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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조건불성취, 정지조건과 해제조건, 조건과 기한이 붙은 법률행위, 조건부 법률행위, 기한부 법률행위, 기한의 이익, 기한이익의 상실, ‘조건’과 ‘불확정 기한’의 구별, 정지조건과..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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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조건불성취, 정지조건과 해제조건, 조건과 기한이 붙은 법률행위, 조건부 법률행위, 기한부 법률행위, 기한의 이익, 기한이익의 상실, 조건 불확정 기한의 구별, 정지조건과 해제조건, 불법조건, 조건과 친하지 않은 법률행위, 조건의 성취와 불성취>】《선행소송에서 이루어진 정산합의와 해제조건부 법률행위의 인정 요건(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221368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을 추진하던 자가 사업부지 매입작업을 하는 자와 사업부지 양도양수와 정산 등에 관한 약정을 체결한 다음에 제3자에게 그 사업권을 양도하였는데, 그 후 위 양수인으로부터 정산금과 위약금 채권을 양수하여 매입작업을 한 자를 상대로 그 정산금과 위약금을 청구하고, 위 정산금채권을 전부받은 위 분양사업자의 채권자도 승계참가하여 그 전부금을 청구하는 사건]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사용된 문언에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어떤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90095, 90101 판결 등 참조).

한편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고,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다.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는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하고,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52087 판결,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234043 판결 등 참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의 표시는 그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나 묵시적 약정으로도 할 수 있다. 이를 인정하려면,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

 

2. 쟁점

 

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을 추진하던 자가 사업부지 매입작업을 하는 자와 사업부지 양도양수와 정산 등에 관한 약정을 체결한 다음에 제3자에게 그 사업권을 양도하였는데, 그 후 위 양수인으로부터 정산금과 위약금 채권을 양수하여 매입작업을 한 자를 상대로 그 정산금과 위약금을 청구하고, 위 정산금채권을 전부받은 위 분양사업자의 채권자도 승계참가하여 그 전부금을 청구하는 사건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조건부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사용된 문언에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어떤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다90095, 90101 판결 등 참조).
한편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고,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다.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는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하고,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52087 판결,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다234043 판결 등 참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의 표시는 그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나 묵시적 약정으로도 할 수 있다. 이를 인정하려면,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와 A 주식회사가 토지매입작업과 관련한 정산합의를 하면서 미매입 일부 토지들에 대해서도 특정 금액을 정산기준액으로 정하여 정산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정산합의’를 하였는데, A 주식회사로부터 그 정산금 채권을 양수한 원고가 ‘매입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정산합의가 유효하므로 이들 미매입 토지도 정산금 산정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산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피고와 A 주식회사는 묵시적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정산합의가 A 주식회사가 이들 토지에 관해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것이 확정되거나 그 매매계약 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함을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고,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정산합의가 해제조건부 법률행위임을 전제로 그 해제조건의 성취 여부를 심리한 다음 이 사건 정산합의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정산금 청구 부분을 파기한 사례이다.

 

3. 조건부 법률행위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251-262 참조]

 

. 의의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이나 소멸을 장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고,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다.

 

