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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합건물의 관리업무주체와 관리위탁계약, 분양계약에 의한 관리인선임결의, 관리단, 관리규약 제정절차, 관리계약 및 관리비징수>】《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2. 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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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합건물의 관리업무주체와 관리위탁계약, 분양계약에 의한 관리인선임결의, 관리단, 관리규약 제정절차, 관리계약 및 관리비징수>】《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가 언제까지 관리권한을 가지고 관리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 여부, 분양자가 관리용역회사를 선정한 후 관리단이 관리인을 선임한 경우 종전 관리용역회사의 보수채권 존부와 그 선임 이후에 징수한 관리비의 부당이득반환(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판시사항

 

[1]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의3 1, 3항의 규정 취지

 

[2]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의3에 따라 집합건물을 관리하던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업자가 새롭게 관리를 개시하는 관리단을 상대로 분양자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분양계약서에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된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분양자가 지정한 자가 집합건물을 관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 이를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을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한 뒤에도 인정하겠다는 구분소유자들의 서면 합의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9조의3 1항은 분양자는 제23조 제1항에 따른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건물과 대지 및 부속시설을 관리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3항은 분양자는 예정된 매수인의 2분의 1 이상이 이전등기를 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구분소유자가 규약 설정 및 관리인 선임을 하기 위한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위한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집합건물에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어 관리단이 당연 설립되었더라도 관리인 선임 등 관리업무를 수행할 조직을 갖추어 관리를 개시하기 전까지는 관리단이 집합건물에 관한 구체적인 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2012. 12. 18. 집합건물법 개정으로 신설된 구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은 이때 집합건물의 분양자에게 한시적으로 집합건물의 관리의무를 부과하였다. 나아가 일정 기간 이후에는 관리단집회를 소집·개최하여 관리인을 선임할 것을 예정하였다. 이는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수행할 실질적인 조직을 갖추기 전까지 분양자로 하여금 집합건물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관리 공백을 막으면서도 분양자가 집합건물을 장기간 관리함으로써 관리에 관한 사항을 독단적으로 처리하여 구분소유자들의 집합건물의 관리에 관한 권한을 침해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관리단의 집합건물에 대한 관리가 개시되면,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9조의3에 따라 집합건물을 관리하던 분양자는 그때에 관리비 징수권한을 포함한 관리권한을 상실하게 되고, 관리단이 집합건물법에서 부여받은 관리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분양자가 집합건물을 관리하면서 형성된 관리업무에 관한 법률관계는 새롭게 관리를 개시하는 관리단에 당연히 승계되는 것은 아니므로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업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을 관리단에 주장할 수 없다.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는 분양자가 집합건물을 관리하는 기간 동안 위탁받은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뿐이고,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한 이후에는 더 이상 관리비 징수 등 집합건물에 관한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위와 같은 관리단, 분양자, 위탁관리회사의 관계에 관한 법리는 집합건물의 분양계약서에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된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분양자가 지정한 자가 집합건물을 관리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 사정이 있더라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분양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을 어떠한 의미로 파악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개별 분양계약의 해석 문제이기는 하나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의 구분건물 매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분양계약에서 분양이 이루어지고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된 이후 집합건물의 관리에 관한 내용을 정하는 것은 분양계약의 부수적 약정에 불과하다. 신설된 구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할 때 이러한 부수적 약정의 내용을 구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 우선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 분양계약서의 내용으로 집합건물의 관리에 관한 관리단, 분양자, 위탁관리회사의 관계에 구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집합건물법에서 보장하는 관리단의 관리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분양계약서에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들이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한 후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하기 전까지 분양자의 관리기간 동안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의 위탁관리업무를 승인한다는 의사표시로 해석하여야 하지,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을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한 뒤에도 인정하겠다는 구분소유자들의 서면 합의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293-2296 참조]

 

. 사실관계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집합건물을 분양하던 분양자로 2017. 1. 2. 원고와 이 사건 집합건물에 관한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위임하였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단으로 2017. 7. 27. 관리단집회를 개최하여 강◯◯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또한 피고는 2017. 10. 26. △△관리 주식회사와 이 사건 집합건물에 관한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7. 10. 27.경 소외 회사와 원고를 상대로 △△관리 주식회사가 2017. 11. 16.부터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개시하므로 관리행위를 중단하고 업무를 인수인계 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고 관리행위를 계속하였다. 피고의 관리인 강◯◯은 원고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여 2018. 7. 3.경 결정을 받았고, 원고는 그 무렵 이 사건 집합건물에 대한 관리행위를 종료하였다.

 

원고는 본소로서 피고에 대하여 2018. 4.경부터 2018. 7.경까지 기간 동안 관리위탁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용역대금의 지급 또는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관리이익 반환, 사무관리에 따른 필요비나 유익비의 반환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반소로서 원고가 2017. 10.경부터 2018. 4.경까지 지급받은 관리비에 상당한 부당이득의 반환 또는 피고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을 침해함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다.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면서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하였다. 피고는 원고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이 아니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또한 원고의 관리행위는 소외 회사 또는 구분소유자와 계약에 근거한 자신을 위한 행위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청구도 할 수 없다.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면서 피고의 반소청구도 기각하였다. 원고는 구분소유자와 개별적으로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에 따라 관리비를 지급받았다. 관리비는 피고에게 당연히 귀속되는 금원이 아니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가 관리업무의 인계를 요구할 당시 관리권한의 귀속주체를 잘 모른 채 관리행위를 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대한 고의과실이 없었다. 따라서 원고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 쟁점

 

원고는 이 사건 집합건물의 분양자인 소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이다.

 

피고는 2017. 7. 27. 관리단집회를 개최하고 관리인을 선임하였는데 그 이후에도 원고는 2018. 7. 3.까지 관리업무를 지속하였다. 2017. 7. 27.부터 2018. 7. 3.의 기간에 대해서 원고는 이 기간 동안 정당한 관리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관리권한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가 언제까지 관리권한을 가지고 관리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의 쟁점이다.

 

다. 사안의 개요

 

원고(위탁관리회사)2017. 1. 2. 이 사건 집합건물의 분양사인 ○○개발과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이후 상당수의 구분소유자와 관리업무에 관한 용역도급계약도 체결하였다.

 

피고(관리단)2017. 7. 27. 관리단집회를 개최하여 소외인을 위탁관리회사로 선임하였고, 2017. 10. 27. ○○개발에 피고의 관리업무 개시를 통지하면서 업무 인계를 요청하였다.

 

원고는 자신에게 관리업무의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의 요청을 거절하고 관리업무를 계속하였고, 소외인의 신청으로 2018. 7. 3. 원고에 대하여 업무방해금지가처분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여 2018. 4.부터 2018. 7.까지의 관리위탁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여 2017. 11. 15. 이후 원고가 징수한 관리비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본소청구와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의 관리행위는 ○○개발 내지 일부 구분소유자들과의 계약에 따른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관리위탁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본소 청구기각). 분양계약의 내용에 원고를 위탁관리회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거나 구분소유자들이 원고의 관리업무 수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더라도, 구분소유자들이 원고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였다거나 추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다만 원고는 당초에는 적법한 위탁관리회사였고, 관리권한에 관한 법적 판단이 내려진 직후 업무를 중단하였으며, 개별 구분소유자들과의 도급계약에 따라 관리비를 징수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관리비 징수는 불법행위나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반소 청구기각).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면서, 반소 부분의 원심판결 이유가 일부 부적절함을 지적하였다.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고, 분양사는 관리단이 관리인을 선임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관리업무를 수행할 뿐이므로, 피고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관리인을 선임하고 관리를 개시한 후에는 원고는 위탁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본소 상고기각). 원고를 관리인으로 선임한다는 내용이 분양계약에 포함되었다거나 개별 구분소유자들이 이에 동의하였더라도, 이는 분양사의 관리기간 동안의 관리위탁을 승인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함.

