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언제까지나 걷고 싶다.]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성탄절인 오늘 아침에도 걸었다.
오늘은 국립현충원 뒷길이다.
찬바람이 볼을 스치는 감촉, 향긋한 나뭇잎 냄새, 한겨울 아침의 새소리가 너무 좋다.
그동안 주말마다 서울시내의 산책길을 걸었다.
개운산 둘레길, 봉산 숲길, 안산 메타세콰이어길, 우장산 숲길, 서리풀 공원길, 월드컵 공원길, 서울대공원 삼림욕장길, 항동기찻길 등을 걸었다.
그 덕분에 강서구, 구로구 등도 처음 가보았다.
서울 주변지역이라 생각했는데, 엄청난 첨단 고층빌딩과 웅장한 아파트 단지들로 들어차 있다.
서울시내 둘레길을 걷다보면, 서울이 정말 대단한 곳이란 감탄이 절로 든다.
서울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최고의 명당자리임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휘트니스 센터에서는 답답하고 지루하고 단조로워서 30분도 운동하기 싫은데, 한적한 길을 걷다보면 1-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처음에는 집에서 가까운 양재천길과 반포 한강변을 걸었는데, 똑같은 곳만 걷는 것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이젠 서울시내의 다양한 골목길과 둘레길를 찾아서 걷는다.
외국여행을 할 때도 조그만 시골마을이나 소도시의 골목길을 구석구석 걷는 것이 너무 좋다.
걸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냥 호흡을 하면서 움직이는 것뿐인데도, 마치 편안하게 앉아서 명상을 하는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 자체가 힐링(healing)이다.
가볍고 부드러운 신발 밑창을 통해 전달되어 오는 발바닥의 감촉만 느낀다.
캠퍼(Camper) 운동화를 10여 켤레 가지고 있지만, 걸을 때 내게 잘 맞는 운동화는 굽이 없이 밑창이 얇은 가벼운 운동화다.
겨울에는 다소 추워 보이지만, 지면의 질감과 감촉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다.
걸으면서 쫒아버릴 수 없는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 없다.
풍요로운 마음을 얻는다.
발바닥의 감촉을 느끼며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걷고 또 걷고 싶다.
조만간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약 800km)’도 도전해 보고 싶다.
설사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먼 옛날 자기 심장을 도려내어 향유를 발라 그리운 왕국에 유품으로 돌려보낼 각오로 원정에 나섰던 기사들처럼 꺼지지 않는 마음으로 길을 나서고 싶다.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대표변호사 윤경 (yk@thelead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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