 특정 법률행위에 관하여 어떠한 사실이 그 효과의사의 내용을 이루는 조건이 되는지와 해당 조건의 성취 또는 불성취로 말미암아 법률행위의 효력이 발생하거나 소멸하는 지는 모두 법률행위 해석의 문제이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223054 판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는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하고,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52087 판결,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234043 판결 등).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의 표시는 그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나 묵시적 약정으로도 할 수 있다. 이를 인정하려면,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221368 판결(정산합의가 해제조건부 법률행위라고 인정한 사례),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202821 판결( 이 빌라 분양을 이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기로 하는 내용의 분양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사항으로 분양계약기간 완료 후 미분양 물건은 이 모두 인수하는 조건으로 한다.”라고 정한 사안에서, 위 특약사항은 인수하는 조건이라는 문언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그 자체만으로 당사자가 조건을 붙여 효력발생이 좌우되게 하려는 계약의 내용이 특정되어 있지 아니한 점, 오히려 인수하는 조건이라는 문언은 미분양 세대의 인수에 따라 계약의 효력발생이 좌우되게 하려는 의사라기보다는 단순히 이를 계약의 내용 중 하나로 정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볼 소지가 큰 점, 위 특약사항을 둔 이유가 분양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미분양 세대가 있는 경우 이 이를 인수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기 위함이지 이 미분양 세대를 인수하지 아니할 경우 조건이 성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수수료 전부를 포기하게 할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 빌라분양을 전부 완료하지 못한 채 계약이 중단된 경우에도 이 이미 분양하거나 인수한 세대만큼 에 이익이 된다면, 신의칙에 비추어 에게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점을 종합하면, 위 특약사항은 이 분양계약기간 만료 후 미분양 세대를 인수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계약의 내용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계약의 효력발생이 좌우되게 하려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조건을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조건 불확정 기한의 구별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이나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립 여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다. 반면 장래의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장래 반드시 실현되는 사실이면 실현되는 시기가 비록 확정되지 않더라도 이는 기한으로 보아야 한다.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해서 이를 결정해야 한다.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324215 판결 : 원심이, 정리회사 동아건설 주식회사의 관리인 소외 1이 원고에 대하여 2000. 12. 4.부터 2000. 12. 8.까지 희망퇴직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회사정리계획 인가결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평균임금 3개월분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표시는 회사정리계획인가를 조건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불확정한 사실의 도래를 변제기로 정한 것이고, 따라서 회사정리절차가 폐지되어 정리계획인가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정되었으므로 그 때에 기한이 도래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89036 판결 : 아파트 신축·분양 사업의 분양수입금 인출배분에 관하여 공사도급변경약정에서 시행사의 선투입비 및 일반관리비 채권을 2순위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위 선투입비는 아파트 분양 실계약률에 따라 계약률 50% 45억 원, 최초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계약률 75% 35억 원, 12개월 이내에 계약률 95% 10억 원을 각각 지급하기로 한 사안에서, 같은 법리를 설시한 다음, 선투입비는 위 사업이 실패하게 되면 시행사가 위험을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 시행사의 선투입비 채권은 일정 기간 내에 일정 분양률이 충족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최대 90억 원까지 2순위로 지급받기로 약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부관이 화해계약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201702 판결 :   주식회사를 상대로 물품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회사는 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소송 계속 중   회사가,   회사의 채무자인  주식회사 등으로부터 미지급 물품대금 액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받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이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합의를 하면서 모든 합의사항의 이행은 이 제3채무자들로부터 위 금액을 모두 지급받은 후 효력이 발생한다'라고 정한 사안에서, ‘  회사 등으로부터 위 금액을 모두 지급받는다는 사실이 발생해야 나머지 청구 포기와 부제소 특약이 포함된 합의서의 이행의무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위 돈을 지급받는다는 것은 장래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사실로서 조건으로 볼 여지가 있고,   회사 등으로부터 미지급 물품대금 액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변제받을 것이 확실시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상태에서  회사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을 포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도 위 합의는 정지조건부 합의로 볼 여지가 크며, 위 합의가 화해계약의 성격을 가진다고 하여 달리 볼 이유가 없는데도, 위 합의를 에게 부과된 이행의무의 기한을 정한 것으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따라서 이미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변제에 관하여 일정한 사실이 부관으로 붙여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은 변제기를 유예한 것으로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뿐만 아니라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한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89. 6. 27. 선고 88다카10579 판결은, 임차인(원고)과 임대인(피고)이 점포의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그 계약금 등에 관하여 그 점포가 타에 분양되거나 임대된 때에 반환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임대인이 이를 제3자에게 무상대여하고 1 5개월이나 그대로 지나간 사안에서, “당사자가 불확정한 사실이 발생한 때를 이행기한으로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한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의사는 확실하고, 다만 그 이행기한만 불확실한 경우이다).

