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0

[행동의 이유를 모르게 만들수록 통제가 쉽다.]【윤경변호사】

[행동의 이유를 모르게 만들수록 통제가 쉽다.]【윤경변호사】 다섯 원숭이를 집어넣은 우리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 안의 줄에다 바나나를 매달아놓고 그 아래는 계단을 놓아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숭이 하나가 계단에 발을 올려놓고 바나나를 향해 올라간다. 그가 계단을 건드리는 즉시 모든 원숭이에게 차가운 물을 뿌려 댄다. 한참 동안 다른 원숭이가 같은 일을 시도하고, 결과는 똑같다. 다섯 원숭이 모두가 차가운 물세례를 받는다. 원숭이가 계단을 오르려고 하면 다른 원숭이들이 나서서 말리게 될 때까지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이제 물을 잠근다. 원숭이 한 마리를 우리에서 빼내어 다른 원숭이로 교체한다. 새로 온 원숭이는 바나나를 보고 계단을 올라가고 싶어한다. 그때 다른 원숭이가 모두 달려들어 공격한다. 그는 또 ..

[간혹 예쁘고 똑똑한 여자가 싱글(single)로 남는 이유]【윤경변호사】

[간혹 예쁘고 똑똑한 여자가 싱글(single)로 남는 이유]【윤경변호사】 여자의 외모에 집착하는 남자들을 보면, 한심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남자들은 균형 잡힌 얼굴과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여자들은 남자의 외모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자신의 결혼상대로 지목한 여성의 아름다움이 통상 여자들이 생각하는 기준과 한참 다른 걸 확인할 때마다 그녀들은 당황스러워진다. ‘예쁘고 똑똑한 여자’가 남자들에게 최상의 조건이라면, 이런 여자들은 모두 여왕마마나 영부인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수컷이 먼저 암컷을 유혹하여 짝짓기를 시도하고, 암컷은 신중하게 수컷을 평가하고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것은 “정자는 ..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말을 하라.]【윤경변호사】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말을 하라.]【윤경변호사】 매일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남편이 인사불성이 되어 귀가했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두통약을 찾으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봤다. 의자 위에는 자신의 옷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온 방안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 있는 두통약을 삼키려다 옆에 쪽지 한 장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여보, 주방에 아침식사 차려놓았어요. 나는 아침 일찍 볼 일이 있어서 밖으로 나갈께요. 사랑해요 여보.” 즉시 주방으로 갔다. 주방에는 정말로 근사한 아침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식탁 위에는 조간신문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아, 혹시 어젯밤에 무슨 일 없었니?” 아들이 ..

[죽음에 대한 대비는 하나밖에 없다. ‘선하고 겸손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윤경변호사】

[죽음에 대한 대비는 하나밖에 없다. ‘선하고 겸손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윤경변호사】 수년전 고등학교 동창회장을 역임한 적이 있다.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창들을 졸업 후 처음으로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동창회에 참석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깜짝 놀라는 순간이 있다. 학창 시절 그저 그런 인상으로 항상 뒷자리에 머물던 친구가 성공한 기업인, 대학총장, 유명한 문인, 장․차관, 은행장 등 당당한 모습으로 좌중을 이끄는 모습을 봤을 때다. 여전히 수줍어 하지만 분명 과거와는 다른 그의 태도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놀라움과 함께 “도대체 평범했던 그 친구가 어떻게 성공했을까?”라는 의문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고등학교 ..

[왜 스승은 이야기로 가르치는가]【윤경변호사】

[왜 스승은 이야기로 가르치는가]【윤경변호사】 한 젊은이가 자기가 고민하는 수많은 문제들의 답을 구하려고 도를 깨우친 스승을 찾아갔다. 모든 걸 꿰뚫는 깨달음을 빨리 알고 싶어서 그는 단박에 가장 중요한 것부터 물었다. “말씀해 주십시오.” 그 젊은이가 채근했다. “제가 인생의 비밀을 찾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겠습니까?” 그 스승이 인자하게 답했다. “옛날에 신께서 천사들의 무리에 둘러싸여 … (주절 주절) … ” 스승은 끊임 없이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가르침을 받으러 왔던 젊은이는 스승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우화나 예시를 들어 이야기만 하는 것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이는 묻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은 하나도 얻을 수 없었고, 계속 또 다른 이야기를 들..