피고의 관리 개시 후에는, 구분소유자들이 원고에게 관리비를 지급하더라도 피고는 관리비 징수권한이 소멸하지 않으므로 아무런 손실이 없고, 그 관리비는 원고가 구분소유자들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므로, 불법행위나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반소 상고기각).

 

3.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9조의3에 따른 관리업무 주체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호 김종석 250-275 참조]

 

.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내용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은 다음과 같이 분양자의 관리권한과 의무를 정하고 있다.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2. 12. 18. 개정, 2013. 6. 19. 시행) 9조의3(분양자의 관리의무 등)

분양자는 제23조 제1항에 따른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건물과 대지 및 부속시설을 관리하여야 한다.

분양자는 제28조 제4항에 따른 표준규약을 참고하여 공정증서로써 규약에 상응하

는 것을 정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분양을 받을 자에게 주어야 한다.

분양자는 예정된 매수인의 2분의 1 이상이 이전등기를 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구분소유자가 규약 설정 및 관리인 선임(24조 제1항의 경우에만 해당한다)을 하기 위한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위한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현행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2. 4. 개정, 2021. 2. 5. 시행) 9조의3(분양자의 관리의무 등)

분양자는 제24조 제3항에 따라 선임된 관리인이 사무를 개시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건물과 대지 및 부속시설을 관리하여야 한다.

분양자는 제28조 제4항에 따른 표준규약을 참고하여 공정증서로써 규약에 상응하

는 것을 정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분양을 받을 자에게 주어야 한다.

분양자는 예정된 매수인의 2분의 1 이상이 이전등기를 한 때에는 규약 설정 및 관리인 선임을 위한 관리단집회(23조에 따른 관리단의 집회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소집할 것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분소유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 경우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것을 명시하여야 한다.

분양자는 구분소유자가 제3항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사업주체의 관리권한과 의무를 정하고 있는데, 집합건물법 제9조의3과 그 구조가 유사하다.

 

공동주택관리법

11(관리의 이관)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건설한 사업주체는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할 때까지 그 공동주택을 관리하여야 하며,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하였을 때에는 입주자 등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실을 통지하고 해당 공동주택을 관리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입주자 등이 제1항에 따른 요구를 받았을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입주자를 구성원으로 하는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여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은 입주자 등이 해당 공동주택의 관리방법을 결정(위탁관리하는 방법을 선택한 경우에는 그 주택관리업자의 선정을 포함한다)한 경우에는 이를 사업주체 또는 의무관리대상 전환 공동주택의 관리인에게 통지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신고한 사항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2(사업주체의 주택관리업자 선정) 사업주체는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제11조 제3항에 따른 통지가 없거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제6조 제1항에 따른 자치관리기구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체는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13(관리업무의 인계)

사업주체 또는 의무관리대상 전환 공동주택의 관리인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관리주체에 공동주택의 관리업무를 인계하여야 한다.

1.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으로부터 제11조 제3항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의 선정을 통

지받은 경우

2. 6조 제1항에 따라 자치관리기구가 구성된 경우

3. 12조에 따라 주택관리업자가 선정된 경우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4(관리비예치금의 징수)

사업주체는 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할 때까지 공동주택

을 직접 관리하는 경우에는 입주예정자와 관리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그 관리계약에 따라 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관리비예치금을 징수할 수 있다.

 

.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취지

 

관리업무주체 (= 관리단)

 

집합건물법상 집합건물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과 의무를 가진 주체는 관리단이다[집합건물법 제23조의2(관리단의 의무) 관리단은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한 공동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구분소유자의 권리와 의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행사하거나 이행하여야 한다].

 

관리단의 관리업무는 관리단의 대표자인 관리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집합건물법 제25(관리인의 권한과 의무) 관리인은 다음 각호의 행위를 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 3. 관리단의 사업 시행과 관련하여 관리단을 대표하여 하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

 

관리단이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으면 관리단의 관리업무는 시행되기 어렵다.

 

관리단은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당연히 설립된다[집합건물법 제23(관리단의 당연 설립 등)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된다].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이 있는 1동의 건물에 대한 전체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던 분양자가 분양을 개시하여 1명에게 분양을 하고 소유권을 이전하였다면 그때부터 관리단은 설립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동의 건물에 구분소유자가 발생하는 시점에 필연적으로 공용부분이 발생하고 공동관리가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245284 판결에서 집합건물의 분양이 개시되고 입주가 이루어져서 공동관리의 필요가 생긴 때에는 그 당시의 미분양된 전유부분의 구분소유자를 포함한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된다.’고 판단한 것은 이러한 취지에서 이해될 수 있다).

 

관리업무주체로서의 분양자

 

관리인을 선임하려면 분양이 개시되었더라도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집합건물법 제24(관리인의 선임 등)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일 때에는 관리단을 대표하고 관리단의 사무를 집행할 관리인을 선임하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분양이 완료되었더라도 관리단집회가 소집되어 결의로 관리인이 선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집합건물에 관리단이 설립되고 (분양이 개시된 때) 관리인이 선임될 때까지 상당 기간은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시행할 수 없어서 관리업무의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집합건물법은 2012. 12. 18. 개정하면서 분양이 개시된 집합건물의 관리업무 공백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제9조의3을 신설하여 분양자에게 공동주택관리법의 사업주체(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될 당시에는 공동주택관리법이 입법되기 전으로, 그 내용은 주택법과 주택법시행령에서 정하고 있었다)와 같은 내용의 관리권한과 의무를 부여하였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 의해서 분양자는 한시적으로 관리업무를 담당할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게 되는데 그 기간은 관리단이 설립된 때부터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개시한 때까지로 볼 수 있다. ‘관리단이 설립된 때는 구분소유자가 발생한 때, 즉 분양자가 최초 수분양자를 상대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때라 할 수 있다. 관리단이 설립되기 전에도 분양자는 집합건물을 관리할 것이지만 이때는 단독 소유자로서 관리하는 것이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개시한 때는 관리단이 관리인을 선임하여 관리인으로 하여금 관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때라 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개정된 현행 집합건물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정하였다.

 

분양자가 수행할 수 있는 관리업무의 범위가 문제 될 수 있는데, 이는 원칙적으로 분양계약 체결 전에 분양자가 교부하는 규약에 상응하는 것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할 것이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은 분양자가 규약에 상응하는 것을 정할 때 표준규약(집합건물법 제24조 제4)을 참고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분양자는 표준규약에서 정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리권한을 정할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의 관리업무 권한 범위는 표준규약에서 정하는 관리단의 관리업무 권한 범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집합건물의 대지와 공용부분을 유지보수하는 통상적인 관리행위, 이를 위한 관리비 징수행위가 포함된다. 분양자는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위탁관리회사에 관리업무를 위탁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관리규약 제28조 제15호도 관리단의 사무의 위탁 및 관리위탁체결을 관리단의 권한으로 정하고 있다.

