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수면과 휴식에 대한 강박증】《작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충분한 휴식을 우선 순위 맨 위 칸에 놓아라. 일을 제대로 풀고 싶다면, 푹 더 자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5.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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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과 휴식에 대한 강박증작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충분한 휴식을 우선 순위 맨 위 칸에 놓아라. 일을 제대로 풀고 싶다면, 푹 더 자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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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예전 공무원 생활을 할 때는 근로자의 날에도 법원은 정상적인 업무를 처리하였으며, 대형 로펌에서 일할 때도 변호사들은 근로자의 날에도 출근을 하여 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근로자의 날에 직원들이 쉬기 때문에 덩달아 나도 쉰다.

지금은 이처럼 쉬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

 

오늘은 동탄보다 아래 쪽인 안성으로 향했다.

안성 인근 레스토랑에서 또르와 함께 1시간 40분 가량 여유롭게 브런치를 먹고, 안성 맞춤랜드로 가서 1시간 30분 정도 산책을 했다.

 

서울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예쁜 잔디밭이 있는 멋진 레스토랑이 서울 근교 도시에는 정말 많이 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는 초록빛 풍경과 시원한 바람이 너무 좋아 식사하면서 와인에 커피에 디저트까지 곁들이면서 오랜 시간을 멍때리며 앉아 있었다.

베란다 바로 앞에는 금광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식사 후 안성 맞춤랜드로 갔다.

공원이 너무 잘 꾸며져 있다.

각종 조각상에, 연꽃 호수에, 예쁜 산책로에, 넓고 푸르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주차장도 무료인데다가 차양막으로 그늘까지 만들어 놓았다.

게다가 너무 한적해서, 마음이 느긋하고 여유로워진다.

 

좁아터진 주차장에 규모도 손바닥만한 서울용산공원이나, 낡은 건물들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올림픽공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시설도 깨끗하고, 규모도 크고, 고즈넉하다.

 

이런 서울 근교 도시의 공원들을 거닐 때마다 우리나라가 대단한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이 꿈틀거린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왜 난 부유한 선진국인 미국에서 안 태어나고 찢어지게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을까?’라는 불만스런 의구심을 가진 때가 있었다.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나훈아가 은퇴공연에서 북쪽 김정은이란 돼지는이란 말을 했다고 해서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말을 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아름다운 봄에 이런 좋은 공원을 사랑하는 또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고, 이런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축복이다.

 

나이든 지금은 꿀잠을 잘 때편안하고 느긋한 휴식을 취할 때가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인지 난 충분한 수면과 휴식에 대한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

 

중학생 시절과 고교시절에 고교입시와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졸음을 참아가며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된다.

당시 명문 고등학교나 명망있는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45’(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말이 나 같은 시골 촌놈에게 비수처럼 각인되어 있었다.

금과옥조(金科玉條) 같았던 이 엉터리 말 때문에 잠을 줄이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금은 숙면과 휴식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잠을 푹 자고 나면 정말 기분이 상쾌하지만, 수면 부족은 아주 힘들다.

잠을 줄이거나,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취미 등에 몰두하며 지내거나, 멍때리면서 그냥 쉬는 시간이 자꾸만 좋아진다.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잠을 줄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잠은 시간의 낭비요, 게으름의 소치라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잠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꼭 필요한 삶의 요소다.

잠은 편안하고 기분 좋은 충전이다.

 

젊은 시절에는 평균 6시간 정도 수면을 취했는데, 지금은 평균 8시간에서 8시간 30분 정도의 잠을 잔다.

특히 저녁에 근력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한 다음 침대에 누우면, 노곤함과 함께 몰려오는 졸음은 나를 천국으로 이끈다.

 

휴식도 마찬가지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을 아껴가며 일만 했는데, 지금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빈둥거리는 시간이 행복하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듣거나, 그냥 조용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면서 감정의 움직임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젊은 시절에는 휴식이 시간 낭비 같아서 불안을 느끼기도 하였고,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휴식멍때리기가 주는 보상은 매우 크다.

 

내면 속의 걱정과 그 몸부림은 바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육신처럼 마음도 몹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때로는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마음에 휴식을 허락하고, 충분할 꿀잠을 잘 때 우리의 정신은 더욱 강하고, 더욱 예리하고, 더욱 집중하고, 더욱 창의적인 모습으로 돌아온다.

의지력과 삶에 대한 갈망이 강하게 충전되는 것이다.

 

작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충분한 휴식을 우선 순위 맨 위 칸에 놓아라.

일을 제대로 풀고 싶다면, 푹 더 자라.

 

그런데 나이 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푹 자게 된다.

오래되고 부식된 몸뚱어리를 충전하느라 휴식시간이 늘어나고, 수면시간도 저절로 길어지는 것이다.

 

이제는 주말이 짧을 정도로 아무 것도 안하면서 빈둥거리며 쉬는 것이 편하고, 꿀잠을 자는 것이 너무 편하다.

게다가 이제는 나이 들었다는 핑계로 푹 쉴 수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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