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영화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 2006)”】《코로나가 가르쳐준 깨우침이 있다면, 과거에 경험했던 고요하고 평범한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었다는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0. 11. 2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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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 2006)”】《코로나가 가르쳐준 깨우침이 있다면, 과거에 경험했던 고요하고 평범한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었다는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아이들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휴대용 시계 케이스다.

내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 여행용 고야드(Goyard) 가죽케이스를 준비했다고 한다.

 

영화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 2006)”을 보았다.

와인과 관련된 좋은 영화로 종종 추천받는 작품이다.

예전 프로방스 지역으로 와이너리 여행을 간 추억이 너무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와 사무실과 집을 쳇바퀴처럼 돌고 있다.

가끔 유럽에서 겪은 그 모든 경험과 추억이 꿈만 같을 때가 있다.

 

내 삶의 어느 시간에 정말로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며 지냈던 적이 있었던가?

 

출퇴근을 하면서 차 안에서 음악을 듣다가도 문득 새소리가 들리는 프로방스 지방 한적한 호텔방에서의 게으른 아침이, 호젓한 성곽의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나른하게 햇살을 즐기던 그 오후의 느낌이 아스라한 기억처럼 떠오른다.

 

다시 일상에 발을 붙이는 순간 어제까지만 해도 밥 먹는 것처럼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있던 여행이란 것이 아주 특별하고 생소한 것이 되어버린다.

난 지금 풍선을 밟고 있다.

아무리 밟아도 터지지 않는 풍선.

아무리 큰 걸음으로 걸어도, 발바닥으로 내리찍어 보아도 터지지 않는 풍선의 답답한 부피감이 나를 괴롭힌다.

 

코로나가 가르쳐준 깨우침이 있다면, 과거에 경험했던 고요하고 평범한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아무런 규제 없이 내 뜻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돌이켜보면 너무 소중한 것이었다.

 

위 영화가 주인공 맥스에게 추억과 행복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 것처럼 나 에게도 언젠가는 다시 다가올 평범한 순간조차 소중하게 여기게 될 계기가 될 것이다.

훗날 여행 중 이 가죽케이스를 만지며 우리 아이들과의 좋은 추억을 떠올릴 그 순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