법무부 표준관리규약과 서울시 표준관리규약은 관리단의 권한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28(관리단의 권한)

관리단은 다음 각호의 사무를 수행한다.

1. 5조에 따른 규약의 설정변경폐지

2. 8, 17, 83조에 따른 세칙, 사용세칙, 회계세칙의 설정변경폐지

3. 14조 제2항에 따른 전용사용부분 사용료의 징수

4. 15조 제2, 4, 5항에 따른 주차장 사용계약의 체결 및 주차장 관리비사용료의 징수

5. 16조에 따른 대지와 공용부분 등의 임대

6. 19조에 따른 대지와 공용부분 등의 관리

7. 20조에 따른 전유부분에 부속된 공용부분의 개량공사

8. 22조에 따른 보험계약의 체결

9. 24조에 따른 구분소유자 등의 신고 접수

10. 25조 제2항에 따른 일부관리단의 신고 접수

11. 29조 제2항에 따른 공용부분 등의 보존행위에 관한 필요한 조치

12. 31조에 따른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한 시정권고 및 필요한 조치

13. 32조에 따른 자료의 보관 및 열람, 등본 발급

14. 34조에 따른 직원의 고용 및 제35조에 따른 직무교육지원

15. 36, 37조에 따른 관리단 사무의 위탁 및 관리위탁계약의 체결

16. 51조에 따른 관리인의 선임 또는 해임

17. 75조 제2, 76조 제1, 77조에 따른 관리비, 수선적립금, 사용료의 징수지출적립

18. 81조에 따른 예산안과 결산결과보고서의 검토

19. 그 밖에 상가 집합건물의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관리업무주체로서의 사업주체

 

공동주택관리법은 공동주택을 건설한 사업주체에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할 때까지 공동주택을 직접 관리할 의무를 부여하였다.

사업주체는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하였다면 그 사실을 입주자들에게 통지하고 직접 관리할 것을 요구하여야한다.

입주자들은 이러한 요구를 받으면 3개월 이내에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고 관리방법(위탁관리를 할 것인지, 자치관리를 할 것인지)을 정한 다음 사업주체에 통지하여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이러한 통지를 받은 사업주체는 새로운 관리주체에 관리업무를 인계하여야 하고, 만약 공동주택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방법을 정하지 않았다면 사업주체는 직접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도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할 때(현행 집합건물법 제9조의3선임된 관리인이 사무를 개시할 때라고 정한다.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개시하려면 관리인 선임절차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므로 선임된 관리인이 사무를 개시할 때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할 때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까지 분양자의 관리의무를 부여하였다.

 

또한 집합건물법은 예정된 매수인의 1/2 이상이 이전등기 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리단이 규약 설정과 관리인 선임을 하지 않으면 분양자가 직접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예정된 구분소유자 중 과반수가 소유권을 취득하였을 때를 분양자의 관리업무 인계기준 시기로 삼고 있다. 최근 개정(2020. 2. 4. 개정, 2021. 2. 5. 시행)된 현행 집합건물법은 예정된 매수인의 1/2 이상이 소유권을 취득하였을 때 분양자에게 구분소유자들에게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것을 통지할 의무를 부여하였고, 이러한 통지를 받은 관리단은 3개월 이내에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야 하며, 이때까지 관리단이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지 않으면 분양자가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의무를 부과하여, 분양자의 관리단에 대한 관리업무 인계과정을 구체화하였다(공동주택관리법과 절차가 유사해졌다).

 

관리계약 및 관리비 징수

 

공동주택관리법은 사업주체가 공동주택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서는 입주예정자들과 관리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4조는 사업주체가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할 때까지 공동주택을 직접 관리하는 경우에는 입주예정자와 관리계약을 체결하여 그에 따라 관리비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4(관리비예치금의 징수) 사업주체는 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할 때까지 공동주택을 직접 관리하는 경우에는 입주예정자와 관리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그 관리계약에 따라 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관리비예치금을 징수할 수 있다].

 

사업주체와 입주예정자 사이의 관리계약은 사업주체가 공동주택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과 의무를 갖고 관리비를 징수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면 집합건물법제9조의3에서는 분양자와 예정된 구분소유자 사이에서 관리업무를 위한 관리계약을 체결할 것을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분양자와 예정된 구분소유자 사이에는 분양계약이라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므로 이를 근거로 분양자가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게 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즉 분양자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과 의무는 분양계약을 통해서 구분소유자로부터 위임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예정자는 반드시 공동주택의 구분소유자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입주예정자 모두가 사업주체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고 입주예정자 중에는 사업주체와 계약관계를 맺지 않은 자도 있다. 따라서 이들로부터 관리비를 징수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관리계약 체결의 필요성이 있다.

 

관리규약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서는 분양자에게 공동주택관리법의 사업주체와 마찬가지로 최초 규약 제안의 권한을 부여하였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0조는 사업주체는 입주예정자와 관리계약을 체결할 때 관리규약 제정안을 제안하여야 하고, 공동주택분양 후 최초의 관리규약은 사업주체가 제안한 제정안을 과반수가 서면으로 동의하는 방법으로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 2항은 분양자에게 공정증서로 규약에 상응하는 것을 정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분양을 받을 자에게 주어야 하는 의무를 정하였다.

 

집합건물법과 시행령은 최초 규약 제정에 관한 이후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서 정한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구분소유자가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규약에 상응하는 것에 대해 서면결의를 하는 방법으로 최초 규약을 정하는 것을 예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분양자가 최초 규약을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제공하고 구분소유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은 거래관행을 제도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법은 공동주택관리법과 달리 분양자가 제안한 최초 규약을 구분소유자들이 반드시 서면결의를 하여야 하는 의무를 정하지 않았으므로 관리단은 관리단집회에서 분양자가 제안한 규약에 상응하는 것과 다른 규약을 결의할 수 있다. 이때 분양자가 제안한 규약에 상응하는 것은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규약으로서 효력을 가지고, 관리단에 의해 새로운 규약이 만들어지면 효력을 잃는다고 볼 수 있다.