 

나아가 부관으로 정한 사실의 실현이 주로 채무를 변제하는 사람의 성의나 노력에 따라 좌우되고, 채권자가 그 사실의 실현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우에는 사실이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더라도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채무의 이행기한은 도래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16643 판결,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205127 판결 : 피고가 소외인으로부터 받은 4 5천만 원을 소외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지급하기로 하면서 위 4 5천만 원을 지급하는 시기에 관해서 ‘2005. 5. 31. 받기로 한 시흥시 △△동에 있는 주상복합공사와 관련하여 □□□로부터 받을 금액이 영수되면’(1 부관) 영수금액의 1/3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사업 재기시’(2 부관) 지급할 것을 약속한 사안에서, 2 부관은 피고가 사업을 재기하지 않는 경우에는 언제까지나 돈을 변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재기가 확정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기간이 지났는데도 피고의 사업 재기가 없었다면 그때 비로소 나머지 대금에 대한 변제기가 도래한다는 뜻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사례].

 

. 조건의 종류

 

 정지조건과 해제조건

 

 불법조건

 

조건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것인 때에는 그 조건은 물론 법률행위자체도 무효가 된다(151조 제1). 예컨대 갑이 을에게 부첩관계의 종료를 해제조건으로 하여 그 소유의 부동산을 증여한 경우 위 해제조건은 부첩관계의 종료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증여계약 자체도 무효가 된다(대법원 1966. 6. 21. 선고 66530 판결).

 

한편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

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임금지급약정에 붙은 부관이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면 그 부관만 무효이고, 나머지 임금지급약정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293098 판결 : ‘피고의 보조금 수령이라는 불확정기한은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입법 취지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보조금 수령이라는 불확정기한은 무효이고, 나머지 월 250만 원의 임금지급약정은 유효하다).

 

. 조건과 친하지 않은 법률행위

 

조건을 붙일 수 없는 법률행위에 조건을 붙이면 법률행위 전체가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5. 11. 8.  2005541 결정). 당사자가 특별히 조건을 붙인 이유는 그 조건이 없으면 본체인 법률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단독행위

 

단독행위에는 원칙적으로 조건을 붙이지 못하나(상계, 취소 등),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  상대방에게 이익만 주는 경우  상대방이 결정할 수 있는 사실을 조건으로 한 경우(예컨대 이행지체에 빠진 상대방에게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채무의 이행을 최고하면서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한다는 정지조건부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 대법원 1970. 9. 29. 선고 701508 판결)에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신분행위

 

 어음 및 수표행위

 

. 조건의 성취와 불성취

 

 주장·증명책임

 

예컨대 원고가 피고에게 증여를 원인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때 피고가 항변으로 위 증여계약에 정지조건이 붙어 있음을 주장·증명하면 원고가 재항변으로 그 정지조건의 성취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조건의 성취와 불성취에 관한 사례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한 경우 이는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는 재산분할협의라 할 것인바, 그 후 재판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재산분할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33458 판결 등).

 

 약혼 예물의 수수는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라 할 것인바, 약혼 예물을 수수한 후 혼인이 성립하였다 하더라도 예물을 수령한 사람이 혼인 당초부터 성실히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고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을 초래한 경우에는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이라는 해제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65506 판결).

그러나 일단 혼인이 성립하고 그 혼인이 상당 기간 지속된 이상 가사 예물을 수령한 사람의 책임에 의하여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이미 혼인이 성립한 이상 약혼 예물 증여는 확정적으로 유효하므로 예물 수령자가 예물의 소유권을 갖는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65506 판결).

 

.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에 의한 조건의 성취와 불성취

 

 신의성실에 반하는 조건 성취의 방해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150조 제1).

이는 조건이 성취되었더라면 원래 존재했어야 하는 상태를 일방 당사자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 조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법질서의 기본원리가 발현된 것으로서, 누구도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태를 통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조건을 약정할 당시에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우발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의 이익에 대해 적절히 배려하지 않거나 상대방이 합리적으로 신뢰한 선행 행위와 모순된 태도를 취함으로써 형평에 어긋나거나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신의성실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223054 판결).

