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난 정말 괜찮나요?】《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괜찮고 싶다는 발악’이었습니다. 살짝만 건드려도 그 부위에 통증이 옵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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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괜찮나요?】《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괜찮고 싶다는 발악이었습니다. 살짝만 건드려도 그 부위에 통증이 옵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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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참아야 한다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넘어져도 흙을 툭툭 털어내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벌떡 일어나야 하고,

피곤해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하며,

절대로 얼굴에 힘겨운 표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위대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자라서인지 나는 고통을 표현하는 일에 서툽니다.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모두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심정을 몰라주면 쓸쓸히 마음을 접습니다.

 

씩씩하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나 봅니다.

지금 생각하니 결코 나는 괜찮지 않습니다.

의젓한 척, 용감한 척 했을 뿐이었습니다.

극복하지 못한 두려움이 가슴에 차곡차곡 쌓여서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이젠 살짝만 건드려도 그 부위에 통증이 옵니다.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괜찮고 싶다는 발악이었습니다.

 

아마도 나는 착한 사람에 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착하다는 말에 혹하여 그 기준에 맞추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자신의 감정 따위는 모두 잊은 듯 꾹꾹 누르며 살아야 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도 힘들고,

강한 사람이 되는 것도 힘들고,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도 힘듭니다.

집으로 운전하며 가다가 갑자기 눈에 눈물이 가득차서 시야가 흐려진 적도 있었습니다.

내 감정을 너무 참았나 봅니다.

 

- 이주은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