 

. 분양자와 관리단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 승계 여부

 

분양자는 관리단이 업무를 개시할 때까지 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권리의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관리비 징수채권을 가지고 관리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관리위탁계약 등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한편 관리단은 관리를 개시하면서 집합건물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되므로 이때부터 분양자와 마찬가지로 관리비 징수채권을 가지고, 관리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개시하면서 별도의 양수절차 없이 분양자가 형성한 권리의무 관계를 그대로 승계하는지 문제 될 수 있다. 분양자에게 귀속된 관리비 징수채권이나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업무에 관한 계약관계를 그대로 승계하여 그에 따른 권리의무관계가 관리단에 귀속하는지 문제 되는 것이다. 만약 관리단이 분양자의 권리의무 관계를 그대로 승계한다면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도 그대로 승계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선임된 관리인은 분양자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와 그대로 관리위탁계약 관계가 있고, 계약관계가 종료되지 않는 한 새로운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양자와 관리단 사이에서 분양자가 형성한 권리의무 관계를 승계한다는 약정이 없는 한 관리단은 그러한 권리의무 관계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분양자와 관리단은 별개의 인격체로서 권리의무 관계가 포괄승계되는 관계가 아니다. 법률에 규정이 없는 한 일방의 권리의무 관계가 타방에게 당연히 승계될 수는 없고 개별적인 의사표시에 따른 특정승계만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집합건물법과 시행령에서는 분양자의 지위를 관리단이 당연히 승계한다는 내용을 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분양자와 관리단 사이에서는 약정에 의한 특별승계만 가능하고, 관리업무의 주체가 분양자에서 관리단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분양자의 권리의무 관계가 당연히 관리단에 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양자가 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발생된 관리비 징수채권은 관리단이 채권양수하지 않는 한 관리단이 이를 행사할 수 없고, 분양자가 체결한 계약도 관리단이 인수하지 않으면 관리단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도 관리단에 귀속되지 않으므로 관리단은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에 따를 필요 없이 별도의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는 관리단에 계약위반을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판례도 분양자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 관계가 관리단에 당연히 승계되지

않는다는 입장에 있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12054 판결).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12054 판결은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되기 전의 사안에 관한 것으로 분양자에게 관리의무가 부과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 분양자는 관리단의 관리업무를 개시할 때까지 현실적인 관리업무를 부담하였으므로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서 예정한 관리의무를 이행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위 판례는 관리단이 관리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분양자가 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형성한 채권채무 관계는 관리단에 당연히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법리는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되어 분양자의 관리의무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446570 판결 : 대규모점포의 효율적이고 통일적인 유지관리를 통하여 상거래질서 확립, 소비자 보호 등을 도모하려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집합건물법상의 집합건물인 대규모점포에 관하여 관리단이 관리비 부과징수 업무를 포함한 건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적법하게 설립되어 신고절차를 마치는 등으로 새로이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을 가지게 된 경우에는 그때부터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권한에 속하게 된 범위에서 관리단이 가지던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은 상실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설립신고 전까지 관리단이 대규모점포의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취득한 관리비채권마저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당연히 이전한다고 해석할 법률상의 근거가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관리비채권은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새로이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을 취득한 후에도 그대로 관리단에 귀속되고, 관리단이 그 관리비를 징수할 권한을 상실하지는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위 판례는 집합건물법상 분양자와 관리단 사이에 관한 사안은 아니고, 대규모점포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 귀속주체인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관리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형성된 권리의무 관계를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승계하는지에 관한 사안이지만, 집합건물법상 분양자와 관리단 사이의 법률관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위 판례의 사안에서 대규모점포관리자가 관리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관리업무는 관리단이 담당하였다. 위 판례는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설립되어 관리업무를 개시하는 경우 관리단은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을 상실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기존에 발생한 관리비 징수채권까지 관리단이 상실하고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위 판례는 관리단과 대규모점포관리자 사이에서 대규모점포에 관한 관리업무에 관한 주체가 변경되는 경우를 판단한 것으로, 법령에서 정하는 전형적인 관리업무 주체 변경 사안은 아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규모점포가 설립되었을 경우 대규모점포개설자가 관리업무를 개시하였다가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설립되면 그때 관리업무 주체가 대규모점포관리자로 변경된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2(대규모점포 등 개설자의 업무 등)

대규모점포 등 개설자는 다음 각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3. 그 밖에 대규모점포 등을 유지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업무

매장이 분양된 대규모점포 및 등록 준대규모점포에서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이하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라 한다)가 제1항 각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1. 매장면적의 2분의 1 이상을 직영하는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직영하는 자

2. 매장면적의 2분의 1 이상을 직영하는 자가 없는 경우에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 해당 대규모점포 또는 등록 준대규모점포에 입점하여 영업을 하는 상인(이하 입점상인이라 한다) 3분의 2 이상이 동의(동의를 얻은 입점상인이 운영하는 매장면적의 합은 전체 매장면적의 2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이하 이 장에서 같다)하여 설립한 민법 또는 상법 에 따른 법인

. 입점상인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여 설립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3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라 한다) 또는 같은 항 제2호에 따른 사업협동조합(이하 사업조합이라 한다)

. 입점상인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여 조직한 자치관리단체. 이 경우 6개월 이내에 ()목 또는 ()목에 따른 법인협동조합 또는 사업조합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 ()목부터 ()목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없는 경우에는 입점상인 2분의 1 이상이 동의하여 지정하는 자. 이 경우 6개월 이내에 ()목 또는 ()목에 따른 법인협동조합 또는 사업조합을 설립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039719 판결 : 법인의 권리의무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새로 설립된 법인에 승계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속 중인 소송에서 그 법인의 법률상 지위도 새로 설립된 법인에 승계되므로 새로 설립된 법인이 소송절차를 수계하여야 하나(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다카1409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144352 판결 참조), 법률에 법인의 지위를 승계하거나 법인의 권리의무가 새로 설립된 법인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새로 설립된 법인이 소송절차를 수계할 근거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법리는 당사자가 법인격 없는 단체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법은 대규모점포 등 개설자가 사망하거나 대규모점포 등을 양도한 경우 및 다른 법인과 합병하는 경우에는 등록결격 사유가 없는 한 그 상속인이나 양수인,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으로 설립되는 법인이 대규모점포 등 개설자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규정(법 제13)하고 있는 반면,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의 지위승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로서의 업무수행을 위해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관리비 부과징수 업무를 포함한 건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다른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적법하게 신고절차를 마치는 등으로 새로 대규모점포 등을 유지관리하게 되면, 그때부터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의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은 상실되고 새로운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을 가지게 됨이 원칙이다. 따라서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이미 취득하거나 부담하게 된 권리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에게 그대로 귀속되므로,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제기한 미납 관리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 계속되던 중 새로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신고절차를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소송절차가 중단되어 소송수계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222874 판결 : 공동주택에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공동주택을 건설한 사업주체가 공동주택 관리업무의 주체가 되므로, 이 사건처럼 위 사업주체가 관리주체가 되는 동안 공동주택을 소유하는 등의 이유로 관리비 지급채무도 부담하게 될 경우 사업주체는 공동주택의 관리비와 관련해서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요컨대 이 사건 아파트 건설의 사업주체인 피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기 전까지 관리주체의 지위에 있었고, 그 사이 피고들 소유의 아파트에 대하여 부과된 이 사건 관리비에 관하여는 피

고들이 채권자이면서 채무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므로, 그와 같은 사정이 객관적으로 해소될 때까지는 이 사건 관리비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판례는 공동주택을 소유한 사업주체가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업무 개시 전 관리업무를 하였을 당시 미납된 관리비를 입주자대표회의가 징수청구를 한 사안이다.

위 판례의 원심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발생한 관리비 징수 채권에 대해서도 입주자대표회의가 행사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관리비 징수채권이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해서 위 판례는 사업주체가 관리비 징수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졌을 경우에는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사업주체에 발생한 관리비 징수채권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승계한다는 전제에서 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위 판례는 원고(입주자대표회의)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유로 상고하여 이 부분에 대해서만 판단하였고, 원고(입주자대표회의)가 피고들(사업주체)의 관리기간에 발생한 관리비징수채권에 대해서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대상이 아니었다.

