 해지하고, 이에 따른 전세금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반환청구권을 계약 상대방이 아닌 사업시행자에게도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해당 권리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목적과 함께 사업시행자가 해당 금전을 지급한 경우에는 해당 토지 등 소유자에게 이를 구상할 수 있도록 하고, 만일 구상이 되지 않으면 해당 토지 등 소유자에게 귀속될 대지 또는 건축물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업시행자의 구상채권 확보를 쉽게 하여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62561, 62578 판결 참조).

구법 제44조 제1, 2항은 임차권자 등을 위한 조문인데,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 안의 토지 등 소유자가 분양신청을 한 경우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이 분양신청자가 분양받을 대지 또는 건축시설에 존속되는 것으로 간주하고(구법 제55조 제1),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소유자뿐만 아니라 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도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구법 제49조 제6), 지상권자전세권자 또는 임차권자로 하여금 이러한 법률적 구속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와 달리 구법 제44조 제5항은 토지 등 소유자를 위한 조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임차인 보호를 위한 관계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토지 등 소유자는 그 계약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해지권자

 

도시정비법상 해지권자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지상권자전세권자 및 임차권자이다.

실무적으로는 조합이 조합원에게 이주비를 지급하면서 지상권 등 모든 권리를 직접 말소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에서와 같이 조합원이 분양을 받지 않는 등 현금청산이 되거나 특히 현금청산 대상자의 자력이 부족한 경우 등에는 용익권자가 사업시행자에 대해서 직접 보증금반환청구권 등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고 이에 따라 구법 제44조의 해석이 문제 된다.

 

 해지통지의 상대방

 

계약 해지는 계약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여야 하므로, 이 조에 따른 해지통지의 상대방은 사업시행자가 아니라 지상권전세권 설정자 및 임대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해지통지의 상대방인 토지 등 소유자가 분양신청을 한 자만 해당하는지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토지 등 소유자(현금청산 대상자)도 포함되는지가 문제인데, 통설적인 입장은 조합원뿐만 아니라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 즉 정비구역 안의 모든 토지 등 소유자를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해지의 효과

 

지상권자 등의 계약상의 금전반환청구권은 공법상 특별히 인정된 권리이므로, 설정자가 그 반환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때 보충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직접 청구할 수 있다.

금전반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한 적법한 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토지 등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무단전차인 등의 경우 금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62561, 62578 판결).

사업시행자가 금전반환청구를 받은 경우 사업시행자는 설정자의 동시이행의 항변 등 기타의 항변을 원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업시행자는 지상권자 등의 금전반환청구가 있는 경우 설정자에게 이를 통지하고 제반 권리관계를 조사한 후 금전을 반환하여야 하며, 이를 게을리 한 경우 구상권 행사의 범위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4. 사업시행자에게 보증금반환을 구할 수 있는 임차인의 범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 장재용 P.373-394 참조]

 

. 해지권 행사가 가능한 시기에 관한 견해의 대립

 

 : 사회통념상 당초의 주거 또는 상업 기능이 정비사업으로 인해 변질되고 정상적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업 단계를 따지지 않고 이를 인정하는 견해

 

 : 이주시한의 통고가 이루어지면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견해

 

 :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후로 보는 견해

 

. 검토

 

 일반적인 경우를 상정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설과 같이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후에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시점을 해지권 행사 가능 시점으로 잡는 것이 부당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이전의 시점에서도 해지가 가능하다고 볼 여지는 남겨 두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해지권을 행사한 시점은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있기는 하였으나 아직 고시되기 전의 시점이므로 앞서 본 설의 견해에 따를 경우 원칙적으로는 해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시점에 이루어진 해지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었다.

먼저 원고들은 2015. 1. 15. 소외인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데, 비록 원고들의 해지 시점이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이기는 하지만 이때는 이미 마포구청장이 피고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여 가까운 시일 내에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던 시기였다.

사업시행자인 피고 역시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후 정비구역 내에 거주하고 있던 세입자와 조합원들을 상대로 이주안내문을 발송하여 정해진 이주기간 내에 이주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피고가 정한 이주기간도 원고들이 해지권을 행사한 후 불과 며칠 후인 2015. 1. 21.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본다면, 원고들이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에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인 피고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처한 사정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의한 이주절차가 개시되어 실제로 이주가 이루어지는 등의 사정으로 사회통념상 임차인인 원고들에게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판결은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항, 제2항이 정비사업 구역 내의 임차권자 등에게 계약 해지권은 물론, 나아가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한 보증금반환청구권까지 인정하는 취지와 위 조항에서 말하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의 의미를 밝힘으로써,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다면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구 도시정비법 제44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이전이라도 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의한 이주절차가 개시되어 실제로 이주가 이루어지는 등 사회통념상 임차인에게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위 조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따라 임차인이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 두었다.

 

5.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473-474 참조]

 

피고는 원고들이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가 있기 이전에 임대인과 자발적으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사업시행자인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들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것은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전이기는 하나(관리처분계획인가와 고시 사이에 4개월 정도의 간격이 있어서 그 사이에 해지가 된 것임), 관리처분계획인가에 따라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므로, 이 경우에도 사업시행자에게 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합리적인 판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