 

 판례는 상대방이 하도급받은 부분에 대한 공사를 완공하여 준공필증을 제출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공사대금채무를 부담하거나 위 채무를 보증한 사람은 위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들이 위 공사에 필요한 시설을 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사장에의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위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머지 공사를 수행할 수 없게 하였다면, 그것이 고의에 의한 경우만이 아니라 과실에 의한 경우에도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그 상대방은 민법 제1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위 공사대금채무자 및 보증인에 대하여 그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42356 판결). 이 경우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의제되는 시점은 이러한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가 없었더라면 조건이 성취되었으리라고 추산되는 시점이다.

 

 150조 제1항은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 정당하게 기대되는 협력을 신의성실에 반하여 거부함으로써 계약에서 정한 사항을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에 유추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제150조 제1항이 방해행위로 조건이 성취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이 유추적용되는 경우에도 단순한 협력 거부만으로는 부족하고 이 조항에서 정한 방해행위에 준할 정도로 신의성실에 반하여 협력을 거부함으로써 계약에서 정한 사항을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또한 제150조는 사실관계의 진행이 달라졌더라면 발생하리라고 희망했던 결과를 의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조항을 유추적용할 때에도 조건 성취 의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실관계를 의제하거나 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법률효과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223054 판결).

 

 신의성실에 반하는 조건 성취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150조 제2). 이 조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법질서의 기본원리가 발현된 것으로서, 누구도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태를 통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조건을 약정할 당시에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우발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의 이익에 대해 적절히 배려하지 않거나 상대방이 합리적으로 신뢰한 선행 행위와 모순된 태도를 취함으로써 형평에 어긋나거나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신의성실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253430 판결).

 

 예컨대 약혼 예물을 교부한 사람의 책임에 의하여 혼인이 성립하지 않은 경우 그는 혼인의 불성립이라는 해제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주장하여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 효력

 

 조건이 성취된 경우

 

정지조건 있는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생긴다(147조 제1). 해제조건 있는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한 때로부터 그 효력을 잃는다(147조 제2). 당사자가 조건 성취의 효력을 그 성취 전에 소급하게 할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소급효가 있으나(147조 제3), 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조건이 성취되기 전

 

 조건부 권리의 처분 등 : 조건의 성취가 미정한 권리의무는 일반 규정에 의하여 처분, 상속, 보존 또는 담보로 할 수 있다(149).

 

 조건부 권리의 침해 금지

 

조건 있는 법률행위의 당사자는 조건의 성부가 미정한 동안에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생길 상대방의 이익을 해하지 못한다(148).

 

 손해배상청구권

 

당사자 일방이 조건부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였고, 그 뒤에 조건이 성취되면, 상대방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 성질이 채무불이행(조건부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신의칙상의 주의의무 위반)에 의한 것인지 불법행위(조건부 권리의 침해)인지에 관하여는 다툼이 있다.

 

 이른바 중간처분 무효의 법리

 

예컨대 해제조건부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는데 조건이 성취되기 전에 수증자가 제3자에게 그 부동산을 매매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경우처럼, 조건부 권리를 침해하는 처분행위의 효력은 어떠할까. 조건이 성취되기 전에는 유효하겠지만, 나중에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판례는 해제조건부 증여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더라도 그 해제조건이 성취되면 그 소유권은 증여자에게 복귀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당사자 간에 별단의 의사표시가 없는 한 그 조건 성취의 효과는 소급하지 아니하나, 조건 성취 전에 수증자가 한 처분행위는 조건 성취의 효과를 제한하는 한도 내에서는 무효라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조건이 등기(부동산등기법 제54조에서 말하는 권리소멸약정의 등기를 말한다)되어 있지 않는 한 그 처분행위로 인하여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게 위 무효를 대항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5584 판결).

 

5. 기한부 법률행위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251-262 참조]

 

. 의의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은 확정되어 있는데, 다만 그 시기에 관하여 기한을

붙인 경우를 말한다.

한편, ‘법률행위 부관으로서 기한 채무의 이행에 붙은 기한은 개념상 구별되어야

한다. 시기부 법률행위에서는 아직 채권이 발생하지 않은 것임에 비하여, 채무의 이행에 기한이 붙은 법률행위에서는 이미 채권은 발생하였으나 그 이행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이다.