 

4. 분양계약에 의한 관리인 선임결의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호 김종석 250-275 참조]

 

. 문제점 제기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은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할 것으로 정해진 사항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4/5 이상의 서면합의가 있다면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는 것으로 정하여 서면결의를 통한 관리단집회 결의의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하여야 하는 사항을 서면결의로 대체하게 되면 관리단집회를 소집개최할 필요가 없게 된다(대법원 1995. 3. 10. 942377 결정 등).

한편 집합건물 분양 거래에서는 분양자가 분양계약서에 집합건물의 관리는 분양자가 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두는 경우가 있었다. 판례는 이에 대하여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을 적용하여 해석하면서 수분양자의 분양계약 체결을 관리인 선임에 대한 서면결의로서 효력을 인정하였다. 분양계약체결로 관리인 선임의 서면결의가 인정되면, 구분소유가 성립되는 즉시 분양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로써 집합건물 관리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분양자의 입장에서는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로 분양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게 됨으로써 관리인 선임에 관한 선택권이 박탈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구분건물의 매매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분양계약에서 향후 집합건물 관리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 판례의 태도

 

판례는 대체로 분양계약에 의한 관리인 선임을 인정하였다. 다만 그러한 판례는 대체로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되기 전의 사안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633340 판결 : 원심은 이 사건 집합건물의 각 구분소유자들은 입점일 이후에는 건축주인 소외인외 3인을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인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분양계약서에 의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어 소외인 외 3인은 소외인을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자로 하는데 서면합의한 사실, 이에 따라 소외인은 2003. 1.경부터 이 사건 집합건물을 관리하다가, 관리업무의 효율을 위하여 2003. 3. 31.경 원고 회사를 설립하고 그 이후부터는 원고 회사에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맡기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집합건물의 건축주와 수분양자들은 그 개별적 분양계약을 통하여, 수분양자들의 구분소유권 취득을 전제로 관리단 설립 이후의 관리인 선임에 관하여 사전에 서면으로 합의한 것이고,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개별적 서면합의를 상호 수용하는 데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판례는 분양계약서에 이 사건 집합건물은 입점일 이후에는 매도인인 소외인외 3인이 관리함을 원칙으로 하고, 입점지정일 이후 발생하는 모든 관리비는 매수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조항이 있는 사안이다. 위 판례는 분양계약서에서 업종제한약정을 둔 경우, 수분양자들이 분양계약의 업종제한약정에 따른 의무를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판례 법리(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20081 판결 등)를 분양계약서에 의한 관리인 선임결의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위 판례에서 분양계약서에 의한 관리인 선임결의를 인정한 것은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되기 전 상황에서 집합건물에 수분양자들이 주도하는 관리단에 의한 관리가 이루어지기까지 사실상 건축주에 의하여 건물이 관리되었고, 나아가 분양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 건축주에 의한 관리기간은 그만큼 길어지는 현실을 고려하여 분양자(건축주)에 의한 집합건물의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78139 판결 : 원심은 수분양자들은 (건축주인) , 과의 개별적 분양계약을 통하여 , 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데 사전에 서면으로 합의하였다 할 것이며, 위와 같은 서면합의로써 , 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결국 관리인으로 선임된 , 과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한 원고는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적법하게 위탁받았다 할 것이고, 이 사건 도급계약은 계속 갱신되어 왔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집합건물을 관리하고 그 관리비를 피고에게 청구할 권한이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위 판례 사안에서 건축주인 , 2001. 7.경부터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분양계약서 제9조에는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는 입점일로부터 1년간 , 이 관리하고, 기간 만료 후에는 입점자들이 선출한 자치관리운영위원회에서 관리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위 판례는 분양계약서에 의한 관리인 선임결의를 유효하다고 보았고, 이렇게 선임된 관리인이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경우 위탁관리회사는 적법하게 관리업무를 할 수 있고,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관리비를 징수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489447, 89454 판결 : (건축주인) 3인은 2005. 9. 25. 피고와 이 사건 건물의 관리위탁에 관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은 계약기간을 2005. 10. 1.부터 2008. 9. 30.까지로 하되, 계약기간 만료 3개월 전에 서면 통보가 없을 시 계약기간이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정한 사실, 한편 3인은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에게 분양할 당시 최초 입점 지정일부터 1년 동안의 관리를 3인 또는 이들이 지정한 관리인으로 하여금 관리하게 하되 관리비는 구분소유자가 부담한다(8).”, “입점 신청 시 구분소유자는 건물관리를 위한 관리 선수금을 납부하고 3인 또는 이들이 지정하는 관리인과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다(7조 제2).”라는 내용이 포함된 분양계약서에 의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한 사실, 2011. 12. 29. 개최된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집회에서 구분소유자 중 1인인 을 관리인으로 선임하고 피고와의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며 관리회사를 주식회사 영화미래관리로 변경하기로 하는 결의를 한 사실, 이에 원고(관리단)2012. 1. 3.경 피고에게 더이상 이 사건 건물 관리에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용역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을 알 수 있다.3인과 수분양자들은 그 개별적인 분양계약을 통하여 수분양자들의 구분소유권 취득을 전제로 관리단 설립 이후의 관리인 선임에 관하여 사전에 서면으로 합의함과 동시에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개별적 서면합의를 상호 수용하는 데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고, 나아가 이와 같은 서면결의로써 관리인으로 선임된 3인이 이 사건 건물의 관리위탁을 위하여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추인하는 데에도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설립된 이후에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기 전까지 위 용역계약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위 기간 동안 미지급된 용역비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위 판례는 분양자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가 관리업무를 수행하던 중 새롭게 선임된 관리인이 기존의 위탁관리회사에 대하여 관리위탁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사안이다. 관리단이 기존의 위탁관리회사에 관리비 선수금의 지급을 구하자, 기존의 위탁관리회사가 반소로 관리단을 상대로 관리용역대금의 지급을 구하였다. 위 판례는 구분소유자가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건축주인 3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하였으므로 분양계약으로 선임된 관리인이 기존의 위탁관리회사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은 관리단에도 효력이 미치고, 관리단이 새로운 관리인을 선임하였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위탁관리회사에 관리용역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218528 판결 : 이 이 사건 건물을 구분하여 각 구분건물을 분양하면서 수분양자들과 최초 입점 지정일로부터 2년 동안의 관리는 매도인(, ) 또는 매도인이 지정한 관리인으로 하여금 관리하게 한다.”라는 내용의 분양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이 그 무렵 원고와 개시일로부터 2년간을 의무기간으로 하고, 계약기간 중 분양 소유자와 별도의 계약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기간을 적용하되, 또는 구분건물을 분양받은 소유자가 기간 만료 2개월 전까지 계약해제 또는 계약갱신에 관하여 서면통보가 없으면 동일 내용으로 1년간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하는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은 이 적법한 관리인으로서 관리단을 대표하여 원고와 체결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개시일로부터 2년의 의무기간 동안 및 기간만료 2개월 전까지 또는 구분건물소유자의 계약해제나 계약갱신에 관한 서면통보가 없어 자동연장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에게 관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