[문제는 방향이다(It's the direction, stupid!)]【윤경변호사】

[문제는 방향이다(It's the direction, stupid!)]【윤경변호사】 젊은 시절 골프(Golf)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1996년과 1997년에 각 한 번씩의 홀인원(Hole In One)을 한 후 2000년 들어와서부터는 지금까지 전혀 골프를 치지 않는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여전하다. 골프는 완벽한 심리게임이다. 오래 전 부산지방법원에 근무할 당시 골프 플레이 도중 벌어진 일이다. 보기(bogey) 플레이를 이어 나가던 중 ‘롱 홀(Long Hole)’에서 친 샷(shot)이 왼쪽 러프(rough)로 들어갔다. 경사가 진 곳이라서 치기 어려우니, 한타 더 먹는 셈치고 페어웨이(Fairway)로 빼내라는 다른 분의 조언을 거부했다. '내기 골프'였기 때문에 신중하고 침착하..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를 만나다.]【윤경변호사】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를 만나다.]【윤경변호사】 청운동에 있는 윤동주문학관을 찾았다. 청와대 뒤편 인왕산과 북한산 사이 서울 시내를 굽어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시인의 언덕에서 바람을 맞으며 시비(詩碑)를 보고 있노라면, 윤동주의 숨결이 느껴지고 그의 다하지 못한 젊은 날을 만나는 듯하다. 언덕을 둘러싼 성곽에서 내려 보니 산 속에 파묻힌 고즈넉한 동네가 펼쳐진다. 서울 시내 중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윤동주문학관 2층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진 후 시인의 언덕, 창의문, 카페거리, 서울미술관을 거쳐 타박타박 느리게 걷다보면 다른 세상을 시간여행하는 느낌이다. 여백의 시간과 공간에 감성을 가득 채우며 낭만에 취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 2015)”를 보고]【윤경변호사】

[영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 2015)”를 보고]【윤경변호사】 이 영화 후기를 보면, 엄청난 악평 일색이다. 근데 난 코믹하면서도 재미있다. 내 취향이 다소 이상한가 보다. ‘사랑’ 이야기는 항상 마음 찡하다. 세상은 너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쫒기면서 사는 데 길들여지다 보니 그리움의 과정과 기회가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렸다. 낭만과 애틋함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다보니 가슴 속에 그리움이 쌓일 공간이 없다. 어쩌다 생기는 그리움의 작은 조각조차 메마른 사막의 모래 속에 묻히고 만다. 이 잃어버린 그리움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움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고 삶의 두근거림을 발견하게 된다..

[또르의 두 번째 외출]【윤경변호사】

[또르의 두 번째 외출]【윤경변호사】 또르가 두 번째 외출을 했다. 미용을 하기 전에 항상 산책을 시킨다. 기온이 내려 선선하고 날씨가 화창하다. 잔디밭을 밟는 기분이 상쾌하다. 아직 생후 5개월의 어린 강아지라 그런지 에너지가 넘친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뒹굴고, 핥아 댄다. 다소 정신이 없긴 하지만, 또르의 젊은 에너지와 건강한 기가 나에게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 나도 덩달아 재미있고 힘이 난다. 젊음의 힘이다. 깜비는 공을 던지면 fetch를 잘 했는데, 또르는 fetch에 전혀 관심이 없다. 앞에 공을 던져주면, 앞발로 공을 쳐서 내 앞으로 밀어 낸다. ‘난 그런 유치한 장난 안 해. 난 더 이상 어린 강아지가 아니란 말이야. 이제 슬슬 주인 머리 위에 올라타 볼까’라는 태도로 도도하게 앉아 ..

[요리하는 남자들]【윤경변호사】

[요리하는 남자들]【윤경변호사】 요즈음은 시대가 변해서인지 남자들이 요리를 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요리 솜씨를 뽐내며 자랑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릴 적부터 7남매 중 막내로 자란 내가 부엌에 들어가면 어머니는 마치 침범해서는 안될 신성한 곳에 함부로 발을 들여놓았다는 듯이 크게 혼내시곤 했다.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성공 못한다.” 부엌이란 어머니와 누님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고결한 금남(禁男)의 구역인 까닭에 어머니의 맛깔스런 요리솜씨는 누님들에게만 전수되었다. 억울하지만, ‘무형의 자산’을 상속받지 못한 나로서는 “부엌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남자는 성공한다.”는 어머니의 예언이 실현되기를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요즘은 많은 남자들이 ‘음식 만들기’를 즐긴다. 그..