 

. 기한의 이익

 

 의의

 

기한의 이익이란 기한이 존재하는 것, 즉 기한이 도래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가 받는 이익을 말한다. 그런데 민법상 기한의 이익은 법률행위 부관으로서의 기한이 아닌 채무의 이행기한과 관련되어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153, 388조 참조), 기한의 이익은 채무의 이행기한이 도래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가 받는 이익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기한의 이익을 갖는 자

 

 구체적 사정에 따른 판단

 

 기한의 이익을 갖는 당사자는 법률행위의 종류, 당사자의 특약 또는 법률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정하여진다(대법원 1993. 1. 19. 선고 9231323 판결 :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금의 배액을 제공하고 계약을 해제하고자 하는 경우에 이 해약금의 제공이 적법하지 못하였다면 해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 안에 적법한 제공을 한 때에 계약이 해제된다고 볼 것이고,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일정한 기한까지 해약금의 수령을 최고하였다면, 중도금 등 지급기일은 매도인을 위하여서도 기한의 이익이 있는 것이므로 매수인은 매도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행할 수 없다).

 

 예컨대 무상임치의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경우에도 임치인(채권자)에게, 은행의 정기예금의 경우에는 은행(채무자)과 고객(채권자) 쌍방에게 기한의 이익이 인정된다.

 

 153조 제1항에 따른 추정

 

기한의 이익이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지 불분명한 경우에는 채무자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기한의 이익의 포기

 

 의의

 

기한의 이익은 상대방의 이익을 해하지 않는 한 이를 포기할 수 있다(153조 제2).

 

 일방적 기한이익의 포기

 

가령 무이자소비대차의 차주, 무상임치인, 매매대금채무를 부담하는 매수인은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기한의 이익을 임의로 포기할 수 있다.

 

 쌍방적 기한이익의 포기

 

기한의 이익이 상대방을 위해서도 존재하는 경우에도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상대방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153조 제2, 468). 가령 이자부소비대차의 채무자는 이행기까지의 이자를 지급하여 기한 전에 변제를 할 수 있으며, 은행은 약정기한까지의 이자를 지급하면 예금주에게 정기예금을 일방적으로 반환할 수도 있다.

 

 효과

 

이는 의사표시로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함과 동시에 기한이 도래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효과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가령 주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그것은 보증인에게 효력이 없다.

 

. 기한의 이익의 상실

 

 의의

 

388조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채무자의 기한의 이익은 상실된다. 이는 제388조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채무자를 더 이상 신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까지 채권자가 기한의 도래를 기다려서야 비로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면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당사자들의 특약에 의하여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는 것으로 정하는 것 역시 허용된다. 실무상으로는 법정 기한이익 상실은 거의 문제되지 않고 대부분 약정에 의한 기한이익 상실이 문제되고 있다.

 

 法定 기한이익 상실 사유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 감소, 멸실하게 한 때(1)

 

 채무자 : 물상보증인이나 제3취득자가 이에 포함되는지 문제되나, 채권관계의 당사자가 아닌 그들의 행위에 의하여 채권관계의 기초인 신뢰가 위태롭게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담보 : 이는 채무자의 일반재산이 아닌 물적담보나 인적담보 등의 특별한 담보만을 의미한다.

 

 손상, 감소 또는 멸실 : 이는 담보가치를 저하 또는 소멸시키는 행위 모두를 가리킨다. 그리고 사실행위 뿐만 아니라 법률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가령 채무자가 이미 양도담보의 목적이 된 채권을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하고 뒤의 양도에 관하여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통지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채권자(양수인)는 채권양도담보계약에 의하여 이미 채무자(양도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목적인 채권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상, 감소 또는 멸실에 의하여 구체적인 피담보채권의 담보에 부족이 생길 필요는 없다. 그러한 행위가 있다는 것만으로 채무자에 대한 신뢰가 위태롭게 되었기 때문이다.

