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미용실에서 이발하기]【윤경변호사】
머리가 곱슬이라서, 머리카락이 길면 지저분해 진다.
자고로 ‘곱슬머리에게는 절대 딸을 주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그래서 한가한 휴가기간을 틈타 머리를 짧게 잘랐다.
원하지도 않는데, 미용실에서는 자기들 마음대로 담당미용사를 지정한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젊은 남자다.
미국 사람인줄 알았다. 영어는 전혀 못한다.
미용실은 남성이 자아에 도취된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랑스러운 눈길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음, 아직은 봐줄만 해. 음흉한 눈길로 웃지만 않는다면...”
젊은 사람들은 대머리가 다 되어 가는 아저씨가 굳이 미용실을 찾는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그 답은 아저씨들은 귀나 코에서 자라나오는 털이 머리에서 자라는 털보다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저씨들도 젊은이들이 굳이 미용실을 찾는 이유를 궁금해 한다.
들어올 때의 헤어스타일보다 나갈 때의 헤어스타일이 더 바보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미용사들이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건네는 질문은 대체로 비슷하다. “요즘도 많이 바쁘시죠?”, “휴가 떠나세요?”, “젤 발라 드릴까요?”
이것을 재기발랄한 대화로 이끌어 나가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열심히 듣는 일단의 방청객들이 의자 옆과 뒤에 도열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대화의 주제를 교통체증이나 날씨에 한정시킬 것을 권한다.
만약 당신이 애정 관계나 음식, 예술과 관하여 얘기하기 시작한다면 다음에 당신 자리에 앉을 사람과 미용사의 대화는 아마 이렇게 시작할 것이다.
“아까 그 사람 웃기지 않아요?”
그래 웃기다.
내 머리를 웃기게 잘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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