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반대한 결혼이 오래가는 이유]【윤경변호사】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되돌리지 못하는 심리>
2000년대 초 ‘종말론’이나 ‘휴거(携擧, rapture. 선택받은 자는 하늘로 들여 올려 진다는 말)’를 주장하거나 이를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들은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휴거’나 ‘지구의 종말’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자신들이 주장한 시간에 ‘종말’이나 ‘휴거’가 발생하지 않자 휴거를 기다린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믿었던 자신의 신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잘못된 믿음’을 포기하였을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일반인들의 추측’이다.
하지만 틀렸다. 극소수만이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였고, 대부분은 ‘자신의 신념을 여전히 고수’하거나 ‘자살’을 선택하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리가 믿고 예상했던 신념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심리적인 부조화(인지부조화)’로 인하여 ‘극심한 고통’ 이나 ‘상당한 수준의 불편’을 겪는다.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두뇌에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고통이나 불편함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자살’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자신의 믿음이 현실화되지 않는 다른 핑계나 이유를 찾는 것’이다. 자신들의 기도로 종말이 연기되었다거나, 신앙심의 부족으로 휴거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종전의 믿음을 ‘유지’ 또는 ‘강화’한다.
1957년 미국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주장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에 따르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사람들은 인지부조화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 모순을 합리화하려 든다.
애연가는 담배를 좋아하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것도 안다. 두 생각이 대립하면서 ‘모순 상태(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핑계거리’를 찾는다.
“담배를 피우면 마음이 편해져”라든가 “담배를 피우면서도 아흔 살 넘게 산 사람도 많아”하는 따위의 핑계를 내세운다.
<잘못된 신념이 강화되면, 그 신념을 바꾸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부모가 반대한 결혼은 대체적으로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신념이 ‘외부와의 투쟁에서 쟁취’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적극 공개’한 경우에는 그 신념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반대한 결혼이니만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믿음을 반대한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부모, 형제자매 등)’인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결혼 후 배우자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일반인들보다 더 많이 참고 견딘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두뇌에 극심한 고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부모가 반대한 결혼이 오히려 행복하게 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부모가 반대한 결혼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배우자의 무능력, 바람기, 심한 구타 등 ‘불행한 결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혼 생활을 일반인보다 더 오래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고 느끼더라도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거기에 들인 시간이나 돈을 헛된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행동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된 신념이 강화되면, 그 신념을 바꾸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청개구리 심리를 역이용하라.>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만이 ‘청개구리 심리’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다.
가장 강하게 금지시키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밟을수록 더 꿈틀거린다. 목숨을 걸면서까지 ‘금지’에 ‘저항’한다.
기독교가 세계적인 종교가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심리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로마의 박해”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페니베이커와 샌더스는 대학 화장실에 낙서를 금지하는 안내문을 두었다.
하나는 “낙서 엄금”이라는 강한 금지문구였고, 다른 하나는 “낙서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부드러운 문구였다.
결과는 강한 금지를 표시한 화장실에 더 많은 낙서가 생겼다.
이 역시 반발형성 심리 때문이다.
부모가 결혼을 강하게 반대하면 할수록 두 연인의 사랑은 굳어져 심지어 동반자살의 길을 택하기도 한다.
이른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이다.
부모가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제풀에 지쳐 헤어졌을지 모른다.
부모들이 ‘사람은 금지된 것을 더 소망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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