 

 귀책사유 : 통설은 채무자의 귀책사유는 필요 없다고 하나, 채무자의 귀책 없이도 채무자에게 기한이익의 상실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이러한 경우에는 채무자에 대한 신뢰가 위태롭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채무자의 귀책사유는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채무자가 담보 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2)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5)

 

 기한이익 상실 약정

 

 의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장래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기로 하는 약정이다. 388조는 임의규정이기 때문에 이는 당연히 허용된다. 다만 이는 채무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제103,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1 2,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0, 13조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다.

은행 여신거래기본약관 제7조 제1항 제1호가 제 예치금 기타 은행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가압류·압류명령이나 체납처분 압류통지가 발송된 때라고 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이 약관 규정이 가압류압류명령이나 체납처분 압류통지가 은행에게 도달된 때가 아니라 발송된 때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가압류명령 등이 은행에 송달되기 전에 자동채권(대출금채권 등)의 변제기를 도래시켜 상계적상의 시점을 앞당김으로써 상계를 가능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금융기관의 채무자도 가압류나 압류명령 등이 발송된 사실을 알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한이익이 상실되게 되어 지체책임을 지게 되는 등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대법원의 판례는 이러한 약관규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나, 그 타당성에는 다소 의문이 있다.

 

 종류

 

 정지조건부 기한이익 상실 약정 :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곧바로 채무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어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는 약정이다(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제7조 제1: 예금채권에 대하여 가압류명령이 발송된 때에는, 채무자는 은행으로부터 독촉·통지 등이 없어도 당연히 은행에 대한 모든 채무의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며 곧 이를 이행할 의무를 지기로 한다).

 

 형성권적 기한이익 상실 약정 :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곧바로 채무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기한이익 상실의 의사표시를 해야만 채무자의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어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는 약정이다(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제7조 제2 : 채무자의 일반재산이 가압류된 때에는, 채무자는 은행의 청구에 의하여 은행에 대한 모든 채무의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며 곧 이를 이행할 의무를 지기로 한다).

 

 구별 기준 :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 위의 양자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느냐는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 채권자를 위하여 둔 것인 점에 비추어 명백히 정지조건부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형성권적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으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28340 판결 : 돌이켜 이 사건 기한이익 상실 약정을 보면,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약정한 이행의무를 한번이라도 지체하였을 때 기한의 이익을 잃고 즉시 채무금 전액을 완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약정의 내용은 당사자 사이에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을 한 것일 뿐 나아가 피고의 의사표시가 없이도 당연히 기한이익이 상실된다는 약정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약정의 문언만으로 이 사건 기한이익 상실약정을 정지조건부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기록상 그와 같이 볼만한 뚜렷한 자료도 없는 이상 이 사건 기한이익 상실약정은 형성권적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라고 보아야 한다.).

 

. 기한이익 상실의 효과

 

 法定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경우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

 

 법정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기한의 도래가 의제되지는 않고, 채권자는 바로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질 뿐이다. 따라서 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하기 전에는 채무자는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행지체에 빠지지도 않는다.

다만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파산선고와 동시에 변제기가 도래한다.

 

 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하면 채무자는 이제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연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는 견해도 있으나,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의 경우에 채권이 성립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과의 균형상 법정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상실되는 기한이익의 범위

 

 물적 범위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채무에 한정된다.

 

 인적 범위 원칙적으로 제3자의 법적인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주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경우 물상보증인이나 보증인이 기한이익을 주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저당물보충청구권과의 관계

 

저당물보충청구권을 행사하여 실제로 저당물의 보충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채권자는

이제 기한이익의 상실을 주장하지 못한다.

 

 기한이익 상실 약정이 있는 경우

 

 정지조건부 기한이익 상실 약정

 

채권자의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바로 이행기가 도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발생케 하는 이른바 정지조건부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을 하였을 경우에는 그 특약에 정한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함과 동시에 기한의 이익을 상실케 하는 채권자의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이행기 도래의 효과가 발생하고, 채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때부터 이행지체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대법원 1999. 7. 9. 선고 9915184 판결).

