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고소한 닭껍질의 유혹】《그래, 적어도 난 서른살을 넘겼잖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7. 10. 09:03
728x90

고소한 닭껍질의 유혹】《그래, 적어도 난 서른살을 넘겼잖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닭요리는 내 체질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근 30여년간 거의 먹지 않았다.

작년 우연한 기회에 치맥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먹어보는 닭요리라서 그런지 닭튀김이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는 믿음 때문에 닭껍질은 전혀 먹지 않았다.

 

난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지만, 닭발, 닭똥집, 돼지껍데기, 천엽, 개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다.

멍게나 곱창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양이나 대창을 먹기는 하지만 무언가 찝찝하다.

고소한 육즙이 배어나오는 고소한 안심이나 등심을 두고 왜 내장을 먹는 걸까?

 

해산물이나 생선회를 좋아하지만, 개불만큼은 먹어본 적이 없다.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가 쓴 걸리버 여행기를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은 처음으로 해삼을 먹은 사람이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난 개불을 처음으로 먹은 사람이 가장 용감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어제 푸라닭에서 튀김닭을 시켰다.

콜레스테롤 덩어리를 시켰다고 혼나기 전에 혼자서 몰래 먹어야 한다.

닭껍질을 모두 벗겨냈는데, 실수로 껍질 일부가 그만 입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순간 고소하고 감미로운 향과 맛이 입안에 퍼진다.

닭껍질이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

천상의 맛이고 혀르가즘의 극치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본 장면이 생각난다.

선사시대 원시인 두명이 동굴 속에서 모닥불을 피워 마주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눈다.

제기랄, 우리는 정말로 자연과 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잖아.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유기농 먹거리와 자연 방목으로 키운 동물들의 고기를 먹고 말이야... 그런데 아무도 서른 살을 넘기지 못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