 

. 검토

 

분양계약을 분양자에 대한 관리인 선임결의로 해석하였던 것은 관리단이 실질적 으로 관리업무를 개시하지 않았을 때 집합건물 관리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된 후에는 그러한 해석의 필요성은 소멸되었다고 보인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되기 전에는 구분건물의 매도인에 불과한 분양자가 집합건물을 사실상 관리하였다고 하더라도 분양자의 관리행위에 대한 법적 효과가 구분소유자들에게 미치는 근거를 설명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특히 분양자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가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할 때, 위탁관리회사의 관리업무에 관한 법적 효과가 구분소유자에게 미치는 근거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집합건물의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됨으로써 관리단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관리단이 관리인을 선임하는 등 실질적인 조직을 갖추고 관리업무를 개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였고, 집합건물에 따라 이러한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는 경우도 있었으므로, 분양자가 상당한 기간 동안 관리업무를 맡거나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위탁관리회사로 하여금 관리업무를 맡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분양자는 분양계약서에 일정기간 분양자가 관리하거나 분양자가 지정한 자가 관리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포함시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고, 판례는 이러한 분양계약을 관리인 선임결의로 해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판례가 분양계약을 서면에 의한 관리인 선임결의로 해석하였던 것은 분양자의 관리행위에 적법성을 부여하기 위한 도구적 법리였다고 볼 수 있다. 분양계약을 관리인의 선임결의로 보게 되면, 분양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됨에 따라 분양자의 행위는 관리단의 대표자인 관리인의 행위로 관리단에 효력이 미치게 된다. 분양자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도 관리인의 지위에서 체결한 것이 되므로 위탁관리회사가 관리비를 징수하는 등 관리업무를 하더라도 구분소유자에게 효력이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양계약을 관리인 선임결의로 보는 해석방법은 개별 사건에서 분양계약의 내용을 해석하는 계약해석의 기준으로 사용된 것이므로 판례가 일반적으로 확립한 법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분양계약에 의한 서면결의로 분양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였다고 인정한 판례의 분양계약서 기재 내용은 대체로 이 사건 집합건물은 (일정 기간 동안) 분양자 또는 분양자가 지정하는 자가 관리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판례는 이를 분양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한다.’는 의사표시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분양계약서의 내용에 분양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한다.’는 의사표시가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판례의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는 분양자에게 집합건물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의제적 해석의 성격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계약을 둘러싼 조건이나 환경이 바뀌었다면 그러한 변화에 따라 분양계약서의 내용을 달리 해석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신설로 분양자의 관리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존재하게 되었다. 따라서 분양자의 관리행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분양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분양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한다.’는 서면결의로 해석할 필요 없이 다른 취지의 의사표시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된 이상 이 조항의 취지에 따라 분양계약을 관리인 서면결의로 해석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위 조항의 취지에 따라 분양자를 한시적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보는 것이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지,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고 보는 의제적인 해석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계약서에 기존 거래관행에 따라 분양자 또는 분양자가 지정하는 자가 일정 기간 동안 관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하더라도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된 사정 등을 고려하여 분양자로 하여금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할 때까지 한시적인 관리를 담당하게 한다.’는 의사표시로 보는 것이 집합건물법에 부합한 해석일 것이다.

 

5. 집합건물과 당사자적격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71-374 참조]

 

소송에서는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회사의 당사자적격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 관리비 징수

 

 공동주택의 관리비청구의 소는 주택관리업자 등 공동주택의 관리주체가 자신의 이름으로 제기할 수 있다.

이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가 관리비를 공동주택 에게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3자 소송담당이 아님).

공동주택관리법 제2조에서 주택관리업자도 관리주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를 미납하면 관리회사가 관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3(관리비 등의 납부 및 공개 등)

 의무관리대상 공공주택의 입주자등은 그 공동주택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관리비를 관리주체에게 납부하여야 한다.

 

 상가의 경우에는 관리단으로부터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위탁관리회사가 자신의 이름으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임의적 소송담당에 해당한다(대법원 201487885, 87892 판결).

 대법원 201487885, 87892 판결 :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관리비의 부과·징수를 포함한 관리업무를 위탁관리회사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관리비에 관한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권한도 함께 수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리단으로부터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위임받은 위탁관리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 등을 상대로 자기 이름으로 소를 제기하여 관리비를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있다.

 

. 구분소유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부당이득반환청구)

 

 입주자대표회의는 점유자들의 대표자 모임이므로, 소유권 침해에 관하여는 아무런 권리, 권한이 없다.

 

 구분소유자들이 각자 또는 전원의 이름으로 소를 제기할 수 있음은 당연한데, 판례는 관리단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317774 판결)

 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317774 판결 : 집합건물에 있어서 공용부분이나 구분소유자의 공유에 속하는 건물의 대지 또는 부속시설을 제3자가 불법으로 점유하는 경우에 그 제3자에 대하여 방해배제와 부당이득의 반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률관계는 구분소유자에게 단체적으로 귀속되는 법률관계가 아니고 공용부분 등의 공유지분권에 기초한 것이어서 그와 같은 소송은 1차적으로 구분소유자가 각각 또는 전원의 이름으로 할 수 있고, 나아가 집합건물에 관하여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면 동시에 법률상 당연하게 구분소유자의 전원으로 건물 및 그 대지와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항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 관리단이 구성되고, 관리단집회의 결의에서 관리인이 선임되면 관리인이 사업집행에 관련하여 관리단을 대표하여 그와 같은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행위를 할 수 있다.

 

 판례는 관리단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상가에는 다수의 구분소유자들이 있고, 구분소유권침해로 인한 소송에서는 대부분 이해관계가 일치할 것이다.

관리단이 소송을 제기하도록 하여 일회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분쟁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될 것이므로 판례의 태도가 바람직하다.

이 사건에서도 관리단이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었다.

 

6. 집합건물에서 관리단의 관리인 선임 및 분양자의 임시관리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293-2296 참조]

 

.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분양자는 임시로 관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함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구분소유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자동 성립되고, 관리인은 관리단이 관리단집회를 개최하여 이를 선임하는 결의를 하여야 한다.

 

집합건물법 제23(관리단의 당연 설립 등)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된다.

24(관리인의 선임 등)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일 때에는 관리단을 대표하고 관리단의 사무를 집행할 관리인을 선임하여야 한다.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된다. 다만, 규약으로 제26조의3에 따른 관리위원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되도록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현실적으로는 관리단집회의 소집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아서, 집합건물법은 2012. 12. 18. 일부개정으로 분양자가 집합건물을 한시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두었다.

 

분양자는 관리인이 관리를 개시할 때까지 집합건물을 관리하여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으면 관리인집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분양자의 관리의무 등) [본조신설 2012. 12. 18.]

분양자는 제24조제3항에 따라 선임(選任)된 관리인이 사무를 개시(開始)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건물과 대지 및 부속시설을 관리하여야 한다.

분양자는 예정된 매수인의 2분의 1 이상이 이전등기를 한 때에는 규약 설정 및 관리인 선임을 위한 관리단집회(23조에 따른 관리단의 집회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소집할 것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분소유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 경우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것을 명시하여야 한다.

