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현명하게 선택하라.]【윤경변호사】
<주먹 날려 싸우기>
나는 남자인데도 싸움이라고는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어서, 진짜 싸움에 휘말리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
아마도 손에 힘을 꽉 준 채 입술만 부르르 떨거나, 격앙된 어조의 문자를 보내는 것이 ‘노골적인 공격성’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과거에는 싸움을 잘하는 남자는 ‘장군’이 되고 ‘영웅’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너무 넘쳐 충동적이고 욱하는 남성들은 대부분 전자발찌를 차거나 교도소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난 것 같다.
폭력과 전쟁이 난무하던 시대에서는 하루도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주먹을 날리는 싸움’은 내 본성과 맞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밖에서 보자, 맞짱 한 번 어때?”라고 말하는 것에 상응하는 것이 아마 ‘소송’일 것이다.
소장을 받으면, 그 상대방의 직업이 변호사일지라도 긴장을 한다.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실제 주먹이 오고 가는 싸움에서는 어쩔 줄 몰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법정 소송에서 ‘재미’를 느끼고 ‘강한 투지력’이 꿈틀거리는 내 자신을 보면서 의아할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승소율’도 꽤나 높다.
그렇다면 내 본성 안에는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호전적인 헐크(Hulk)’가 숨어 있는 것일까?
<다툴 가치가 있는 싸움에만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대부분의 사소한 싸움은 그냥 흘려 보내라.>
싸움은 현명하게 선택하라(Choose Your Battles Wisely).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싸움은 “주먹 날리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당신은 스스로 믿는 그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논쟁을 펴거나, 맞서거나, 싸움을 벌여야 할 때가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을 때도 있다.
용기를 갖고 대담하게 맞서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
불의에 대항하고 세상을 향해 대담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쓰러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의 모든 일’을 놓고 싸움을 벌임으로써 삶을 상대적으로 ‘사소한 것’을 노린 끊임 없는 전투의 장으로 바꿔 버린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모든 일에 싸움을 벌인다면, 너무나 많은 낭패를 겪게 될 뿐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되어 진정으로 중요한 일을 놓치게 된다.
진실대로 말하자면, 삶은 당신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 되기 힘들고, 다른 사람들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을 때가 자주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항상 당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 당신과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 그리고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만약에 이 모든 것과 맞서 싸우기로 마음 먹는다면, 당신은 아마 싸움을 벌이다가 삶의 대부분을 허비하고 말 것이다.
보다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툴 가치가 있는 싸움’과 ‘다투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게 현명한 싸움’을 의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의 삶의 목적이 ‘모든 일을 당신 뜻대로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 일’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평온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싸움이 당신을 평정심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헛되이 낭비하는 싸움을 피하라.
다툴 가치가 있는 싸움에만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소한 싸움들은 그냥 흘려 보내라.
‘상대방이 실수를 조금 한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과 맞서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누가 음식쓰레기를 버려하는 지를 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는 것이 중요할까?
이웃 사람이 자동차를 다른 장소에 옮겨 주차하지 않은 것이 즐거운 가족 식사자리에서 거론될 일인가?
어떤 사소한 일에 화가 나고 흥분하여 전투태세에 돌입해 있다면, 그 일이 내 인생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일인지 자신에게 한번 물어 보자.
인생에서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가치들에 대해 다시 평가하고 싶을 것이다.
만약 ‘사소한 일에 목숨 걸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싸움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현명하게 선택하다 보면 언젠가는 싸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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