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남자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워 줘라.]【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7. 3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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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워 줘라.]【윤경변호사】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도록 만들어(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과 함께 있으면 진짜 남자가 된 기분이 들어.”

영화나 소설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사다.

 

실제로 남자들은 자신을 남자로 느끼게 해주는 여자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다.

‘남자로 느끼게 해준다’는 말은 ‘터프(tough)하거나 야성미가 넘친다는 느낌을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준다’는 의미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란 호르몬은 남자들이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생존의 우위에 서기 위한 온갖 일을 하도록 만든다.

승리에 언제나 목말라 하고 있고, ‘자신이 승리할 만한 진짜 남자’라는 인정을 받지 못해 늘 안달이 나 있는 게 남자들이다.

남자들은 그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주지 않는 여자의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못한다.

 

어떤 가난한 남자가 부잣집 여자와 결혼을 했다.

남자는 자신을 받아준 ‘처가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졌고, 곧 안정된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 승진을 거듭 했다.

타고난 재복 때문인지 재산도 불어 났다.

그는 장인과 장모를 친부모처럼 모시면서 정기적으로 가족모임 식사를 했다.

어느 날 식사자리에서 장인이 사위의 자존심을 건드는 말을 했다.

가볍게 지나가는 말이어서 장인의 말에는 별다른 악의가 없었고, 여자도 그 말을 듣지 못했다.

집에 돌아온 남자는 여자에게 ‘평소에 안 그러시던 장인 어른이 오늘은 나를 무시하는 말을 한 것이 다소 기분 나빴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자 부모에게 항상 순종적이었던 아내가 갑자기 전화를 들더니 처가에 전화를 했다.

“엄마, 아빠 좀 바꿔 줘.” “아빠, 왜 우리 그이에게 그런 말을 했어.”하면서 강한 항의를 하는 것이었다.

남자는 놀라서 전화기를 빼앗으며, 여자를 혼냈다.

“어른들에게 그게 무슨 말 버릇이니?”

하지만 여자를 혼내고 뒤돌아선 남자의 입가에는 흐믓한 미소가 흘렀다.

그리고 남자는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내 심장을 떼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죽을 때까지 이 여자의 행복한 일생을 책임 질거야. 내 목숨을 바쳐 믿고 사랑할 가치가 충분한 여자니까.”

 

남자와의 좋은 관계와 사랑, 그리고 건강한 자아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이런 종류의 기술이 필요하다.

 

남자의 ‘알량한 자존심’을 지켜 줘라.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느니, 차라리 정강이를 걷어 차는 것이 낫다.

 

그의 안에서 울려 나오는 남자다움, 승리, 강인함을 인정해 달라는 외침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대단하다.”, “능력 있다.”, “역시 당신이다.”라는 말을 하루 세 번 밥 먹는 횟수만큼 베풀어 보라.

아마 해보면 당신의 빤히 들여다 보이는 의도에 그가 민망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따위는 기우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순간 ‘우직한 수컷 한 마리’가 당신 곁을 충성스럽게 맴 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