분양자는 구분소유자가 제3항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 분양자가 일단 관리회사를 선정하면, 추후에 관리단이 기존 관리회사를 유지하거나 교체하는 관계에 있게 된다.

교체하면 기존 관리회사는 더 이상 관리업무를 수행할 권한이 없고, 유지하더라도 관리자는 분양자에서 관리단으로 변경된 것이다(집합건물법 제9조의3 1).

 

. 관리자 자체가 변경되면, 관리비채권의 귀속주체가 장래를 향하여 변경됨

 

관리자는 관리비채권 자체의 귀속주체이므로, 관리자가 변경되면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변경 전까지의 관리비채권은 종전 관리자에게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신규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승계되지 않는다. 즉 포괄승계가 아니다[관리회사’(위탁관리자)의 변경과 관리의 변경에 대한 구별에 관하여는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229516 판결 참조).

 

따라서 종전 관리자와 새로운 관리자는 각자의 관리기간 중에 발생한 관리비만 부과ㆍ징수할 수 있고, 관리비용도 관리기간별로 나누어 각자 지출하여야 한다.

기왕의 체납관리비를 구하는 소송의 당사자적격 또한 종전 관리자에게 남는 것이고 신규관리자가 이를 승계하지 않으므로, 소송수계도 할 수 없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039719 판결 :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로서의 업무수행을 위해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관리비 부과·징수업무를 포함한 건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다른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적법하게 신고절차를 마치는 등으로 새로 대규모점포 등을 유지·관리하게 되면, 그때부터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의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은 상실되고 새로운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관리비부과·징수권한을 가지게 됨이 원칙이다. 따라서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이미 취득하거나 부담하게 된 권리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에게 그대로 귀속되므로, 종전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제기한 미납 관리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 계속되던 중 새로 대규모점포 등 관리자가 신고절차를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소송절차가 중단되어 소송수계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수 없다.

 

7. 대상판결의 판시 요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293-2296 참조]

 

. 피고가 소외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한 시점부터, 원고는 보수도 지급받을 수 없고 관리비도 징수할 수 없음

 

피고가 소외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한 것은 관리단으로서 관리를 개시한 것이므로, 그 선임 시점에 분양자(○○개발)에서 피고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분양자가 (임시)관리자로서 관리용역을 위탁한 자이므로, 그 선임 시점부터 원고는 더 이상 적법한 관리자로부터의 위임이 없다.

 

따라서 위 시점부터 원고는 이 사건 집합건물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 관리업무 수행에 따른 보수도 지급받을 수 없고, 관리비도 징수할 수 없다.

 

. 원고가 징수한 관리비는 구분소유자들에 대한 부당이득임

 

피고가 소외인을 관리인으로 선임한 이후에 원고가 징수한 관리비는, 그 징수 권한이라는 법률상 원인이 없는 이득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로써 피고의 관리비채권은 소멸하지 않으므로, 손실을 입은 자는 피고가 아니라 구분소유자이고, 따라서 그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피고가 아니라 구분소유자들이 취득한다.

 

채권자대위소송으로 간편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개별적으로 양도받는 방법도 가능하나, 구분소유자들의 수가 적지 않은데다가, 대개는 구분소유자들이 이미 관리비를 지급하였다고만 할 뿐 추가적인 절차 진행에 협조적이지 않을 것이다.

피고가 구분소유자들을 대위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면 법원이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주는 방향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간편하고 합리적일 것이다.

대상판결 사안에서도, 피고가 채권자대위를 주장하였더라면 결론이 바뀔 수 있었을 것이다.

 

8.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호 김종석 250-275 참조]

 

. 소외 회사와 원고의 법률상 지위

 

소외 회사는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서 정하는 분양자로서 피고가 관리업무를 개시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집합건물의 관리를 담당하는 지위에 있게 된다.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의 사안에는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직접 적용되므로 분양자가 최초 관리인으로 선임결의가 되었다는 해석방법을 통하여 그에 따른 법적 효과를 부여할 필요성도 없다. 소외 회사는 피고의 관리인이 아닌 분양자로서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 근거하여 집합건물의 관리를 담당하였던 자로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 사안에서도 분양계약서 제12조에 소외 회사가 지정한 관리주체가 최초 5년간 관리운영한다.’는 기재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분양자인 소외 회사의 관리위탁계약을 수분양자가 동의한다는 의미로서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또한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에서 원고는 피고의 규약을 증거로 내세우는데 이는 소외 회사가 관리를 시작할 무렵 작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적법유효한 절차에 의해 설정된 규약인지는 불분명하다. 위 규약 제42조에는 이 규약에 의한 관리인으로 시행사가 지정하는 업체가 최초 관리인 및 수탁인으로 선임된다.’는 기재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기재만으로 소외 회사가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위 규약은 시행사가 지정하는 업체가 관리인이 된다고 정하고 있지 소외 회사가 직접 관리인이 된다고 정하지는 않았다. 나아가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는 것이므로 규약에서 관리인을 정하거나 관리인 지정권한을 부여할 수는 없다(집합건물법 제24, 28조 등 참조).

 

원고는 분양자인 소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이다.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관리단인 피고에 미치지 않는다. 원고는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 근거하여 분양자의 지위에서 집합건물을 관리하는 소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자이므로 원고의 위탁관리 권한은 소외 회사의 관리권한에 근거한다. 관리단의 관리 개시로 소외 회사의 관리가 종료하면 원고의 위탁관리 권한의 근거도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분양자와 관리단 사이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 관계는 승계되지 않으므로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관리위탁계약이 피고에게 당연히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소외 회사와 사이의 관리위탁계약에 관한 효력을 주장할 수는 없고, 피고가 관리위탁계약의 지위를 인수하였다면 피고에게 효력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소외 회사와 원고 사이의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치는지 여부

 

이 사건 집합건물의 분양계약서 제12조에는 소외 회사가 지정한 관리주체가 최초 5년간 관리운영하며 이에 대하여 수분양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구분소유자들이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러한 분양계약서 내용을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구분소유자들이 원고의 위탁관리를 5년간 보장하기로 한 결의를 하였으므로 피고가 새롭게 업무를 개시하였더라도 이러한 결의에 따라 원고의 관리위탁계약에 구속을 받는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된 취지나 기존의 거래관행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분양계약서 제12조를 위와 같이 해석하기 보다는 축소하여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은 분양자의 한시적 관리권한을 정하고 있는데, 분양자로부터 관리위탁을 받은 위탁관리회사가 분양자의 한시적 관리권한을 넘어서까지 위탁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된다고 볼 수도 있고,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은 분양자와 관리단의 관리범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있으므로 관리위탁을 받은 위탁관리회사의 업무범위도 이에 따라야 할 것이다. 기존 거래관행은 관리단이 실질적인 관리를 개시하기 전에 분양자의 관리업무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분양계약서에 분양자의 관리권한 또는 관리위탁의 권한을 기재하였지만,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이 신설된 이상 이러한 분양계약서의 기재는 불필요하게 되었으므로 이를 기존의 방식대로 해석하기 보다는 집합건물법 제9조의3의 취지에 부합하게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이 분양자인 소외 회사에서 관리단인 피고로 이전되었다면 소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관리위탁계약을 주장할 수 없고, 원고가 소외 회사와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은 그때부터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보는 것이 원고와 피고 사이 법률관계를 집합건물법에 부합하게 해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소외 회사가 분양계약서에 제12조와 같은 기재를 넣어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원칙적인 법률관계를 벗어나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양계약서 제12조에서 소외 회사가 정한 위탁관리회사에 5년간 관리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기재되어 있었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분양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구분소유자들이 관리단의 관리 개시 이후에도 원고에게 5년간 위탁관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서면결의를 하였다고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분양계약서의 소외 회사가 정한 위탁관리회사가 5년간 관리운영할 수 있다.’는 기재는 소외 회사가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의 범위 내를 전제한 것이라 보아야 한다. 즉 피고가 실질적인 조직을 갖추지 못하여 소외 회사가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계속하여야 하는 경우 소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원고는 5년의 기간 동안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을 받을 수 있고, 그 기간이 지나면 소외 회사가 구분소유자들과 다시 협의한 다음 새로운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하고, 피고가 관리인으로 선임한 다음 집합건물의 관리를 개시하였다면,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관리위탁계약 효력이 소멸하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관리위탁계약의 효력을 주장하지 못한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의 판단

