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100만 명, 무엇이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가?】《지금 생활을 만족한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니 더 갈 것도 없이 5년 후에도 좋은 시절이 계속될 수 있을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미국 듀크(Duke)대학 Law School 유학 시절 불법행위법(Torts)을 강의하는 교수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미국의 저명한 로펌에서는 변호사를 뽑을 때 사장이 그의 부인을 만난다고 한다.
채용을 확정짓기 전에 다짐을 받아두기 위해서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에 동의하면 당신 남편을 채용할 것이요. 앞으로 당신 남편은 일년의 절반을 해외 출장에 나가 있을 것이고, 나머지 반년의 절반은 야근을 하고 있을 것이고, 남은 절반의 절반은 업계 인사들의 파티에 있을 것이요. 당신이 남편과 함께 하는 삶을 포기하면 좋은 집과 차를 제공하고 평생 돈 문제로 걱정하지 않게 해줄 수 있소. 동의하겠소?”
생각할수록 씁쓸한 이야기지만, 특별히 생소할 것도 없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의사도 ‘마누라를 위한 직업’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소득이 높아갈수록 점점 더 워라벨, 즉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고 있다.
회사와 일에 치여 삶이 팍팍하게 말라붙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나도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
솔직히 일보다는 취미와 여가생활에 푹 빠져 재미있게 여생을 보내고 싶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해외여행도 자주 가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삶이 존재할까?
또 어디까지 가능할까?
누구나 여기에 대답하기에는 자신이 없을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단 만족스런 소득이나 경제적 자유는 포기해야 한다.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업무강도가 약한 직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이 ‘사업가’나 ‘자본가’가 아닌 한 말이다.
“당신이 하는 일은 100만 명이 할 수 있다. 당신이 그들보다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101번 고속도로의 커다란 광고판에 쓰여있는 문구다.
급여생활자는 회사에서 쫒겨나지 않을 정도만 일하고, 회사는 직원이 나가지 않을 만큼만 월급을 준다.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돈을 벌지 못한다.
급여소득자들이 경제적 자유를 누릴 확률은 거의 없다.
소득을 전적으로 월급에만 의존한다면 벌어들이는 돈은 극도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란 돈이 노동을 착취하는 구조다.
매우 잔인하고 가혹한 게임의 룰(the rules of the game)이다.
이런 룰은 2,000년 전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마태복음 25장 29절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혹시 우리는 지금 우리가 만들어 놓은 행복한 환경이 꿀맛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너무 즐기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 그 무엇도 우리를 위해 완벽한 계획을 세워주지 않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한다면, 소득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연봉이 높은 직업이나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은 일주일을 ‘월화수목금금금’으로보내야 한다.
야근을 하는 것은 다반사고, 점심은 샌드위치나 김밥으로 때우며, 주말에도 일을 한다.
많은 보상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에 상응하는 스트레스가 따르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를 쉽게 간과한다.
희소성과 전문성을 키워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되거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가 되지 않는 한 워라벨이 말처럼 쉽지 않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또는 남들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좀더 고민하고 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성공이란 그런 노력과 스트레스의 대가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균형을 찾으려는 우리의 자각과 노력이 존재할 뿐 일과 삶의 완벽한 균형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 균형을 찾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린 기계가 아닌 인간이니 말이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돈은 경제적 자유는 분명히 세상에서 다섯 손가락 안으로 들어와야 마땅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돈보다 중요한 나머지 4개의 손가락 역시 존재한다.
실제로 나에겐 돈보다 중요한 것이 항상 몇 개 이상 있다.
‘마음의 평온’을 돈 주고 살 수 있을까?
‘건강’이나 ‘사랑하는 사람들’, ‘두근거리고 가슴뛰는 삶’ 등도 마찬가지다.
밤하늘에 쏟아질 듯 빛나고 있는 수백만의 별들, 일출의 장관, 거대한 폭포, 울창한 숲!
‘숨 막히는 장관’과 ‘인생의 묘미’가 우리 눈 앞에 아무런 대가 없이 펼쳐져 있다.
기억하라.
생애에서 ‘가장 최고의 것’은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 공짜로 생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도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