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상인의 현란한 상술 - “나는 왜 귀가 얇을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쇼핑은 여자들만이 즐기는 전유물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쇼핑하는 것이 남자라고 왜 신나지 않겠는가.
특히 해외여행에서 돈을 쓰는 것은 항상 즐겁다.
여행지에서는 모두 간이 배 밖으로 나온다.
돈 몇푼 때문에 벌벌 떠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로 여행객들은 수중에 몇푼짜리 동전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라는 막강한 요술램프도 가지고 있다.
몇 년전 장인어른 모시고 단 둘이서 이집트 여행을 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독특하고 기기묘묘한 병속에 담긴 향수들이 진열된 ‘향수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크리드(Creed), 아닉 구딸(Annick Goutal), 조 말론(Jo Malone), 펜할리곤스(Penhaligon's), 딥띠끄(Diptyque)만이 진정한 향수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결코 흥미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향수 상인’의 달변은 너무 설득력이 있었다.
수십개의 향수를 꺼내 하나하나 종이에 묻혀 시향을 권했다.
싸구려 향도 있었고, 엘리베이터에서 흔히 맡는 아저씨향, 변기냄새의 향 등 다양했다.
우물쭈물하다가 가격을 물어 보았다.
그는 말했다.
“가격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진정한 친구니까요.”
참으로 감동적이고, 멋진 말이다.
이런 말은 한국 장사꾼에게서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는 진정한 서비스업 종사자였고, 엔터테이너였다.
이집트에서 처음 맺은 친구가 권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 몇 개를 같이 사면 할인이 된다면서 종이에 연필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반박했다.
“향수는 비싸지 않아요. 당신의 취향이 비쌀뿐!”
내 고상한 향수 취향이 ‘싸구려’라고 어떻게 내 입으로 말한단 말인가.
그저 값비싼 취향을 인정하고 구입하는 수 밖에.
난 정말 이집트 향수가 필요 없었다. 다섯개는 더더욱.
하지만 의미 있었던 것은 이집트에서 ‘진정한 친구’를 얻었다는 것이다.
연락 한번 한 적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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