 

원고의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관리위탁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청구는 인정되기 어렵다. 원고는 소외 회사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이지 피고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소외 회사의 관리위탁계약도 승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양계약서 제12조의 기재는 구분소유자들이 소외 회사가 관리하는 동안 소외 회사와 원고 사이의 관리위탁계약을 승인한다는 취지의 내용에 불과하고 피고가 이를 승계한다는 내용도 아니다.

 

다만 원고가 실제 관리업무를 한 것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또는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청구권은 인정될 여지가 있다. 원고는 피고와 관계에서 관리위탁계약 없이 관리업무를 수행한 것이므로, 위임계약이 무효인 경우 위임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에 대한 권리구제의 문제와 유사하다. 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 해제된 경우, 특히 고용이나 도급, 위임과 같이 사무처리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 대하여는 부당이득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와 사무관리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뉘어 있으나 둘 중 어느 견해에 의하더라도 위임인으로서는 사무관리비용 또는 부당이득을 수임인에게 반환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의 사안처럼 관리위탁계약이 없음에도 사실상 관리업무를 한 위탁관리회사에 대해서도 관리단은 사무관리비용 또는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관리위탁계약이 무효인 경우 관리업무를 한 위탁관리회사가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을 청구하는 사안에서 다음과 같은 판례가 있다.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94076, 94083 판결 : 사무관리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우선 그 사무가 타인의 사무이고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의사, 즉 관리의 사실상의 이익을 타인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함은 물론 나아가 그 사무의 처리가 본인에게 불리하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 명백하지 아니할 것을 요한다(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41072, 41089 판결,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2512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각 위수탁관리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한 관리행위는 피고의 업무를 행하는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무관리자로서의 비용상환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

 

위 판례는 위탁관리회사인 원고가 구분소유자인 피고를 상대로 관리업무에 관한 사무관리 비용을 구하는 사안이다. 위 판례는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는 구분소유자의 사무가 아니라는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 판례에서는 위탁관리회사가 관리단을 상대로 사무관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한편 원심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과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청구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러한 판단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이나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청구를 한 기간은 2018. 4.경부터 2018. 7.경으로 집합건물 관리의 주체는 피고였다. 원고가 집합건물에 대하여 실질적인 관리업무를 함에 따른 이익은 당시 관리의 주체인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 하여금 이를 원고에게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 원심은 3자가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계약의 상대방이 아니라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는 근거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부정하였다. 이는 원고는 소외 회사를 상대로 관리위탁계약을 이행한 것이므로 소외 회사를 상대로 용역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뿐,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가 관리를 개시하여 소외 회사가 관리업무에 관한 권한을 상실하였다면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관리위탁계약도 효력을 상실하여 원고는 더 이상 소외 회사를 상대로 용역대금을 구할 수 없고 관리단인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이나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청구만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는 상고이유에서 관리위탁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청구 부분만 다투었지,

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아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상고기각하였다.

 

피고의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가 관리를 개시한 이후에는 원고는 집합건물의 정당한 위탁관리회사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관리비를 징수할 권한이 없다. 다음의 판례들에 비추어 보면, 관리위탁계약이 존재하지 않는 원고는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관리비를 징수하지 못하고, 피고나 피고의 관리인이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관리비를 징수할 수 있다.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94076, 94083 판결 :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공용부분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였다거나 그 지출 근거가 된 이 사건 각 위수탁관리계약이 무효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가 구분소유자의 1인으로서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에 대하여 부담하는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비 납부의무가 당연히 소멸하여 피고에게 그 금액 상당의 이득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비 상당액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6260882 판결 : 이 사건 관리규약 제38조에서는 공용부분 관리비를 관리단이 징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 관리단)는 이 사건 건물의 공용부분에 관한 관리비가 발생하고 이 사건 관리규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다면 그 관리규약에 따라, 설령 이 사건 관리규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구 집합건물법 제25조 제1항 등에 따라 피고(= 구분소유자)에게 공용부분 관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 이는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건물의 공용부분 관리비를 실제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의무는 관리단인 원고가 부담하지만 그 사실상의 관리행위를 반드시 원고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타인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는 점,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총회결의에서 관리인으로 선임된 이후 관리인 지위에서 이 사건 기간 동안 이 사건 건물의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무효인 관리인 선임 결의에 의하여 관리인으로 선임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건물의 공용부분 관리업무를 수행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공용부분 관리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판례들의 법리에 따르면, 원고가 관리위탁계약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분소유자들로부터 관리비를 징수하였을 경우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것이므로 이를 구분소유자들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구분소유자들이 원고에게 관리비를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구분소유자들의 피고에 대한 관리비 지급의무가 소멸된 것은 아니므로 피고는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미납 관리비를 징수할 수 있다. 원고가 관리비를 지급받은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이지만, 이는 구분소유자들에 대한 부당이득이지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은 아니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의 관리비 징수로 피고가 손해를 입은 바가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에게 관리비 반환청구를 하려면 구분소유자들을 대위하거나 구분소유자들로부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양도받아 청구할 수 있을 뿐 원고에게 직접 청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피고가 관리비의 반환을 원고에게 직접 구할 수 있는 논리 구성도 가능하다. 구분소유자의 원고에 대한 관리비 지급을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민법 제470)로 보아 구분소유자들의 변제는 유효한 변제로 구성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보면 원고의 관리비 징수행위로 피고의 관리비채권이 소멸하게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관리비채권의 침해를 이유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은 원고가 징수한 관리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자는 피고가 아니라 구분소유자라는 이유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이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는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였다.

 

. 대상판결의 판시 요지

 

대상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229192, 229208 판결)은 집합건물법 제9조의3에 따른 분양자의 집합건물 관리의 성격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분양자에서 관리단으로 관리업무의 권한과 의무가 이전될 때의 법률관계, 특히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관리회사의 지위와 관련한 분쟁에서 해결방법을 제시하였다. 다만 관리단과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위탁관리회사가 관리업무를 수행하였을 때 그에 따른 용역대금 등을 관리단에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위 판례에서 구체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