 

 형성권적 기한이익 상실 약정

 

이른바 형성권적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 특약은 채권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기한이익의 상실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나머지 전액을 일시에 청구할 것인가 또는 종래대로 할부변제를 청구할 것인가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기한이익 상실의 특약이 있는 할부채무에 있어서는 1회의 불이행이 있더라도 각 할부금에 대해 그 각 변제기의 도래시마다 그때부터 순차로 소멸시효가 진행하고 채권자가 특히 잔존 채무 전액의 변제를 구하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 한하여 전액에 대하여 그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이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28340 판결 등).

 

6. 조건불성취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5, 박재억 P.45-78 참조]

 

. 법률행위의 조건

 

 조건의 의의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케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다. 조건은 법률행위의 성립에 관한 것이 아니고 그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에 관한 것이다. 법률행위는 확정적으로 성립하여 있고 다만 그 효력이 불확정함에 지나지 않는다. 구체적인 경우에 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정하여진다. 이러한 조건이 붙은 법률행위를 조건부 법률행위라고 한다.

 

 조건의 성질

 

표시성 : 조건은 법률행위에 있어서의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므로 의사표시 그 자체이고, 조건부 법률행위라 할 때의 조건이 그것이다. 일단 무조건의 법률행위를 한 후에 그 행위의 효력을 조건부로 소멸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그것이 전체로서 1개의 조건부 법률행위로 되는 것은 아니다. 조건의사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지 아니하면 이는 법률행위의 동기에 지나지 아니하고(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10797 판결), 이와 같이 표시되지 아니한 동기는 법률행위의 효력에서 독립하여 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의사표시의 일반원칙에 따라 조건의사와 그것의 표시를 요구한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30349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46210 판결).

 

불확실성 : 조건은 장래의 실현이 불확실한 사실을 내용으로 하고, 이는 기한과 구별된다. 장래 실현이 불확실한 사실 그 자체를 조건이라고도 하는데(조건의 성취에서의 조건’), 의사표시로서의 조건과 구별하기 위하여 조건사실이라고 한다.

 

장래성 : 조건은 장래의 사실을 전제로 한다. 과거의 사실은 객관적으로 기정의 사실이므로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모르고 있더라도 조건사실이 될 수 없다.

 

 정지조건과 해제조건

 

의의 : 정지조건은 당사자의 조건의사에 따라 법률행위의 효력발생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조건이고, 해제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소멸을 이에 의존케하는 조건이다.

 

구별기준 : 정지조건과 해제조건은 이론상 구분되나 실제에 있어 외형상 이를 확연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당사자의 조건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일단 법률행위의 효력을 발생케 하고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취에 의하여 그 효력을 소멸케 하려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이면 해제조건, 그렇지 아니하면 정지조건이라 해석하여야 한다. 당사자의 조건의사가 그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판단하 기 어려운 경우에는 법률관계의 안정을 위하여 정지조건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 판례의 태도

 

법률행위의 해석 :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90095, 90101 판결

조건과 조건의사의 표시 :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52087 판결

조건의사 유무에 대한 판단 :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234043 판결

 

. 이 사건 정산합의와 해제조건부 법률행위

 

 조건의 표시와 방식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 즉 조건의사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52087 판결 참조). 다만 조건을 표시할 때 그 의사표시의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나 묵시적 약정으로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률효과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케 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

 

 해제조건의 표시 여부

 

이 사건 정산합의는 이 사건 약정을 기초로 하여 정산금액을 합의한 것이므로 대상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다. 묵시적으로 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정산합의는 선행소송에서 매매계약 체결을 전제로 이미 그 효력이 발생하였다. 정지조건부 법률행위가 아니라 해제조건부 법률행위이다. 이 사건 정산합의는 A산업개발이 대상 토지에 관해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것이 확정되거나 매매계약 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법률행위라고 볼 수 있다.

원심으로서는 해제조건부 법률행위인 이 사건 정산합의의 조건성취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야 한다. 기록상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대상판결은 묵시적 의사표시나 묵시적 약정에 의해서도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표시되어 조건부 법률행위가 성립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